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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섬의 욕망(Crime on Goat Island)

  • 작가소개

    유고 베티(Ugo Betti, 1892~1953) 20세기 초반 루이지 피란델로 이후 최고의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이탈리아 극작가. 법학을 공부하고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으며, 독일군에게 감금되어 있는 동안(1917~18) 시를 써서 <사려 깊은 왕(Il re pensieroso)>(1922)이라는 시집을 냈다. 전쟁이 끝난 뒤 1920년 로마에서 행정관이 되어 1930년 법관으로 올랐으며, 1944년 사법부의 사서가 되었다. <사려 깊은 왕> 외에 2권의 시집과 3권의 단편소설, 1권의 장편소설, 잡문 및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26편의 희곡을 쓰면서 법률 활동을 소홀히 하게 되었다. 첫 희곡인 <여주인(La padrona)>(1927 초연)은 반응이 엇갈렸지만 그 뒤 자연재해와 집단범죄를 다룬 < Frana allo scalo Nord>(1933 초연)와, 사랑과 복수에 관한 격정적인 비극 < Delitto all'Isola delle Capre>(1950 초연), 연민과 자기희생을 강하게 옹호한 < La regina e gli insorte>(1951 초연), 법원을 세계 구원의 상징으로 나타낸 <도망자(La fuggitiva)>(1953 초연) 등의 희곡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사법 공관에서의 부패(Corruzione al palazzo di giustizia)>(1949 초연)는 어느 비양심적인 판사가 대법원장의 지위에까지 올라갔으나 자신의 죄를 깨닫고 자기 자신을 재판에 회부한다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하고 비판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1950년대 초 파리 공연을 계기로 국제적인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 내용

    1막 1장 뱃고동 소리가 울린다. 삐아는 생활에 지쳐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다가 우물에 가서 뭔가를 건지려고 한다. 그때 앙제로가 나타나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묻는다. 삐아는 낯선 사람이라 앙제로를 경계한다. 앙제로는 목이 마르다며 물을 달라고 한다. 물을 마시고는 삐아의 오빠인 엠리코 교수를 알고 있다고 말한다. 엠리코 교수와는 수용소에 함께 있었다고 한다. 그러고는 엠리코 교수에게 들은 가족 이야기를 한다. 삐아는 섬이 겉으로 보기에는 아름답지만 비가 오기라도 하면 무섭게 바다가 변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밤이면 더욱 무섭다고 한다. 이 말을 앙제로는 오해한다. 그러자 삐아는 2층 테라스가 거의 무너질 지경이라고 한다. 삐아는 자신의 생활을 이야기한다. 한때는 어학선생으로 여러 고장을 다니며 좋은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앙제로는 삐아의 이야기를 듣고 생활에 권태를 느끼지 않느냐고 물으며 남자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고 한다. 이 말을 듣고 삐아는 불쾌해 하지만 부정하지는 않는다. 앙제로는 아가타에게 여자들만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대신 이곳에 머무르기를 청한다. 1막 2~3장 앙제로는 아가타에게 엠리코 교수가 임종을 할 때 자신이 곁에 있었다면서 그 말을 전한다. 엠리코 교수는 아가타를 증오하면서도 자신에게 돌보기를 부탁했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듣고 아가타는 화를 낸다. 엠리코가 자기를 버리고 떠난 것이기 때문이다. 아가타는 교수의 주변에 있는 여자들을 너무 경계하고 질투했던 것이다. 앙제로는 수용소에서 엠리코와 비밀이 없었다면서 여자 이야기도 많이 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아가타에게 필요한 것이 남자가 아니냐며 접근하려 한다. 2막 1~2장 앙제로는 삐아에게 수용소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해준다. 실비아는 섬을 떠나겠다고 아가타에게 말을 한다. 앙제로가 그곳에 머무르게 되면서 사람들 사이에 이상한 소문이 나고 있다고 한다. 아가타는 실비아가 자신을 이해해주기를 바라지만 실비아는 엄마를 이해하지 못한다. 실비아는 밤마다 앙제로가 아가타의 방에 가는 것을 다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앙제로가 삐아와도 친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삐아가 들어오다가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듣는다. 삐아는 다시 나와서 우물에서 신경질적으로 물을 마신다. 앙제로는 삐아를 다시 유혹한다. 3막 1장 실비아는 섬을 떠나기로 한다. 실비아는 삐아의 태도를 비난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앙제로를 원망한다. 아가타는 실비아가 더 이상 어리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앙제로는 떠나려는 실비아를 잡는다. 앙제로는 세 사람 사이에 있었지만 결국 자신에게는 실비아가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실비아는 앙제로의 잘못을 깨닫게 해주려고 하면서 우물을 들여다보라고 한다. 그리고 우물을 들여다보는 앙제로의 등에 총을 겨눈다. 그러나 쏘지는 못한다. 실비아는 다시 그 섬에 남게 된다. 앙제로는 우물에 내려가서 염소가죽을 꺼내오려고 한다. 그런데 밧줄이 떨어진다. 3막 2~3장 아가타는 우물에 떨어진 앙제로에게 밧줄을 내려주지 않는다. 실비아와 삐아와 함께 앙제로가 정신을 차리도록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마음 속에는 단순한 장난보다는 질투심이 깔려 있다. 앙제로는 꽤 오랫동안 우물 속에 있으면서 나오려고 애를 쓴다. 실비아와 삐아는 앙제로를 걱정한다. 앙제로는 나오려고 애를 쓰다가 그만 지쳐버린다. 앙제로는 실비아에게 더욱 의지하려고 한다. 그러다 화가 나서 밖으로 나오면 모두 죽여버리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정말로 우물을 올라온다. 손가락이 우물 밖으로 나오려는 순간 아가타가 우물의 뚜껑을 닫는다. 앙제로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아가타는 정신을 차리고 뚜껑을 열고 앙제로를 애타게 부른다.

