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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金聲翰)

예술가명
김성한(金聲翰)
전공
소설
개요
1950년대에 발표한 김성한의 소설은 소극적이며 순응적인 인간상을 배제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정의의 구현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행동적 인간형을 창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시대의 다른 작가와는 구별된다. 전후 사회의 비리와 그에 대항하는 정신은 프로메테우스의 분노로, 신의 섭리와 그 허구성에 대한 비판은 바비도의 순교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신화의 풍유, 우화 형식의 사용 등을 통해 현실의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비판을 시도하고 있다. 당대적 현실성에 우회적인 접근을 꾀하고 있는 그의 작품은 기법의 파격성과 그 지적 분위기로 인하여 평단의 관심사가 되었다. 작가의 현실에 대한 치열한 대결 의식은 1960년대 후기에 이르면서 역사소설의 방향으로 변화한다. 1959년 이후 10여 년의 공백 끝에 1967년 발표한 역사소설 <이성계>는 평단에 역사관과 허무주의의 문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수나라 양제의 백만대군을 살수에서 격퇴한 역사적 사실을 통해 민족 생존을 위한 투지와 항전을 그린 <요하>는 이 시기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소재의 범위가 넓고 문장이 대체로 간결·경쾌하다는 점 등도 특징으로 지적된다. - 참고 :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누리미디어, 2002 <한국현대문학작은사전>, 가람기획편집부 편, 가람기획, 2000
생애
함남 풍산에서 출생한 김성한은 함흥 함남중학을 거쳐 일본 야마구치고교(山口高校)를 졸업하고 도쿄대학과 영국 맨체스터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했다. 광복과 함께 귀국하여 서울문리사대, 한국외국어대 등의 강사를 역임했고, 언론계에 투신하여 <사상계> 주간 및 <동아일보> 논설위원 등을 역임하였다. 195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무명로>가 당선되어 등단한 이래 단편 <김가성론>, <암야행>, <제우스의 자살> 등의 문제작을 잇달아 발표하였다. 1954년에는 양문사에서 단편집 <암야행>을 발간하였다. 1955년에는 프로메테우스와 신과의 5분간의 협상회담을 통하여 신의 질서에 저항한 인간의 승리를 암시한 단편 <오분간>을 발표하였으며, 이듬해에는 영국의 헨리 5세 때 재봉직공인 바비도가 영어로 된 성서를 읽었다는 사실 때문에 이단으로 몰려 불에 타죽게 되는 과정을 통해 교회의 횡포에 저항하는 진정한 신앙, 인간의 존엄성 등을 그린 <바비도>를 발표하였다. 1955년 제1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하였고, 1957년에는 을유문화사에서 창작집 <오분간>을 발간하였다. 1958년 <귀환>으로 한무숙(韓戊淑), 박남수(朴南秀) 등과 함께 제5회 자유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약력
1919년 함남 풍산 출생 1943년 일본 동경대학 법과 중퇴 1946년 서울대 문리대 사범대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강사 역임 1950년 단편 <무명로>로 등단 1955년 사상계사 입사 / 한국외국어대학교 강사 1958년 사상계사 퇴사 / 동아일보사 입사 1960년 동아일보 논설위원 위촉 1965년 영국 맨체스터대학 대학원 사학전공 졸업 1981년 동아일보 사임 1986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상훈
1956년 동인문학상 - <바비도> 1958년 아세아자유문학상 - <오분간> 1976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 1987년 보관문화훈장 1989년 인촌문학상 1995년 대한민국예술원상 단편소설집 <암야행>(1954) <개구리>(1981) <바비도>(1982) 장편소설 <이성계>(1966) <이마>(1976) <요하>(1980) <왕건>(1982) <임진왜란>(1990) <진시황제>(1998)
