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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와 광장

작품명
나비와 광장
저자
김규동(金奎東)
구분
1950년대
저자
김규동(金奎東)
생애(1925~)
호는 문곡(文谷). 1925년 2월 13일 함북 경성 출생. 경성고보를 거쳐 1946년 연변의대를 수료했다. 경성고보시절 스승 김기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48년 <예술조선> 신춘문예에 시 <강>이 당선되어 문학활동을 시작했으며, 1951년 박인환, 김경린 등과 함께 <후반기> 동인으로 참여했다. 195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우리는 살리라>,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포대가 있는 풍경>이 각각 당선되기도 했다. 1960년 자유문협상을 수상했으며,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민족문학작가회의 고문을 역임한 바 있다.
주요작품 및 작품세계
김규동의 시작활동은 크게 두 시기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시기는 <나비와 광장>(1955), <현대의 신화>(1958) 등을 발간했던 1960년대 초까지의 시기이다. 이 시기에 그는 <포대가 있는 풍경>, <어느 병상의 연대> 등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전쟁관련 소재를 취하고 있으며, 도시문명에 대한 비판의식을 드러내 보이는 등 모더니즘 경향의 시를 많이 발표했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 그의 시는 많은 변화를 겪게 되는데, 1974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 고문으로 활동한 것은 그의 변화를 잘 보여준다. 이 시기의 시는 통일문제, 노사문제, 학생시위 등 현실적인 문제에 능동적인 참여와 실천을 강조한 사회파 모더니즘으로의 적극적인 변모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의 시집으로 <죽음속의 영웅>(1977), <깨끗한 희망>(1985), <오늘밤 기러기떼는>(1989) 등이 있다. 한편, 평론활동도 꾸준히 계속하여 <새로운 시론>(1959), <지성과 고독의 문학>(1962), <어두운 시대의 마지막 언어>(1979) 등의 평론집을 내기도 했다. (······) 김규동의 시세계는 1930년대의 대표적인 모더니스트인 김기림의 시 세계와 일정한 차이가 있다. 이승훈은 그 차이에 대해 “김기림은 <바다와 나비>에서 ‘바다’에 앉으려다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오는 나비를 일제 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초상에 비유한 바 있다. (······) 그러나 김규동의 ‘나비’는 이런 나비도 아니고, 청록파나 자연파가 노래하던 나비도 아니고, 50년대라는 ‘현기증나는 활주로의 / 최후의 절정’에서 돌진의 방향을 잃어버린 자아를 표상하며, 또한 ‘한 모금 샘물도 없는 허망한 광장’에 서 있는 현대인의 초상을 표상”한다고 설명한다. 활주로는 기계 문명의 산물이고, 그 기계 문명의 한복판에서 위태로운 실존을 영위하는 흰 나비는 바로 현대인의 자아의 표상이다. 김규동은 대립되는 이미지들을 이처럼 절묘하게 충돌시키면서 자기 부정의 시학을 돋을새김으로 구현한다. 바로 이런 까닭에 김규동의 <나비와 광장>은 관념적 편향 같은 몇 가지 커다란 약점을 안고 있으면서도 1950년대의 지나칠 수 없는 시적 성과로 평가되는 것이다. (······) <20세기 한국 문학의 탐험 2>, 장석주, 시공사, 2000(······) 피난지의 임시수도 부산에서 쓴 것으로 되어 있는 이 시는 전쟁이라는 비참한 현실에서 허덕이는 인간의 고통과 번민 따위가 시인 자신의 말에 의하면 ‘과학적인 언어’를 바탕으로 하는 주지적 방법으로 정리되고 있다. 작품의 어투나 전반적인 분위기가 김기림의 시 <바다와 나비>, <공동묘지> 등과 정지용의 시 <유리창>에서 풍기는 문맥의 서술성을 방불케 하는 바가 있다. 즉 ‘굽어본다’, ‘이지러진 날개를 파닥거린다’와 같은 대목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 시는 김기림의 <바다와 나비>보다는 한층 더 진전된 세계를 보여준다. 김기림의 ‘나비’는 바다를 청무밭으로 잘못 생각해서 내려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착각 속에서의 패배의식을 나타내고 있지만, 김규동의 ‘나비’는 활주로 위의 피곤함 속에서도 지치지 않고 끝끝내 대결의 자세를 포기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시집 <나비와 광장>은 1948년 봄부터 1955년 여름까지의 7년간의 발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첫 시집의 서문에서 “여전히 우리 시단을 지배해온 낡은 센티멘탈·로맨티시즘의 분류와 상징주의의 완고한 잔재적 요소에 저항하여 전력을 다한 싸움을 감행할 수밖에 없는 비통한 운명 속에 있었던 지난날”을 떠올리는 그의 문학적 신념은 철저히 모더니즘적이었다. 