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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마을사람들

작품명
학마을사람들
저자
이범선(李範宣)
구분
1950년대
개요
1957년 1월 <현대문학>에 발표된 이범선의 단편소설. 학을 마을의 수호신으로 믿는 학동 사람들이 일제 치하에서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겪었던 비극적 삶을 간결한 문체로 서사화한 작품이다. 일제강점기 말기에서 한국전쟁까지 민족 수난의 비애와 한을 학이라는 민족적 연관성의 표상을 통해 그려냈다.
내용
학동은 자동차로 오르는 데 십 리, 내리는 데 십 리라는 고개를 넘어, 또 그 밑 골짜기를 삼십 리를 더듬어 나가야 있는 마을이다. 학동에는 언제나 학이 날아와야 마을이 평온하다. 학이 오지 않아 고대하던 해, 학동 사람들은 일본의 침입을 받았고, 학이 날아오자 8·15 광복을 맞는다. 학이 왔으나 새끼가 떨어져 죽자 한국전쟁이 터져 인민군이 마을에 들어오고, 사랑하던 봉네가 덕이와 결혼하자 집을 나갔던 박훈장의 손자 바우가 인민군이 되어 학동으로 돌아온다. 마을 사람들의 학에 대한 믿음이 자신의 일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한 바우는 학을 없애야 한다면서 학을 향해 총을 쏘는 등 행패를 부린다. 전세가 바뀌자 바우는 마을을 다시 떠나고, 마을 사람들 역시 피난길에 나선다. 그런데 박훈장만은 손자 바우를 기다리느라 학동에 남아 생을 마감한다. 피난살이를 하던 부산에 봄이 오자 마을 사람들은 걸어서 학동으로 되돌아온다. 마을 사람들이 마을에 들어온 것은 학나무와 집들이 모두 타버리고 난 뒤였다. 그날 밤 이장영감은 눈물만 흘리다가 학나무를 걱정하면서 세상을 떠난다. 이장영감을 산에 묻고 난 후, 덕이는 위패를 모시고 봉네는 흰 보자기로 싼 애송나무를 안고 마을로 내려온다.
저자
이범선(李範宣, 1920~1982)호는 학촌(鶴村). 1920년 12월 30일 평남 안주군 신안주 출생. 진남포 공립상공학교를 졸업하고 신안주 금융조합 등에서 근무하다가 광복 후 월남하여 1952년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55년 <현대문학>에 <암표>와 <일요일>이 김동리에 의해 추천되어 문단에 등단하였다. 그는 <암표>, <학마을 사람들> 등의 작품에서 자신이 겪은 음울한 현실을 반영하면서 무기력하게 훼손되어 한에 젖은 인간들을 많이 부각시키는 한편, <이웃>, <갈매기> 등과 같이 사회와 현실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담담한 필치로 펼쳐보인 작품을 발표하였다. 그후 단편소설 <피해자>나 <오발탄>, 장편소설 <춤추는 선인장> 등에서 고발의식에 투철한 리얼리즘 문학으로 전환하여 약자의 삶과 침울한 사회상, 종교적인 위선, 남녀의 삶의 생태를 묘파하고 있다. 또한 단편소설 <냉혈동물>, <살모사>, <정교수의 휴강>, 장편소설 <밤에 핀 해바라기> 등에서는 인간의 궁극적인 존재론적 의미와 잔잔한 휴머니티를 표현하고 있다. 특히 <밤에 핀 해바라기>는 월남해서 결혼한 부인과 나중에 뒤를 따라와 가정부로 있는 본처와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이산의 한을 그린 작품이다. 주요 작품으로는 단편 <학마을 사람들>, <사망보류>, <오발탄>, <월광곡>, <청대문집 개>, <판도라의 후예>, <별과 코스모스>, 중편 <피해자>, 장편 <동트는 하늘 밑에서>, <삭풍>, <밤에 핀 해바라기>, <춤추는 선인장>, <당원의 미소>, <흰 까마귀의 수기> 등을 들 수 있다. 거제고, 대광고, 숙명여고 교사를 거쳐 한국외국어대, 한양대 교수로 재직하였고, 한국문인협회 부회장, 예술원 회원 등을 역임하였다. 