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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립티스(strip-tease)

작가소개
슬라보미르 므로체크(Slawomir Mroźek, 1930~ ) 폴란드의 풍자극작가. 건축, 회화, 동양학 등을 공부했으나 정규교육을 받지는 않았다. 1968년 소련의 체코침공에 항의하여 고국을 떠나 파리에 살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항상 불합리한 가정을 세워놓고 그것을 합리적·논리적으로 발전시켜 필연적인 논리적 결과를 이끌어내는 형식을 취한다. 그러나 그의 가정 자체가 불합리하게 보이는 것은 단지 외양일 뿐, 실상 그 안에는 삶을 꿰뚫어보는 깊은 진실이 담겨있다. 그의 기발한 착상과 인생에 대한 부정적 태도는 흔히 그를 구라파의 부조리 작가와 연결시킨다.
내용
두 사람 ‘가’ 와 ‘나’ 확고한 신념과 냉철한 이성에 입각해서 결정한 행선지를 향해 걷고 있다가 갑자기 어떤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내동댕이쳐지듯 어느 방으로 쫓기듯 들어온다. 똑같은 차림을 하고 모습마저 흡사한 두 사람은 서로 비슷한 상황에서 만났음을 알게 된다. 그녀들은 모두 빈틈없이 예정된 행로를 따라 목표를 향해 걷고 있던 중이었다. 도대체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내동댕이 쳐진 두 사람은 왜 들어왔는지에 대해 알아내려고 서로를 의심, 탐색하지만 별다른 해답을 얻지 못한다. 갑작스럽게 전개된 상황 속에서 그 방을 나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해 ‘가’는 그곳을 나가는 것은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자유를 축소시키는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그곳에 있기로 하고 ‘나’는 바깥의 자유를 찾아 나가려고 하지만 그때 양쪽 문이 닫히면서 그들은 방에 갇히는 처지가 된다. 자신들이 갇혀 있음을 누군가에게 알리기 위해 ‘나’는 구두를 벗어 벽을 두드리게 되고 그러자 한 쪽 문이 열리며 문 사이로 거대한 손이 나타난다. 그 손은 그들의 구두와 허리띠를 요구하고 두 사람은 별 저항 없이 그것들을 주어 버린다. 그들은 서로에게 탓을 하면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누군지는 모르지만 자신들을 위협하는 힘의 대상에게 잘 보이기 위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상상력과 행동을 동원해본다. 몰래 카메라라고 생각하여 원하는 쇼를 보여주기도 하고, 우주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우주인과의 교신을 시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행위를 하면 할수록 그 큰 손은 하나하나 그들의 옷을 빼앗아간다. 그들은 이 모든 사태에 대해 서로에게 탓을 돌리며 좇고 쫓기는 싸움을 시작하는데, 이때 큰 손이 다시 등장하여 그들 둘을 수갑으로 채워버린다. 꼼짝없이 하나로 묶여 행동의 자유를 잃어버린 두 사람은 이제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손에게 사과를 하기로 결심한다. 무엇에 대해 사과해야 할지도 잘 모르는 채, 그들은 걸어 다녔던 것에 대해서, 존재했던 것에 대하여 용서해주기를 빈다. 그들이 손에 키스까지 하고 있을 때 반대편 문이 열리면 또 다른 손이 나타나고 첫 번째 손은 두 사람의 머리 위에 종이로 만든 원통을 씌운다. 결박된 채 앞까지 안 보이게 된 그들은 더듬거리며 그들의 가방을 찾아서는 두 번째 손을 향해 비틀거리며 나아간다.
국내공연연보
1975년 극단 민중 / 창고극장 / 정진수 연출 1976년 연대연극부 / 황승엽 연출 1983년 6월 4일~20일 극단 동원극장 / 창고극장 / 유중렬 연출 2002년 6월 17일, 24일, 7월 1일, 8일 애플씨어터 / 바탕골소극장 / 이젠 연출 2002년 8월 극단 가변 밀양연극촌 / 게릴라 천막극장 / 박재완 연출 2004년 10월 28일~12월 8일 극단 오미자 / 김동수플레이하우스 / 김용일 연출
예술가
정진수(鄭鎭守, 1944~ ) 1967년 서강대학교 영문학과 졸업, 1970년 중앙대학교 대학원 연극학과 졸업, 1972년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학교(Urbana) 대학원 연극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예술학부 교수이자 대학원 공연예술 협동과정 주임교수이다. 1974년부터 현재까지 민중극단 상임연출을 맡아 활발한 공연활동을 펼쳤으며, 므로체크의 <스트립티스>를 처음으로 번역·연출하여 소개했다. 저서로는 <영미문학 입문(공저)>(성균관대 출판부, 1985), <영미희곡 1, 2>(1988), <현대희곡의 이해>(1999)가 있으며, <꿀맛>, <노부인의 방문>, <착한 사람>, <위험한 관계>, <진짜 서부극>, <아메리카 들소> 외 80여 편의 연극을 연출했다.
리뷰
(……) 극단 가변의 <스트립티스>(슬라보미르 므로체크 작, 박재완 연출, 밀양연극촌 게릴라 천막극장)는 문자 ‘스트립티스’ 의미 그대로 ‘가면 벗기기에 대한 알레고리’다. 겉으론 자유롭고 태연한 척하지만 속으로 불안해 하고 초조해 하는 과정, 그 무기력한 속마음 까발리기, 그 농도가 점차 높아져 가기에 폭소의 맛, 사유의 쾌감은 오랫동안 계속된다. ‘갑’(이황의 분)과 ‘을’(이미경 분)은 우연하게도 자유롭지 못한 공간으로 내몰린다. 자신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임을 알아차린 듯 갑은 탈출을 시도한다. 살금살금 열린 문을 향해 나아가는 갑, 갑자기 문이 세차게 닫혀진다. 기타 현을 켜는 1인 연주 퍼포먼스가 무대 우측 코너에서 이루어진다. 도저히 견디기 힘든 불협화음이 귀청을 강타한다. 갇혀 있는 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문은 격렬하기도 하고 여린 움직임으로 반응한다. 갑과 을의 언쟁, 촐랑대는 갑 덕분에 자유를 계속 누릴 수 있었을 텐데…, 이런 을의 핀잔과 잔소리가 지겨워 갑은 다시 한번 탈출 시도를 벌인다. 을의 동태를 파악해온 감시자, 엄청난 체격과 기괴한 걸음걸이로 갑의 행동을 제약하려 한다. 감시자가 다가올 때마다 뒷걸음질하는 갑, 침묵상태, 무언의 제스처, 강압의 이미지, 을 역시 갑과 마찬가지로 보이지 않는 강요된 힘에 짓눌린다. 그리고 그 역시 신발을 빼앗긴다. 갑과 을은 자신들의 감금상태를 구체적으로 실감한다. 을은 갑의 탈출 시도와 감시받는 행위에 대해 초연해있다며 자신의 우월성을 과시한다. 그런 을의 속보이는 행위, 이중적 행위는 갑의 비난 대상이 된다. 두 사람의 다툼 과정이 도청되면서 화난 감시자가 그들 앞에 나타난다. 겉옷을 빼앗겨 이제 이들의 움직임, 왕래는 완전 제약을 받는다. 그러나 갑과 을은 팬티차림임에도 그 어느 곳이라도 갈 수 있다는 과장된 시위를 벌인다. ‘패러디 색조와 성찰극의 이중주’, 김길수, <한국연극>, 2002년 9월
관련도서
<탱고 외>, 슬라보미르 므로체크 저, 최용훈 역, 현대미학사, 1994
연계정보
-민중극장
-탱고(Ta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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