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 문화지식 예술지식백과

예술지식백과

문화 관련 예술지식백과를 공유합니다

동동(動動)

작품소개
고려시대에 지어진 작자 미상의 가요. 고려시대에 구전되어 내려오다가 조선시대에 문자로 정착된 듯하다. 가사는 한글로 <악학궤범>에, 작품해설은 <고려사> 악지(樂志) 속악조(俗樂條)에 각각 실려 있다. 내용에 남녀 간의 애정을 그린 것이 많다 하여 고려시대의 속요(俗謠)로 보는 견해가 다수이다. 고려시대부터 이 노래는 아박(牙拍: 고려시대 궁중무용의 하나)의 반주가로 불리었다. 노래 형식은 전편 13장으로 된 연장체(聯章體)로, 첫머리의 서장(序章)을 제외하고는 달거리(月令體)로 되어 있다. 민요의 달거리는 달마다 세시풍속을 노래의 배경으로 삼고 있는데, 보통 1월은 답교(踏橋), 2월은 연등, 5월은 단오가 그 배경이다. 이 점은 <동동>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동동>은 세시풍속이 달마다 설정되어 있지 않고, 어떤 달은 확실히 드러나 있고 어떤 달은 무엇을 노래하는지 불확실한 것도 있다.
현대어풀이
덕은 뒤에 바치옵고, 복은 앞에 바치오니, 덕이며 복이라 하는 것을 진상하러 오십시오. 정월 냇물은 아아, 얼려 녹으려 하는데, 세상에 태어나서 이 몸이여, 홀로 살아가는구나. 2월 보름에 아아, 높이 켜 놓은 등불 같구나. 만인을 비추실 모습이시도다. 3월 지나며 핀 아아, 늦봄의 진달래꽃이여. 남이 부러워할 모습을 지니고 태어나셨구나. 4월을 잊지 않고 아아, 오는구나 꾀꼬리새여. 무엇 때문에(어찌하여) 녹사님은 옛날을 잊고 계시는구나. 5월 5일(단오)에, 아아 단옷날 아침 약은 천 년을 사실 약이기에 바치옵니다. 6월 보름(유두일)에 아아, 벼랑에 버린 빗 같구나. 돌아보실 임을 잠시나마 따르겠나이다. 7월 보름(백중)에 아아, 여러 가지 제물을 벌여 놓고 임과 함께 살고자 소원을 비옵니다. 8월 보름(가위)은 아아, 한가윗날이지마는, 임을 모시고 지내야만 오늘이 뜻있는 한가윗날입니다. 9월 9일(중양절)에 아아, 약이라고 먹는 노란 국화꽃이 집 안에 피니 초가집이 고요하구나. 10월에 아아, 잘게 썰은 보리수나무 같구나. 꺾어 버리신 후에 (나무를) 지니실 한 분이 없으시도다. 11월에 봉당 자리에 아아, 홑적삼을 덮고 누워 임을 그리며 살아가는 나는 너무나 슬프구나. (슬픔보다 더하구나. 사랑하는 임과 갈라져 제각기 살아가는구나.) 12월에 분지나무로 깎은 아아, (임께 드릴) 소반 위의 젓가락 같구나. 임의 앞에 들어 가지런히 놓으니 손님이 가져다가 뭅니다. - 참고: <고려시대의 가요문학>, 정병욱 해설;김열규·신동욱 공편, 새문사, 1982 <고전시가강독>, 최철·박상태 공저, 한국방송통신대학출판부, 1986
해설
<동동>에 대한 옛 문헌의 공식적 작품 해설이라 할, <고려사> 악지(樂志) 속악조의 기록을 우선 살펴보자. “動動之戱 其歌詞多有頌禱之詞 盖效仙語而爲之” (高麗史 樂志二 動動) ‘동동의 가사에는 송도(頌禱)의 말이 많고, 그것은 仙語(선어)를 본 따서 지은 것이다.’라는 의미이다. 이것은 <동동>의 기본 성격을 파악하고 내용을 가늠하는 준거가 된다. 이 작품에서 2월은 연등, 5월은 단오, 6월은 유두, 7월은 백중, 8월은 추석, 9월은 중양을 각각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1월은 답교(踏橋), 3월은 산화(散花), 12월은 나례(儺禮)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여겨지는데, 아직은 추측일 뿐이다. <동동>은 본디 정초에 그해 매달의 운수를 점쳐보는 달불이(月滋: 콩에 일년의 각 달을 표시하고 수수깡 속에 넣어 우물 속에 집어넣은 뒤 대보름날 새벽에 건져 그 불어 있는 정도로 그해 매달의 운수를 점치는 민속)처럼 그 달의 운수를 점치는 ‘월운제의(月運祭儀)’였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즉, 고려 때 연례 국가 행사였던 팔관회에서 월운제의를 하며 <동동>을 불렀으리라는 것이다. 