현대문학신인상을 비롯하여 월탄문학상, 대한민국예술상 등을 수상하였다. (······) 이범선의 소설적 관심은 <학마을 사람들>(1957)에서와 같은 민족적 의식과 역사 감각에 머물지 않고, <미꾸라지>(1957), <오발탄>(1959), <냉혈동물>(1959) 등에서 볼 수 있는 사회 비판의 정신으로 확대된다. 그의 소설은 자기 존재의 의미를 상실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주인공들의 자의식으로 인하여 비극성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 소설 <학마을 사람들>은 일제 말에서 한국전쟁에 이르는 기간 동안 수난과 비애 속에서도 끈기 있게 살아가는 인간상을 그리고 있다. 작품의 공간적 배경은 강원도 두메의 ‘학마을’이며, ‘학’의 존재는 이곳 사람들의 공동체적인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학이 지니고 있는 신화성과 학마을의 본원적 순진성은 이 마을을 지탱해가는 두 원리이다. 작가는 전쟁을 전후하여 야기된 마을 사람들의 이념적 갈등을 학나무의 소멸에 따른 불길한 예감과 운명으로 대응시켜 놓고 있다. 작품의 결말에서 마을 사람들이 학나무를 대신할 ‘애송나무’ 하나를 가슴에 안고 내려오는 것은 바로 공동체적 질서를 회복하려는 강렬한 의지를 표상한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공동체적 질서에의 열망이 남북의 분단을 가져온 이데올로기적 대립과 갈등을 극복해 보려는 작가 의식과 통한다고 하더라도, 분단의 본질적인 요인인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결여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 <한국현대문학사2>, 권영민, 민음사, 2002 (······) 1950년대의 이범선의 소설적 관심은 소박한 개인들이 입은 그 무지무지한 상처들을 아물리고 쓰다듬으며 넘어진 가치관을 바로 세워주는 데 바쳐지고 있다. 상처의 실제 모습을 해부해서 낱낱이 보여주는 것도 치유의 한 방법이 된다. (······) <학마을 사람들> 역시 <갈매기>의 경우처럼 전쟁 이야기가 아닌 것 같으면서 전쟁을 다루고 있다. 마을에는 길흉사를 예고하는 수호신 학을 비롯하여 정신적인 지주인 훈장 박씨와 이장영감이 있고 순진한 처녀 봉네를 사랑하는 이 두 노인의 손자들 바우와 덕이가 있다. (······) 사회주의가 무엇인지 이념이 무엇인지 알 리 없는 학마을 사람들은 남들이 하는 대로 난리를 피해 마을을 떠나고, 정든 사람들을 잃고 마을로 다시 돌아오지만 학도 학나무도 없는 마을은 공허하다. 이 작품 역시 내면 묘사가 없기 때문에 움직임이 배제된 정물화 같은 느낌을 준다. 학에 얽힌 속신에 기대고 있는 마을 사람들의 삶은 고통과 희망과 죽음과 실의가 교차하지만 아름다운 것으로 비추인다. (······) ‘소박한 사람들의 소박할 수 없는 상처’, 김정신, <표구된 휴지>, 책세상, 1989
작가의 말
Q : 당대의 독자에게서마저 망각되는, 그런 작가가 아닌 한 연륜과 병행해서 작품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것이 자연스럽기까지 한 건데요, 그 성장이나 변화가 뚜렷이 보이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나눠볼 때 선생님은 뚜렷이 보이는 편에 드는 것 같습니다. A : 글쎄요. 내 자신은 그런 변화를 잘 모릅니다. 물론 스스로가 성장하려고 노력하고 새로운 소재에 대한 모색을 끊임없이 하고는 있습니다만, 그 결과가 독자에게 감지될 만한 것인지- 그것에 대한 회의를 늘 갖게 되죠. Q : 작품에 몇 가지 계열이 있다는 것은 의식하십니까? A : 의식하고 있습니다. 따스한 마음으로 인간을 관찰한 서정적인 것과 비판을 앞세운 대사회적인 것, 내 작품에는 그 두 계열이 있습니다. (······) Q : <사망보류>, <오발탄>, <피해자> 같은 작품에서 보면 억울한 생을 누리는 사람이라고 할까요, 사회와 주변으로부터 억압받고 학대받는 선의의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것이 작가의 생활 여정과 어떤 연관이 있잖을까요? A : 육이오동란의 영향, 그것이 내 자신을 완전히 변형시켜 왔어요. 