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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별곡(靑山別曲)

작품소개
모두 8연으로 <악장가사(樂章歌詞)>에 전문이 실려 전하고, <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에 곡조와 제1연이 실려 있다. <서경별곡>·<만전춘별사>와 함께 고려가요 가운데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그리고 작가의 신분·계층이나 제작 동기, 작품 성격, 작중 화자 등에 대해 이렇다 할 정설이 세워지지 않은 채 논란이 거듭되는 문제작이기도 하다. 남녀 간의 애정을 주로 다루었던 다른 고려가요에 비해, 삶의 비애와 고뇌를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현대어풀이
살겠노라 살겠노라 청산에 살겠노라. 머루와 다래를 먹고 청산에 살겠노라. 우는구나 우는구나 새여, 자고 일어나 우는구나 새여. 너보다 시름 많은 나도 자고 일어나 울고 있노라. 가는 새 가는 새 본다. 물 아래로 날아가는 새 본다. 이끼 묻은 쟁기를 가지고 물아래로 날아가는 새 본다. 이럭저럭 하여 낮은 지내 왔건만 올 사람도 갈 사람도 없는 밤은 또 어찌할 것인가. 어디다 던지는 돌인가 누구를 맞히려는 돌인가 미워할 이도 사랑할 이도 없이 맞아서 울고 있노라. 살겠노라 살겠노라 바다에 살겠노라 나문재, 굴, 조개를 먹고 바다에 살겠노라. 가다가 가다가 듣노라 외딴 부엌을 지나가다가 듣노라 사슴이 장대에 올라가서 해금(奚琴)을 켜는 것을 듣노라. 가다 보니 배부른 독에 진한 강술(强酒)를 빚는구나 조롱박꽃 모양의 누룩이 매워 붙잡으니 낸들 어찌 하겠는가. - 참고: <고려시대의 가요문학>, 정병욱 해설;김열규·신동욱 공편, 새문사, 1982 <고전시가강독>, 최철·박상태 공저, 한국방송통신대학출판부, 1986
해설
<악장가사>에 전문이 수록돼 있고, <시용향악보>에는 1연 및 곡조가 실려 있으나, 옛 문헌에서 그 제목이나 해설을 찾을 수 없으므로, 고려 때 노래라는 확증은 없다. 그러나 그 형식이 <서경별곡>이나 <쌍화점>과 유사하고 언어 구사나 상념·정조가 조선 초기 가요의 건조함과는 판이하므로 고려시대의 가요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편이 8연으로, 매연(每聯)은 4구씩이고, 후렴구가 붙으며, 매구(每句)는 3 ·3 ·3(2)조(調)의 정형으로 되어 있다. 구조면에서 보면, ‘청산’으로 시작하는 연이 5연, ‘바다’로 시작하는 연이 3연으로 되어 있는데, 3·3·2의 기본 음수율을 바탕으로 병행법·반복법 등을 쓰고 있고, ‘청산’연과 ‘바다’연, 제3연과 제7연, 그리고 제4연과 제8연이 정확히 대응관계를 이루고 있다. 이로 보아 현재 전하고 있는 작품의 제5연과 제6연이 <악장가사>에 교체되어 기사(記寫)되었으리라고 보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에, 총 8연 2장의 노래가 되고, 이는 4연 1장의 정형성을 지니게 되며, ‘청산’연과 ‘바다’연은 완전히 대응관계를 이룬다. 그러나 문헌으로 분명히 기록된 노래를 임의로 교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하여 ‘바다’연 가운데 2연이 탈락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으며, ‘청산’연 5연, ‘바다’연 3연으로 받아들이는 견해도 있다. 작자에 대해서는 개인 창작으로 보는 견해와, 민요 즉 민중의 공동작으로 보는 두 가지 견해가 맞서 있다. 개인의 창작으로 보는 근거는 이 가사가 고도의 이미지와 상징성, 긴밀한 구성, 심도 깊은 텐션(tension) 등으로 완전무결하게 짜여진 작품이라는 데 있다. 그러나 이것이 한글이 만들어지기 전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다가 나중에서야 문자로 정착되었다는 점과 보편적으로 여요(麗謠)가 민중의 공동작이라는 점에서 민요로 보는 견해가 좀더 일반적이다. 또한 작중의 화자를 남성으로 보는 견해와 여성으로 보는 견해, 이 두 가지 견해가 맞서 있다. 가사의 성격에 관해서는, ① 청산에 들어가 머루나 다래를 따먹고 살아야 하는 민중의 괴로운 삶, 특히 유랑민의 처지를 나타낸 민요, ② 민란에 참여한 농민·어민·서리(胥吏)·노예·광대 중의 어느 하나 혹은 그들 혼합집단의 노래, ③ 슬픔을 잊기 위해서 청산으로 도피하고 싶어하는 실연(失戀)한 사람의 노래, ④ 고민을 해소하기 위하여 청산을 찾고 기적과 위안을 구하면서도 삶을 집요하게 추구하는 지식인의 술 노래, ⑤ 닫힌 세계 속에서 살고 있는 여인의 한(恨)과 고독을 담은 노래 등 여러 가지 견해가 있다. ①의 견해는 이 가사가 민중의 공동작이며, 작중의 화자가 남성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한편, ④의 견해는 작중 화자를 남성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①·②와 같으나, 개인의 창작, 그것도 지식인의 창작으로 보는 점에서는 ①·②와 대조를 이룬다. 그런데 이들 ①·②·④의 견해는 이 가사가 밖으로는 거란·여진·몽고족 등 외족의 침입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안으로는 이자겸(李資謙)의 난, 묘청(妙淸)의 난에 이어, 무단정치가 지속되는 고려시대의 것이라는 인식과 깊이 관련맺고 있다. 이 가사는 이와 같이 내우외환 속에서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민중 내지 지식인의 고뇌를 그리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⑤의 견해는 ①·②·④와는 달리, 작중의 화자를 여성으로 보고 있는 점에서 독특하다고 할 수 있다. 작중의 화자를 남성으로 보든 여성으로 보든 간에 이 화자가 현재 시름이 많은 자로서 운명의 돌에 맞아서 울고 있고, 미워할 사람도 사랑할 사람도 없이 고독에 싸여 한맺힌 삶을 살고 있는 자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노래하며 지내지 않을 수 없는 존재라고 하는 사실(제2연의 ‘널라와 시름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노라’)이 주목된다. 그러기에 작중의 화자는 현재의 자기 삶의 터전을 떠나, ‘청산이나 바다에 가서 살았던들 이와 같은 고독과 회한은 차라리 없었을 것을’ 하고 다른 세계를 동경하면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러한 삶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 작품의 마지막 연은 결국 이 기막힌 삶과 심정을 술을 빚어 혼자서, 혹은 님과 더불어 마심으로써 해결하고 달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견해 차이는 이 가사에 대한 전거(典據) 문헌의 해설이 전혀 없으므로 작품 자체를 통해서만 해석할 수밖에 없다는 점과 동시에, 이 작품이 안고 있는 독해상의 문제점에서도 기인한다. 가령, ‘잉무든 장글’, ‘믈 아래 가던 새’, ‘에졍지’ 등의 어휘 내지 7연 등의 문면(文面) 해석이 문제가 되는 것들이다.
연계정보
-청산별곡
-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
-악장가사(樂章歌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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