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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의 공예

작품/자료명
인사동의 공예
장르구분
인사동 문화지구
인사동의 공예문화
조선 초기 이래로 미술 활동의 중심지로 형성되었던 인사동은 지금까지 장인정신을 이어오고 있는 서울의 유일무이한 공간이다. 지금의 인사동은 젊은 세대들의 유입으로 인해 과거와 다른 층의 유동인구를 갖게 되었다. 인사동 전체를 자극하고 있는 이런 변화는 공예 부문에도 고스란히 밀려와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요구하고 있다. 전통과 현대, 과거와 젊은 세대의 만남은 현재 인사동 공예문화에 던져진 가장 큰 숙제이자 변화의 지점이다. 인사동 거리에는 3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인들의 목공예뿐 아니라 돌, 철, 테라코타 등 다양한 재료를 통한 전통 공예의 현대적 시도들이 즐비하며, 나전칠기와 자개장 같은 공예품을 시민들이 직접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시연 프로그램이 진행되기도 한다. 인사동 금속 공예의 경우는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이봉주 씨가 직접 제작 판매하는 납청놋전을 비롯해 전통적 모티브를 유지, 재해석하는 노력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오리지널리티가 중요한 분야인 만큼 기예의 보전, 미감의 현대화가 가장 치열하게 시도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도자 공예 분야의 경우는 젊은 유동인구의 유입으로 인해 다소 위축된 분야이기는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생활제품의 확대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섬유 공예 분야의 경우는 대중적인 성공을 이끌고 있는 현재 인사동의 대표 분야라 볼 수 있다. 전통 규방 공예의 한 형태인 조각보를 이용한 다양한 생활용품들이 즐비하며, 이는 한국적인 느낌과 더불어 여성스럽고 아기자기한 맛으로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들의 선호도도 높다. 또한 대학에서 직접 운영하는 섬유예술과 교수와 학생들의 시도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인사동에서는 소비자와 판매자 관계뿐만 아니라 몸소 체험으로써 전통 공예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늘고 있다. 기존의 한지 공예, 규방 공예, 매듭 공예 등을 직접 배울 수 있는 공간뿐만 아니라, 천연 염색, 미술 체험 등 직접 제작을 통해 ‘나만의 것’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것 또한 변화의 한 예이다. 안국역 6번 출구를 나서 인사동 초입에 들어서면 좌측에 큰 간판 없는 소담한 가게가 한 곳 있다. 이곳이 바로 운현공방. 운현공방은 전문 작가들이 핸드 메이드한 장신구만을 소개하며 이곳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추구하고 있다. 운현공방의 장신구들은 은(silver)을 기본 소재로 하여 호박, 자수정, 터키석 등의 준보석을 조화시킨 귀고리, 목걸이, 반지, 브로치 제품이 주를 이룬다. 또한 노리개를 재현한 작품들도 눈에 띄는데, 실크를 천연 염색한 노리개의 술은 은은하며 고급스럽고 중후한 멋이 풍겨난다. 이곳 장신구 디자인의 특징은 ‘선’이다. 곧게 뻗은 직선이나 우아한 곡선의 한국적 모티브를 응용하여 간결하고 우아한 맛이 있다. ‘선’만을 이용한 디자인이었다면 다소 밋밋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운현공방의 제품들은 색이 잘 살아있는 굵직한 원석으로 활기를 더하고, 디테일을 잘 살려 대담한 멋이 살아있다. 때문에 멋을 아는 40대~50대 주부들이나 정장에 포인트를 주고자 하는 전문직 여성들이 주 고객이며, 인사동에 위치한 특성상 화가나 작가들도 많이 찾아온다. 이 곳에서 만드는 독창적인 디자인의 장신구들은 하나의 디자인당 10개 정도만 소량 제작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가치가 있다. 한 번 이곳의 제품을 구입한 손님은 대부분 지속적으로 찾아오는 단골이 된다고 한다. 