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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여가수(La Cantatrice Chauve)

작가소개
으제니오 이오네스코(Eugéne Ionesco, 1912~1994) 루마니아의 슬라티나 출생. 어머니가 프랑스인이었기 때문에 소년시절을 프랑스에서 보냈으며, 1936년∼1938년에는 부쿠레슈티대학에서 프랑스어를 강의하고, 1939년부터는 프랑스에 정착하여 작품활동을 계속하였다. 문예지 < Cahier du Sud>의 동인(同人)으로, 앙티테아트르(Anti-théâtre: 반연극)의 투장(鬪將)으로 간주되며, 사실상 그의 작품은 전통적 연극에 대한 도전적인 태도로 일관되었다. 처녀희곡은 1950년에 발표한, ‘반희곡(反戱曲)’이라는 부제를 붙인 <대머리 여가수(La Cantatrice chauve)>라는 긴 단막극이었으며, 이후 <수업(La Le on)>(1951), <의자들(Les Chaises)>(1952)에 의해 전위극의 대표적 작가로 인정받았다. <의무의 희생자(Victimes du:Devoir)>(1953), <이사 온 하숙인(Le Nouveau locataire)>(1957), <알마 즉흥극(Impromptu de l’Alma)>(1956) 등을 차례로 발표하였다. 인간이 그 언어에 의한 세계의 지배력을 상실하였을 때, 말은 핵분열을 일으키게 되고, 물체, 예를 들면 의자라든가 부풀어오르는 시체 등의 지배가 시작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현대생활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형이상학적 불안감을 생리적인 고통으로 극화하였다. 그 후 <코뿔소(Rhinocéros)>(1960 초연), <죽어가는 왕(Le Roi se meurt)>(1962) 등 문학성이 짙은 희곡을 발표하였다. 이어 1963년 <공중보행자(Le Piéton de l’air)>(1963)가 일급 연출가 장 루이 바로에 의해 오데옹 극장에서 공연되었고, 1966년 코메디프랑세즈에서 <목마름과 배고픔(La Soif et la faim)>이 공연되었다. 이외에 많은 단막극, 2막극의 작품들이 있고, 단편집 <연대장의 사진>(1962), 평론집 <노트 반(反)노트(Notes et Contre-notes)>(1963)가 있다. 1970년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이 되었다. <대머리여가수>는 1950년 초연 당시에 내세운 ‘반연극(反演劇)’이라는 부제(副題)가 말하듯이, 1950년대에 대두된 부조리(不條理) 연극의 효시가 된 작품이다. 스미스와 마틴이라는 두 쌍의 부부가 등장하는 이 극은 플롯이 전혀 없는 상황 속에서 전개된다. 일상생활 속에 파묻힌 부부생활의 무의미함, 그리고 인간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의 근원적 불가능성, 말하자면 생의 불모성(不毛性)을 다룬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수법으로서는 일상적 회화를 풍자의 대상으로 삼아, 말 자체가 지니는 무의미함을 단조롭게 반복하며, 우리가 비논리적이라고 생각해오던 엉뚱한 상황을 그로테스크하게 과장하는 특이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내용
전형적인 영국식 주택에서 평범한 스미스(Smith) 부부의 진부한 이야기로 지극히 영국적인 거실에서 영국식 난로 옆 영국식 안락의자에서 영국식 안경을 쓴 스미스 씨가 영국식 파이프를 피며 영국식 신문을 읽고 있다. 영국식 저녁식사와 루마니아식 요구르트, 그리고 보비 와트슨(Bobby Watson) 가족 사이의 인척관계에 관한 이해할 수 없는 대화를 한다. 대화는 점점 미스터리해진다. 마틴(Martin) 부부가 등장한다. 부부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바라보며 어디선가 만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부부인 그들은 과거 어디서 만났는지 황당한 추적을 하게 된다. 5주일 전 맨체스터발 런던행 기차 8호객차 내 6호실에서 시작된 추적은 서로 주소가 동일한 아파트 같은 침실에 살며 한쪽 눈이 빨간 아이를 가졌다는 놀라운 우연의 일치를 확인하며 서로가 부부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스미스 부부의 하녀인 메리(marry)는 마틴 부인의 딸은 오른쪽 눈이 빨갛고, 마틴 씨의 딸은 왼쪽 눈이 빨갛다며 논리적 반박을 하며 자신은 정체는 셜록 홈즈(Sherlock Holmes)라는 사실을 밝힌다. 스미스 부부와 마틴 부부의 난해한 대화들이 이어진다. 초인종소리로 대화는 중단된다. 초인종소리에 스미스 부인이 문을 열어주러 나갔지만 아무도 없다. 세 차례나 똑같은 일이 반복되자 스미스 부인은 “문에서 초인종 소리가 나면 아무도 오지 않은 것”이라는 상식에 벗어난 법칙을 주장한다. 그때 또다시 초인종 소리가 나고 소방대장이 들어온다. 신비롭고 미스터리한 사태를 정리하기 위해 소방대장에게 묻지만 두 번째 벨소리는 자기가 울리지 않았고 세 번째는 자신이 울렸지만 장난 삼아 숨어있었고, 네 번째 울렸을 때 문을 열어준 것이라고 대답하여 미스터리만 더욱 가중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대화에서 알 수 없는 경험담을 늘어놓는다. 자신의 정체가 셜록홈즈라는 하녀 메리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겠다며 ‘불(火)’이라는 시(詩)낭송을 한다. 소방대장은 마을에 자신이 꺼야 할 불이 있다며 스미스 부부의 집을 나선다. 집을 나서다 “그런데 대머리 여가수는?” 하고 묻자 스미스 부인은 “늘 같은 머리 스타일이죠!” 라며 작품의 제목인 ‘대머리 여가수’에 대한 신비하고도 미스터리한 의문점을 남긴다. 스미스 부부와 마틴 부부의 괴상한 대화는 계속된다. 대화는 점점 초조하고 신경질적으로 흐른다. 감정의 기복은 걷잡을 수 없다. 더욱 더 격렬해지고 파국을 향한다.
