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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 이야기

개요
1953년 <문예>에 게재된 최일남의 첫 추천 단편. 작가는 극도의 가난을 동심의 눈으로 여과시켜 빈곤의 현실을 더욱 고통스런 감동으로 전달한다.
내용
매일 쑥을 캐어 밥삼아 끓여먹는 어린 인순이는 어머니가 낳을 아이가 쑥에 물들어 풀색이 될까봐 걱정한다. 어머니는 쑥빛깔로 보이는 아기를 낳았으나 아기 위로 쓰러지는 바람에 아기를 죽이게 된다. 쑥을 팔러 시장에 나간 인순이는 어머니에게 하얀 이밥을 먹이고 싶다는 단순한 욕심 때문에 쌀을 바구니에 넣다가 도둑으로 몰려 매를 맞는다. 이 때문에 앓아 누운 인순이는 꿈속에서 목이 잘린 쑥들의 습격에 시달린다.
저자
최일남(崔一男, 1932)1932년 12월 29일 전북 전주 출생. 전주사범학교를 거쳐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민국일보> 문화부장, <경향신문> 문화부장, <동아일보> 문화부장 및 논설위원을 지냈다. 1953년 <문예>지에 <쑥 이야기>가 추천되고 1956년 <현대문학>에 <파양>으로 추천완료되어 문단에 등단하였다. 이어 <혼사>, <파양>, <장장하일> 등을 발표했다. 창작집으로 <서울사람들>, <흔들리는 성>, <장씨의 수염>, <그때 말이 있었네> 등이 있다. 1975년 월탄문학상, 1981년 한국창작문학상, 1986년 제10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그의 소설이 문단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가 진행되던 1970년대 이후이다. 그는 고향의 희생을 딛고 출세한 시골 출신의 도시인들이 느끼는 부채의식을 해학적이고 풍자적으로 더러는 쓸쓸한 비애의 모습으로 표현하였다. 1980년대 들어서는 날카로운 역사적 감각과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이 전면에 드러나기 시작한다. <노래>와 <누님의 겨울>에서 <흐르는 북>, <그때 말이 있었네>에 이르기까지 타락한 정치와 위선적인 지식인, 물질만능 세태 등을 역설과 풍자, 유창한 문체로 형상화하고 있다.
리뷰
(······) 최일남의 소설들을 읽을 때 많은 독자들이 맨 먼저 주목하게 되는 것은 그의 문체가 드러내는 특이한 개성이다. 그의 문체는 무엇보다도 토착어의 풍부한 구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그런데 사실 알고 보면 우리나라의 작가들 가운데에는 토착어를 다양하게 구사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최일남보다 더욱 풍부한 어휘량을 과시하는 작가들도 있다. 그러나 최일남의 경우는, 토착어의 풍부한 구사라는 점 자체에 있어서는 다른 여러 작가들과 상통하지만, 구체적인 양상에서는 분명한 그만의 개성을 확보하고 있다. 그것은 그의 언어가 상식선을 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기발한 느낌이나 파격적인 느낌을 주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는 평균적인 한국인의 감수성에 적절히 부응하는 수준에서, 토착어를 포함한 그의 언어 전체가 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 이와 더불어 그의 문체가 독자들에게 던져주는 또 한 가지 두드러진 인상은, 그것이 건강한 해학성을 기조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풍자성이 아니라 해학성을 기조로 삼고 있다는 지적에는, 풍자에 흔히 동반되는 공격적 색조로부터 그것이 멀리 떨어져 있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최일남의 많은 소설들은 분명한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으면서도 날카로운 공격의 수준에까지는 나아가지 않는 특징을 보여주거니와, 풍자성이 아니라 해학성을 기조로 삼고 있는 그의 문체는, 그러한 내용상의 특징과 적절히 대응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또 한 가지 덧붙여 말해두고 싶은 것은, 최일남의 소설에 나타나 있는 해학성이라는 것 역시, 평범한 시정인의 상식을 충실히 존중하는 자리에 놓인다는 사실이다. (······) 그는 자기의 개인적인 체험을 소설화하는 데 능하지만, 결코 그것에 대해 특별한 집착을 보이지는 않는다. 바로 이런 점에서 그는 그와 비슷하게 언론활동의 배경을 가지고 창작에 임했던, 그리고 그와 비슷하게 다양한 이야깃거리의 목록을 소장하고 있었던 이병주 같은 작가와 뚜렷이 구별된다. 그러니까, 바꾸어 말하면, 그는 이병주보다 몸이 가볍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가벼운 몸을 가지고 그는 한국 현대사회의 광범한 공간을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자유롭게 날아다니면서 관찰한 것에다 자신의 생각을 가미한 다음 그것을 논리적인 언어로 정리하면 그 결과로 시사칼럼이 나오고, 그것에다 허구의 옷을 입하면 그 결과로 소설이 나온다. 