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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살던 고향은…

작품소개
극단 연우무대의 공해풀이 마당굿 <나의 살던 고향은…>은 한국공해문제연구소의 후원으로 1984년 7월 7일과 8일 서울 남산 드라마센타에서 공연된 작품이다. 당시 한국연극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공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었고, 지신밟기를 기본구조로 하여 독자적인 장면들을 엮어 마당극으로 구성했다. 당시 정권의 검열과 심의 문제로 극단 연우무대가 6개월간 공연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연출 노트 (……) 우리는 민중의 삶에 밀착된 연희문화운동의 일환으로서 공해문제를 소재로 마당굿판을 벌이기로 마음먹었다. 반생명의 요소를 척결하고 생명의 존엄성을 확보하기 위한 연희방식으로서는 마당굿의 형식이 매우 적합하리라 생각된다. 왜냐하면 마당굿은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존재확인은 물론이요 자연적 인간으로서의 존재를 확인하는 열려 있는 모임이기 때문이다. 자연과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공동체적인 삶을 구가하려는 우리들의 이상적인 세계에서는 마당굿 양식이야말로 그 대동적 성격을 구가하는 총체적인 표현방식으로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띠게 된다. (……) 이번 공연에서는 전체적인 전개의 틀을 풍물과 민요를 위주로 한 지신밟기 형식에 두고자 한다. 굿에 있어서 풍물과 노래와 춤은 빼놓을 수 없는 필수요건이다. 풍물은 익히 아는 바와 같이 인간 생명의 가시적 총체인 육체의 박동을 드러내고 일치시키는 생명의 리듬이다. (……) 앞놀이와 뒤풀이 안에 들어 있는 몇 개의 마당은 각기 독자적인 내용과 형식을 다루면서도 전체적으로는 하나의 주제와 하나의 틀을 향해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이것은 우리 전통연희 중 굿이나 탈춤이 형성되어온 생동하는 전개구조를 활용해본 것이다. (……) - ‘연출의 이야기: 죽음을 이기는 삶의 축제-마당굿’, 임진택, <나의 살던 고향은…> 팸플릿, 연우무대, 1984
작품내용
[공해귀신마당] 탈을 쓴 공해물질 귀신들 등장. PCB, 수은, 카드뮴, 복합중금속, 유독가스가 귀신의 형상으로 등장하여 각기 자신들이 얼마나 지독한 공해물질인가를 자랑하며 논다. 그러는 중에 핵대왕이 나와 이들을 제압하고 이 땅을 공해의 땅으로 만들라는 지시를 내린다. [봉고유람마당] 재벌, 관리, 학자, 마담, 비서 등 이 사회의 지배층 집단이 봉고차를 타고 산업시찰 겸 관광 유람을 한다. 가는 곳마다 이들 다섯 명은 공해에 찌든 곳을 만나게 되는데, 그 속에서 그 공해의 주범이 자신들이라는 것과 그들이 환경에 대해 지니고 있는 사고방식을 드러낸다. [농촌마당] 농부들과 아낙들, 마을 이장과 부면장, 농촌지도소 직원, 그리고 도시의 유한부인이 등장하여 각기 자기네 입장에서 이야기한다. 이들의 사고에 큰 격차가 있으며, 결국 농약의 가장 직접적인 피해자는 농민임을 드러낸다. [공단마당] 공단이 있는 지포리라는 어촌마을 주민들은 공장 폐수로 인해 건강은 물론 생계의 위협을 겪는다. 공단 측은 주민들을 이주시키려는 계획을 진행하며, 이를 둘러싼 공장주, 정부, 주민들의 갈등이 첨예화된다. 장편소설 <부러진 노를 저어저어>의 일부분을 각색한 것이다. [식수마당] 주정공장 설립으로 오염된 영산호 문제를 둘러싼 목포시 주민들의 공해 반대 주민운동 사례를 다룬 것이다. 주정공장이 들어섬으로써 가뜩이나 어려운 수돗물 사정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판단한 목포시 주민들이 주정공장 설립 반대운동을 펴게 되고 주민 측이 승리하게 된다.
출연/스태프
출연 김명곤 민경진 박용수 이덕선 정희섭 김혜숙 여균동 권혁철 황동근 노동선 손태도 박영산 김애실 조재준 스태프 작/공동창작 연출/임진택 기획/유인택 미술/‘두렁’ 풍물/풍물패 ‘두레’ 진행/천호영·심상복·이현옥
예술단체
연우무대 연우무대는 1977년 창작희곡 읽기모임으로 출발했다. 정한룡, 오종우, 이상우, 김민기, 김석만, 김광림, 최형인 등 주로 서울대 문리대 극회 출신이 주요 단원으로 활동하며, 국내 연극계에 창작극 활성화의 바람을 불어넣었다. 특히 1970년대에는 마당극사에 길이 남을 작품들을 무대에 올렸는데, 대표적인 마당극으로는 <장산곶매>, <나의 살던 고향은…>, <장사의 꿈>, <판놀이 아리랑고개> 등이 있다.
