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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나잇 마더(‘night, Mother)

작가소개
마샤 노만(Marsha Norman, 1947~ ) 엄격한 감리교 신자 집안에서 태어나 켄터키에서 외롭게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부모님은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놀거나 심지어 텔레비전이나 영화보는 것조차 금할 정도로 독실한 감리교 신자였다. 마샤 노만은 어릴 때의 그 외로움이 자신을 작가의 길로 인도했다고 믿고 있다. 그런 와중에서도 피아노 연주나 독서, 공연 관람은 허용되어 루이스빌의 액터즈 씨어터(Actors Theatre)에서 테네시 윌리암스의 <유리동물원>이나 아동극 등을 볼 수 있었다. 조지아의 아그네스 스콧 칼리지(Agnes Scott College)에서 철학을 전공한 그녀는 졸업 후 <루이스빌 타임즈>에서 기자로 일하며 책이나 공연, 영화 리뷰나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게팅 아웃>(1977)은 마샤 노먼의 첫 작품으로 액터즈 씨어터의 상임연출 존 조리(Jon Jory)로부터 공연제안을 받는 성과를 올렸다. 캔터키 주립병원에서 신경증을 앓고 있던 젊은이들과의 만남과 생활경험이 작품창작에 큰 밑거름이 되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강도, 유괴, 살인 등으로 여덟 번이나 감옥에 들어갔다가 가석방된, 생생히 살아있는 여성인물 창조가 가능했던 것이다. <게팅 아웃>은 미국연극비평가협회(American Theatre Critics Association)에 의해 ‘가장 새로운 연극(the best new play)’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1977-1978 최우수 작품집(The Best Plays of 1977-1978)>으로 요약 출판되었다. 이 연극의 성공으로 마샤 노만은 뉴욕으로 거주지를 옮긴다. 그녀의 말을 빌리면 “살아있는 작가들의 세계가 필요했으며…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들, 감각이 살아있는 사람들을 찾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액터즈 씨어터를 위해 몇 편의 단막극을 썼으며, <굿나잇 마더('night, Mother)>(1983)를 발표하기 전 <서커스 발렌타인(Circus Valentine)>(1979)이라는 장막극을 썼다. <굿나잇 마더('night, Mother)>는 퓰리처상뿐만 아니라 4번이나 토니상 후보로 노미네이트 되었던 작품이다. 4년 후 첫 소설집 <운명을 점치는 사람(The Fortune Teller)>과 이어 희곡집< Four Plays >과 브로드웨이 뮤지컬 <비밀의 정원(he Secret Garden)>(1991)을 출판했다.
내용
시계 수집가인 듯한 델마 케이츠는 제씨의 노모(老母)이며, 이들 두 여인은 미국 남부의 어느 초라한 시골집에서 함께 살고 있다. 극이 시작되면서 이들은 가족관계라는 복잡미묘한 화학작용을 재정리하기 위한 촉매적 경험이라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되는데, 그러한 과정 속에서 두 여인의 성격과 운명이 차츰 드러나게 된다. 이러한 위기감은 제씨에 의해 발기(發起)된다. 다락에 있는 구두상자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의 녹슨 권총을 찾아낸 제씨는 엄마에게 오늘 밤 그 총으로 자살하겠노라고 조용히 말한다. 예기치 못한 딸의 말을 델마는 믿으려 하지 않지만, 제씨의 결심은 확고부동하다. 제씨는 앞으로 혼자 살아나가야 하는 엄마를 위해 그녀가 정신적으로나 가정적으로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자살계획을 미리 알려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엄마에게 쇼핑방법 등을 알려주고 손수 부엌 세간들을 점검해나가는 과정에서 제씨 역시 자신이 극단적인 결심을 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를 정당화시키려 하며 또한 설명하려 한다. 어둡고 조용한 죽음에 대한 그녀의 갈망은 현실적인 여러 가지 불행–예를 들면, 남편은 그녀를 버리고 떠났고, 하나뿐인 아들은 좀도둑이다–에 의해서 싹터온 것이지만, 가장 치명적인 것은 걷잡을 수 없는 절망감에 기인한다. 결심을 굳힌 제씨는 남은 마지막 시간을 엄마와 진실을 나누고 조용히 과거를 회상하며 보내고 싶어한다. 