이런 식으로 소설이 씌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의 소설은 근본적으로 그의 많은 시사칼럼들로부터 그다지 먼 거리에 있지 않다. 그의 소설이 이런 성격을 갖는 것이 아니었다면, 현직 언론인의 자리를 그대로 지키면서 다작의 소설가를 겸하는 일은 아마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그의 소설이 기본적으로 위와 같은 성격을 갖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상당히 쉽게 씌어진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실제로 그가 소설을 쉽게 쓰는 것인지는 독자로서 알 수 없는 노릇이고, 단지 그 소설들로부터 받게 되는 인상이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한 인상을 다른 말로 나타내자면, ‘거침없다’, ‘유창하다’, ‘날렵하다’, ‘경쾌하다’ 등등의 표현이 가능하리라. 그의 소설들이 이런 인상을 주는 만큼, 그것을 읽는 일도 대부분의 독자들에게는 비교적 쉬운 일에 속한다. 달리 말하면, 그의 소설을 읽는 일은 그다지 긴 시간을 요하지 않는다. 그러나 물론 이것은 그의 소설 자체가 가볍다거나 가치가 낮다는 사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읽기 힘든 소설이라야 무거운 소설이고 가치가 높은 소설이라는 법은 아무 데도 없는 것이 아닌가. (······) 이처럼 어떤 소재이든 거침없는 해학적 톤으로 처리하는 최일남의 소설수법은, 앞에서 그의 문체를 언급하는 가운데 강조하였던 ‘상식선에 충실한 태도’라는 것과 분명히 일맥상통하는 성격을 지닌다. 언뜻 보면 굉장히 처절하거나 거창한 것처럼 여겨지기 쉬운 사건들, 혹은 언뜻 보기에 난해하게만 여겨지는 사건들도, 일단 상식의 체로 걸러 낸 다음 한번 더 자세히 살펴보면 그러한 외관 아래에 정작 일상성, 평범성, 이해가능성의 범주 속으로 쉽게 귀속시킬 수 있는 면모를 간직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법이거니와, 최일남의 많은 소설들은 거침없는 해학적 톤이라는 장치를 유효적절하게 구사하는 가운데 바로 그러한 세상사의 진실을 포착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 ‘건전한 상식의 세계’, 이동하, <꿈길과 말길 외>, 동아출판사, 1995
작가의 말
(······) 상상력이란 것도 괜히 멋없이 누워서 멍청히 생각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내 경험에 의하면 부단한 훈련에 의해 상상력이 단련됩니다. 말하자면 남의 작품도 읽어보고 고전도 읽어보고 거기에 자신의 생각도 보태고 하여 상상력이 단계적으로 발전하는 것을 겪어요. 아무 노력 없이 막연히 공상만 되풀이해서는 그것은 공상에 불과할 것이고, 소설로 엮기 위한 구성의 모습을 갖는 상상력으로는 발전하지 않더라는 생각이 절실합니다. 그래서 어떤 작품의 모티브란 것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 생활에서 얻는 것도 있고, 이를테면 여행에서 겪었던 사소한 이야기가 번지고 번져서 하나의 작품으로 떠오를 수도 있고, 사회과학 책을 읽다가 역사의 의문점에 부딪혔을 때 이런 것 한번 좀 살을 붙이고 사람도 등장시키면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결과적으로 일상적인 소재에서 작품 구성의 단서를 찾는 것은 일률적으로 뭐라고 말할 수 없이 다양하다고 하겠지요. (······) 처음에 제가 소설공부를 할 때는 우리 선배 작가들 중에서 특히 채만식 선생의 소설을 참 좋아했습니다. 채만식 선생은 아시다시피 해학 쪽으로 치중했는데, <탁류>의 첫머리 같은 것은 교과서에도 나오고 했습니다. 그 밖에도 몇몇 선배들의 문장을 재미있다 생각되면 노트에 막 베끼고 외다시피 했습니다. (······) 소설은 소재·구성·테마 등의 기본적 요소가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문장, 곧 문체가 독자를 사로잡고 좌우하고 그 작가를 특정짓는 귀중한 요소라고 생각하고 지금도 문체에 대해서는 부단한 노력을 합니다. (······) ‘나의 문학, 나의 소설작법’, 최일남, <홀로 생각하며 함께 걸으며>, 제삼기획, 1986
관련도서
<우리 소설과의 대화: 김윤식평론집>, 김윤식, 문학동네, 2001 <한국문학 속의 도시와 이데올로기>, 이동하, 태학사, 1999 <꿈길과 말길 외>, 최일남, 동아출판사, 1995 <홀로 생각하며 함께 걸으며>, 최일남, 제삼기획, 1986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학교출판부, 2004 <한국현대문학작은사전>, 가람기획, 2000 <국어국문학자료사전>, 한국사전연구사,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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