작가의 말
(……) 평자들은 나의 작품을 주지주의 소설이라 말하는 모양인데 작가 자신은 그런 무슨 주의라는 걸 의식하면서 작품을 쓰진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쓰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자기 나름의 문장과 수법으로 써가는, 그것이 작가의 자연스런 태도라는 거죠. 일부 평자는 어떤 작가의 작품 두세 편에 중복되는 사상이나 경향의 작가라고 단정하는데, 그런 안이한 태도는 작가에게 달가운 것이 못됩니다. 내 경우에는 평자들이 작품을 어떻게 말하건 개의하고 싶지 않아요. (……) 사람이 한 세상을 살다 보면 좋은 세상만 누리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더군다나 우리 세대가 겪은 상황에서는 다소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개는 한때 어려운 처지에 놓여야 했던 거죠. 그렇다고 해서 <방황> 모두가 내 체험이란 얘기는 아닙니다. (……) 누구나 즐겨 다루는 주제가 있을 것인데 내 경우는 <오분간>, <바비도>, <개구리> 같은 정신적 가치체계를 새로이 파악하는 의도로 씌어진 작품과 <달팽이>, <자유인>, <폭소> 같은 하의(下義)에 편승해서 출세했다가 파멸하는 인간이나, 부정을 폭로해 보이는 것으로 선의를 옹호하려는 것으로 대별할 수 있죠. (……) - ‘<오분간>의 세계’, 이범선, <문학사상>, 1973년 12월호
평론
(……) 김성한의 작품을 보고자 할 때 우리가 먼저 수립해야 하는 하나의 이해의 틀이란 그의 소설들의 배경에 드리워진 사회적·역사적 상황이 바로 1950년대의 한국사회라는 사실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그 1950년대의 한국사회란, 한편으로는 일제치하에서 손상된 민족의 정기를 회복하고, 6·25로 입게 된 폐허의식의 상처를 다스려야 한다는 시대적 책임을 떠맡고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자유당 정권의 독재와 만연된 절대적 빈곤, 미국이라는 외세의 물밀듯한 유입으로 말미암아 그러한 작업들이 당위적 요구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오히려 더더욱 왜곡된 양상으로 치달아 한 개인에게 있어서나 사회 전체에 있어서나 역사의 흐름이란 것이 그 파행적 성격을 면하지 못하고 있었던 그러한 시대이다. 아마도 이러한 것이 김성한의 주제의식을 고취시키고, 초기의 우화소설에서부터 권력과 정의, 권력과 양심의 대립이라는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후기 소설에 이르기까지의 그의 작품들 전체에 내재하는 관심의 일관성을 부여해주는 시대적 양상일 것이다. 그는 초기 작품에서부터 인간의 인간됨의 조건에 대한 탐구와 더불어 그것을 저해하는 위압적인 상황의 폭력에 대한 고발, 그리고 인간됨을 포기하고 시대적 흐름의 변덕에 편승하여 자신의 이익과 영달만을 게걸스레 추구하는 인간 이하의 군상들에 대한 싸늘한 냉소를 작품의 주된 주제로 삼는다. 이것을 다시 뭉뚱그려 말한다면 김성한이 문학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근본적인 주제의식은 역사적 과오의 청산과 사회적 상처의 다스림이라는 시대적 사명을 동시에 수행하고 충족시킬 수 있는 도덕적 인간형의 제시라 할 수 있을 것인데, 그가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기, 그리고 그가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였던 시기는 이러한 요청이 더욱 절실하게 부각되는 시기와도 잘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시대적 요청으로부터 비롯된 그의 작가적 관심은 자연스럽게 문학을 하나의 교훈의 전달 매체로 간주하는 태도로 이어지는데, 초기의 우화소설들은 바로 이러한 관심과 태도의 직접적인 반영일 것이다. 우화란, 우리가 잘 아는 이솝이나 라퐁텐느의 우화가 하나같이 그러한 것처럼 어떤 교훈적 의미를 비유적으로 전달하려는 것을 일차적 목표로 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김성한의 우화소설에 나타나는 동물들이 빈대·벼룩·이 등과 같은 해충들이라는 사실은 최소한의 인간적인 품격마저 내팽개치고 인간 사회에 혼란과 무질서, 부도덕만을 조장하는 해로운 무리들에 대한 작가의 냉엄한 비하적 시선을 드러내주는 것이라 하겠는데, 이것이 부정적 방식으로 표출된 작가의 도덕적 관심이라는 것은 새삼 말할 필요도 없다. (……) 예컨대 <바비도> 같은 작품에 이르러서는 꿋꿋한 정의와 고결한 양심의 수호를 작품의 주제로 전면에 부각시킴으로써 애당초의 작가의 관심을 우회적인 방식으로가 아니라 직선적이고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데에까지 이르고 있다. 