이 월운제의의 목적은 풍요를 기원하는 데 있었으므로, 한편으로는 신을 찬송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신에게 기도하는 송도(頌禱)·송축(頌祝)의 내용이 주가 되었을 것이다. 위의 고려사 악지의 “동동에는 송도의 말이 많다.”와 “선풍(仙風)은 용천(龍天)을 기쁘게 하고 민물(民物)을 안녕하게 한다.”(권18)라는 기록은 이러한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 제1장에서는 ‘곰배·님배’를 대상으로 덕(德)과 복(福)을 송축하고 있다. 제2장 이하의 달거리에서는 ‘님’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제2장에서는 정월이 되어 얼었다 녹았다 하는 변화를 겪는 냇물과 변함없이 임이 없어 고독하기만 한 자신을 대조시키고 있다. 제3장에서는 임을 연등의 등불에 비유하여 ‘만인(萬人) 비치실 모습이로다’라고, 제4장에서는 임을 진달래에 비유하여 ‘남이 부러워할 모습을 지니고 나셨다’라고 하면서 임의 아름다움을 찬송하고 있다. 제5장에서는 여름이 시작되는 4월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꾀꼬리와 임을 비유하여, 임이 찾아주지 않는 자신의 처지를 노래하였다. 제6장에서는 단옷날 아침에 빚은 약을 임에게 바치면서 ‘천년토록 오래 사시게 할 약이라 바치옵니다’라고 임의 행복을 기원하고 있다. 제7장에서는 유둣날 임을 따라가면서 ‘돌아보실 임을 적곰(넘어지며 엎어지며) 좇아 가옵니다’라고 노래하고 있다. 제8장에서는 백중날 여러 음식을 차려놓고 ‘임과 함께 살아가고자 소원을 비옵니다’라고 노래하고 있다. 제9장에서는 한가위를 임과 함께 맞이하면서 ‘임을 모시고 가서 노니 오늘이 한가위로다’라고 임과의 행복을 노래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제11·12장에서는 제2·5장과 마찬가지로 임을 잃은 고독을 노래하고 있다. 제11장에서는 꺾이어 버려져 아무도 돌보지 않는 보로쇠에다 자기 신세를 견주어 외로움을 노래하고 있다. 제12장에서는 그 외로움이 한층 처절해진다. 동짓달 봉당자리에 한삼을 덮고 누워 추위에 떨면서도 ‘고운 임 생각하며 살아가네’라고 하며 그리움에 몸부림치고 있다. <동동>의 성격에 대해서는 민요, 귀신을 물리치는 벽사진경(陽邪進慶)의 제의가로 보는 견해, 남녀 간의 사랑을 노래한 서정시가로 보는 견해 등 여러 견해가 있다. 이러한 사실은 이 작품이 지닌 복합적 성격에서 오는 것이다. <동동>은 본래 민속과 관련된 단순한 민요 혹은 제의 때 부르던 노래였던 것이 궁중악으로 채택되면서 서정적인 노래로 변모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동동’이라는 제목은 매 장마다 되풀이되는 후렴구 “아으 동동 다리”에서 따온 것이다. ‘동동’은 북소리의 구음(口音) ‘동동’을 표기한 것이라는 견해와 ‘다리’·‘두리’ 등과 같이 ‘영(靈)’을 뜻하는 주술 용어일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음악적 특징을 들어 세가락정읍[三指井邑]이라고도 한다. <고려사(高麗史)> 악지(樂志)에 향악(鄕樂)으로 소개되어 있다. 세 가락, 즉 임종(林鐘)이 기음(基音)인 계면조(界面調)로서 <정읍(井邑:壽齊天)>의 변주곡이며, 18박이 1장단이고, 전체가 8각인 짧은 곡이다. 악기 편성은 향피리 2, 대금 1, 해금 1, 장구 1, 북 1이 원칙이나 아쟁·당적 등을 곁들이기도 한다. 고려 이후 궁중의 중요한 연례(宴禮) 때 연주되어 온 장중하기 이를 데 없는 아악(雅樂)의 백미이다.
연계정보
-동동(動動)
-아박무(牙拍舞)
-고려사악지(高麗史樂志)
-악학궤범(樂學軌範)
관련멀티미디어(전체0건)
이미지 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