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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지

내용
막이 오르면 요란하게 화장을 한 장녀가 관객에게 가족을 소개하고 곧 이어 건장한 체구의 장남이 등장해 부모가 자식을 위해 돈을 버는 것은 당연하다고 이야기한다. 잠시 후 원고지를 붙여 만든 양복을 입고 허리에 쇠사슬을 두른 교수가 지친 모습으로 등장하고, 남편을 돈버는 기계로 여기는 아내가 나와 번역일을 추궁한다. 중년의 교수는 현실의 중압감으로 정신착란증세를 보인다. 자신이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도 모르고, 심지어 밤 8시를 아침 8시로 착각해 출근하려고 하다가 다시 돌아와 잠에 빠진다. 그러자 지옥의 사자를 연상케 하는 감독관이 나타나 번역원고를 독촉하고, 아내는 이것을 돈으로 환산하여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던 중 우연히 원고지 칸이 200칸이 아닌 190칸만 있는 원고지를 발견한 교수는 환상 속에서 젊은 시절의 이상과 정열을 상징하는 천사를 만난다. 그러나 천사는 곧 사라지고 감독관이 다시 나타나 번역을 독촉한다. 똑같은 생활을 강요당하며 기계적으로 번역을 하던 교수는 영자신문까지 번역하려고 한다. 원고지와 씨름하던 교수는 지쳐 잠이 들고 다시 아침이 찾아오지만, 아침 신문에는 3년 전의 기사와 똑같은 내용의 기사가 실려 있다. 참고 : 두산세계대백과사전
예술가
이근삼 (1929~ ) 1929년 평안남도 평양 출생. 1952년 동국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59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를 취득, 1966년 미국 뉴욕대학교 대학원을 수료하였다. 1958년 영문희곡 <끝없는 실마리>를 미국 캐롤라이나극단에서 첫 공연한 후, 1959년 사상계에 단막 희극 <원고지>를 발표함으로써 국내문단에 데뷔하였다. 극작 활동 이외에도 동국대학교, 서강대학교, 중앙대학교 등에서 영문학과 신문방송학을 강의했으며, 극단 민중극장의 대표, 과천세계공연예술제 부위원장 등을 역임하였다. 1992년 대한민국예술원상, 1994년 국민훈장모란장과 옥관문화훈장 등을 수상한바 있다. 저서로는 창작희곡집 <제18공화국> <유랑극단> <대왕은 죽기를 거부했다> <국물 있사옵니다> <이성계의 부동산> <어떤 노배우의 마지막연기> 등이 있으며, 극이론서 <근대영미희곡개론> <구미연극산고> <연극의 정론> <서양연극사> <연극개론> 등이 있다. 대표작품 <원고지> <대왕은 죽기를 거부했다> <국물 있사옵니다> <아벨만의 재판> <막차탄 동기동창> <이성계의 부동산>
리뷰
서사적 연극 <원고지>를 필두로 1960년대 한국연극에는, 이전에는 볼 수 없던 부조리극, 서사극, 전위극 등 다양한 탈사실주의적 경향이 나타났다. 1959년 사상계를 통해 소개되었다.
재공연
- 1997년 2월 15일~3월 9일 카페마당 꿈처럼 꿈꾸듯이, 김정숙 연출
평론
객년 이래 활발해진 소극장 운동이 새해 들어 더욱 본격화할 기운을 보이고 있는 이때 신무대실험극회는 제4회 공연으로 <원고지>와 <제5계절>을 발표함으로써 전위적인 열의를 보여주었다. 많은 인원의 연기진을 포섭하고 있는 이 단체는 두 편의 새로운 작품을 소개하여 기성에 항거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근삼씨는 <원고지>에서 하나의 번역교수를 내세워 온갖 풍자를 퍼붓는다. 이 연극은 <고도를 기다리며>나 <의자>와 같은 전위극을 연상케 하는 소위 반연극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작품가치의 우열은 고사하고 이채를 띤 연극이라고 하겠다. 연출가 김재형은 작의보다는 오히려 과잉적인 표출로 작품세계를 부각시키는데 성공하였다. (한국일보 1960년 1월 29일, 오화섭) <원고지>는 우선 기법면에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가령 극 중의 등장인물이 직접 관객을 향해 말을 걸고 자기 자신과 다른 등장인물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든가, 무대 장치면에서도 소파의 카바와 벽면이 원고지 무늬로 돼 있고, 주인공인 교수의 양복도 원고지 무늬로 돼 있는데다 허리에는 쇠사슬을 길게 두르고 있다든가 하는 것들은 종전의 사실주의 무대에 식상해 있던 관객들에게 일단 신기한 것으로 비쳤다. 그리고 얼빠진 교수를 희화적으로 그려 보임으로써 관객들은 막연하게 세련되고 지적인 분위기 속에서 연극의 어떤 재미를 맛 볼 수 있었다. (<서사극 마당극 민족극>, 정지창, 1989년) 번역 기계처럼 사는 중년 교수의 고단한 생활을 풍자한 <원고지>는 여러 인물이 해설자의 역할을 맡아 극을 원활하게 진행하는 서사적 기법을 사용한 작품이다. 서사적 기법 이외에 원고지 무늬의 벽지, 가구 등 무대 장치 설정과 쇠사슬에 묶여 번역 일을 하는 교수의 묘사, 감독관과 천사의 등장 등에 표현주의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기도 하다. (<한국연극 100년>, 서연호 이상우, 현암사, 2000)
관련도서
<한국현대대표희곡선집 2> 한국극예술협회, 월인, 1999.
연계정보
-국물 있사옵니다
-막차 탄 동기동창
-이성계의 부동산
-민중극장
-이근삼(李根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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