국내공연연보
1963년 11월 극단 민중극장 / 반도호텔 / 김정옥 연출 1969년 4월 극단 자유 / 까페 떼아뜨르 / 김정옥 연출 1970년 6월 19일~20일 극단 가교 / YMCA / 김진태 연출 1972년 6월 15일 극단 자유 / 까페 떼아뜨르 / 김정옥 연출 1975년 10월 극회 무리 / 76소극장 / 남성수 연출 1976년 4월 21일~30일 극단 자유 / 삼일로창고극장 / 김정옥 연출 1977년 4월 15일~25일 극단 자유 / 실험극장전용극장 1977년 6월 9일~13일 극단 원각사 / 대구백화점소극장 / 아성 연출 1978년 5월 31일~6월 6일 극단 자유 / 쎄실극장 / 김정옥 연출 1978년 12월 14일~31일 극단 자유 / 김정옥 연출 1979년 극단 중앙 / 이가형 역 1981년 극단 창고극장 / 김봉열 연출 1983년 극단 창고극장 / 김응수 연출 1984년 11월 3일~12월 31일 극단 시민극장 / 시민소극장 / 최유진 연출 1989년 극단 로열씨어터 / 류근혜 연출 1990년 10월 5일~18일 극단 자유 / 문예회관소극장 / 김정옥 연출 1991년 2월 2일~7일 극단 자유 / 문예회관대극장 / 김정옥 연출 1992년 극단 수업 / 정순모 연출 1994년 극단 창고극장 / 김응수 연출 1999년 10월 22일~11월 28일 극단 몸 / 인간소극장 / 박홍진 연출 2001년 5월 4일~6월 17일 극단 오늘 / 소극장 오늘한강마녀 / 이수인 연출 2002년 5월 21일~30일 극단 자유 / 문예진흥원예술극장소극장 / 김정옥 연출 2005년 5월 31일~6월 19일 극단 연각 / 마로니에소극장 / 이상훈 연출
예술가
김정옥 (金正鈺, 1932~ ) 서울대학교 불어불문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소르본대학에서 프랑스 현대문학과 영화·연극을 공부했다. 귀국 후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강사로 있으면서 1963년 이근삼, 양광남, 최명수와 함께 극단 민중극장을 세워 이오네스코의 〈대머리 여가수〉 등을 번역·공연했다. 1966년 이병복과 함께 극단 자유를 창단하면서 <따라지의 향연>(스칼페타 작, 명동국립극장)을 스스로 연출한 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극단 자유를 벗어나 연출을 한 적이 거의 없다. 극단 자유를 창단할 당시 김정옥은 <한꺼번에 두 주인을>, <아가씨 길들이기>, <마리우스>, <피크닉 작전> 등 주로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의 외국 고전 희극을 소개하는 데 주력했다. 한국 사람한테 부족한 것이 바로 희극정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희극의 빠른 템포를 우리나라 연극에 도입하기 위해 많은 힘을 쏟았다. 그 뒤 서구의 부조리극을 선보이다가 1978년 대한민국연극제 참가작품이었던 <무엇이 될고 하니>를 기점으로 이른바 집단창작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김정옥은 이 작품을 통해 집단창조와 총체적 연극의 이상을 내세우고 생과 죽음의 주제를 극적으로 부조하면서 서구 연극과 우리의 연극적 유산의 만남 속에서, 단순한 접목이 아니라 오히려 충돌 속에서 이루어지는 오늘의 새로운 연극, 우리의 연극으로서의 제3의 연극을 표방하고 나설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어차피 연극의 중심은 배우인데, 그 배우들에게 서양의 틀을 씌우는 것의 한계를 동시에 느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구의 연극과 우리의 전통연극이 만나고 부딪치고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새로운 형태의 한국연극이 빚어질 수 있으리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판소리, 탈춤을 과감하게 연극에 끌어들인 것이다. 그 대표적인 작품들이 <무엇이 될고 하니>, <달맞이꽃>, <바람부는 날에도 꽃은 피네>, <이름없는 꽃은 바람에 지고>, <수탉이 안 울면 암탉이라도>, <피의 결혼> 등이다. 초기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희극에서 1970년 한국의 전통설화를 중심으로 한 작품들과 그 후 총체연극이란 이름 아래 제작된 그의 연출기법은 연극에 관한 다양한 관심과 연출가로서 겪어야 했던 혼돈의 역사를 보여준다. 