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 문화지식 예술지식백과

예술지식백과

문화 관련 예술지식백과를 공유합니다

비닐하우스

출연/스태프
출연 (1994년 6월 15일~7월 5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오태석연극제 공연) 신입자/김세동 잡역부/정진각 명군/정은표 재소자/정원중,김병옥,한명구,서준영,손병호,이상희,이용구,김병춘,성지루,박희순,이명호,전은영,유수미 요원/이종국 잡역부/남미정 보조원/김경민 면회자/강선숙,채지혜 검색자/송준석,이기도,서문경 수리공/김희원 간호원/이현아 스태프 (1994년 6월 15일~7월 5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오태석연극제 공연) 조연출/이은희 무대감독/김미희,김경익 무대장치/이학순 음악/최우정 의상/이유숙 인형제작/정동숙 안무/문희정,최정훈 무대/권규완 무대기계/이용석 조명/박남석,조종구 음향/박재경
내용
무대는 국가의 비상사태에 대비하여 국민들의 피를 집단 채혈하는 <비닐하우스> 내부이다. 이른바 국민적 합의에 의해 설립된 곳으로 통지서를 받은 사람들이 며칠씩 머무르면서 헌혈을 하게 된다. 중앙의 철제침대 양쪽으로 발걸이가 달린 등받이 의자 8개가 나란히 놓여있고 재소자들은 모두 분홍빛 잠옷에 자주색 가운을 입고 있어 매우 질서정연하게 보인다. 그 뒤편은 대형기계들이 놓인 밀실로 재소자들을 항상 감시하고 통제한다. 재소자들은 강아지처럼 목에 카드를 걸고 이름이 아닌 번호로 불린다. 그들은 정해진 규칙에 따라 잠자고 체조하고 식사하고 일제히 담배를 피우거나 상자갑을 조립하는 단순노동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한다. 용변을 본 후 앞으로부터 손을 찔러 뒤처리를 하는 행위, 식사 때 수저를 쓰지않는 행위조차 규칙으로 익숙해지면 관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요원들은 재소자들에게 헌혈의 숭고함을 주기적으로 암송, 세뇌시킨다. 혹 매혈을 당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는 사람도 있지만 곧 검색자로부터 끊임없이 양말을 신고 벗는 따위의 지겨운 체벌을 당함으로써 차라리 의심하기를 포기해 버린다. 여기에 수은중독의 한 소년이 천장의 배기구로부터 굴러 떨어지면서 일대 소동이 벌어진다. 안색이 납빛으로 변한 소년은 변기에 얼굴을 처박고 고통스러운 토악질을 해대지만 재소자들은 악취에 질겁할 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얼마 후 검색자가 소년의 사망소식을 알리고 현장검증의 예행연습이 실시된다. 신입재소자가 소년의 역할을 대변하고 다른 재소자들은 양동이에 얼굴을 들이밀고 욕지기를 하나 장내에는 곧 공허하고 요란한 웃음소리만이 진동하게 된다. 이때 신입재소자가 온몸에 붕대를 칭칭 감은 채 변기에 담겨진 피를 온몸에 쏟아 붓고 소년의 고통을 웅변한다. 그러자 재소자들이 그를 시트로 상여처럼 싸매들고 서서히 움직인다. 마지막 장면에서 신입재소자가 밀실로 돌아감으로써 이 소동이 조직에 의해 조작된 프로그램이었음이 밝혀진다.
