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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작품명
낙화
저자
이형기(李炯基)
구분
1950년대
저자
이형기(李炯基, 1933~2005)1933년 6월 6일 경남 진주 출생.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했다. <연합신문>, <동양통신>, <서울신문> 기자 및 <대한일보> 문화부장 등을 역임하고 동국대 국문과 교수를 역임했다. 한국문학가협회상(1956), 문교부문예상(1966), 한국시인협회상(1978), 부산시문화상(1983), 대한민국문학상(1990) 등을 수상했다. 1950년 고교 재학 시절 <문예>에 <비오는 날> 등이 추천되어 문단에 등단한 이래 1955년 이상로·김관식 등과 함께 공동시집 <해 넘어 가기 전의 기도>를 간행하였다. 시집 <적막강산>(1963), <돌베개의 시>(1971), <풍선 심장>(1981), <알시몬의 배>(1995), <절벽>(1998), <존재하지 않는 나무>(2000) 등과 평론집 <감성의 논리>(1976), <한국문학의 반성>(1980) 등을 발간하였다. 그의 시세계는 3기로 구분된다. 시집 <적막강산>으로 대표되는 제1기는 생의 근원적 고독과 세계의 공허를 일찍부터 깨달은 한 인간의 정신세계를 펼쳐 보이는 시기이다. 이 시기 시들의 저변에는 생의 허무가 짙게 깔려 있다. 그 생의 허무에 대해 단순히 한스러워하거나 분노하지 않고, 보다 담담하게 대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세속적 계산과 이해를 떠나 존재의 무상한 물결에 그대로 몸을 싣고, 유유자적하게 삶을 유영하는 초탈의 면모가 돋보인다. 제2기는 이전 시의 투명하고 절제된 서정에서 벗어난 보다 격렬한 탐미성을 드러내 보인 1970년대 이후의 시기이다. 초기시가 존재의 허무를 표면화시켜 그에 대한 자의식적 반응을 억제하였던 것에 반해, 이 시기에 들어서면서 존재의 허무를 표면화시킴으로써 그에 대한 자의식의 반응을 날카롭게 돌출시킨다. 즉, 제1기의 시세계가 음울하기는 하나 담백한 수채화의 형상을 갖고 있다면, 이 시기의 시는 원색적이고 야수적인 성격을 띤다. 파괴본능과 광기, 살해충동 따위의 모티프가 자주 쓰인다. 그러한 소재들을 통해 시인이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본질적인 허무를 표상하는 죽음 앞에서 한 자의식 강한 인간이 펼쳐 보이는 절망적인 저항의 몸짓, 혹은 강한 생명력이 부정적으로 연소되는 모습이다. 죽음에 의해 그 한계가 명백해진 인간적 삶을 가장 극단적인 방식으로 표출하는 것이 제2기의 주된 특징이다. 이렇듯 분열되고 기괴한 모습의 의식은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다시 한차례 변모를 겪으며 안정을 되찾는다. 그 안정은 대체로 세계의 허망함을 한 발자국 비켜선 자리에서 관찰하는 심적 여유에서 비롯된다. 이 시기의 시인의 언어는 충격과 폭력의 방식에만 사로잡혀 있지 않고, 세계의 공포를 다소 냉정하게 바라보며 그것을 담담하게 수용하는 차분함을 띤다. 이형기의 시. <적막강산>에 수록되어 있다. <적막강산>의 시세계가 고독과 적막, 자연친화 및 허정과 달관의 세계로 짜여져 있다면, <낙화>는 그 모든 성격을 지니고 있다. 가령, 결별 뒤에 오는 슬픔에서 찾을 수 있는 고독과 적막의 세계라든지, 온갖 세속적인 욕심을 떨쳐버리고 떠나야 할 때 떠나야 함을 강조하는 달관의 태도가 그것이다. 한편 이 시에서 한자어가 적지 않게 구사되고 있다. 그러나 전혀 낯설거나 관념적인 느낌을 자아내지는 않는다. 격정, 낙화, 결별, 성숙 등은 이 시의 분위기와 완전히 조화를 이루고 있어 마치 이 시를 위해 만들어진 언어와 같은 느낌을 준다. 꽃잎이 지고 있는 모습에 착안해 이별과 죽음을 생각하고, 또 그들 이별과 죽음을 솔직하고 정직하게 받아들이는 여유를 그린 시다. 자연의 순리처럼 세상사도 순리를 따라 떠나야 할 때 떠나는 것이 아름다운 일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 시에서의 성숙한 삶도 바로 그와 같은 것을 뜻하며, 사소한 미련과 애착에서 벗어나 훌쩍 떠날 줄 아는 여유로운 인격을 말한다.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학교출판부, 2004 시인은 자신의 표정으로서 저마다 독특한 시론을 갖는다. 이것은 산문의 형태로든, 구체적으로 작품의 형태로든 표명된다. 그리고 이것은 통시적 동일성으로 견지되거나 변화하기도 한다. 이형기의 경우, 서로 상반된 두 개의 시론을 볼 수가 있다. 첫 시집 <적막강산>에서의 시론과, 둘째 시집 <돌베개의 시>부터 최근의 시집 <풍선 심장>에 나타난 시론이 그것이다. 시론은 단순히 문예학적 문제로만 존립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삶의 태도, 곧 인생관과 세계관에 뿌리박고 있다. 따라서 시론의 변화는 이러한 태도의 변화에 기인한다. 이형기의 시적 변신은 바로 그의 세계 인식의 변화에서 일어난다. 그의 시는 수용과 달관의 인생 태도를 바탕으로 한 동양적 서정주의에서 출발한다. 자신의 20대의 초기 시편들에 대해서 그는 ‘자연 발생적 서정이 그 내용을 이루고 있다’고 기술한다. ‘자연 발생적 서정’이란 원래 낭만주의자들의 시적 정체다. 