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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구

작품명
해구
저자
백시종(白始宗)
구분
1960년대
작품소개
주인공 ‘그’는 해다리(해달)를 잡으려는 욕심에 빌린 낚싯배를 타고 아들 선찬과 누렁이를 데리고 귀신섬으로 간다. 해다리가 도망가는 것을 잡으려고 바위 구멍으로 들어간 선찬이 그만 구멍 안에 갇히게 되고, 그는 차오르는 밀물을 보며 안절부절 온 힘을 다해 아들을 구하려 한다. 문득 고깃배를 빌려준 윤영감의 아들인 길만과 도망간 아내가 생각나고, 수면이 거의 구멍에 육박함을 느낀다. 그는 울부짖으며 옷을 벗어, 아들이 빠져있는 구멍에 물이 차지 않도록 막아보지만 바다의 힘을 막을 수는 없다.
저자
백시종(白始宗, 1944~) 본명은 수(秀)남(男). 1944년 4월 9일 경남 남해 출생. 광주상고를 거쳐 서라벌예대 서양화과를 졸업(1968)했다. 삼남교육신보사·전남교육사 기자를 역임했다. 1966년에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나루터>가 가작으로 입선되었고,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꽃마음>이 당선되었으며, 1966년 <현대문학>에 단편소설 <햇빛 아래>가 추천되었다. 그리고 1967년 <동아일보>,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비둘기>, <둑 주변>이 각각 당선되었다. 같은 해 <어떤 원색>, <해구(海狗)>, <사닥다리>, 1969년에는 <우리들의 전기>를 발표했다. 그 후 <선창가>(1974), <망망대해>(1975), <성차(性痴)>(1975), <한오백년>(1979), <사막일기>(1982), <허리케인>(1985) 등 꾸준한 작품활동을 전개하였다. 소설집으로 <자라지 않는 나무들>(1976), <북망의 바다>(1977), <선인장 여자>(1981), <겨울 두만강>(1983), <돈황제>(1989) 등이 있다. 끈질긴 인간생명의 의지를 제시하고 그러한 인간성을 그린 것이 그의 소설이 갖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1975년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리뷰
(……) 채호석: 백시종은 이들(한승원, 조정래)보다 조금 늦은 1944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같은 해 경남 남해로 왔습니다. 백시종은 특이하게도 서라벌예대 회화과 출신입니다. 데뷔는 1966년도에 했습니다. 조정래보다 늦게 태어났지만 데뷔는 훨씬 빠르죠. 1966년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꽃마음>이 당선되고, <현대문학>에 <햇빛 아래서>가 추천을 받습니다. 그리고 <동아일보>에 단편 <비둘기>,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뚝 주변>이 당선되어 등단합니다. 다른 작가 못지 않은 화려한 등단이지요. 이들 작가들은 대체로 해방을 전후한 시기에 태어납니다. 즉 어린 시절에 전쟁을 겪고, 소위 ‘전후’를 살아간 것이지요. 세상을 살아가는 어떤 사람도 역사를 비껴갈 수는 없겠지만, 이들의 경우 특히 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이데올로기’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이 때 이데올로기는 ‘추상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추상으로서 이데올로기를 알기 전에, 현실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데올로기를 경험한 것이지요. 이들의 문학을 규정하는 ‘원체험’ 같은 게 있다면 이것이 아닐까 합니다. (……) 김은희: 백시종의 <해구>는 바다를 중요한 배경으로 다룬 여타 소설들과 비교할 때 독특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가까운 예로 바다 이야기를 주로 등장시킨 한승원 소설과도 차별화되는 감수성이며 문체 등이 눈에 띄는데요. 채호석: 백시종의 <해구>는 한승원의 소설과는 전혀 다릅니다. 바다 자체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지요. 여기서 바다는 한승원에 비해서 추상화됩니다. 한승원의 경우 바다는 삶의 터전이라고 말했습니다. 먹고 살아가야 할 곳이지요. 추상화의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한승원 소설에서 바다 먼 곳이 나오지 않는 까닭도 그 때문입니다. 하지만 <해구>에서 바다는 일종의 추상적인 힘입니다. 외적인 힘 말입니다. 소설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현재의 시간은 밀물이 들어오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요. 바다는 일종의 시간의 힘입니다. 거스를 수 없는 힘이지요. 이 시간의 힘과 주인공의 무력함이 아주 강렬한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한승원의 바다와 다르다면 바로 이 점에서지요. 김은희: 이 소설에서 눈에 띄는 것은 자신 때문에 위기에 빠진 아들을 구하려는 아버지의 짙은 부성애인데요. 부성애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사실 처절한 몸부림에 가깝지요. 참 씁쓸한 작품이었는데요, 제 독후감은 작가의 노림수였을까요? 채호석: 저도 씁쓸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아마도 그 점에서 작가의 의도는 성공하지 않았는가 합니다. 아버지의 부성애가 확실히 눈에 띕니다. 그러나 말씀하신 대로 ‘부성애’라고만 해서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부성애는 부성애인데, 일반적인 부성애와 다른 것은 무엇일까요? 혹이 이런 것은 아닐까요. 일반적으로 부성애라고 말할 때,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아버지의 사랑을 뜻하겠지요. 그러나 대체로 자식이 처한 위험과 아버지 사이에는 연관이 없는 것이 보통이지요. 그럴 경우, 자식을 위한 희생은 ‘희생’으로서 오롯이 나타납니다. 일종의 이데올로기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어쨌건 얼마만큼의 ‘감동’을 가져다 주겠지요. 하지만 <해구>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아들이 처한 위험이 바로 자신 때문에 생긴 일이기 때문입니다. 자기만의 욕심이었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말입니다. 여기서 주인공이 느끼는 것은 자기 자신이 가졌던 욕망에 대한 회한입니다. 아들을 희생하면서 자기 파멸에 이르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부성애보다는 자기 자식을 위험에 처하게 한, 그리고 죽음에 이리게 한 아버지의 모습이 더 강하게 남고, 작품에서 얼굴을 나타내지 않는 아들이 안타까우며 그에 정비례해서 아버지에 대한 비난의 감정이 생기는 것입니다. 물론 먹고 살아가기 위해 그런 것이니 아버지를 욕할 수만은 없지만 말입니다.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씁쓸한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 ‘역사의 질곡과 한의 서사’, 김은희·채호석, <한승원 조정래 외>, 창비, 2005
관련도서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학교출판부, 2004 <한국현대문학전집 52>, 삼성출판사, 1979 <20세기 한국소설 : 한승원, 조정래 외>, 창작과비평사,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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