인사동 큰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흰 간판 위 두 글자, 꽉 메우지 않고 여백을 두어 더 눈에 띄는 간판 하나를 볼 수 있다. 그곳이 바로 솝리이다. 솝리에서는 전통 보자기와 조각보를 응용한 섬유 공예품을 전문으로 판매하고 있다. 자칫 전통을 살리면 촌스러워질 수 있다는 편견을 갖게 되는데, 이곳의 제품들은 전통적인 규방공예의 아름다움에 현대적인 배색을 더하여 세련미를 갖췄다. 솝리의 조각보들은 많은 색을 사용하기보다는 약간의 보색 대비를 이용하면서 채도를 달리 하는 정도로 색의 어우러짐에 많은 신경을 썼다. 소재에 있어서도 조각보에 공단을 이용하지 않고, 염색 후 색이 훨씬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모시와 마 소재를 이용한 것도 제품의 질을 높이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한땀 한땀 정성스런 바느질의 조각보와 자수를 모티브로 하여 테이블 러너, 테이블 매트, 찻잔 받침 등의 테이블 웨어부터 발, 쿠션 등의 생활제품이 주를 이룬다. 또한 스카프, 주머니, 골무, 바늘꽂이, 보석함, 손거울 등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눈에 띈다. 핸드 메이드된 고가의 상품부터 휴대폰 액세서리와 같은 저렴한 상품까지 다양한 구성도 이곳의 장점이다. 조각보와 보자기의 경우 취향에 따라 주문 제작하거나 재료만 따로 구입하여 강습받는 것이 가능하다. 옛것의 정취를 느낄 수 있음과 동시에 이것을 이질적이지 않게 현재의 것들과 조화시키는 솝리의 제품들은 한국인은 물론 한국적인 것을 찾는 외국인들의 취향을 만족시키고 있다. 나선형 쌈지길을 돌다 보면 3층 즈음 쇼윈도 넘어 색이 고운 개량한복이 눈에 띄는 아모가가 위치하고 있다. 쇼윈도 가까이 있는 옷에 마음이 동하여 안쪽으로 가게 내부를 더 살피게 되면 형태만큼은 조금 낯설고 독특하지만 소재나 색상 측면에서 한국적 느낌이 묻어나는 옷이 눈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흰 명주로 만든 치마와 저고리를 기본으로 치마 허리 부분과 저고리의 소매 부분에 은은한 청색, 적색, 녹색, 황색으로 염색된 명주가 연꽃잎을 형상하듯이 덧대어져 있다. 이 옷은 지난 2005년 5월 11일 석가탄신일 기념으로 쌈지길에서 개최되었던 불교 전통 혼례식 ‘화혼식-성스러운 인연 연꽃 같은 삶’의 시연식 당시 패션쇼에서 신부의 예복으로 사용되었던 옷이라고 한다. 이 옷을 아모가의 컨셉트를 표현하는 옷으로 본다면 적절하다. 아모가의 옷은 불교적 색채를 띠고 있다. 하지만 종교적인 느낌이 전부는 아니다. 완전한 승려복을 재현한다기보다는 승려복에서 보이는 깃, 여밈, 여유로운 폭 등의 디테일을 차용하거나 흰색, 회색, 갈색 등 승려복에서 주로 보이는 색을 이용하여 디자인하는 식이다. 색은 아모가의 자랑이다. 아모가의 옷은 대부분 전통 염색 과정을 거쳐 만든 원단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옷에서 느껴지는 색의 표현이 탁월하다. 눈이 편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자연스럽다. 명도가 높은 노란색, 연두색을 표현한 옷이라도 그것이 자연 그대로의 색과 매우 닮았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밝고 산뜻한 색에서부터 채도와 명도가 낮아 고급스러운 색까지 다양한 색으로 표현되는 아모가의 개량한복은 20대 후반부터 60대~70대의 취향까지 만족시킬 수 있다. 라인이 슬림한 원피스 스타일의 치마나 소매통이 좁고 총장이 짧은 볼레로 스타일의 저고리는 개량한복이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눈에 띄는 큰 간판도, 화려하게 디스플레이된 쇼윈도도 없다. 쌈지길 맞은편 골목을 따라 쭉 올라가다 보면 골목 끝, 그것도 건물 2층에 위치한 인사동의 숨어있는 보물, 모죽을 찾을 수 있다. 조붓한 건물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밝은 미소로 맞이하는 주인을 만날 수 있다. 모죽은 7년 전, 고급 개량한복을 인사동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자 뜻을 두었을 때 그의 지인인 한 소설가가 지어주었다는 이름이다. 사전적 의미로 해석하자면 대나무의 모종이며, 이는 성장을 위한 시작의 의미를 갖는다. 