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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송

작품명
묘지송
저자
박두진(朴斗鎭)
구분
1930년대
저자
박두진(朴斗鎭)
생애(1916~1998)
호는 혜산(兮山). 1916년 경기도 안성 출생. 1939년 정지용의 추천으로 <문장>지에 시 <향현>, <묘지송> 등을 발표하였다. 1948년 한국청년문학가협회 시분과 위원장과 전국문화단체총연합회 중앙위원을 역임했고, 1949년에 결성된 한국문학가협회에 가담해 민족주의계열의 문학건설에 힘썼다. 1955년 연세대학교 전임강사가 된 뒤, 1959년 조교수로 취임했다가 이듬해 사임했다. 이후 대한감리회 신학대학교, 한양대학교 등에 출강했으며, 1970년 이화여자대학교 부교수를 거쳐 같은 해 다시 연세대 교수로 취임해 1981년 정년퇴임했다. 아세아자유문학상(1956), 3·1문화상(1970), 대한민국예술원상(1976), 인촌상(1988), 지용문학상(1989) 등을 수상하였다.
주요작품 및 작품세계
박목월, 조지훈과의 공저 <청록집>(1946)에서는 일제 말기 한국인의 겨레 인식과 저항적 자세를 주로 자연을 제재로 하여 시화하고 있다. 박두진의 초기 시들은 여성적인 전통적 정한(情恨)에서 벗어나 남성적인 기개를 시화하고 있으며, 작품에 수용된 자연은 근원적으로는 순응과 화합의 지혜를 추구하면서도 창조적 결단성이나 생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1949년 최초의 개인 시집 <해>를 발간하였으며, 시 <해>는 신행 한국의 창조적 의지를 형상화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이후 전쟁과 4·19를 거치며, 시집 <오도(午禱)>(1953), <거미와 성좌>(1962), <인간밀림>(1963), <하얀 날개>(1967)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부정적 가치를 비판하는 내용을 다루면서, 절대가치의 추구를 멈추지 않았다. 이후 <고산식물>·<사도행전>·<수석열전>(1973), <야생대>·<포옹무한>(1981) 등에 걸쳐 시대의 부조리에 맞서며 이를 극복해가는 시적 자아의 의기와 구도적 정신의 심화를 보여주었다. 시집 외에도 <생각하는 갈대>(1970), <언덕에 이는 바람>(1973) 등의 수상집과 <한국현대시론>(1970), <현대시의 이해와 체험>(1976) 등의 시론서를 남겼다. 1939년 6월 <문장> 5호에 발표되었던 박두진의 시로, 정지용의 추천을 받고 문단에 데뷔하게 된 작품이자 그의 대표시 가운데 하나이다. “시단에 하나 신자연을 소개하여 선자는 만열 이상이외다”라는 선자의 추천사에서 볼 수 있듯이 박두진은 신선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자연의 호흡과 체취를 남성적인 가락으로 노래함으로써 주목을 받으며 등단했다. <묘지송>은 4연 4행의 자유시로, 박두진의 시적 출발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어 주목을 끈다. <묘지송>에는 당대 현실이 ‘무덤’, ‘주검’ 등으로 비유되어 있다. 김동환과 심훈 등의 시에서 그러했듯이 ‘무덤’이란 일제하에서 현실을 암유하는 표상이며, ‘주검’이란 그러한 무덤 속과 같은 현실을 살아가는 비참한 모습에 해당된다. 그러면서도 <묘지송>에는 비관적인 현실인식이 그대로 나타나지 않고 그것이 밝은 것, 희망적인 것으로 변모되어 있어서 관심을 끈다. 오히려 “살아서 섧던 주검 죽었으매 이내 안 서럽고, 언제 무덤 속 화안히 비춰 줄 그런 태양만이 그리우리”라는 구절에서 볼 수 있듯이 비관적·부정적인 것을 미래지향적인 것으로써 이겨내려는 능동적인 의지와 낙원회복의 꿈이 엿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긍정적 사고의 원동력은 “가장 큰 힘의 배경과 근원이 되며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로서 나는 종교신앙의 길을 택하기에 이르렀고 비내리는 어느 주일에 스스로 찾아가 기독교회의 문을 두드렸다”라는 시인 자신의 글에서 짐작할 수 있는 바와 같이 기독교사상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박두진의 시 <묘지송>은 비관적인 현실인식이 짙게 깔려 있으면서도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말미암아 그것을 뛰어넘으려는 강력한 믿음의 세계가 작용하고 있는 작자의 대표시이다. 