이러한 희곡 선택과 연출경향은 그가 국제극예술협회 제3세계 연극분과위원장을 맡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른바 ‘제3세계 연극운동’ 혹은 ‘뉴시어터 운동’이라고 하는 것인데, 이는 서구연극과 다른 독자성을 추구하기 위해 제3세계의 개성을 찾아내고, 문화의 주체성을 찾자는 자생적인 움직임을 강조한다. 이는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이 충돌함으로써 새로운 연극을 찾아내어야 한다는 그의 연극관으로 발전한다. 극단 자유는 1980년에 정력적으로 해외 순회공연을 추진하기도 한다. 일본,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튀니지 등에 여섯 차례에 걸쳐 순회공연을 가졌으며, 프랑스의 렌느연극제, 낭시 세계연극제, 칼카존연극제, 소피아 앙티포리스연극제, 스페인 시저스연극제, 바르셀로나 연극제, 마라가 연극제, 튀니지 하마메트연극제, 일본의 오키나와 동양연극제 등에 참가했다. 그러나 극단 자유가 치른 외국 공연보다 그의 이름은 더 국제적이다. 국제극예술협회(ITI) 한국본부 회장직을 10년 넘게 맡았을 뿐만 아니라 세계본부 회장을 지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1997년에는 국제극예술협회 총회를 서울에서 개최하여 외국의 우수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도 했다.
리뷰
(……) 극단 자유가 창단 25주년 기념공연으로 무대에 올린 <대머리 여가수>(김정옥 연출)는 ‘자유’의 소극장 레퍼토리 중 최장기 공연작품(300회째)이기도 하다. (……) 연출은 커다란 괘종시계만이 중앙에 걸려 있는, 추상화시킨 간소한 무대에 배우들의 연기 역시 인형극이나 무성영화의 인물들 같은 양식화된 연기를 채용했다. 영국 중산층의 분위기에 희화화시킨 분장으로 소극(笑劇)적인 성격을 뚜렷이 했고, 박정자, 오영수, 김순이, 변주현은 마치 채플린처럼 기계적인 반복의 동작과 인형극 같은 독특한 표정술과 동작술로 부르주아 기질을 양식적으로 표출해냈다. 아무 의미도 논리도 없는 이야기들을 뒤집어서 과장된 진지함과 몰두의 방식으로, 혹은 스냅사진처럼 행동이 정지되는 연기패턴으로, 혹은 과장된 희극적 연기로, 또는 두 쌍의 인물들이 서로 교차하는 연기 패턴으로, 정물처럼 앉아 있다가 태엽이 감긴 인형처럼 눈을 굴리기도 하고 슬로우 모션처럼 움직이는 배우들의 연기는 그들이 내뱉는 언어의 상투성에 새로운 의미와 부조리성을 부여했다. 거기에 시계의 째깍거리는 소리가 간간이 음향효과로 사용되었는데, 17번씩 또는 아무렇게나 종을 울리는 괘종시계(스미스 부인은 9시라고 얘기한다)는 이 연극이 일상의 논리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분열의 의식과 주관적인 시간의 흐름을 따른다는 것을 암시한다. 즉 꿈의 리얼리티, 과거와 현재가 뒤죽박죽 섞이는 상황, 인물들보다는 무대장치인 시계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가속적인 리듬을 부여했다. 이처럼 세련된 연출과 극적 성격을 훌륭히 표현해낸 연기로 해서, 이 공연은 부조리극이 어려운 극이 아니라 오히려 재미있고 연극성이 넘치는 무대라는 것, 그리고 무의미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희극적 기법과 연극성 넘치는 부조리극’, 김성희, <연극의 사회학, 희곡의 해석학>, 문예마당, 1995
관련도서
<노트와 반노트>, 외젠느 이오네스코 저, 박형섭 역, 동문선, 2003 <대머리 여가수>, 외젠 이오네스코 저, 오세곤 역, 민음사, 2003 <부조리 또는 반연극>, 이오네스코 저, 오증자 역, 정우사, 1995 <이오네스코 연극미학>, 마리 크로드 위베르 저, 박형섭 역, 동문선, 1998 <이오네스코>, 김찬자, 건국대학교출판부, 1995 <이오네스코: 언어의 순례자, 그 몽환의 무대>, 김찬자, 건국대학교출판부, 1995 <이오네스코의 발견>, 외젠 이오네스코 저, 박형섭 역, 새물결,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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