어쩌면 이러한 주제의식의 노골화는 역으로 사회적 정의와 개인적 양심에 대한 위협이 나날이 그 음험의 도를 더해가는 자유당 정권의 부패 과정과 그 진도를 같이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김성한은 작중 인물을 실제 현실 속에서의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과 일치시키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으로 우월하여 정신적 지표로 삼을 만한 인물을 제시한다든가, 혹은 그 반대로 공통된 분노를 유발하여 읽는 사람들의 도덕성을 정화시키는 계기가 될 만한 타락하고 추악한 존재로 부각시키는 방법을 즐겨 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 이러한 사실들이 말해주는 바는 김성한의 소설들에서는 인간적인 가치, 그리고 그것을 기준으로 하여 매겨지는 인간의 등급이 미리 하나의 선험적인 명제로 확고부동히 제시되어져 있으면서, 소설 작품의 구조적 구성 요소들-가령 인물, 시대적·사회적 배경 등-의 가치까지도 결정한다는 것이다. (……) 이러한 주제의식의 선험성과 추상성은, 그의 소설들을 형식 미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한편한편의 작품의 구성의 치밀성을 떨어뜨리는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 그러나 김성한에게는 소설 미학에의 충실함보다는 문학의 도덕적 효용성이 한층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이리하여 김성한의 작품들에 있어 인물은 그 실존적 모습과 상황의 삼투관계를 통해 조형되는 것이 아니라, 미리 관념적으로 존재하는 당위적 모습의 도덕적 인간상으로부터 얼마나 벗어나 있느냐, 혹은 그것에 얼마나 접근해 있느냐의 정도에 따라 작가의 애증의 시선의 조명을 받게 된다. (……) 다시 말해 인물은 행위를 통해 자신의 됨됨이를 평가받을 수는 있어도, 그것을 통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현실을 개선할 수는 없다. 이렇게 외부 세계는 개인을 일그러뜨리고 타락시킬 수 있어도 개인이 스스로 구현하는 도덕적 가치의 정립을 통해 세계로 확산될 수는 없는 불가역적인 관계에서, 시련을 통해 자신을 시험하는 타락한 세계와 마주하여 연출해낼 수 있는 몸짓이란 허무주의적인 그것을 크게 벗어날 수 없다. (……) 그의 도덕적 인간형은 물론 하나의 추상체에 가깝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시대의 변화를 초월하여 언제나 사람들이 지향해야 하는 바의 극점에 놓여 있는 존재이기도 한 것이다. 그들이 시대·상황적 압력과의 충돌에서 내면에 지니게 되는 허무주의적 색채라는 것이 사실은 당대의 폐허의식의 직접적 소산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해해야 할 것이며, 아울러 그들 인간형의 추상성이라는 것 역시 도덕적 수월성이 개인의 차원에서나 사회 전체의 차원에서나 절박하게 요청되었던 시대의 산물이라는 것 또한 함께 이해되어져야 할 것이다. - ‘시대와 도덕적 인간형’, 권오룡, <바비도>, 책세상, 1988
관련도서
<한국 전후문학에 구현된 현실인식: 김성한과 장용학을 중심으로>, 최용석, 푸른사상사, 2002 <김성한: 전후현실과 풍자>, 김진기, 보고사, 1999 <바비도>, 김성한, 책세상, 1988 <한국현대소설작품론: 이광수에서 김성한까지>, 이재선·조동일 공편, 문장, 1981 <전후소설에 나타난 현실비판과 극복의식: 김성한, 장용학을 중심으로>, 최용석, 중앙대 박사논문, 2002 <1950년대 소설의 반어적 기법 연구: 손창섭, 장용학, 김성한 소설을 중심으로>, 박유희, 고려대 박사논문, 2002 <1950년대 소설의 서사적 세 모형 연구: 장용학, 손창섭, 김성한을 중심으로>, 나은진, 이화여대 박사논문, 1999 <김성한 연구>, 민혜란, 전남대 박사논문, 1993
연계정보
-바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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