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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

작품명
달밤
저자
이태준(李泰俊)
구분
1930년대
개요
1933년 10월 <중앙>에 발표된 이태준의 단편소설. 성북동으로 이사온 후 처음 만난 황수건이라는 못난이의 아둔한 세상살이를 곁에서 지켜보는 내용으로 작가 이태준의 서정성과 인정미를 잘 드러내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서술되는 기법은 주인공의 직접적 행동이나 이념적 진술보다 관찰자의 주관성에 의해 해설되는 기능이 강하다. 황수건의 좀 모자라는 행동이나 해설은 관찰자의 동정적 해설에 의해 순수한 인간미로 바뀌며 가벼운 페이소스를 만들어낸다. 1930년대의 시대적 상황이나 현실적 대응책을 제기하는 강한 이데올로기성을 무화시키고 모더니즘적 도시 분위기도 없이, 현실에서 한 발 물러섬으로써 현실감각이 개입되지 않은 순수 서정성이 이 소설의 특징이다.
내용
사람들과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황수건은 삼선학교 급사로 있을 때도 학무국 시학관을 잡고 잡담을 하다 결국 쫓겨나온다. 또한 성북동 신문배달원이 되어 방울을 딸랑거리며 집집이 신문을 배달하는 것이 소망이라는 그는 보조배달원 자리에서조차 밀려난다. 학교 앞에서 과일장사를 시작하지만 이 일 역시 장마로 망쳐버린데다가 그의 아내마저 형수의 등살에 못이겨 달아나버린다. 그래도 달밝은 밤에는 담배까지 물고 노래 부르며 가는 낙천적인 모습을 보인다. 달밤은 황수건에게도 유정한 것이었다.
저자
이태준(李泰俊)
생애(1904~?)
호는 상허(尙虛) 또는 상허당주인(尙虛堂主人). 강원도 철원군 출생. 어린시절 부친을 따라 블라디보스토크에 갔다가 부친 사망 후 고향에 돌아와 철원 봉명학교를 졸업하고, 1921년 휘문보고에 입학했으나 1924년 동맹휴교 주모자로 퇴학당했다. 1927년 도쿄 조치대학(上智大學) 예과에 입학했다가 1928년 중퇴했다. 1933년 ‘구인회’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1939년에는 <문장>을 주관하기도 했다. 1941년 제2회 조선예술상을 수상하였고 1945년 문화건설중앙협의회 조직에 참여하였다. 1946년 조선문학가동맹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해방전후>로 조선문학가동맹이 제정한 제1회 해방기념 조선문학상을 수상했다. 1946년 월북하여 한국전쟁 시에는 종군작가로 참여하였으나 1956년 숙청당했다.
주요작품 및 작품세계
1925년 <조선문단>에 <오몽녀>로 등단하였다. 1929년 <개벽>에 입사한 후 <학생>, <신생> 등의 잡지 편집에 관여하면서 <어린이>에 수필과 소년독본을 썼다. ‘구인회’에 참여하면서 서정성이 농후한 작품경향을 정착시켰다. 1930년대 초부터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는데, 차분한 인물성격의 내관적(內觀的) 묘사로 토착적인 생활을 부각시켜, 완결된 구성법과 함께 한국 현대소설의 기법적인 바탕을 이룩하였다. 1930년대 말에는 <가마귀>(1936), <복덕방>(1937), <밤길>(1940) 등의 역작으로 우리 소설문학의 예술적 가치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태준은 탁월한 미문가로서 예술적 정취가 짙은 단편에 능한 한편, <영월영감>·<농군>(1939), <사냥>(1942), <돌다리>(1943) 등에서 허무와 서정의 작품세계 속에 시대정신을 녹여내기도 하였으며, 문장 자체에도 관심을 기울여 <문장강화>(1939)라는 유명한 저서를 남기기도 하였다. 전반적으로 광복 이전의 작품들은 시대적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경향을 띠기보다는 현실에 초연한 예술지상적 색채를 나타낸다. 인간 세정의 섬세한 묘사나 동정적 시선으로 대상과 사건을 바라보는 자세 때문에 단편소설의 서정성을 높여 예술적 완성도와 깊이를 세워나갔다는 점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단편소설 작가로 평가받을 수 있었다. 광복 이후에는 조선문학가동맹의 핵심성원으로 활동하면서 작품에 사회주의적 색채를 담으려 노력하였고 중요한 작품으로 <해방전후>(1946)가 있다.
