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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명(모욕)

출연/스태프
* 출연 은옥/윤소정 순영/이정희 당국자/이승호 광식/송영창 현이/이화영 정우/최민식 목격자/배상돈, 송애경 합창/채용병, 박형준, 조영호, 양은정, 장희숙, 박현미, 소경란 * 스태프 미술/박동우 조명/이상봉 음악/안치환 효과/한철
내용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들떠있는 은옥에게 어느날 순영이 찾아와 아들 정우의 생사를 모르는 어미의 심정을 토로한다. 은옥의 딸인 현이와 순영의 아들인 정우는 한때 연인사이였으나 노동운동을 하던 이들이 어느날 현이가 투옥되어 성고문을 참지 못하고 주모자인 정우를 실토하게 되자 정우는 엉뚱하게도 간첩죄로 체포되어 실종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순영은 아들 정우의 생사를 확인하려고 백방으로 수소문을 했지만 유언비어만 난무할 뿐 모든 사실이 은폐된 채 무마되어 버리고 결국 순영은 경찰서에서 미친 노인으로 취급받고 쫓겨난다. 얼마후 현이는 광식의 도움으로 출감하게 되고 추행을 당한 딸의 결점을 무마하기 위해 은옥은 강제적으로 가난한 고학생 광식과 결혼시키려 한다. 그러나 광식의 진정한 마음을 모르는 현이는 광식에게 온갖 모욕을 주며 비난한다. 광식은 대학시절부터 운동권 학생들을 밀고하여 장학금을 받았고 졸업 후 구사대란 비난을 받으며 좋은 조건으로 현이의 아버지가 사장으로 있는 기업체에 입사하게된 젊은이였기 때문이다. 현이는 이러한 광식을 미워하고 결혼에 대해 증오하고 있으나 광식은 현이가 경찰서에 있을 때부터 출감한 날까지 온갖 노력을 다하였던 것이다. 결국 정우의 실종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현이와 시대의 모순 속에서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는 광식, 이 젊은이들의 고뇌하는 모습을 보며 은옥은 괴로워하고, 그리고 순영은 아들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혀 슬픈 나날을 보내면서도 정우가 더 좋은 세상을 불러오려고 이 세상을 떠났을 거라며 슬픔을 억누르지 못한다.
예술가
정복근 197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여우>로 등단한 후 현재까지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1989년 <실비명>으로 한국백상예술대상 희곡상, 1994년 <이런 노래>로 서울연극제 희곡상을 받았으며, 1997년 영희연극상을 수상하였다. 희곡 뿐만 아니라 창극 <박씨전>과 발레대본 <사군자>와 <나운규-꿈의 아리랑>을 집필하였다. 대표 작품 <태풍> <지킴이> <실비명> <이런노래> <덕혜옹주> <그 자매에겐 무슨 일이 일어났나> 윤호진 (1948~ ) 1948년 당진 출생의 연출가. 1980년에 동국대학원 연극영화과을 졸업한 후 1984년 미국 뉴욕대학교 대학원 공연학과에서 유학생활을 하였다. 1970년에 극단 실험극장에 입단하여 1976년 <그린 줄리아>를 연출하면서 소극장운동의 한 축을 담당하기 시작하였다. 1990년부터 1997년까지 극단 실험극장 대표, 1991년 한국연극연출가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1993년 뮤지컬 전문극단 <에이콤>을 창단하여 대형 창작 뮤지컬의 제작 및 연출하고 있다. 1978년과 1981년에 동아연극상 대상, 1978년과 1982년에 동아연극상 연출상 등을 수상하였다. 대표적인 뮤지컬 연출 작품으로는 <명성황후> <몽유도원도> 등이 있다. 대표작품 <아일랜드> <사람의 아들> <호모 세파라투스> <들소> <신의 아그네스> <매스터 해롤드> <실비명>
수상현황
- 1989년 제13회 서울연극제 대상, 연출상(윤호진), 연기상(이정희), 신인상(송영창), 미술상(박동우) 수상
기사
