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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작품명
낙동강
저자
조명희(趙明熙)
구분
1920년대
개요
1927년 7월 <조선지광>에 발표된 조명희의 단편소설. 식민지 궁핍화 현상에 대한 지식인의 대응력, 죽음과 재생의 가능성 등을 이데올로기적인 차원에서 보여준 작품이다. 카프문학사에 있어 신경향파 소설로부터 목적의식기의 소설로 방향전환을 이룩한 걸작으로 평가된 바 있다. 주인공 박성운의 궤적은 온갖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강인하게 살아가는 농민들의 생활력을 표상하는 낙동강의 끊임없는 흐름과 연결됨으로써, 강렬한 낙관적 소설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처럼 이 작품은 당대 현실의 모순에 눈뜨고 그 모순의 타개를 위해 실천적으로 투신하는 한 인물, 즉 문제적 한 개인의 성장과정을 그려내고 있으며, 그 같은 주인공의 성장과정이 당대 사회운동 전개의 일반성에 대응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즉 박성운의 귀향은 현실의 모순에 눈뜬 한 인물의 개인적 실천에 머무르지 않고, 나아가 그것을 매개로 한 역사적 현실성의 발견을 전형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낙동강>은 자연발생적 단계에서 의식적인 정치투쟁의 단계로 프롤레타리아문학의 방향전환론이 논의되던 때에 발표됨으로써, 김기진과 조중곤 사이에 새로운 창작의 기준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 등 많은 반향을 낳았던 작품이다.
내용
주인공 박성운은 낙동강 하구인 구포에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보통학교, 도립 간이농업학교 등에서 근대교육의 세례를 받았으며 군청 농업 조수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는 3·1운동이 일어나자 그 같은 생활을 박차고 독립운동에 적극 뛰어들게 된다. 열혈적 민족주의자로 새롭게 태어난 박성운은 1년 6개월 간의 옥살이를 끝낸 후 서북간도로 이주, 연해주, 베이징, 상하이 등지를 전전하며 독립운동에 관여한다. 그런 생활을 한 지 5년 만에 박성운은 사회주의자가 되어 브나로드 운동을 펼치기 위해 고향에 돌아온다. 여기에 백정의 딸로서 고등교육을 받은 로사가 동지로 합세한다. 박성운은 농민야학 등의 활동을 펼치다 농민을 선동했다는 혐의로 체포되고 혹독한 고문 끝에 병보석으로 풀려나 끝내 숨을 거두고 만다. 로사는 박성운이 말한 대로 ‘혁명의 폭발탄’이 되기를 다짐하면서 고향을 떠난다.
저자
조명희(趙明熙)
생애(1894~1938)
호는 포석(抱石)·목성(木星) 등. 필명은 적로(笛蘆). 1920년대에 프롤레타리아 문학을 목적의식적 단계로 발전시켰으며 소련 망명 후 재소한인(在蘇韓人) 문학 건설에 힘썼다. 가난한 양반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중앙고등보통학교를 중퇴하고 방황하다 3·1운동에 참가해 투옥되기도 했다. 1919년 일본 도요대학(東洋大學) 동양철학과에 입학해 수학했으며, 유학시절 잠시 무정부주의 계열의 흑도회라는 사상단체에 가입,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20년 김우진과 함께 극예술협회를 조직하는 한편, 희곡 <김영일의 사>를 집필하기도 했다. 1925년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KAPF)에 가담하였다. 1928년 8월 일제의 탄압을 피해 소련으로 망명한 뒤로는 한인촌 교사로 일했고 연해주 한인신문 <선봉>과 잡지 <노력자의 조국> 등에 글을 발표했다. 1934년 소련작가동맹의 원동(遠東) 지부 간부를 지냈으나, 스탈린의 탄압정책의 와중에서 일본간첩이라는 죄목으로 총살당했고, 스탈린 사후 1956년 복권되었다. 1988년 중앙 아시아 한인 거주지역인 타슈켄트에 문학기념관이 세워졌다.
