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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千鏡子)

예술가명
천경자(千鏡子)
구분
동양화가
생애
전라남도 고흥(高興) 출생. 1924년 일본 도쿄여자미술전문학교[東京女子美術專門學校] 졸업 후 1970년 파리 아카데미 고에츠에서 연수하였다. 학교 재학시 조선 미술전람회에 <조부상>, <노부>를 출품하였고. 1955년에 <정>으로 대한미술원 협회전에 출품하여 대통령상을 받았다. 그녀는 주로 독특한 색감과 형태미의 그림들을 화폭에 담았는데, 월남전에 종군하여 기록화를 제작하기도 하였다. 1954∼1974년 홍익대학교 교수를 지내고 1963년, 1965년 일본 도쿄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각종 초대전 참가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였고 세계일주여행을 하며 많은 책과 스케치를 남겼다. 1978년 예술원회원, 국전운영위원, 미술대전운영위원 등을 지냈다. 3·1문화상, 예술원상, 은관문화훈장 등을 수상하였다. 그녀는 전통적인 동양화기법에서 탈피하여 문학적이고 설화적인 면을 강조한 화가로 대개 여인의 꿈과 한·고독·환희·정열의 세계 등에 탐닉하였고 새로운 기법을 구사하는 색채화가로서 밝은 채색과 화풍이 특징이다. 화가이면서 수필집을 내기도 하였는데, <천경자 아프리카 기행화 문집>, <한>, <여인소묘> 등이 있다. 그림 작품은 <정>, <생태>, <향미사>, <꽃과 병사>, <꽃다발을 안은 여인>, <나비와 여인>, <청춘의 문> 등 약 1,000여 점에 달한다.
약력
1944년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 졸업 1954년~1974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1955년 대한미협전 대통령상(靜) 1960년~1981년 국전 심사위원, 운영위원, 부위원장 1963년 개인전, 동경 서촌화랑 1965년 문예상 본상 1965년 개인전, 동경 이또화랑 1969년~1970년 파리아카데미 고에쓰 수학 1969년 제10회 상파울루비엔날레 출품 1970년 남태평양 풍물 시리즈 스케치전, 신문회관화랑 1971년 서울시문화상 1973년 천경자개인전, 현대화랑 1974년 아프리카 풍물 시리즈 스케치전, 현대화랑 1975년 삼일문화상 수상 1977년 한국현대동양화 유럽 巡廻展 출전 1978년~현재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1979년 대한민국예술원상 1983년 은관문화훈장 1995년 천경자 회고작품전, 호암갤러리 1998년 소장 작품 93점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 1998년 미국으로 이주
예술활동
그는 해방 이전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화가들이 배출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의 한 명이다. 더구나 동양화에서 채색화를 왜색풍이라 하여 무조건 경시하던 그 길고 험난했던 시기를 극복하고 마침내 채색화 붐이 일고 있는 오늘을 생각하면 작가의 존재는 더욱 소중하다. 그의 작품세계에서 중심적인 이미지로 떠오르는 꽃과 여인은 일반적인 관점에서 아름다움의 대명사로 통한다. 작가는 주로 꽃이나 여인을 많이 그리면서 실제성보다는 이국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영원성을 간직한 의식과 감각세계를 주제로 채택하였다. 특히 1950년대에는 뱀을 주제로 한 그림을 많이 그렸는데, 여기에는 생명성과 초월성을 맛보려는 화가 특유의 예술정신을 잘 나타내고 있다. 1952년 부산 개인전에서 생태(生態)로 명제하여 발표한 뒤 화제가 되었던 뱀 그림은 결혼의 실패와 사랑했던 여동생의 죽음으로 인한 고독과 충격, 슬픔의 심정이 뒤엉킨 가운데 그려졌다. 그 뱀의 생태에서 생명의 표정과 자연의 신비를 새삼 절감했던 것이다. 1960년대 들어서는 단순히 대상을 묘사하려는 것에서 나아가 생태적인 색채감각을 가미하여 보다 깊은 예술세계를 연출하였다. 그녀는 전통적인 동양화기법에서 탈피하여 문학적이고 설화적인 면을 강조한 화가로 대개 여인의 꿈과 한·고독·환희·정열의 세계 등에 탐닉하였고 새로운 기법을 구사하는 색채화가로서 밝은 채색과 화풍이 특징이다. 1969년 미국, 유럽여행, 남태평양 여행은 낭만적 표현충동을 더욱 신선하게 자극하고 강렬한 원시적인 이미지를 표현하여 색채 화가이자 꽃과 색채와 환상의 화가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두드러지게 한다. 1974년 18년째 재직하던 교수직을 미련 없이 버리고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난다. 이국적인 젊은 여성을 나체로 그린 육감적인 누드그림은 어떤 그리움과 고독감으로 가득 차있다. 작가의 작품들은 개성적인 자아 중심의 집착과 열정이 환상적인 주제 전개와 자율적인 색상으로 화면을 감미롭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충만하게 하는 그녀의 독특한 낭만적 세계를 보여준다.
