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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 녘에 생긴 일(Abendstunde im Spätherbst)

작가소개
프리드리히 뒤렌마트(Friedrich Dürrenmatt, 1921~1990) 스위스 극작가. 베른 근교 코놀핑겐 출생. 베른과 취리히대학에서 신학과 독문학을 전공한 뒤, 스케치화가, 동판조각가, 연극비평가 등으로 활동하였다. 생동력 넘치는 활력과 효과력이 강한 무대적 상상력을 지니고, 독특하고 비인습적인 경향을 지닌 재능있는 극작가로 전통적 비극을 부정, 부조리연극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관객에게 충격을 주는 기발한 착상과 탐정적 소재를 즐겨 취급하고, 직접적인 상징을 통해 관중의 비평적 태도를 위한 소외효과를 노린다. 대표적 희곡으로는 <로물루스 대제(Romulus der Grosse)>(1948), <미시시피 씨의 결혼(Die Ehe des Herrn Mississippi)>(1952), <천사 바빌론에 오다>(1952), <노부인의 방문(Der Besuch der alten Dame)>(1956), <물리학자들(Die Physiker)>(1962), 라디오드라마집 <고장> 등이 있다. 평론집 <연극의 제문제(Theater probleme)>(1955)는 독일 현대극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저서이다.
내용
일류작가인 맥시밀리언 프레드릭 코르베스는 소설가이고 노벨상 수상자이다. 그의 성격은 거칠고 집요하며, 게다가 지독한 술꾼이다. 그가 소설을 구상하기 위해 그랜드 호텔에 투숙하고 있는데, 한 방문객이 찾아 온다. 그의 이름은 휘어고드 호퍼이다. 직업은 탐정이다. 그는 코르베스가 면회를 사절함에도 불구하고 통사정을 하여 만나게 된다. 호퍼는 코르베스의 범죄소설을 열심히 읽는 애독자였다. 그러나 소설을 읽던 중, 우연히 그 내용이 허구가 아닌 사실 소재임을 알게 된다. 각 소설을 통해 살해된 스물두 명의 명단은 실제 살해된 인물의 숫자이다. 호퍼는 이를 안 이후, 줄곧 코르베스를 미행해왔고 바로 이 작가가 살인범임을 밝히게 된다. 그는 그것을 묵인하는 대가로 돈을 요구한다. 그러나 코르베스는 자기가 범인임을 시인하지만 조금도 당황해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기계만능시대에 있는 현대인들은 세상에서 일어날 수 없는 경이한 소재의 글들을 원했고, 예술이란 이름 아래 어떤 악덕이나 모험도 눈 감아주기 때문이다. 이것은 재판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거대한 사회적 모순 아래 코르베스의 부도덕함까지 인정된다는 것이다. 결국 허점을 노리던 호퍼는 스물세 번째의 소설을 위한 희생물이 되어 코르베스에게 살해당한다.
국내공연연보
1972년 극단 실험극장 / 김현영 연출 1977년 4월 22일~24일 극단 중앙 / 충무로 중앙소극장 / 김현영 연출 1982년 6월 25일 아카데미소극장 / 차영호 연출 2003년 5월 14일~6월 1일 극단 실험극장 / 학전블루소극장 / 손규홍 연출
리뷰
이 극의 주인공 코르베스는 22개의 범죄소설로 노벨문학상을 탄 거장입니다. 그는 서두에서 이 극의 내용이 사실이라고 주장합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그와 영혼을 나누는 친구이고 윌리엄 포크너나 토마스 만도 그의 가장 가까운 친구 중의 하나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 모두가 허구입니다. 사실과 허구가 교묘하게 뒤섞여 있는 이 극에서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그것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어느 황혼 녘에 호퍼라는 사람이 코르베스를 찾아오며 극은 시작됩니다. 코르베스를 신처럼 추종하는 사립탐정인 그는 10여 년 동안 코르베스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그가 쓴 22개의 소설 내용이 모두 실제 일어난 사건임을 확인합니다. 또 범인은 바로 코르베스라는 것도 밝혀냅니다. 호퍼는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리지 않을 테니 돈을 달라고 합니다. 그러나 코르베스는 경찰 또는 독자들도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으며, 그들은 위대한 소설을 위해 묵시적으로 그것을 용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호퍼를 23번째 희생자로 선택, 살해하고 새로운 소설을 쓰기 시작하지요. 극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또 다시 극이 시작하는 순환구조로 막이 내립니다. 노벨상을 탄 소설가가 22건, 아니 23건의 연쇄살인을 저지른 살인마입니다. 그가 살인하는 이유는 작품을 쓰기 위해서 입니다. 그는 상상력과 창작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실제 범행을 저지르고 그것을 그대로 기록합니다. 사법기관이나 독자들은 그것을 알면서도 재미를 위해 이를 받아들이지요. 자극을 위해 모든 것을 용서하는 물질만능적인 우리 사회의 단면과 이를 이용해 명예와 돈을 얻으며 사회에 살인적인 해악을 끼치는 가짜 예술가들을 섬뜩하게 풍자하는 것 같습니다. 또 악마적 살인마가 노벨상수상작가라는 점에서, 이 상의 후보로 수 차례 올랐지만 끝내 상을 타지 못한 원작자 뒤렌마트의 노벨상에 대한 야유도 숨어있습니다. 호퍼도 야유의 대상에서 예외가 아닙니다. 진실을 추구했지만 그는 그것을 돈과 바꾸려 했지요. 호퍼는 얼핏 작품과 작가의 삶을 연관시키는 전기(傳記)비평가를 연상시킵니다. 작품의 사소한 내용까지 작가의 실제 경험과 무의식에 연관시켜 해석하는 전통비평방식이지요. 이 비평은 60년대를 고비로 작품자체를 연구하는 신비평으로 바뀝니다. 때문에 호퍼에게는 역사의 발전에 딴지를 걸어 먹고 사는 사이비 지식인의 냄새도 납니다. 전통의 명가 실험극장 대표 이한승 씨와 이영석 씨 두 배우는 이 같은 뒤렌마트 특유의 풍자를 냉혹한 연기와 감동적인 목소리로 살려냅니다. 그들은 과연 황혼 녘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진실이 죽었는지, 예술이 죽었는지, 또 지금 우리가 잃어버린 채 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관객들에게 묻고 있습니다. ‘김승현 기자의 무대돋보기’, 김승현, <문화일보>, 2003년 5월19일
관련도서
<과학시대를 위한 연극무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희곡 연구>, 최홍근, 고려대학교출판부 1992 <뒤렌마트 드라마선집>, 뒤렌마트 저, 장지연 역, 미크로, 1996 <뒤렌마트 희비극>, 황혜인, 자연사랑, 2004
연계정보
-실험극장
-노부인의 방문(Der Besuch der alten Dame )
관련사이트
실험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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