또한 어미로서 모든 것을 생성해 내는 근원이라는 모(母)의 뜻과 아시아를 상징하는 죽(竹)의 뜻이 결합해 동양문화 사랑을 표현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모죽의 개량한복은 일상생활에서뿐만 아니라, 결혼식이나 약혼식 같은 특별한 날의 예복으로써 손님들에게 선택되어지길 바라는 고급 개량한복이다. 전통한복은 아름답기는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입기엔 활동하는 데 다소 불편함이 있는 반면, 개량한복은 그 편리성이 최대의 장점이다. 단아하고 우아한 한복의 선을 최대로 살려내고 저고리, 치마, 바지의 품을 적당히 두는 식으로 보완해 양장 패턴으로 제작하게 된다. 모죽의 옷은 마음으로는 우리 것의 자부심을 느끼면서 입었을 때 옷 자체가 몸에 뜨지 않고 잘 맞으며 맵시가 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과거보다 개량한복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손님들이 비싼 양장은 입어도 한복은 잘 선택하지 않는 편이라고 한다. 개량한복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 더 많이 입어주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인사동의 전통 문화를 고급화하는 데 일조하는 것도 이곳의 숙제라고 이야기한다. 2평 남짓의 작은 공간에 세 면이 다양한 크기의 오동나무 상자로 빼곡히 둘러싸인 이곳은 상점의 이름 그대로 오동나무로 만든 상자를 판매하는 곳이다. 도자기와 각종 공예품 등이 거래되는 인사동에서 오동나무 상자는 포장용, 보관용으로 반드시 필요하다. 때문에 유일하게 오동나무 상자 전문 판매점으로 자리잡게 된 이곳은 20년째 문명복 씨가 같은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오동나무는 단순히 보관뿐만 아니라 가치있는 것을 보존하기 위한 좋은 도구로 사용된다. 나무들 중 비중이 0.3 정도로 가장 가벼운 나무에 속하는 오동나무는 나무가 마르거나 오래되어도 잘 쪼개지지 않는다. 뒤틀리거나 휘지 않고 부피의 변화가 거의 없다. 무엇보다 보관을 위한 가장 큰 장점은 방습성이 있기 때문에 내해충성과 항균성이 좋다는 점이다. 또한 내연성을 갖고 있어 돈이나 귀중품을 보관하기 위한 금고, 한약장, 장롱, 운반 및 보관상자 등으로 활용된다. 음파의 흡수가 적고 진동이 잘 되기 때문에 국악기 재료로도 많이 쓰이는 오동나무는 아교 접착성이 매우 좋아 못질을 할 필요도 없다. 이러한 이점들 때문에 오동나무 상자는 주변 상인들에게뿐 아니라 박물관의 문화재, 각종 공예가들의 작품이나 관련 전공자들의 작품 보관 상자로 판매되고 있다. 올해로 33년째 인사동에서 서각을 하고 있는 정진웅 씨. 벽면을 빼곡하게 채운 작품 속에서 그는 여전히 나무에 글자를 새겨 넣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글씨를 새겨 넣을 목판을 잘라내는 첫 작업부터 칠 작업, 건조시키는 과정을 제외하고는 이곳의 서각 작품은 모두 정진웅 씨의 손을 거친 작품들이다. 33년 동안 조각칼을 쥐고 있는 정진웅 씨의 손가락 끝은 세월의 흐름을 고스란히 간직한 굳은 살들로 가득하다. 오래된 인쇄 목판의 탁본과 인출 과정에서 전문 영역으로 발전된 서각을 문화예술의 독립된 장르로 보는 시각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일은 고되지만 지난 세월 동안 각자(刻者)로서 지켜온 의리로라도 더 완벽한 작업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현재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2년째 작업 중인데, 가장 필요한 것은 집중력이다. 완벽한 재현만이 의미를 가지는 이 작업에서는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가로 60cm 세로 40cm의 목판 앞·뒷면 위에 깨알처럼 채워져 있는 작은 한자를 본다는 것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숨을 죽이게 한다. 정진웅 씨의 서각을 향한 열정과 세월에서 다져진 실력을 디지털 시대 인사동 한복판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은 소중한 일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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