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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두꽃

작품소개
서울대학교 총연극회의 <녹두꽃>은 1979년 10·26 박정희 시해사건과 1980년 5·17 호헌조치 사이의 짧은 기간, 이른바 ‘서울의 봄’ 시기에 공연되었다. 김지하 공판의 최후진술을 토대로 동학농민전쟁 과정을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4·19 기념공연으로 1980년 4월 17~18일, 24~25일에 서울대학교 본부 앞 잔디밭에서 공연되었다. 공연 팸플릿에는 당시 정치활동 규제가 잠시 풀렸던 김대중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가 실려 있다.
작품내용
해동백미교를 창시하여 “밥이 하늘이다”라는 교리를 중심으로 거지, 창녀, 우범자 등 세상의 배고프고 버림받은 자들을 구제하던 교주 진풍운은 그 교세가 확장되고 세력이 커짐에 따라 관헌의 지목을 받게 되고 마침내 체포되어 투옥된다. 그러나 그는 감옥에서도 계속 죄수들에게 포교를 하며 그러는 과정에서 교리를 더욱 구체화, 현실화시켜 나간다. 그러던 중 살인미수로 들어와 있던 흉악범 고막봉이 그의 인격과 교리를 흠모하여 친교를 맺게 된다. 교주가 내란음모 획책 죄로 처형되자 고막봉은 그의 교리를 이어받아 “밑바닥이 하늘이다”라는 새로운 진리를 깨닫게 되고 마침내는 교주의 뜻을 세상에 널리 펴기 위하여 동료 죄수들과 합세하여 탈옥한다. 세상에 나온 그는 뒤쫓는 관헌의 눈을 피하여 농촌, 공장, 창녀촌 등을 순례하며 교리를 몸으로 체득한 후, 해동백미교도들이 모여 교주의 억울한 누명을 풀어달라고 농성을 하고 있는 ‘열매섬’으로 향한다. 그러나 풍운교주 아래에 있던 두 사이비 접주 유달수와 배달호가 이미 교세를 장악하고 있는 데다가 농성을 진압하기 위하여 ‘황성’에서 파견된 특사가 해산하는 자에게는 구호물자를 나누어 줄 것을 약속한다. 그대로 해산하여 구호물자를 받아먹자는 파와 싸워서 밥을 얻자는 파로 갈리게 되어 유달수, 배달호를 중심으로 한 보수파는 그대로 해산하게 되고 고막봉을 중심으로 한 급진파는 쌀의 집산지인 ‘한밭’으로 쳐들어간다. 한밭을 점령했으나 밥은 여전히 부족하고 이탈하였던 유달수, 배달호 휘하의 교도들이 잘못을 깨닫고 다시 합류하자 이들은 다시 밥을 찾아 ‘황성’으로 진격한다. ‘대강의 줄거리’, <녹두꽃> 팸플릿, 서울대학교 총연극회, 1980
출연/스태프
출연 교주/진철승 감방장/정철화 죄수1/김만태 죄수2/김원묵 간수장/이상득 간수1/박용실 간수2/김창우 배달호/이대훈 유달수/김영욱 고막봉/최보근 신도들/손태도·류근관·이은숙·김희형·류인명·성미경·전경숙·양현아·강신자·이재익·정해성·유병덕·조항용 스태프 원작/김지하 작/공동창작 연출/임진택 기획/이창훈·정요섭 의상/강재순·박인배·박우섭 사물/김현숙
예술단체
서울대학교 총연극회 서울대학교 총연극회는 1947년 체홉의 <악로>(김기영 연출)를 공연하며 창단되었다. 허규, 오사량, 김지하, 정일성, 문호근, 오종우, 박인배, 김명곤 등 한국연극사의 중요한 인물들을 배출했다. 1970년대 초반 활동이 뜸하다가 1975년 유인렬이 주도하여 서울대 내 16개 단과대학 연극회의 협의체로 재구성되었다. 1960년대와 70년대 마당극을 비롯한 저항적 연극운동을 주도하던 서울대 문리대 연극반이 정치적 시위와 관련된 회원 대부분의 연행으로 그 활동이 와해된 직후의 일이다. 서울대학교 총연극회는 ‘마당극’이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한 <허생전>을 탄생시켰으며 이후 <진동아굿>, <녹두꽃> 등 마당극사에서 중요한 작품들을 공연했다.
비평
<녹두꽃>은 김지하의 공판정 최후진술 속에 나오는 장편서사시 <장일담>의 구상을 토대로 하여 동학농민운동의 전개과정을 담아내고 있는 역사극이며 포교극이자 정치극이다. ‘사람이 하늘이다’라는 동학의 한 교리를 재해석하여 새로이 창출한 ‘밥이 하늘이다’라는 교리는 이 마당굿의 상상력의 원천이자 오늘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상황을 한꺼번에 요약해 주는 이 시대의 정치적 주문이기도 하다. 이 마당굿은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차라리 영성적인 이 교리를 오늘의 모든 계층에게 두루 통할 수 있는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것으로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합된 민중이 대동규합의 행동화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그것은 한마디로 반봉건·반외세의 민주·민중운동으로서의 동학이 오늘날 어떻게 역사적 지속성을 지니는가 하는 물음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내용성도 문제적이지만 이 마당굿에서는 개인적 주인공과 집단적 주인공, 역사극 내지 서사극의 마당굿으로서의 전환, 우화적 표현과 정공법적 표현 등을 비롯하여 민중적 표현의 틀로서의 전형성이 어디서 어떻게 생성되는가 하는 마당굿 일반의 표현문제를 두루 제기하고 있다. 이 마당굿이 얻어낸 표현의 성과로서 특히 극중극으로서 우화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생생한 현실감을 준 감옥마당의 재판놀이라든지 병신춤, 기마행진으로 역사의 수레바퀴를 밀고 가는 마지막 집단군무 등은 시대적 전형의 한 창조였다. (……) <한국의 민중극>, 채희완·임진택 편, 창작과비평사, 1985
관련도서
‘마당극의 이론과 실천 1’, 임진택, <예술과 비평>, 서울신문사, 1984 <한국의 민중극>, 채희완·임진택 편, 창작과비평사, 1985
연계정보
-진동아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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