대표작품
<청춘의 문>(1968) <미인도>(1977)
저서
<천경자 화집> <탱고가 흐르는 황혼> <사랑이 깊으면 외로움도 깊어라> <꽃과 색채와 바람> <자유로운 여자 쫑쫑> <자서전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恨> <천경자 남태평양에 가다 아프리카 기행화문집> <언덕 위의 洋屋> <유성이 가는 곳> <여인 素描>
전시 리뷰
(……) 여하간 그의 지금까지의 화력을 통틀어 볼 때 작가 자신을 연상시키는 이목구비가 강하게 윤곽지어진 짙은 화장의 기괴한 요기가 도는 여인이 자주 화폭에 등장하며 갖가지 꽃, 동물 혹은 카드, 그리고 신비스런 향내를 풍기는 환상적인 색채들은 바깥 활동보다는 실내와 내면생활, 특히 꿈과 환상을 즐기는 다분히 비현실적이고 유아적인 그의 감성을 드러내 준다. 그의 작품들 중에는 재료학적 측면을 제외하고는 이른바 전통적인 동양화로 분류할 수 있는 작품은 극히 드물며 그가 창안해낸 꽃으로 장식한 화사한 여인의 환각적인 이미지는 그와 동시대 작가들이 그렸던 1950년대의 전형적인 한국여인의 각고와 인내의 상-가령 박수근의 아이를 업고 물동이를 이고, 혹은 빨래터에서나 부엌에서 일을 하거나 또는 남편 뒤에서 묵묵히 보따리를 이고 가는 여인네들-이나 혹은 장우성, 장운상의 미인도들에서 볼 수 있는 요조숙녀 타입의 이상적인 미인들과는 계급적 유형에 있어서나 도상에 있어서나 대조를 이루며, 이는 통상적인 삶의 방식과 윤리관, 도덕적 관행을 수용하지 않고 낭만주의적 感傷과 왜곡된 자유주의에 편승한 삶의 질곡과 체험을 기초로 한 자신의 자아도취적 인생관 내지는 심미관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그러한 관점에서 그는 간혹 나혜석과 비교되나 물론 그의 특이한 ‘팜므 파탈(Femme Fatale)’적인 여인상은 자신의 독창적인 창조이다. (……) 아울러 19세기 말 상징주의에서 빈번한 주제였던 Femme Fatale, 즉, 치사적인 마력을 지닌 요녀, 마녀의 상들은 그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간주된다. 상징주의에서 이브는 그의 적이며 유혹체인 리리스와 동일시되고 있는 것은 이미 주지하는 사실이다.(비교자료: 고갱 <이국적인 이브>, 루소 <뱀의 마술사>) 초기의 예로 1955년 대한미협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정>의 중심인물인 검은머리의 삐죽한 입과 눈의 소녀는 어린 마녀의 형상으로 보인다. 안고 있는 검은 고양이가 이러한 도해의 단서다. 이 그림은 대형작품으로 천경자가 홍대 교수로 재직한 이듬해에 사실화법으로 제작, 비교적 전통적인 동양화풍으로 그린 것이다. 대통령상의 수상은 그에게 자유를 준 듯, 이후부터 그는 세밀화풍의 사실주의를 벗어나 환상적인 색채와 몽롱하고 소프트한 필법으로 정의된 꽃구름, 꽃너울로 둘러싸인 다소 몽환적인 형상들로 구성된 특징적인 천경자 화법으로 변화를 시도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 변화는 아마도 그가 영감의 출처를 전통화에서 서양미술사로 전환한 데에 기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샤갈풍의 