비평
(……) ‘연우무대’의 <공해풀이 마당극 - 나의 살던 고향은>(1984, 임진택 연출)은 우리 사회의 공해문제의 여러 측면을 각기 독자적인 내용을 지닌 장면으로 보여준다. (……) 사건과 인물 등은 물론 형상화 방법까지 달라 마치 다섯 편의 작은 작품들을 모아 놓은 것처럼 보일 정도이다. 주요 공해 물질에 대한 풍자를 곁들인 교술적인 설명으로부터 시작하여, 공해의 주범에 대한 풍자와 전국적인 공해 실태에 대한 고발, 농촌과 공단에서의 공해문제를 지나 성공적인 주민운동의 사례로 끝을 맺음으로써 공해문제라는 제재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으로 과연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지점이 문제인가를 해부하듯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마당극양식의 원리와 특성>, 이영미, 시공사, 2001우리의 현실에서 아직 치명적인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지 못하다고 해서 공해문제를 강 건너 불구경하는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 심각성을 경고한 연우의 이번 작업은, 그것이 한편의 작품이기에 앞서 우리 삶의 기본 토대를 위협하고 있는 공해문제에 대한 경종이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서 이것은 공해문제를 마당굿이라는 형식을 통하여 훌륭히 드러낼 수 있다는, 그리하여 전통의 현대화와 오늘의 문제의 예술적 형상화라는 마당굿의 기본명제를 실천적으로 드러냈다는 평가에 값하는 의미 있는 노력일 수 있다. 풍물놀이의 지신밟기 구조를 통하여 각 마당의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공해 문제가 단순히 보다 나은 풍족한 삶을 위한 개발, 혹은 산업화 과정에서 나타난 불가피한 결과가 아닌, 인간의 삶의 과정 속에서 이윤동기와 과잉자기방어에서 비롯된 인간 사이의 상호공격적 의식구조의 결과라는 것을 명확하게 설득하는 데는 처음부터 한계가 있었다. (……) 이러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허연 개구리>, <부러진 노를 저어저어> 등 일련의 연구발표회를 거치면서 지속적으로 공해문제의 심각성을 대중에게 알려 이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올바른 삶의 건설을 위해 부딪치고 맞서야 하는 숱한 문제들 중에서 공해문제를 더욱 구체적이며 급박한 해결과제로 인식시키면서 문화운동의 한 부분으로서의 연행예술운동의 실천방향과 영역을 확대한 이번 연우 공연에 갈채를 보내며 더욱 정진할 것을 기대한다. - ‘공연평-<나의 살던 고향은…>, 극단 연우무대의 공해풀이 마당굿’, 편집부, <민중문화> 제2호, 민중문화운동협의회, 1984.8.1 극단 연우무대는 지난 7월 7, 8일 남산드라마센타에서 공해풀이 마당굿 <나의 살던 고향은…>을 공연했다. 그런데 한국공연윤리위원회는 이 공연이 심의대본과 차이가 있다고 하여 경위서 및 공연대본의 제출을 요구했고, 12일에는 “사전심의에서 통과된 대본과 전혀 다른 장면으로 구성됨은 물론 내용 중 규제되어야 할 부분이 허다하다”는 이유로 각본심사합격증을 반납하라고 통보했다. 극단 측에서는 7월 21일 이를 반납함으로써 이 문제는 일단락된 것으로 보았다. (……) 8월 7일 서울특별시는 연우무대에 대해 공연법 제17조 1항 2호 위반 및 동법 제17조 2항의 규정을 적용하여 6개월(84.8.10.~85.2.9.) 공연정지처분을 통보했다. (……) <나의 살던 고향은…>의 경우에도 우리 협의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사전 심의대본에는 공해문제를 소재로 삼고 있다는 의도와 실제공연에 보여졌던 장면들이 이미 모두 나타나 있다. 그런데도 유례 없는 공연정지라는 행정처분을, 그것도 1개월이나 뒤늦게 내렸다는 것은 단순한 법률 적용 이전의 어떤 의도가 있다는 의혹을 갖게 한다. (……) 그러므로 우리 협의회는 앞으로도 악용될 소지가 큰 공연법 제14조의 2, 즉 ‘사전심의’에 관한 조항과 제17조의 처벌조항을 철폐할 것과 아주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는 언론과 예술에 대한 기관원의 검열을 중지할 것을 주장한다. (……) - ‘예술과 언론을 탄압하는 검열제도를 철폐하라!-연우무대에 대한 6개월 공연정지처분을 보고’, 민중문화운동협의회, <민중문화> 제3호, 1984.9.25
관련도서
<마당극양식의 원리와 특성>, 이영미, 시공사, 2001 <민중문화> 제3호, 민중문화운동협의회, 1984.9.25 <민중문화> 제2호, 민중문화운동협의회, 1984.8.1
연계정보
-장산곶매
-극단 연우무대
-판놀이 아리랑고개
-장사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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