그녀는 자기가 간질병 환자라는 사실을 이제껏 숨겨온 엄마의 잘못에 대해 특히 비난에 가득 차 있는데, 그러한 냉소와 불만 저변에는 공생적 사랑이 묘한 형태로 녹아 들어있다. 그러나 제씨에겐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그녀는 자기자신을 하나의 인간실패작으로서 인식한다. 그녀는 어린 시절의 약속이 실현되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려 왔지만 그것은 결코 찾아오지 않았다. 델마는 딸의 심정을 진솔하게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단순히 막으려고만 하며, 그녀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딸을 설득시키려고 한다. 델마는 생존에의 강렬한 욕망을 대표하는 여인으로서 약삭빠르고 다정다감한 시골 여인이다. 그녀는 끊임없이 재잘거리며 갖가지 농담과 일화로 제씨의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려고 애를 쓰는 한편, 벌컥 화를 내보기도 하고, 심지어는 신체적으로 딸을 으르기도 하며 몸부림친다. 그러나 심지어 ‘옛날 하던 식으로’ 코코아를 만들어주기까지 하는 그녀의 필사적인 노력은 하나도 그 실효를 거두지 못한다. 결국 델마는 절망적인 체념상태에 빠져 자신의 사후처리(死後處理)에 대한 제씨의 설명을 힘없이 받아들이고 만다. 그리고 다음 순간 제씨를 막으려는 델마의 필사적인 마지막 몸싸움 끝에 엄마에게서 빠져나간 제씨는 엄마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는 운명을 마무리 짓는다. 무대 위에 홀로 버려진 델마는 왼손에 코코아팬을 꽉 움켜쥔 채, 아들 내외에게 사실을 알리고 삶의 파멸에 맞서기 위해 수화기를 집어든다. 참고: <잘자요 엄마>, 신은수, 도서출판 예니, 1998
국내공연연보
1990년 2월 6일~3월 10일 극단 사조 / 동숭소극장 / 김효경 연출 1998년 5월 19일~6월 18일 극단 산울림 / 산울림소극장 / 임영웅 연출 / 공연제목: 엄마, 안녕… 1998년 7월 31일~8월 2일 극단 산울림 / 산울림소극장 / 임영웅 연출 / 공연제목: 엄마, 안녕…
예술가
임영웅(林英雄, 1936~ ) 서울 휘문중·고등학교를 거쳐 서라벌예술대학 연극영화과로 진학하여 김규대 밑에서 연극연출 수업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연극활동을 시작한다. 김규대는 한국연극의 리얼리즘 연출의 맥을 잇는 인물이었다. 그는 당시 이해랑을 중심으로 형성된 신협에서 배출된 새로운 세대의 연출가 그룹에 속하는 인물이었던 것이다. 김규대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은 임영웅은 <꽃잎을 먹고 사는 기관차>(1956), <세일즈맨의 죽음>(1957)에 김규대의 조연출로 발탁되어 실제 무대경험을 쌓는다. 그 후 동인극장에서 막스 프리쉬 작 <전쟁이 끝났을 때>를 연출하며 정식 연출가로 데뷔했다. 이후 세계일보, 조선일보, 대한일보 기자를 거쳐 동아방송 드라마 PD로 입사, 예그린 악단 창설에까지 관여하게 된다. 이때 우리나라 최초의 뮤지컬 공연으로 평가받고 있는 <살짜기 옵서예>를 연출하는 기회를 잡는다. 그 뒤 <꽃님이 꽃님이>, <대춘향전> 등을 연출하면서 뮤지컬의 연출가능성을 확인한다. 국립극단의 <환절기>(오태석 작) 공연을 연출하면서 연출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이후 <환상살인>, <인종자의 손> 등과 같은 창작극 연출에 잠시 전념한다. 그러다 헤롤드 핀터의 <덤 웨이터>를 만나고 이어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연출하기에 이른다. 임영웅은 1970년 극단 산울림을 창단한 이래 줄곧 대표를 맡아오다, 극단 창단 15주년이 되던 1985년 드디어 소극장 산울림을 개관한다. 이 소극장에는 <고도를 기다리며>와 함께 <위기의 여자>, <숲속의 방>, <그대 아직 꿈꾸고 있는가>,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딸에게 보내는 편지>, <엄마, 안녕>, <담배 피우는 여자>, <그 여자> 등 수많은 여성연극이 공연되었다. 그러나 그는 막상 이러한 세간의 평가에 동조하지 않는다. 만일 여성연극이라는 것이 있다면 남성연극 또한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기까지 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임영웅이 지닌 연출관에서 기인한다. 그는 인간의 삶과 밀착된 예술을 강조한다. 따라서 여자의 이야기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며, 인간이 이야기 안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셈이다. 