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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행군

작품소개
제2회 민족극한마당 참가작이다. 1989년 2월 26일 한국기독노동자 서울지역연맹 집회 때 처음 공연되었으며 그 후 수정, 보완되어 서울·경기 지역과 부산 태평양화학, 마창 한국중공업, 금성산전, 대림자동차, 인천 영본시몬스침대, 부천 동양사, 안양 금성전선 등에서 70여 회의 공연을 가졌다. 이 작품은 막노동판에서 일을 하다 다리를 다친 종갑의 아버지와 태평실업 노조 쟁의부장인 종갑의 갈등, 회사 내에서 임금인상을 위해 싸우는 노동자들과 회사측의 갈등, 이 두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종갑의 아버지는 농촌에서 이농하여 도시에서 막노동으로 생활을 해온 노동자 1세대이며, 종갑이는 공장노동자로 출발한 이른바 조직노동자 세대이다. 아버지는 부자간의 갈등의 여러 측면(관리자에 대한 태도, 인생관, 세계관)과 건설현장 소장과의 싸움, 아들의 구속 등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자신의 무지와 가난이 자신의 탓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부자간의 불화가 해소되면서 노동자 1세대로서 아버지는 아들 세대 노동자들의 계급의식을 체득해 나간다. 놀이패 한두레는 이야기춤의 형상화에 대해 부단한 고민을 하고 있는 집단으로서, 이 작품에서 보여진 파업춤과 해방춤은 탈춤 사위에 기초하면서도 노동의 역동성이나 성장하는 노동자 의식의 폭을 잘 반영해내고 있다. - <민족극대본선 4 – 제1·2회 민족극한마당 편>, 민족극연구회 엮음, 풀빛, 1991
극작·연출 노트
마당굿 <아버지의 행군>은 최근 2, 3년간의 노동현장순회공연을 통해 축적해 온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공동 창작한 작품으로서, 노동운동을 탄압하는 객관적 상황(노동악법 존재, 공권력 개입, 구사대 탄압 등) 속에서 살아가는 한 노동자 집안의 아버지와 아들의 삶의 방식을 통해 대물림되는 노동조건을 개선해 나가는 모습과 노동자계층이 역사의 주체로서 발돋움하는 것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탈춤의 내용과 양식을 발전적으로 계승한 ‘노동춤’을 구성하여 이 시대의 건강한 민중적 정서와 역동적인 삶을 담고자 하였다. - ‘제2회 민족극 한마당 참가 작품 및 단체 소개’, 놀이패 한두레, <예술정보> 제32호, 예술극장 한마당, 1989.3.6.
작품내용
[1 파업춤] 기계적 동작에서 해방을 지향하는 신명 나는 춤을 삼채 가락에 맞춰 춘다. [2 농성마당] 태평실업은 20일째 농성을 하고 있다. 노동조합 쟁의부장 종갑은 농성에 필요한 돈을 마련해 보려고 애쓴다. 종갑도 아버지는 공사장에서 떨어져 다쳤고 아내도 임신으로 일을 하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서로 위로하고 즐거운 야유회를 추억하며 결의를 다진다. [3 가족마당] 종갑의 아버지는 보상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걱정한다. 회사측에서 인사치레로 넘어가려 하지만 아버지는 속셈도 모르고 회사 말을 그대로 믿는다. 태평실업 김부장이 종갑의 집에 찾아와 아버지에게 돈 봉투를 주지만 마침 집에 들렀던 종갑이 이를 보고 김부장을 쫓아낸다. 아버지는 종갑이 구속될지도 모른다는 김부장의 말 때문에 아들의 노조활동을 반대한다. 종갑은 아내에게 돈을 융통해 달라고 하지만 적금도 해약한 처지다. [4 농성장마당] 김부장은 계속 노동자들을 회유하려고 하지만 노동자들의 의지는 꿋꿋하다. 김부장은 종갑에게 협상을 제안한다. [5 지배자마당] 태평실업 사장은 노동부, 경찰서장, 김부장과 계략을 꾸민다. 협상을 하는 척하다가 구사대가 노동자들을 기습하도록 하는 것이다. [6 건설현장마당] 아버지는 보상금 문제로 건설현장을 찾아간다. 소장이 처음에는 회유하다가 아버지가 쉽게 포기하지 않자 윽박지르고 욕을 하며 밀어 넘어뜨린다. 아버지는 회사측의 약속을 믿고 있었던 자신이 어리석었다고 깨닫는다. [7 농성장마당] 노동자들은 협상이 회사측의 계략임을 알게 되고 경찰서로 항의 농성을 간다. [8 면회마당] 김부장이 경찰서에 연행된 종갑을 회유하려 하지만 종갑은 꿋꿋하다. 형사가 종갑을 폭행하는 것을 아버지와 아내가 본다. 아버지는 분개한다. [9 집회마당] 태평실업 노동자 성진이 노동자들 앞에 서서 대열을 이끈다. 종갑의 아버지도 투쟁의 대열에 합류한다. 아버지는 노동자들에게 자신이 겪은 자본가들의 부조리와 양면성을 비판하며 노동자들의 의지를 고양시킨다.