시의 형태는 짧아도 소재에 알맞을 정도로 할 말은 다했고 이 소재에 알맞게 발휘해야 할 시의 표현미를 완전히 발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참고 : <한국현대문학작은사전>, 가람기획편집부 편, 가람기획, 2000 <국어국문학자료사전>, 국어국문학편찬위원회 편, 한국사전연구사, 1995 (……) 이 시는 ‘무덤’을 시적 소재로 하여 죽음이라는 공간이 종말과 고통, 어둠이 아니라 생성과 희망, 밝음을 내포한다는 것을 암시함으로써 죽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제기한다. 이 ‘무덤’은 종말적인 죽음의 공간이 아니라 신비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기다림의 표상이다. 이 시는 일차적 의미로 개인적 차원의 존재론적인 문제를 다루었다고 볼 수 있다. 이 ‘무덤’은 외부세계와 차단된 자아의 유폐공간으로 어둠이 자리잡는 무의식적 현실이다. 즉 자아를 구속하는 한계상황의 현실인식이다. 이 ‘무덤’에 자리잡는 어둠은 절망과 고통의 현실인식에 끝나지 않고 평온과 희망, 새로운 이상을 지향하는 자아와의 만남이다. 따라서 개인의 현실적인 한계상황에서 정신적 고뇌와 갈등, 죽음의 문제를 종교적으로 초극하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이차적 문맥으로 이 시를 사회·역사적 배경의 관점에서 살펴볼 때, 일제 말의 절망적인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그에게 현실이란 항상 어둠으로 인식되었기에 그는 천상의 질서에 대한 갈망과 함께 미래지향적인 역사의식을 추구하였다. 따라서 ‘무덤’이 일제하의 암담하고 절망적인 현실이라면 ‘주검’은 이런 시대에 마지못해 살아가는, 즉 인간답게 살지 못한 비참한 모습으로 시체와 같은 상황을 뜻한다. 그렇지만 이 시가 우리에게 미래지향적인 희망과 삶의 건강미, 긍정적인 사고를 제시하고 있는데, 그것은 전적으로 기독교의 묵시문학적인 메시아 사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으며 희망을 갖고 굳게 일어서는 기독교인의 현실관이 잘 나타나고 있다. 이런 태도는 그가 “죽음에서의 생명, 죽음에서 부활을 갖는 그러한 열원(熱願)을 불멸의 종교적인 믿음으로 가져보고 노래해 보고 신뢰한 것이다”라고 한 고백에서도 엿볼 수 있다. 기독교의 진리에서 ‘어둠’은 역경·슬픔·죄악·고난·불의·심판을, ‘밝음(빛)’은 번영·행복·축복·정의 등을 뜻한다. 이 밝은 태양이 비춰줄 시기는 ‘언제’라는 묵시문학적 종말의 때에 함축되어 있다. 본래 묵시란 세계에 대한 절대자의 숨은 계획으로, 이 계획이 실현되는 때 세상의 종말이 온다는 것이다. 묵시란 시간과 공간을 포함하는 초월적인 실재를 사람에게 은밀히 소개하는 형식의 계시를 담은 언어표현으로 현실의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한다. 묵시적 종말론은 최후 심판일에 악은 형벌을 받고 의는 보상을 받으며 현세의 잘못은 고쳐진다고 보기에 희망과 부활의 메시지를 제공한다. 따라서 묵시문학은 현 역사를 거부하고 새시대의 도래를 동경한다. (……) 따라서 시적화자는 이런 희망을 가짐으로써 개인적 차원의 존재론적·정신적 방황을 극복하여 조국광복의 도래를 확신하는 것이다. 이 때는 궁극적으로 평화와 자유, 정의가 구현되는 참된 삶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이상주의적 경향은 현실의 절망적이고 비극적인 상황을 능동적,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또 다른 유형의 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참담한 현실에 울분을 토로하며 반항하고 싶은 우회적 방법으로서 자연이라는 소재를 택하여 이상주의적 경향으로 암시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시의 형식 구조를 보면, 2행만 2개의 문장으로 구성되었고 나머지 행은 단일행 문장으로 구성된 산문 형태의 줄글이다. 