인생을 보는 눈이 달라졌고, 혈연이 얼마나 애매한가를 알았고 우정의 한계를 알아버린 겁니다. 부모가 자식을 버리고 자식이 부모를 버리고, 친구 간의 의리라는 것은 생각할 필요조차 없는 극단에 처했을 때의 인간의 추악한 면을 적나라하게 보아버리고 말았다는 거죠. 그건 불행의 씨죠. 국민을 저버린 정부나 선의를 외면한 이웃이 나쁘다고 하기 전에 인간 본래가 그런거다 하는 걸 알고 나니까 작품의 주인공마저 사는 것을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더군요. (······) Q : 최근작 <표구된 휴지>, <하늘엔 흰구름이>, <삼계일심>이 초기의 <학마을 사람들>, <추심가>와 같은 서정성을 바탕으로 한 경향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느낌을 주더군요. A : 한동안 <오발탄> 같은 사회의 불합리를 비판하는 작품을 써 가다가 중단한 이유는, 사회상에 대해 너무 흥분할 것이 아니라 자세를 조용히 가지고 인간 본연의 문제를 관조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눈을 돌린 데 있습니다. 사회상은 좋든 그르든 그것대로 흘러가고 변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인간 본연의 문제는 언제나 공통의 것으로 남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다룬 작품은 시간이 흐른 후에도 공감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Q : <표구된 휴지> 등 최근작은 주제면에서뿐 아니라 표현방법도 <오발탄> 계열과 다르다고 보았습니다. A : 의식적으로 표현방법의 변혁을 기도하기 시작한 것은 <몸전체로>부터였습니다. 부분묘사로 이어져가는 영화의 수법 같은 것을 빌어서 써 본 것이 그 <몸전체로>라는 작품인데, 그 후의 <돌무늬>도 그런 수법으로 씌어졌습니다. <표구된 휴지>도 내 종전의 표현방법에서 탈피를 하려는 의도로 씌어졌다는 점에서 그들 작품에 이어지는 것이죠. 나는 요즘 작품비평에서 내용에 너무 치중하는 것에 불만을 갖고 있습니다. 작품이 어떤 감동을 주느냐를 따지기 전에 소재의 특이성이나 문제성을 따지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말입니다. 아무리 좋은 소재를 택한 작품이라도 감동을 주지 못할 때, 그것은 엄격한 의미에서 작품이라고 말하긴 어려운 겁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일상적인 얘기지만 어떻게 형상화시켜 감동을 주느냐, 거기에 중점을 두고 나는 요즘 작품을 씁니다. (······) Q : 앞으로 쓸 장편 계획은? A : 내 가족에 대한 얘기를 쓰고 싶습니다. 그 중에서도 어머니를 중심한 이야기를……. 나는 가끔 교단에서 학생들에게 산삼과 재배삼의 차이에 대한 얘기를 합니다. 산삼은 자연스레 큰 것이지만 그 효용은 아무리 잘 키운 재배삼이라도 따르지 못합니다. 작품도 마찬가집니다. 조작할수록 유치해지는 것이 예술이니까. ‘이범선 대담취재 : <오발탄> 그리고 <피해자>’, <문학사상> 17, 1974년 2월
관련도서
<한국 현대소설가론>, 조건상, 태학사, 2001 <현대문학의 이해>, 조동길, 공주대출판부, 1997 <전후 한국소설의 연구>, 박동규, 서울대출판부, 1996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학교출판부,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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