첫 시집의 도처에서 발견되는 현학취미, 한자어투의 탐닉, 외래어에 대한 집착 등은 시대적 고뇌와 번민을 구체적으로 감득시켜 주는 일에 큰 장애가 되었다. 우선 시 <나비와 광장>만 하더라도 첫 시집에 수록된 형태는 거의 한자어투의 남발로 이루어졌으나 1985년에 펴낸 시선집에서는 ‘인광(燐光)’이란 단어 하나를 제외하곤 모두 국문표기로 바뀌어지고 있는 것이다. 언뜻 보면 별 것 아닌 것처럼 여겨지겠지만, 이는 매우 놀라운 의식의 변화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나비’ 이야기로 돌아가자. 김규동의 시에서 ‘나비’ 이미지는 다음의 여러 대목들에서 꽤 적극적으로 나타난다. “눈물이여 / 내 시의 천국엔 흰 나비 한 마리” (<시의 천국>) “불행한 역사에 시달린 / 흰 나비들의 손짓도 / 새삼 시름겹구나” (<해변단장>) “두 마리 용이 / 흰 종이를 물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도 / 이런 날이려니 생각하였다” (<초상>) “하늘은 멀고 / 땅은 어두우니 / 스산한 까마귀야 / 펄럭이는 독나비야” (<안부>) 이 대목들을 시집의 본문에서 유의해서 읽어보면 김규동의 시가 지향하는 가치의 이분법적 성격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나비’는 시적 상징으로의 의미해석에 의하면 ‘영적인 힘의 떠오르기’이다. 이 ‘떠오르기’는 인간의 조건을 더욱 높은 수준으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욕망에서 비롯된다. 나비가 보여주는 날개짓은 그 자체가 하나의 초월적인 행동으로 인식되며, 그것은 또한 물질적 세계의 인간을 구속시키고 있는 온갖 외부의 사슬에서 벗어나는 한 방법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나비는 언제나 무중력 속에서의 비상의 꿈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비 이미지는 아름다운 상승의 의미이다. 때로는 높은 곳에서 들려오는 말씀의 형상이기도 하고 혹은 보금자리와 내부의 상징이기도 하며, 또 가끔은 희생적 존재, 시간의 형상으로 설정되기도 한다. 시인 자신의 풀이에 의할 것 같으면 “한 마리의 연약한 나비는 어쩌면 물결치는 환상과 어둡고 슬픈 상념을 지닌 시인 자체의 변신”이거나 또는 “한 조그마한 육편과도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 ‘흰 나비와 자기부정의 시학’, 이동순, <길을 멀어도>, 미래사, 1991
작가의 말
여러 해 동안의 작품을 한데 모아 이 여러 해 동안에 걸친 시작과정의 결산으로 한 권의 책을 엮는 바에는 반드시 완성을 기하리라던 생각은 한낱 꿈이었을 뿐 너무나 총총한 일과 속에서 이루어진 이 책은 드디어 스스로의 예절과 질서를 잃고 말았다. 너무나 무성한 독단과 아슬아슬한 신경쇠약증상과 번잡스러운 다변과 견디기 어려운 혼돈으로 가득찬 이 밀림지대는 바야흐로 실망과 회의와 개탄의 보잘 것 없는 특수지역이 아니고 또 무엇이랴? 그러나 나는 여전히 우리 시단을 지배해온 낡은 센티멘탈·로맨티시즘의 분류와 상징주의의 완고한 잔재적 요소에 저항하여 전력을 다한 싸움을 감행할 수밖에 없는 비통한 운명 속에 있었던 지난 날을 추억하여 기쁨과 그리움의 미소를 금치 못하는 심정 속에 있음을 솔직히 고백하련다. 1945년 8월 15일부터 약 2년간에 걸친 저 혼란격동의 정치적 선풍을 넘어 다시 6·25 동란의 혼돈 속에 이르기까지 한 사람의 시인이 겪은 체험은 너무나 험하고 무거운 것이 아닐 수 없었으나 이는 곧 나의 감성의 성장과정에 있어서 특히 중요한 작용을 하였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러한 기류 속에서 우리들은 세계와 역사, 또는 현실과 생활과의 관련 속에 항상 바른 통찰과 통일을 뜻하며 나아가서는 자신의 인생태도를 결정짓는 일에 노력을 바침으로써 현대문명의 정황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계획했어야만 옳았던 것이다. 청풍명월만을 노래하는 너무나 주관적인 태도와 동양적인 정숙에의 귀의는 그럼으로 혼란격동의 새 세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으며 새 시대가 던지는 문명의 인상과 끊임없이 변모해가는 사회현상의 옳은 파악이야말로 시인의 ‘카메라’에 부여된 고귀한 소재가 아닐 수 없다. 한 사람의 시인이 발표하는 그때 그때의 작품은 일정한 사회의 제약과 압박 속에서 그가 지속하려는 비평정신의 한 푯말일 바에는 비단 미숙하고 고르지 못한 언어의 운산일지라도 내일을 측량키 위한 지식의 한 부면으로서 널리 향수해 주기를 바라는 심정에서 이 한권을 감히 세상에 내보낸다. (······) ‘시집 <나비와 광장>에 부치는 시론’, 김규동, <나비와 광장>, 산호장, 1953
관련도서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학교출판부, 2004 <한국현대시인비판>, 김재홍, 시와시학사, 1994 ‘흰 나비와 자기부정의 시학: 김규동론’, 이동순, <시문학>, 시문학사, 2005.3 ‘1950년대 모더니스트의 자기모색: 김규동의 경우’, 윤여탁, <선청어문> 25, 서울대학교사범대학국어교육과, 199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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