주요작품 및 작품세계
일본에서 귀국한 후 희곡 <김영일의 사>(1921), <파사(婆娑)>(1923)를 발표하고, 1924년 ‘적로’라는 필명으로 시집 <봄 잔디밧 우에>를 펴냈다. <김영일의 사>에서는 도쿄유학생들의 가난과 사상적 갈등을 나타냈고, <파사>에서는 은나라 주왕의 잔인한 학정을 그려냈다. 두 작품 모두 인간의 바람직하지 못한 삶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나 설명이 충분하지 못하고 관념성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어 소설 <땅속으로>(1925), <R군에게>(1926), <농촌사람들>·<낙동강>(1927), <아들의 마음>(1928) 등을 발표해 프롤레타리아 소설의 형성과 발전에 이바지했다. 이 소설들에서는 초기의 시나 희곡에서 보여주었던 낭만적이고 관념적인 표현에서 벗어나 사실주의에 입각해 일제강점기의 지식인의 고뇌, 농촌의 궁핍, 노동자·농민의 계급적 연대와 사회주의 이상을 담아냈다. 소련에서는 식민지 민족의 한을 노래한 시 <짓밟힌 고려> 등을 발표했다. 장편 <붉은 깃발 아래에서>와 <만주 빨치산> 등을 집필했다고 하나 전해지지는 않는다. 그밖에 평론으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1925), <직업·노동·문예작품>(1926) 등을 발표했다. (……) 낙동강 어부의 손자요, 농부의 아들인 주인공 박성운의 투쟁사는 3·1만세 사건의 참여, 서간도·남북만주·노령·북경·상해 등지에서의 5년간의 독립운동, 귀국한 후의(이때 그는 민족주의자에서 사회주의자로 변신한다) 파벌통합운동, 부·나로드 운동, 그 일환으로서의 농촌야학 운동, 소작인조합 결성, 지주와 동척에 대항하는 소작쟁의 그리고 형평사 운동 참여, 갈대밭 분쟁 가담(촌민들의 무지로, 그들의 생존이 걸린 갈대밭이 일본인 손에 넘어가자 촌민들이 이에 대항한 사건) 등으로 이어진다. 주인공의 이러한 일련의 행위에서 추출될 수 있는 특징들은 첫째, 그가 공적인 삶과 집단의 이익에 봉사하는 이타주의자의 한 모범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 둘째, 주인공의 이러한 투쟁이 소위 ‘운동하는 현실’이라는 개념의 표현양식이라는 점이다. 성공적으로 형상화되지는 못하였으나, 작가는 주인공의 투쟁이 모순으로 응고된 현실에 충격을 가함으로써 그것은 ‘운동’시키고자 하는 목적론적 관점에 의한 것임을 말하려고 한다. (……) 요컨대 포석은 빈궁의 문제를 역사적이고 총체적인 맥락에서 파악하고 있으며 주인공의 행위를 이러한 맥락과 관련시킴으로써 그를 ‘하나의 소우주로서, 하나의 초점으로서 기능하며 자신의 구체성을 당대의 현실적 갈등과 매개’하는 인물로 설정하고 있다. (……) 그러나 주인공 성운의 운동과정 및 당대의 현실적 갈등·모순이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형상성에 의해서가 아니라 개념적인 나열에 의해서 제시되고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다. (……) 주인공의 다양하고도 일관된 운동체험 중 어느 부분도 구체적이고 감성적인 형상성을 갖고 있지 않다. 그것은 모두 ‘과거내력의 서술’ 형식 및 말하기와 요약의 방법에 의해 제시되고 있다. 따라서 독자들은 그가 전개하는 투쟁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싸웠는가 하는 그 실체적인 모습에 접할 수 없으며 주인공 역시 사실적이고 역동적인 실체로서가 아니라 투쟁의 당위성을 예증하는 하나의 알레고리, 혹은 ‘작가가 내세운 관념’의 의인화로 보여지는 것이다. (……) 이 작품에서 그려지고 있는 전망은 분명히 제한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빼어난 개인의 결의에 찬 떠남이나 일정 집단의 격앙된 다짐은, 현재와 미래를 매개하는 구체적인 조건, 혹은 사회적 역사적 현실 속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미래결정적 요소들이기보다는 미래에 대한 낙관적 정의와 혁명적 의지의 주관적인 표출에 가깝기 때문이다. (……) 그러나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집단의 개념과 미래개념을 동시에 포착·결합함으로써 해방과 자유를 위한 연대적 투쟁의 가능성을 암시하려고 한 점, 그리고 현실의 반전 경향 즉 역사의 필연성을 향하여 운동하는 현실을 그리려고 한 점, 나아가 이를 통하여 현실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려고 한 점에서 제2기에 ‘선편을 던진’ 이 작품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전 단계 신경향파 소설은 ‘비판적 사실주의 또는 투쟁적 사실주의’적 방법의 구사, 현실에 대한 핍진한 묘사에도 불구하고 개인적 수준의 무매개적 반항과 그 어떤 대안도 가지지 못한 고정된 현실의 재현에 그쳤던 것이다. 