리뷰
우리 현대문학이 가닥을 잡기 시작하던 1930년대 초 몇몇 문인들은 모여서 ‘구인회’라는 문학단체를 만든다. 그러나 이 문학단체는 10여 년 전에 있었던 이념적, 운동적 문학단체인 ‘카프’와는 상당히 달랐다. 구인회는 이름 그대로 9명의 문인이 모여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써서 같이 발표하고 토론해보려는 의도로 생긴 친목단체 수준이었다. 이들은 단지 1920년대 중반부터 문단의 한 주문처럼 되어버린 이념중심의 문학론에서 벗어나 좀더 자유롭게 개성적인 글쓰기를 하고 싶어하던 사람들이었으며, 이태준은 이들 가운데 중심적인 인물이었다. 이태준은 구인회를 통해 활동하면서 아름다운 문장과 완결된 구성으로 소설을 완성하고자 했으며, 이런 그의 문학관은 작품 곳곳에서 드러난다. 그래서 그는 당대의 아름다운 문장가로 유명하며, 문장론의 기본을 이루는 <문장강화>라는 책으로 더 알려져 있을 정도이다. (……) 이태준이 <달밤>이라는 창작집을 내고 ‘구인회’를 시작할 무렵부터 그의 소설들은 초기의 미숙성을 점차 벗어나 기법적으로 세련되어지고 주제도 훨씬 명확히 드러나 그 자신의 소설세계를 좀더 분명하게 그려보여주게 된다. 특히 <달밤>은 이런 특성이 잘 드러나는 소설이다. <달밤>은 도시적 인물인 화자가 서울 변두리에서 ‘시골스러운 것’, ‘천진한 것’에서 느끼는 감상을 모자라는 인물을 통해 드러내는데, 이 과정에서 모자라는 인물이 개성적으로 성격화된다. 이 소설의 주인공 황수건은 성북동이라는 서울 변두리, 시골 같은 동네에 사는 신문배달부인데, 그의 평생 소원은 원배달부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신문사를 차리면 되지 않느냐는 화자의 질문에 그건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하는 천진하고 바보스러운 성격의 인물이다. 그런데 그는 그의 바보스런 성격으로 인하여 보조배달부가 되려는 그의 희망은커녕 하는 일마다 실패를 하는 낙오된 인물로 그려지며, 이 인물의 실패를 보면서 안타까워하는 화자의 심정이 작품의 주된 이야기이다. 이 같은 황수건의 성격은 실제로는 그리 주목할 만한 점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런데 화자인 ‘나’에 의해 서술되면서 그의 성격은 아름답게 그려진다. 황수건은 모자라고 가난하다. 그러나 그의 가난은 사회적 관계로 인한 것이 아니다. (……) 그는 모자라는 인물이어서 가난하다. 모자라는 인물이어서 직업을 가질 때마다 잘못을 저질러 해고되는 것이다. 그리고 모자라서 자신의 처지를 정확히 반성하지 못한다는 것이 그의 처지를 더욱 비참하게 하고, 이것이 그의 비극이다. 그는 천성적으로 타고난 모자람으로 가난하게 사는 것이어서 그의 가난은 행복한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아무런 조건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는 그저 가난하게 살 뿐이며, 작가는 그의 가난에 동정하면서도 그의 가난을 규정하는 그의 천진한 성격이 유지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무조건 그의 천진성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런 천진하고 순박한 성격도 고귀한 것으로 대우받으면서 살 수 있는 사회, 즉 모자란다고 하여 결함으로 인식되지 않는 사회를 꿈꾼다. 