  • 국내공연연보

    1980년 2월 17일~3월 13일 극단 자유 / 엘칸토예술극장 / 김정옥 연출 1985년 2월 극단 자유 / 김정옥 연출

  • 예술가

    김정옥(金正鈺, 1932~ ) 서울대학교 불어불문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소르본대학에서 프랑스 현대문학과 영화·연극을 공부했다. 귀국 후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강사로 있으면서 1963년 이근삼, 양광남, 최명수와 함께 극단 민중극장을 세워 이오네스코의 <대머리 여가수> 등을 번역, 공연했다. 1966년 이병복과 함께 극단 자유를 창단하면서 <따라지의 향연>(스칼페타 작, 명동국립극장)을 스스로 연출한 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극단 자유를 벗어나 연출을 한 적이 거의 없다. 극단 자유를 창단할 당시 김정옥은 <한꺼번에 두 주인을>, <아가씨 길들이기>, <마리우스>, <피크닉 작전> 등 주로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의 외국 고전 희극을 소개하는 데 주력했다. 한국 사람한테 부족한 것이 바로 희극정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희극의 빠른 템포를 우리나라 연극에 도입하기 위해 많은 힘을 쏟았다. 그 뒤 서구의 부조리극을 선보이다가 1978년 대한민국연극제 참가작품이었던 <무엇이 될고하니>를 기점으로 이른바 집단창작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김정옥은 이 작품을 통해 집단창조와 총체적 연극의 이상을 내세우고 생과 죽음의 주제를 극적으로 부조하면서 서구 연극과 우리의 연극적 유산의 만남 속에서, 단순한 접목이 아니라 오히려 충돌 속에서 이루어지는 오늘의 새로운 연극, 우리의 연극으로서의 제3의 연극을 표방하고 나설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어차피 연극의 중심은 배우인데, 그 배우들에게 서양의 틀을 씌우는 것의 한계를 동시에 느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구의 연극과 우리의 전통연극이 만나고 부딪치고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새로운 형태의 한국연극이 빚어질 수 있으리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판소리, 탈춤을 과감하게 연극에 끌어들인 것이다. 그 대표적인 작품들이 <무엇이 될꼬하니>, <달맞이꽃>, <바람부는 날에도 꽃은 피네>, <이름없는 꽃은 바람에 지고>, <수탉이 안 울면 암탉이라도>, <피의 결혼> 등이다. 초기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희극에서 1970년 한국의 전통설화를 중심으로 한 작품들과 그 후 총체연극이란 이름 아래 제작된 그의 연출기법은 연극에 관한 다양한 관심과 연출가로서 겪어야 했던 혼돈의 역사를 보여준다. 이러한 희곡 선택과 연출경향은 그가 국제극예술협회 제3세계 연극분과위원장을 맡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른바 ‘제3세계 연극운동’ 혹은 ‘뉴시어터 운동’이라고 하는 것인데, 이는 서구연극과 다른 독자성을 추구하기 위해 제3세계의 개성을 찾아내고, 문화의 주체성을 찾자는 자생적인 움직임을 강조한다. 이는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이 충돌함으로써 새로운 연극을 찾아내어야 한다는 그의 연극관으로 발전한다. 극단 자유는 1980년에 정력적으로 해외 순회공연을 추진하기도 한다. 일본,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튀니지 등에 여섯 차례에 걸쳐 순회공연을 가졌으며, 프랑스의 렌느연극제, 낭시 세계연극제, 칼카존연극제, 소피아 앙티포리스연극제, 스페인 시저스연극제, 바르셀로나 연극제, 마라가 연극제, 튀니지 하마메트연극제, 일본의 오키나와 동양연극제 등에 참가했다. 그러나 극단 자유가 치른 외국 공연보다 그의 이름은 더 국제적이다. 국제극예술협회(ITI) 한국본부 회장직을 10년 넘게 맡았을 뿐만 아니라 세계본부 회장을 지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1997년에는 국제극예술협회 총회를 서울에서 개최하여 외국의 우수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도 했다.

  • 리뷰

    극단 자유극장이 엘칸토 예술극장에서 공연 중인 유고 베티 작, 김정옥 역, 이윤영 연출의 <백양섬의 욕망>은 다른 연륜, 다른 개성의 여배우 세 사람이 상당한 깊이의 조화를 자랑한 무대였다. 외딴섬, 남자가 없는 집에서 산양을 키우며 사는 세 여자는 극중 인물로서도 강한 개성을 지닌 인물로 설정되고 있지만 그 세 개의 역을 맡은 자유의 세 배우 역시 극중 인물과 비교될 수 있는 각자의 개성을 지닌 여배우로서 눈길을 끌 수가 있었다. 외딴곳, 두 사람만이 세계에 권태를 느끼고 남편이 뛰쳐나갔다고 생각하는 아가타, 도회의 화려함을 경험했으나 오빠 없는 집에 돌아와 산양에 묻혀 살던 그의 시누이 삐아, 건강 때문에 학업을 쉬고 어둡고 단조로운 집에 돌아와 있는 아가타의 딸 실비아. 이 세 여인을 자유의 중견인 박정자, 새 얼굴로 차츰 두각을 나타내는 손봉숙, 자유의 신입단원으로 열의를 인정받고 있는 성근아 등 세 여배우가 맡아 우연히 뛰어든 한 남자 앙셀로(오영수 분)를 둘러싸고 다른 얼굴, 다른 색깔의 연기를 보이면서 무대를 상당히 좋은 색조로 수를 놓고 있다. <연극읽기2>, 구히서, 메타, 1999년

  • 연계정보

    -극단 자유
    -김정옥(金正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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