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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잡히는 마을

작품명
풍류잡히는 마을
저자
최정희(崔貞熙)
구분
1940년대
개요
1947년 <백민(白民)>지에 발표되었다. 최정희의 <풍류잡히는 마을>은 비유수법을 통해 소작농민들의 좌절당한 삶을 그려놓은 작품이다. 지주와 소작관계 즉 서흥수와 목수영감과의 상동관계를 가지고 있는 족제비와 닭이라는, 억압하고 억압을 당하는 관계를 통하여 농촌의 현실을 폭로하고 있다. 족제비의 폭력 앞에 무력하게 당하는 닭의 운명은 바로 경제적 취약성으로 인해 변화 앞에 무력한 농민들의 모습이다. 그들에게 남은 것은 해방의 기대로부터 좌절된 분노뿐이다. 광복 직후 남한사회가 재편되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농민의 진솔한 삶을 통해 광복의 허상을 파헤친 작품이다.
내용
화자인 ‘나’는 닭장을 완성하지 않은 목수영감에 대해 화가 나 있고, 그가 가 있는 서흥수 회갑잔치에까지 화가 나 있다. 서흥수는 친일적인 마을의 대지주로서, 소작인을 성적에 따라 징용을 보내거나 면제도 시켜주는 횡포를 부리며 부를 채운다. 광복이 되어 토지개혁으로 서흥수의 땅이 줄어들지만 그래도 남은 곳에 소작을 부치는 상황에서 소작인들이 돈을 모아 강가에서 환갑잔치를 벌여주는 것이다. 환갑잔칫상을 부수고 싶었던 ‘나’는 회갑잔치에서 목수영감 아들이 회갑상을 부쉈다는 소식을 듣고 용기있는 행동을 한 그에게 든든함을 느낀다.
저자
최정희(崔貞熙, 1912~1990)호는 담인(淡人). 1912년 12월 3일 함남 단천 출생. 숙명여고보, 서울중앙보육학교를 졸업했다. 1930년 일본에서 유치진, 김동원 등과 함께 학생극예술좌에 참가했고, 이듬해 삼천리사에 입사했으며, 1934년 제2차 카프검거 때 수감되기도 했다. 1931년 <삼천리>에 <정당한 스파이>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카프 제2차 검거사건 이전까지는 주로 프롤레타리아문학적인 작품들을 발표하였다. 하지만 출옥 후부터는 사상문제를 벗어난 작품들을 발표해나갔다. 흉가를 얻어 살면서도 생의 의지를 굳혀가는 인물을 그린 <흉가>를 위시하여 미망인의 애정문제를 그린 <지맥>, 남편 아닌 남성과의 애정문제를 다룬 <인맥>, 모성애와 이성애를 그린 <천맥> 등에서는 여성의 개인적 불행을 다루었다. 특히 이 3부작 <지맥>, <인맥>, <천맥>은 삼원론적 우주관에 기초하여 여성의 욕망의 본질을 규명하고자 한 최정희의 대표작이다. 광복 이후에는 소작인의 가난과 불행의 원인을 지주의 횡포에서 찾은 <점례>, 부자 지주와 소작인의 삶을 대극적으로 제시한 <풍류잡히는 마을> 등을 통해 시대와 사회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켜나갔다. 한국전쟁 중에는 공군종군작가단인 창공구락부에 참가하였고, 한국전쟁 이후에는 전쟁 때 피난도 못 간 노파의 외로움과 괴로움을 다룬 <정적일순>, 한국 근대사를 배경으로 지식인 남녀의 인생역정을 그린 장편 <인간사> 등을 통해 역사의 굴곡을 헤쳐나가는 사람들의 삶을 그려나갔다. <인간사>는 중일전쟁에서 4·19 혁명에 이르는 한국 근대사의 격동기를 배경으로 파란 많은 역사와 함께 지식인 남녀 및 그 주변 사람들의 생활사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이후 <205 병실>, <탑돌이> 등 허무와 고독이 짙게 밴 작품을 발표하였다. 한국여류문학인협회장, 예술원 회원 등을 역임하였으며, 서울시문화상, 삼일문화상 등을 수상하였다.