즉 그는 연극이 인간을 그리는 작업이며, 좋은 연극이란 인생을 제대로 그릴 줄 아는 연출자에 의해 탄생한다고 믿는 ‘정직한 연출가’인 것이다. 연극 <굿나잇 마더>는 미국의 여류 극작가 마샤 노먼의 대표작으로 1983년 퓰리처상에 빛나는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1983년 공연 당시 앤피토니앤이 엄마 역을, 우리에겐 영화 <미저리>로 친근한 케시 베이츠가 딸 역을 맡았던 화제작이기도 하다. 이 극은 중견 여배우 윤여정이 번역을 하였고, 언어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한국 최고의 방송극작가 김수현이 가세하여 한국적으로 각색하였다. 섬세하게 여성심리를 포착해온 한국의 대표적 연출가 임영웅이 연출을 맡아 끈질긴 혈육의 정으로 맺어져 가장 사랑하면서도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부딪치고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엄마와 딸의 관계를 그려내고 있다. 인생에 마지막 남은 한두 시간, 딸의 손을 삶 쪽으로 끌어당기려는 엄마와 이미 자살로 마음을 결정한 딸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누는 진실한 대화 속에서 두 사람 가슴 속의 숨은 상처들이 하나 둘 드러나고 세상에서 가장 힘겹고도 슬픈 이별이 시작된다.
리뷰
두 여배우의 한 시간 반 동안의 연기에 생명이 달린 연극-극단 사조가 올해의 첫 레퍼토리로 내놓은 마샤 노먼 원작의 <굿나잍 마더(Night, mother)>는 단적으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늙어가는 어머니와 이혼한 후 다시 친정으로 돌아온 딸이 함께 사는 어느 미국가정에서 어느날 밤 10시가 되기 전 얼마 동안 모녀 사이에 오고 간 평범하지 않은 대화가 무대 위에 펼쳐지는 전부이니 두 여배우에게 극의 생명이 달려 있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각각 엄마와 딸로 분한 박정자와 연운경은 바로 엄마와 딸로 관객에게 일루전을 주는 데 성공했다. 우리의 삶은 위선에 차 있다. 아니 삶 자체가 위선일 수밖에 없다. 이 삶의 위선이 벗겨졌을 때 직시되어야 할 진실-이것을 인간은, 특히 현대인은 구태여 인식하려 하지 않거나 두려워한다. 삶의 위선을 다루었던 대가는 입센이 아니었던가. 그로부터 현대극이 시작된다고 구획지우기에 별 무리를 느끼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진실을 직시하는 용기를 가진 딸 제씨와 그런 것에는 전혀 아랑곳하지 못한 채 그저 일상을 살아가는 엄마의 두 인간 유형을 보여주는 <굿나잍 마더>는 이런 의미에서 지극히 현대적인 작품이다. (……) 불행해 보이는 외모에 금방이라도 발작을 일으킬 듯 광기어린 눈을 한 연운경은 계산된 냉정함으로 자신에게서 한 발자국 물러나 자신을 객관화하고 있는 제씨 역을 잘 해냈다. 엄마 역의 박정자는 가끔씩 폭발하는 말언어의 절제된 격정뿐 아니라 몸과 얼굴 언어로도 공통의 모성을 잘 창출해냈다. 특히 그녀의 손언어는 당혹함과 슬픔, 초조, 불안을 형상화하는 데 큰 몫을 했다. 사실 박정자는 큰 배우여서 가끔씩 오버액션으로 다른 배우들과 앙상블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튀어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는데 <굿나잍 마더>에서의 그녀의 모든 것은 전혀 다른 느낌과 역할의 연운경과 좋은 콘트라스트로 부조화의 조화가 이루어졌다. 이 두 여배우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많이 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세심하고 세련된 감각의 연출(김효경) 덕이 컸으리라. 또한 천하지 않고 침착한 색감에 구석구석 놓일 것이 제자리에 놓여 있는 거실의 안정된 정물도(무대미술 최연호) 그 안에서 움직이는 두 여인의 그림을 아름답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공연과 비평-극단 사조 <굿나잍 마더>’, 김미혜, <한국연극>, 1990년 3월
관련도서
<동시대 미국희곡 분석 1~2>: 실천적 관습적 읽기, 김윤철, 연극과인간, 2004
연계정보
-극단 산울림
-임영웅(林英雄)
-게팅 아웃(Getting out)
관련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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