이런 희망에는 사람에 대한 존경심이나, 조화롭고 순박한 심정에 대한 인간애가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 인용문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황수건의 의도나 내면은 거의 드러나지 않으며 작품에 주로 드러나는 심리는 화자인 ‘내’가 황수건에 대해서 느끼는 것이다. (……) 다시 말하면 독자가 황수건이 지닌 성격의 고귀함을 느끼게 되는 것은 화자가 전달하는 이 분위기를 통해서라고 할 수 있다. (……) <달밤>에서 드러나는 감상적인 화자의 성격 때문에 작품은 전체적으로 감상적이게 되는 면이 있지만, 화자가 희망하는 사회의 모습에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사랑’이 담겨 있어서 그의 전 소설들과 연관시켜 볼 때 간과할 수 없는 주제를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 - ‘이태준 단편소설의 인식적 특성’, 이선미, <이태준>, 새미, 1996
작가의 말
나는 이 책을 만들면서 몇 번이나 화가들의 경우를 생각해보았다. 이 책은 화가들에게 있어 전람회와 같은 나의 개인전이기 때문이다. 개인전이라 생각할 때, 나는 지금도 괴롭다. 개인전에는 무엇보다도 먼저 하나의 통일된 개성이 전경(全景)을 지배해야 할 터인데 나의 이 책에는 그것이 뚜렷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의 조그만 경험에서는 아직 한 번도 자기의 작품을 만족히 읽은 기억이 없다. 더구나 이번에 달포를 두고 주물럭거리다가 이 20편을 고르면서도 나는 하룻저녁도 유쾌히 잠들어 본 적은 없다. 어떤 것은 문장을, 어떤 것은 사건을, 어떤 것은 제목까지 붉은 작대기를 그어 집어던지었다가 이틀, 사흘씩 고쳐보았다. 그러나 하나도 만족하게 고쳐진 것은 아니었다. 자꾸 고치자! 나는 여간해선 자기가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을 내어놔보지 못할 것을 깨달았고, 그 대신 기회만 있으면 평생을 두고 고칠 것을 결심하였다. 내가 이 책을 만들며 얻은 것은 이 결심이다. 빈약하나마 이 책은 나의 문학 생활의 첫 기념물로 여기는 것이며, 이 책을 이다지 호사시켜준 이은상(李殷相), 김진호(金鎭浩), 김병제(金炳濟), 김용준(金瑢俊) 네 형의 호의를 깊이 감사한다. (1934년 5월 7일) - ‘첫 단편집 <달밤> 서’, 이태준, <이태준 문학전집 1>, 깊은샘, 1995
관련도서
<이태준 문학전집>, 깊은샘, 1988/1995~ <이태준 문학전집>, 서음출판사, 1988 <이태준>, 이태준, 돌베개, 2003 <이태준 문학의 근대성>, 송인화, 국학자료원, 2003 <근대문학과 이태준>, 상허학회, 깊은샘, 2000 <이태준과 한국 근대소설의 성격>, 박헌호, 소명출판, 1999 <이태준 소설 연구>, 이병렬, 평민사, 1998 <이태준>, 이기인 편, 새미, 1996 <이태준 소설 연구>, 장영우, 태학사, 1996 <상허 이태준 문학 연구>, 김상선, 한빛미디어, 1994 <상허 이태준 문학세계>, 이명희, 국학자료원, 1994 <이태준: 정치로 죽기와 작가로 살기>, 정현기, 건국대출판부, 1994 <이태준 문학 연구>, 상허문학회, 깊은샘, 1993 <이태준 소설의 이해>, 민충환, 백산, 1992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출판부, 2004 <한국근대문인대사전>, 권영민 편, 아세아문화사,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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