리뷰
(······) <풍류잡히는 마을>에서는 총독부의 관리이며 지주인 흥수네 집과 그 마을의 소작 농민들 사이에 빚어지는 경제적, 도덕적 갈등을 ‘나’라는 화자의 눈으로 제시하고 있다. (······) 해방 당시의 과열된 정치적 흥분 상태는 촌사람들에게도 적지않은 관심을 끌었지만, 결과적으로 소작 농민들의 근본적 생활 개혁을 이루어내지는 못했다. 토지개혁은 다소간의 효력이 없지는 않았으나, 토지를 사들일 능력이 거의 없는 소작인들은 그런 혜택을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속수무책인 소작 농민들의 가난에 관심을 보이면서 그들의 가난에 얽힌 내면적 구조의 힘을 넌지시 보여주고 있다. (······) 최정희의 소설 세계에는 가난과 불행에 시달리는 인간들의 고뇌의 문제가 제기되어 있다. 선한 사람도 악한 사람도 최정희 특유의 포용주의적인 인간애로 통일화되고 조화된다. 그의 작품 중에서는 <인간사>가 가장 대표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 같다. 거의 전 작품들은 ‘나’라는 화자로 일관했는데, 그것은 이 작가가 주지주의적 정신의 소유자라는 것을 짐작케하며, 소설의 구조가 긴장과 숨찬 대결이나 투쟁의 모습을 장면화하기보다는 소설에 의존하여 약간 느슨한 감을 느끼게 하고 있으나 그렇기 때문에 작품의 가치가 떨어진다고는 말할 수 없다. 좋은 작품은 우리에게 사람다운 삶을 실천해 나아가는 인간을 제시하는 일이고, 보다 더 깊고 넓은 삶의 통찰을 가능하게 하는 작가의 상상력의 제시이다. 최정희가 만든 인간들은 우리의 일상에서 있을 법한 사람들이긴 하지만 특유하게 운명론적 결정에 흘러가는 여인들이 많았다. 이것은 아마도 이 작품이 설정한 시대의 각 시기가 지닌 사회적, 풍속적, 정치적, 도덕적 의미가 이 여인들에게 짙게 강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최정희의 문학 속에서 창조된 ‘문오’와 ‘채희’와 ‘채규’는 우리의 여러 역사 시대의 단계를 대표한다. 최정희의 여성들이 운명에 짓눌리는 시대적 한계성을 지니고는 있으나, 끈질긴 사랑과 생산적 특성을 보이는 정열의 소유자라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이러한 인물들은 아마도 우리 민족의 한 전통성으로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인물들을 통해서 우리는 내일의 삶을 비추어볼 수 있고, 오늘의 삶도 비판해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내일과 현재는 살아있는 모든 인간에게 필연의 과정이고 기대의 시간이기도 하다. ‘가난과 불행의 인간사’, 신동욱, <한국현대문학전집 10>, 삼성출판사, 1984
작가의 말
이것이 나의 두 번째 내놓는 창작집입니다. 해방 후에 쓴 것으로 한 책 될성 싶다고 알았더니만 책 만들어 주시는 아문각 주께서 사뭇 부족하다고 말씀이시군요. 그래서 해방 전에 쓴 <흉가>를 집어넣어 보충하게 되었습니다. (······) 해방후의 것은 대부분이 ‘덕소’라는 조그마한 농촌에서 칠년을 가난하고 우매한 농삿군들과 살아오는 사이에 쓰여진 작품들입니다. 해방후의 내 작품 세계가 달러졌거니 아시는 분들이 계신 듯하나 소재가 달러졌을 뿐이지 작품 세계는 전이나 후이나 조금도 달르지 않습니다. 꽃과 별과 하늘과 이런 것들이 항상 좋고 아름다울 수 있는 한 나의 작품 세계의 이동이 있을 리 없습니다. 꽃과 별과 하늘과 이런 것들은 옳고 그른 것, 좋고 나쁜 것, 바르고 그른 것 등을 선택할 능력을 주는 때문입니다. (1949) ‘뒷말 몇 마디’, 최정희, <한국현대소설총서 8>, 태영사, 1985
관련도서
<한국현대문학사>, 신동욱 편, 집문당, 2004 <협력과 저항: 일제말 사회와 문학>, 김재용, 소명출판, 2004 <페미니즘 정전 읽기: 근대소설편>, 송명희·안숙원·이태숙 공편, 푸른사상사, 2002 <현대 심리소설의 정신분석: 프로이트, 라깡의 무의식적 언어 접근에서 정신분석학적 페미니즘으로>, 박선경, 계명문화사, 1996 <한국현대문학전집 10>, 삼성출판사, 1984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학교출판부,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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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崔貞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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