시에서 행이란 리듬을 효과적으로 배열하고 이미지나 의미구조의 단락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산문시는 극적 긴장감이나 압축미, 형태미보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시정신에 중점을 둔다. 따라서 산문 형태의 시는 행 구분을 하는 자유시에 비해 리듬감이 감소되는데, 이 시는 오히려 적절한 음보와 운이 조화를 이루어 경쾌한 리듬감을 자아낸다. 그는 초창기 시에 호흡 조절을 위한 쉼표, 산문화된 어법형식, 반복형태, 의성어와 감탄어, 호격 및 생략부호 등의 기교를 사용하여 주관적 감정 표출을 효과적으로 자아냈다. 또한 이미지의 조소성에 중점을 두지 않고 민요 형태의 음보와 반복적 리듬을 통해 진술의 직접적 효과를 최대한도로 나타내고 있다. 시에서 리듬이 주는 질서화와 균형은 시구조를 통일된 형식으로 조화시키는 데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 이 시에서는 주로 2음보와 3음보가 3, 4음절 중심으로 반복되어 우리의 전통적 리듬을 느낄 수 있다. (……) 따라서 이 시가 산문형태의 다음절(多音節) 보격으로 구성되었지만 이런 음보의 결합으로 훨씬 리듬감을 자아낸다. 그렇지만 이 시는 매행 음보의 음절수가 많으므로 빠른 템포의 동적 리듬에 머물지 않고 유장한 느낌과 사상성을 내포한 4음보가 가미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의성어의 풍요성은 그의 초기시에서 현실성에 대한 감각적이고 직접적인 인식을 드러내는 데 걸맞는 효과를 자아낸다. 이런 의성어의 시학적 기도는 하늘의 소리를 자연 현상에서 예감하고 감지하는 높은 오성적 깨달음에 연결된다. 따라서 4행의 의성어 삽입은 훨씬 원시 감각적이고 생동감을 불러일으킨다. - ‘박두진의 <묘지송>’, 신익호, <한국현대시 대표작품 연구>, 국학자료원, 1998
작가의 말
(……) 인간과 사회와 인류와 세계와 역사와 현실, 오늘의 문제와 내일의 문제, 심각하고 복잡하고 처절한 이 모든 문제에 대해 궁극적이고 완전한 해답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생각하고 느끼고 시를 쓰고 일하고 나고 죽고 무엇인가 바라고 무엇인가에 경도하는 그 의의와 가치를 비로소 인식할 수가 있습니다. 병적이 아닌, 기형적이 아닌, 감각이나, 퇴폐나, 허무나, 메마른 지성만에나, 발광적인 본능의욕이나, 맹목적인 추종으로만 기울어지지 않는 시에 있어서의 자기 이념의 건실한 균형을 얻을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스스로에게뿐만 아니라, 그것을 읽어주는 나와 더불어 사는 다른 사람의 정신에까지 할 수 있으면 해독이 되지 않고 무의미한 것이 되지 않고 참 정신적이고 건강하고 생명이 있는 자양이 될 수가 있을까 하는 노력의 이유가 되는 것입니다. 나 하나의 느낌이 아니라, 많은 다른 사람의 느낌을, 나만이 감동할 뿐 아니라 다른 최대 다수의 사람이 감동할 시를 쓰고자 하는 데 목표를 두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나 하나만을 유명하게 한다거나 오래 이름을 남기겠다거나 하는 그런 이기적인 비근한 동기로서가 아닙니다. 그러한 것을 떠난 시체에 전속된 문제로서입니다. 여태까지 걸어온 우리의 시의 자취를 더듬고 또 앞으로의 길을 내다볼 때 좀더 튼튼한 터 위에서 좀더 올바른 시의 정도를 개척해서 걸어가 보고자 하는 이유 때문입니다. 정말 시대성을 띤 훌륭한 작품들은 늘 정말로 그 시대를 잘 표현하면서도 또 초월해 있는 작품인 것을 잊고 싶지 않은 까닭에서입니다. - ‘나는 이렇게 시를 쓴다’, 박두진, <시인의 고향>, 홍성사, 1958
관련도서
<박두진 전집>, 박두진, 범조사, 1982~1984 <문학적 자화상>, 박두진, 한글, 1994 <박두진의 생애와 문학>, 임영주, 국학자료원, 2003 <박두진>, 박철희 편, 서강대출판부, 1996 <한국현대문학작은사전>, 가람기획편집부 편, 가람기획, 2000 <국어국문학자료사전>, 국어국문학편찬위원회 편, 한국사전연구사,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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