오태석 (1940~ )
1940년 충남 서천 출생. 연세대 철학과 졸업. 196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웨딩드레스>당선. 동랑레퍼터리의 <루브>의 연출로 연극계에 데뷔, 1984년에 목화 레퍼터리컴퍼니를 창단하여 <아프리카>를 첫 작품으로 올렸다. 1990년에는 <심청이는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와 1991년 <백구야 껑충 나지마라>를 연출하여 호평을 받았으며, 1987년 <부자유친>으로 서울연극제 대상, 1993년 <백마강 달밤에>으로 서울연극제 예술상, 비평가 그룹상, 중앙문화대상, 백상예술대상(희곡상), 대산문학상(희곡상)을 수상하였다. 대표작품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오뚜기> <초분> <태> <춘풍의 처> <자전거> <부자유친> <백마강 달밤에> <천년의 수인> <비닐하우스> <심청이는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
수상현황
1994년 서울연극제 연출상 (이윤택) 1995년 백상예술대상 신인연기상 (정은표), 기술상 (무대미술 이학순) 1995년 동아연극상 연기상 수상 (김세동)
재공연
1994년 6월 15일~7월 5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오태석연극제 1994년 9월 9일~14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
평론
(……) 1989년 극단 목화에 의해 동숭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독특한 성격의 정치극이라 할 수 있다. “연민을 유발하는 조작극을 통해 매혈을 은폐하고 헌혈을 부추기려는 체제의 반윤리성과 체제의 이데올로기에 길들여진 채 비닐하우스처럼 쾌적한 삶의 조건속에서 체제의 질서에 맹목적으로 순응하며 타인의 고통과 소외에는 철저히 무관심한 현대인의 비정함을 우화적으로 캐리커쳐하고 있다.” (연극평론가 김미도) 그리하여 “가상의 우상화를 통한 첨예한 현실과의 알레고리, 고도의 상징이 빚어내는 모호함속에서 아스라이 빛나는 작가의 목소리, 보이지 않는 조직의 힘과 획일적으로 지배당하는 세계를 분명하게 시각화한 연출이 절묘한 조화를 보여준” 문제작이 바로 <비닐하우스>인 것이다. 자신이 무대미술가이기도 한 오태석은 일반의 상상을 뛰어넘는 무대설정과 소품 활용 등 또 다른 충격과 놀라움을 관객에게 던져주기에 언제나 그의 공연은 실험과 도전으로 뭉쳐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적극적인 관객에게 쏠쏠한 즐거움이기도 하다. “나는 <비닐하우스>에서 우리가 어디까지 끌려와 있는지 또 우리가 어디까지 밀려와 있는지 한번 생각해봐야 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을 펼쳐보려고 했다. 어떤 좋은 사람, 위대한 사람이 있어서 우리를 좋은 쪽으로 끌고 가려 했을 때 그는 과연 어떤 처방을 내릴 수 있겠는가? 우리는 이미 너무나 고단위의 흉악한 약까지 다 써본 상태에 이르러 있다. 우리가 바라는 대로 가다 보니까 생긴 결과다. 이젠 더 고단위의 약이 아니라 단위를 조금씩 줄여가야 할 때다.” (어느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오태석) - 참고: 1994년 오태석연극제 프로그램 오태석 작, 이윤택 연출 <비닐하우스>에서 비닐하우스는 권력의 정치한 그물망을 상징한다. (……) 이 음울한 이야기는 1989년 동숭아트센터 개관기념 축제 때 작가 자신의 연출로 초연됐다. 10대 노동자 문송면 군이 수은중독으로 세상을 뜬 사건이 파란을 일으키던 즈음이었는데, 작가는 무대 위의 비닐하우스에 소년 ‘명군’을 투입했다. 명군이 야구글러브 공장인 줄 알고 간 또 다른 비닐하우스는 온도계를 만드는 곳이었고, 거기서 소년은 많은 다른 노동자들처럼 수은중독에 걸렸다. 여기서 명군을 실제인물에서 따온 것이냐, 수은중독이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반드시 중요한 것은 아니다. 권력이 이를 은폐하려 하고, 죽어가는 아이를 구해볼 양으로 업고 뛰쳐나간 신입자를 핍박하고, 야구글러브 공장의 선전에 현혹된 지원자가 계속 나오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점을 통해 <비닐하우스>는 권력의 위선과 거짓, 통제방식을 비판하고 있다. 과일중개상을 하다 온 그 신입자는 작가와 연출가가 세계를 읽는 방식에서 보이는 차이가 드러나는 지점이다. 작가는 비닐하우스가 건강한 시민의식을 갖춘 신입자의 저항과 실천으로 구해내기에는 너무 부패했고, 완강하다고 절망했다. 그러나 연출가는 이 시민에게 완강한 비닐하우스를 붕괴시키는 사명을 부여한다. 