그러나 그의 초기 시들은 사실 자연발생적 서정이라기보다 오히려 고전주의적으로 절제되고 정제된 서정성을 띠고 있다. 초기 시들은 주로 자연을 오브제로 하여 정적 일체감과 선적 대상성을 표현하고 있다. 그의 시정은 동적이지도 않고, 감정을 결코 자유방임하는 법도 없다. 그러나 <돌베개의 시> 이후는 이런 시론에 대해서 회의를 하고 일대 변신을 시도하게 된다. 그래서 그는 문제적 개인으로 변신한다. 세계관의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그것은 거부의 인생 태도로 나타났다. 부조리, 허무, 꿈 등은 이 거부의 태도의 산물들로서 그의 시 세계의 주조를 이루게 되었다. 그는 새로운 시론으로 새로운 시의 지평을 연 것이다. 이 새로운 표정은 ‘입사적 상상력과 꿈의 시학’이라고 명명될 수 있는 커다란 변신이었다. 삶에 대한 태도는 수용과 거부, 그리고 이 양자를 포괄하는 것으로 삼분할 수 있다. 이형기의 초기 시가 띠고 있는 서정주의는 우선, 세계를 수용하는 긍정적 태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파토스적 감동은 적대 감정이다. 이것은 ‘있어야 하는 것’에 대한 강렬한 욕구이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거부한다. 그러나 서정적 감동은 이런 강렬한 욕구가 없고, 그대로의 세계를 받아들인다. 이것은 자아와 세계가 조화된 감정이며, 그래서 우리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한다. 이형기의 서정주의는 말할 필요도 없이 이런 서정적 감동에 입각해 있다. (······) 초기 시에서 이형기는 달관한 노인의 시점으로 모든 것을 수용하고 긍정하는 자세를 보여주었다. 초기 시는 수용의 시이며, 노인의 시이며, 여정의 시였다. 그것은 고전적으로 잘 정제된 서정적 감동을 주었다. 그러나 그는 문제적 개인으로 일대 변신을 했다. 사실 시인이란 원래 문제적 개인이다. 왜냐하면 그는 생래적으로 인습의 틀에 안주하기를 거역하기 때문이다. 시는 이 거역의 몸짓에서 탄생된다. 문제적 개인으로 변신한 이형기도 세계와의 화해를 거부했다. 그는 자기 해체의 엄청난 자학과 고통을 감수하면서 삶의 진리와 꿈을 획득하려 했다. 그의 꿈은 현실에 조금도 종속화되지 않는 자립적이고 절대적인 그 자체였다. 그것은 터무니없는 부조리의 꿈이었다. 이 꿈은 현실의 부조리와 허구에 대결하는 의의를 가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의 꿈은 시였다. 그는 거부의 몸짓을 자신의 시법으로 채용하면서 인습의 틀에 매몰된 진실을 들추어 내고 허구의 현실과는 무관한 절대주의적 꿈을 리얼리티로 정립하려 했다. 그는 문제적 개인답게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했다. 시인은 문제 제기로 족하다. 그러나 문제 제기는 모든 것의 출발이고 과정이지 궁극은 아니다. 그것은 변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한 시인의 재산이다. ‘입사적(入社的) 상상력과 꿈의 시학’, 김준오, <이형기시선: 그해 겨울의 눈>, 고려원, 1985
작가의 말
(······) 35년이나 써 온 것도 별수 없는 주제에, 그리고 나이도 쉰이 넘은 주제에 내일을 들먹인다는 것은 그 자체가 또한 부끄러움을 더하는 일이 될는지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의 시는 측량과 등기를 이미 끝내 소유권을 확보한 토지가 아니라 언제나 빈손으로 새롭게 탐색을 시작해야 할 미지의 영역이다. 내일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하여간 계속되는 그날까지 나는 시라는 그 미지의 영역을 향한 발걸음을 멈출 수 없다. 실은 여태까지도 그런 태도로 나는 시를 대해 왔다. 말하자면 잘 알고 있는 시를 아는 대로 쓴 것이 아니라 모르는 시를 찾아 온 것이다. 그렇게 시를 찾는 나그네 걸음이 어느새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넘어선 지 오래라는 사실을 이제 나는 분명히 자각하고 있다. 이 시집은 그러한 자각을 재확인하는 나의 푯말이기도 하다. (······) ‘자서(自序)’, 이형기, <이형기시선: 그해 겨울의 눈>, 고려원, 1985
관련도서
<비루한 것의 카니발: 황종연 평론집>, 황종연, 문학동네, 2001 ‘이형기론’, 박진환, <시와 비평 & 시조와 비평>, 2005.봄 ‘절대허무를 향한 역설의 언어: 이형기론’, 고명수, <불교문예>, 2003.여름 ‘존재의 허무와 존재의 미의식: 이형기의 초기시를 중심으로’, 박재원, <새국어교육>, 2002.1 ‘세계와의 불화, 혹은 파멸의 미학: 이형기의 시세계’, 이건청, <현대문학>, 2001.11 ‘존재의 집에 대한 역설적 화법: 이형기론’ 김수복, <현대시>, 1991.7 ‘현대시의 기법과 사상: 이형기의 <적막강산>을 중심으로’, 김우정, <현대문학>, 1963.9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학교출판부,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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