출연/스태프
출연 남기성 이종현 이바우 홍준의 최현숙 김경애 이진숙 김순희 마승락 김찬우 스태프 작/공동창작 연출/공동연출 대표연출/박정곤 안무/박정곤 기획/이종현 미술/김우선 의상/백정흠
예술단체
놀이패 한두레 1970년대 초반 우리 고유의 문화, 민족문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대학가를 중심으로 이른바 ‘탈춤부흥운동’이 시작된다. 1974년, 탈춤부흥운동의 주축이었던 이들을 중심으로 전통연희의 현대적 재창조 작업을 위해 한국문화연구모임 ‘한두레’가 창립된다. 한두레는 당시의 서구 번안극 위주의 연극 풍토에 반해 한국적 연극을 지향했다. 우리 민족 고유의 탈춤에 기반을 둔 <소리굿 아구>(1974년 10월 초연)를 비롯하여 탈춤, 풍물, 민요, 놀이 등 전통 연희의 현대적 재창조 작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왔다. 한두레는 마당극이라는 용어를 정립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두레'는 노동과 놀이와 싸움과 이념이 함께 행해지는 공동체 사회의 생활 단위이며 '한두레'는 두레를 지향하며 이루어야 할 참다운 세상을 뜻한다. 1984년 이후 ‘놀이패 한두레’로 전환, 오늘날까지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작 <소리굿 아구> <공장의 불빛> <장산곶매> <예수전> <어떤 생일날> <우리 공장 이야기> <아버지의 행군> <소리없는 만가> <칼노래 칼춤> 등
비평
(……) <아버지의 행군>에서는 흔히 있는 노동운동가와 아버지의 갈등이 사랑과 투쟁을 매개로 해소되고 새로운 동지적 관계로 결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러한 소재의 확대를 삽화적, 추상적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객관적이고 구체화된 모습으로 형상화시키기 위해 ‘갈등구조의 중층화’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작품에서 보이는 갈등구조를 볼 때 아들이 참여한 파업농성에서의 노사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과정과 부자간의 불화가 해소되는 과정이 통일되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의 발전은 계급적 모순과 그에 따른 투쟁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소박한 의식의 일용노동자였던 아버지에게도 계급적 자각이 성숙될 수 있다는 과학적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또 한 가지 <아버지의 행군>이 관객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춤의 형상화가 탈춤사위에 기초하면서도 노동의 역동성이나 성장하는 노동자의식의 폭을 충분히 반영해내고 있는 점이다. 극 속에서의 춤의 배합이나 춤을 통한 극적 정서의 고양에 기울여온 ‘한두레’의 노력을 여실히 증명해주는 부분이라고 하겠다. (……) - ‘발전하는 노동연극, 한두레의 <아버지의 행군>을 보고’, 민족극연구회, <예술정보> 제34호, 예술극장 한마당, 1989.4.4. (……) 노동자들의 건강한 낙천성을 그려내기 위해 도입된 몇몇 삽화들, 자본-권력진영을 야유하기 위해 작가가 '장난기' 있게 시도한 사장 가족에 대한 희화적 묘사, 마당극 특유의 생기 있는 춤과 노래들이 이야기 전개의 단조로움을 묽히며 이 연극에 잔재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이 작품을 감동적으로 만드는 것은 그것이 우리시대 노동자들의 현실과 거의 틈새 없이 살을 맞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작품이 '태평실업'을 통해 전형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노조탄압과 이에 맞선 노동자들의 싸움은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현대중공업에서, 서울 지하철공사에서, 코리아테크노에서, 대우정밀에서, 원진레이온에서, 신애전자에서 그리고 원일교통과 또 다른 많은 작업장에서 오히려 더 심각하고 힘겹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탄탄한 연기력으로 '민족극은 아마추어 연극'이라는 편견을 짓부수는 이 작품의 출연진과 소박한 차림새의 젊은 관객들이 "그날이 올 때까지 그날이 올 때까지/ 우리의 깃발은 내릴 수 없다"(노래 <동지여 내가 있다>)고 손뼉치고 합창할 때 '그날'이란 아마도 <아버지의 행군>과 같은 작품이 아무런 감동도 주지 못하는 폐품이 될 날이리라. - ‘생생한 현장감 건강한 웃음 넘쳐, 민족극 한마당 출품 <아버지의 행군>’, 고종석 기자, <한겨레>, 1989.3.23
관련도서
<민족극대본선 4 – 제1·2회 민족극한마당 편>, 민족극연구회 엮음, 풀빛, 1991
연계정보
-소리굿 아구
-장산곶매
-칼노래 칼춤
-강쟁이 다리쟁이
-미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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