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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근처

작품명
호수근처
저자
김영태(金榮泰)
구분
1970년대
저자
김영태(金榮泰, 1936~) 1936년 서울 출생. 1962년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1959년 <사상계>에 시 <시련의 사과나무>, <설경>, <꽃씨를 받아둔다>가 추천되어 등단했다. 1965년 시집 <유태인이 사는 마을의 겨울>을 발간한 이후 <평균율 1>(1972), <초개수첩>(1975), <객초>(1978), <여울목 비오리>(1981), <결혼식과 장례식>(1986), <느리고 무겁게 그리고 우울하게>(1989), <매혹>(1989), <남몰래 흐르는 눈물>(1995) 등의 시집과 <북호텔>(1979), <어름사니의 보행>(1984) 등의 시선집, 그리고 <변주와 상상력>(1984) 등의 시평집을 발간했다. 1972년 황동규·마종기와 함께 낸 3인 연작시집 <평균율>로 현대문학상을 수상하였고, 1982년에는 한국시인협회상을 수상했다. 김영태의 시는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단편적인 인상과 상념들에 감각적 분위기와 표정을 부여한다. 순간의 형상이 지니는 빛과 아름다움은 그가 지닌 독특한 심미안과 언어의 연금술에 의해 포착되어 시적 환상의 세계를 창출한다. 이 때문에 그의 시는 질량감을 상실한 듯 보이지만, 대상이 환기하는 분위기, 느낌, 정감에 매료된 시인의 의식이 지향하는 곳은 멋과 맵시를 상실한 세계의 누추함을 극복하는데 있다. 초기 시는 사물의 윤곽을 해체하는 작업을 통해 의미 전이를 꾀하는 실험의식을 보여준다. <초개수첩> 이후에는 철저한 자기 축소의 극화를 보여주는데, 일상어의 사용, 서민극의 말투 차용, 미완과 여백의 수법, 풍자적 생략 기호 등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하여 미완과 여백에 의한 현실과의 긴장관계라는 긍정의 범주로 순환하는 시세계를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뷰
누구에게 있어서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예술가에 있어서는 현실과 이상의 갈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또 그 점이 바로 예술가의 창조적인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언제나 한 시대가 주는 고뇌는 끊임없는 예술활동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현실의 추악함이 크면 클수록 상대적으로 그 현실을 뛰어넘고자 하는 이상에의 갈구도 그치지 않는다. 그리하여 예술가는 흔히 현실도피적인 경향을 띠게 마련이다. 그러나 김영태는 이와는 다른 시인이다. 그에게 있어 현실과 이상은 그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말살하거나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작가의 고유성을 유지하면서 상대방을 서로 보완하고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그것은 창조적인 양극성으로 작용하면서 이 시인의 본질을 특징 지우고 있다. 그러므로 그의 시에 드러나고 있는 이 양극성을 규명하는 것이 그를 이해하는 첩경이 될 것이다. 먼저 지적해야 할 것은 그의 데뷔시인 <설경(雪景)>에서 이미 충분히 드러나고 있듯이 그는 매우 감각적, 심미적 시인이란 점이다. 이러한 사실은 그가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었다는 점과 무관하게 느껴지지 않는데, 아무튼 이러한 면은 그의 시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 이 시인은 가장 순수한 회화적인 색채를 청각적으로 파악하게 되는데, 사실 순백한 <설경>에서 맑은 <종소리>와 청아한 <음악>을 감득할 수 있는 시인의 감각적 기능은 매우 특이한 것으로 인정된다. 김영태는 감각적 기능 중에서도 특히 청각적 기능이 예리하게 발달된 시인인 것 같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 여기서 보다시피 그는 흰 눈이 조용히 내리는 모습을 ‘저음으로’ 내린다고 표현하고 있다. 이미 우리는 앞에서 그가 눈을 음악이라는 청각예술의 형태로 감지하는 것을 보았거니와, 또한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그가 사물의 동적 행태까지도 죄다 ‘음’으로 듣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아마도 그가 색채로써 드러낼 수 없었던 어떤 여백의 공간을 ‘음’으로써 보상받고자 했던 것이 아닌가도 생각된다. (……) 요컨대 여기까지의 진술은 김영태의 시적 감각이 색채와 음을 하나의 형태로서 연결하고 화합시키는데 예리하게 발달돼 있음을 지적한 것에 불과하다. 물론 우리는 그의 모든 시를 이런 식으로 규정할 수는 없으나 그가 최소한도 사물에 대한 감각적 인식의 방법을 통해서 시적 진실에 도달하고자 한동안 노력했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그의 시작태도(詩作態度)는 그를 기교적으로 매우 뛰어난 시인으로 보이게 하는데, 특히 그것은 회화적 이미지가 많이 사용되고 있는 그의 일련의 단시에 있어서 그런 인상을 강하게 굳혀주고 있는 것이다. 가령 <는>, <동상(冬傷)>, <비>, <아네모네>, <저녁풍경>, <호수근처>, <섬>, <새> 기타 이 선집에 수록돼 있는 단시를 읽어보아도 이 점은 쉽게 수긍되리라. 물론 그의 단시도 대별하자면 두 가지 형태를 들 수 있는데, 첫째는 주관적 감정이 드러나고 있는 서경시와 같은 것들이고, 둘째는 이와는 반대로 객관적, 사실적 묘사를 통한 대상의 조형적인 미화라고 할 수 있다. 그대는 지금도 물빛이다 물빛으로 어디에 어리어 있고 내가 그 물 밑을 들여다보면 헌 영혼(靈魂) 하나가 가고 있다 그대의 무릎이 물에 잠긴 옆으로, 구겨진 수면 위에 나뭇잎같이 (<호수근처> 전문) 이 시는 주체와 객체의 대립적인 조응관계에 바탕이 되고 있으며, 또한 포괄적인 의미에서 서정시로서의 일반성을 갖추고 있는 작품이다. 다시 말하자면 호수의 ‘물빛’을 ‘그대’로 의인화하고 그것을 ‘들여다보는’ 주체로서의 ‘나’가 서로를 조명하는 공간 속에서 시적 구조를 획득하고 있다. 그리고 5행 이하부터는 완전한 주관적 감정이입으로 일관돼 있는데, 이 시가 서정시로서의 일반성을 갖추고 있다고 앞서 말한 것은 바로 이점을 지적한 것이다. (……) ‘시, 양극성(兩極性)의 공간’, 송재영, <북(北)호텔>, 민음사, 1979
작가의 말
내 시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문화적 사건들, 풍경들은 내가 살다간 그 시대의 흙으로 남길 바랍니다. 눈치 안 보고 나는 내 길이 주어진 길이기에 걸어왔습니다. 시 밖에 있는 여러 약자 속에 들어가보곤 했습니다. 시를 쓰지 않았다면 그런 체험들의 기록은 안 남았을 것입니다. <가을, 계면조 무게>, 김영태, 미래사, 1991
관련도서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학교출판부, 2004 <가을, 계면조 무게>, 김영태, 미래사, 1991 <북(北)호텔>, 김영태, 민음사, 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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