그리고, 무너진 하우스의 지붕을 딛고 소년과 함께, “과일을 팔러” 자유 속으로 돌아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여준다. - 한겨레, 1994년 6월 30일, 안정숙 (……) 극은 아직도 정의감과 인간미를 간직하고 있는 청과시장 중매인(김세동)이 비닐하우스에 침입하여 조직의 비리와 싸워 마침내 승리한 뒤 수용소를 탈출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루는데, 인물들의 실제 또는 허구의 구토가 극의 중심적 상징을 이루고 있음이 말해주듯 이 후기 산업사회에 대한 작가의 초상이 고통스럽다. 특히 거세된 재소자들이 예수를 배반한 유대인들처럼 의인 김세동을 십자가에 매다는 장면은 가히 충격적이다. 오태석의 그로테스커리와 이윤택의 역동적인 미학이 잘 맞아떨어진 무대였다. 이윤택은 자유소극장의 구조와 매커니즘을 장악하여 지하실, 지상층, 천정 등을 오가며 격하게 진행되는 극을 시각적으로 정서적으로 힘있게 지휘한다. 또 극의 필요와 요청에 따라 양식적인 연기와 사실적인 연기를 적절히 배분한 솜씨도 훌륭하다. 모든 연기자들이 오태석 연극의 문법에 익숙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인간적인 농투산이 역을 맡은 김세동, 수은중독자 명군 역의 정은표, 재소자 역의 손병호 등이 돋보인다. (……) - <우리는 지금 추학의 시대로 가는가?>, 김윤철, 연극과인간, 2000 (……) 작가가 작품세계의 사회적·문화적 배경을 구체적으로 묘사함으로써 관념적 장면들에 대한 의미 창출의 발판을 마련해주고 있다면, 연출은 배경적 요소를 과감히 삭제해 각 장면들의 사실주의적 상황성과 놀이성을 강조, ‘장면 만들기’에 전력한다. 연출가는 실제로 이 장면 만들기에서 상당한 기지를 발휘했다. 장면 진행에서 보여주는 정확한 템포감, 희비극적 감정이 능란한 교차적 운용, 장면의 내용들과 역설적인 대비를 이루는 클래식 배경음악을 사용한 냉소. 이러한 연출의 덕으로 관객들이 난해한 주제에 지루해하지 않고 극을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시트콤을 연상시키는 놀이성의 강조는 오히려 이 작품에 비효율성을 초래할 위험을 내포했다. ‘조직사회의 폭력과 무력한 개인’이라는 심각한 주제가 희화화될 수 있는 것이다. (……) 비닐하우스가 붕괴되는 마지막 장면 역시 우연성이 강조된다. 청과상과 어린 아이가 살아남는 극적 의미가 해방과 희망으로 받아들이기에는 혼란스러운 것이었다. (……) - 문화일보, 1994년 9월 13일, 심정순 (……) 오태석은 1989년 초연 때 어느 인터뷰에서 “나는 <비닐하우스>에서 우리가 어디까지 끌려와 있는지 또 어디까지 밀려와 있는지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는 생각을 펼쳐 보려 했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해낸 것은, 계절의 순환에 상관없이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비닐하우스를 우리의 과거·현재·미래 삶의 구조로 상징화하는 것이었다. 이 극에서 비닐하우스는 헌혈이라는 국민적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이곳에 들어온 시민들을 수용하여 집단으로 의식 개혁을 실시하는 곳이다. 연출자 이윤택은 이것을 후기산업사회의 제도적 삶의 구조로 읽어낸다. 그는 매우 복잡한 구조인 이 작품을 실타래 풀 듯 정확하고 빠르게 풀어나간다. 뿐만 아니라 작품의 주제도 선명히 제시한다. 오태석의 그로테스크한 면면을 살려나가는 재능도 탁월하다. 그러나 각 배우의 특징을 잡아내어 그의 역을 개성화하는 데는 초연 때의 오태석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 (……) <비닐하우스>는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현대 사회에서 오늘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고 긴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주는 강력한 경고 신호였다. - ‘인간 상실을 지배하는 비닐하우스’, 한상철, <시사저널>, 1994년 7월 14일
관련도서
<태 외>, 오태석, 범우사, 2000 <백마강 달밤에>, 오태석, 평민사, 1999 <오태석의 연극세계>, 명인서 외, 현대미학사, 1995 <오태석 연극의 미학적 지평>, 김남석, 연극과인간, 2003
연계정보
-목화 레퍼터리컴퍼니
관련사이트
목화 레퍼터리컴퍼니
관련멀티미디어(전체6건)
이미지 6건
  • 관련멀티미디어
  • 관련멀티미디어
  • 관련멀티미디어
  • 관련멀티미디어
  • 관련멀티미디어
  • 관련멀티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