이 작품은 민족과 계급, 그 어느 쪽에 치우침이 없는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이것은 이 작품의 가운데를 흘러내리는 낙동강이라는 지리적 고유명사가 확보하고 있는 안정감에 기인하는 바가 큰 것 같다. 또한 포석은 이 강을 빌려 정치·경제적 삶의 변화를 말하고 있으며 이 강에 밀착된 주인공의 심리적 삶의 실체를 부각시키고 있다. 나아가 이 구체적인 장소를 통하여 엄연한 실제로서의 ‘민족’적인 것을 드러내고 있다. (……) 이 작품은 한 사회주의자의 일대기에 해당된다. 또한 계급해방의 전망까지도 형상화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작가는 이것이 유물사관에 대한 관념까지도 추종에 의한 것이 아니라 ‘민족감정의 실체’를 그 토대로 한 것이며, 이때의 ‘민족’ 개념 역시 추상적인 것이 아님을 보여주려 한다. 이를 위하여 그는 민족이 공유하고 있는 역사적인 조건을 밝힘과 동시에 민족적 동질감과 그에 바탕한 동질적 정서를 환기시키고 있다. 포석은 식민지 상황하에서의 피지배 민족의 문제를 사회혁명의 전망과 결합시키고자 했던 것이다. (……) 소위 자연발생기의 신경향파 소설이 그러하듯이 <낙동강> 이전의 포석의 작품들은 궁핍한 현실에 대한 개인적 수준의 감정적·무매개적인 반항, 문제제기 차원의 비판적인 현상묘사, 전망이나 대안이 있을 수 없는, 모순으로 고정된 정태적인 현실재현에서 그 특징을 찾을 수 있었다. ‘전체 사회에로 확대될 수 있는 총체적 잠재력’을 결핍한 개인적 수준에서의 즉자적이고 우연한 행동의 집적, 현실의 전체성에 대한 과학적 인식의 결여, 문제적 상황에 대한 대안의 부재 등으로 요약될 수 있는 이러한 한계는 <낙동강>에 이르러서는 어느 정도 극복되고 있다. 보다 넓은 총체성에 자신의 행위를 통합시키려는 주인공의 등장, 이 주인공의 이타적이고 구체적인 소명의식과 이에 바탕한 조직적 실천 행위, 현상과 본질 양 측면의 재현 시도, 집합적 주체와 미래개념의 결합에 의한 현실의 운동 가능성, 혹은 전망의 형상화, 모순이 중첩된 현실에 대한 대안의 암시 등 이 작품은 포석의 전단계 소설들과는 물론 신경향파 소설들과도 다른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으며 카프 제1차 방향전환 논의에서 논객들이 제시한 이론적 요구를 선택적이나마 충족시켜주고 있다. (……) 물론 이 작품의 새로운 면면과 작품의 심미적 완성도를 전적으로 동일시할 수는 없다. 이 작품의 중핵에 해당되는 주인공의 투쟁과정과 현실에 대한 검증은 현실 속에서 역동적으로 운동하는 형상성으로서가 아니라 거의 개념적인 차원에서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한계로 인해서 경향문학의 새 지평을 연 이 작품의 기본적 의의가 몰각될 수 없을 것이다. 더욱이 프로문학이 제1·2차 방향전환을 거치면서 미래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기 위해서 현실감이 결여된 안이한 낙관주의 및 무갈등주의를 드러내거나 식민지적 특수성을 간과한 듯한 계급편향성을 드러냈던 예가 많았음을 상기할 때, 이 작품이 견지하고자 하는, 기술(있는 현실에 대한)과 규정(있어야 할 현실에 대한) 사이의, 나아가 민족감정과 계급의식 사이의 균형감각은 특히 돋보이는 면이라 하겠다. - ‘포석 조명희의 <낙동강>’, 변경화, <조명희>, 새미, 1999
관련도서
<조명희>, 정덕준 편, 새미, 1999 ‘조명희론’, 민병기, <현대문학>, 1989년 7월호 ‘소련에서의 조명희’, 김성수, <창작과비평>, 1989년 여름호 ‘프로문학의 선구’, 김재홍, <한국문학>, 1989년 1월호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출판부, 2004 <국어국문학자료사전>, 국어국문학편찬위원회 편, 한국사전연구사, 1995
연계정보
-김영일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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