… 작품은 정우의 어머니 순영(이정희 분)과 현이의 어머니 은옥(윤소정 분)의 대화를 기축으로 해서 은옥과 현이, 현이와 광식, 광식과 정우, 정우와 현이 사이의 대화를 그에 얹어 갈등의 교직을 짜나간다. 무대를 둘로 가르고 있는 블라인드를 경계로 앞무대에서는 현실의 갈등이, 뒷무대에서는 회상과 상상의 고통이 펼쳐지는 것이다. “어둡고 더러운 길을 떠나 더 좋은 세상을 불러오려고” 아들이 세상을 떠났을 거라는 순영의 ‘확신’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전반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것은 세상의 바뀜에 대한 낙관이 아니라 어둡고 괴로운 자의식들의 부딪침이다. 인물설정의 도식성, 과장된 슬픔의 정서 등 이 작품의 약점은 개인주의적 세계관과 중산층의 언어에 투영된 ‘운동권’을 오히려 솔직히 드러내고 있다. 부족한 대사연습을 상쇄해 주는 것은 이건용·안치환씨 음악이 갖는 넉넉함이다. (한겨레신문 1989년 9월 28일, 고종석) … 8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46일동안 문예회관에서 8개극단이 경연한 올해 서울연극제에서 <실비명>은 작품상 외에 연출상(윤호진), 연기상(이정희), 특수부문상(박동우-미술), 신인연기상(송영창)을 수상하는 수확을 거두었다. … 정치현실의 문제지만 정치극형태로 표현하지 않고 부모의 시각으로 직접 느끼고 체험토록해 젊은 세대의 고뇌를 함께 이해하는 한편 오늘날의 정치,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고발했다. ‘실험극장’ 대표 김동훈씨는 “캐나다에 살고있는 이정희씨가 자원해서 출여하는 등 연출, 희곡, 연기, 미술, 음악 등 전 참가자가 자기 위치에서 열심히 해준 결과”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한국일보 1989년 10월 11일)
평론
… <실비명>에 나오는 순영도 타협을 하지 않는다. 아픔을 피하지 않고 겪었으며 그 아픔을 철저하게 누리며 자기 아들이 좀 더 좋은 세상을 불러오려고 이 세상을 따났을 거라면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이젠 뭔가를 얘기하자고 말한다. 아귀 같은 삶을 살아온 은옥 조차도 결국에 가선 우리와 우리의 세상이라는 관심 앞에 무릎을 꿇게 되고 이 세상에서 받은 모욕을 떨치려는 몸부림으로 눈물을 흘린다. 그러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실비명>은 좀 더 명확하고 직접적이라고나 할까, 그 내용면에 있어서 이해하기 어렵지 않고 관객들이 생각할 수 있는 여유도 준다. 이 작품 속에 나오는 등장인물 모두는 의식 속에서 괴로움을 당한다. 아귀 같은 삶을 살아온 은옥의 의식 속에 현이가 침투해 들어와 아픔을 주고 철저하게 현실적인 삶을 살아온 광식의 의식 속에 정우가 침투해 들어와 갈등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순영에게는 정우의 환영이 보여지면서 가슴 아픈 독백이 이어지고 현이의 의식 속에는 정우의 실종에 대한 자신의 책임감이 성고문의 추악한 기억과 맞물려 히스테리칼한 면으로 드러난다. 이 모든 것이 코러스적인 색채를 띄면서 관객에게 고백하듯 말하여 진다. 결국 이 모든 사람들의 괴로움은 각기 이 세상에서 받은 모욕에 대한 몸부림으로 집약되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우리는 무엇이고, 우리의 세상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관객들이 능동적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우리는 무엇이고, 우리의 세상은 무엇인가?’, 구히서) … 이번 연극제에서는 관객의 관심을 끌거나 시사성 있는 소재를 다루면서도 그 표현에 있어 연극 고유의 형식미나 상상력을 살리는 공연들이 눈에 띄었다. 소극장에서 공연된 작품들인 <칠산리> <실비명> <오구> 등이 그것이다. … 폭행당한 운동권 학생과 그 가족들의 심리적 고통을 그린 <실비명>은 여성적인 관점의 섬세함을 지니기는 했지만 극중 인물들을 그리는 작가의 정치의식의 수준이 고르지 못했다. 연출자는 블라인드의 이색적 사용을 통해 극중 인물의 내면의식, 과거회상 등을 보여주었으나 장면전환의 논리가 산만한 감이 있다. (월간조선 1989년 11월호, 김방옥)
관련도서
<한국 현대 명작 희곡선집> 김성희 엮음, 연극과인간,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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