적색, 주황색, 청색, 거기에 백색과 보라색이 어우러지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여기에 마네킹과 같이 가느다랗고 긴 사지, 가면과 같이 과장된 이목구비의 인물들은 몽환적인 무드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형태들의 배치는 정면성과 수직원근법을 적용, 비교적 단순 평이하게 전개해 화면의 표면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러한 공간배열은 그와 비슷한 연배의 작가들-김환기, 박수근-들에게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 천경자의 화폭들에서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는 꽃의 상징주의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기본적으로 다른 고찰-하나는 꽃의 본질, 다른 하나는 꽃의 형태-로 특징지워진다. 꽃의 성질로 인해 그것은 일시성, 봄 그리고 미의 상징이다. 중국신화에 의하면 꽃은 생명의 짧음과 쾌락의 덧없음을 상징하며 고대 그리스와 로마인들은 그들의 축연에 언제나 화관을 둘렀으며 시신에 일종의 제물로 꽃을 뿌렸다고 한다. 다시 말해 꽃은 죽음의 실재를 연상시키며 동시에 생의 기쁨을 향한 흥분제이기도 하다. 한편, 꽃은 형태 때문에 중심의 형상이며 따라서 영혼의 원형적 이미지다. 아울러 연금술사들에게 꽃은 태양의 상징이다. 상징의 의미는 꽃 색깔에도 적용된다. 가령 주황 혹은 노란색 꽃은 태양 상징주의의 강화를 나타내며 적색 꽃은 동물의 生, 피와 열정과 관련된다. 청색 꽃은 불가능의 전설적인 상징이며 ‘신비의 중심’을 시사한다. 꽃의 양면성의 속성은 작가의 1977년작 <아열대>에서 잘 드러나 있는데, 이 작품에서 헐리웃의 우상이었던 마릴린 몬로는 꽃으로 변해 그의 아름다움과 함께 죽음을 상징하고 있다. 꽃만큼은 아니더라도 상당수의 그의 작품에 나타나고 있는 나비, 새들도 영혼과 관련된다. (……) - ‘천경자: 千鏡子, 감상주의적 상징주의 화가’, 송미숙(성신여대 교수, 미술사가), 1995년 11월, 호암갤러리
평론
천경자는 싱싱한 현대작가이다. 구태여 그의 그림을 동양화니 서양화니 해서 가릴 것도 없이 그는 당초부터 그러한 한계를 저절로 벗어난 사람이다. 그의 20대로부터 오늘이 있기까지 그가 해온 일을 살펴보면 이 작가가 체험한 인생의 본질적인 외로움과 슬픔과 황홀함을 모두 신비스러운 아름다움으로 되새김질하면서, 그 누구보다도 간절하게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작가의 나이가 아직 젊으니까 장황스럽게 연보를 들출 것도 없는 일이지만, 그가 화단에 나선 20대의 작품들에서 그는 이미 인습의 굴레를 활짝 벗고 놀랄 만큼 솔직하고 주저 없는 신선한 착상력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그 선명하고도 즐거운 독자적인 색채감각과 확실한 묘사력은 그 때부터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었다. 특히 뱀의 생태에서 그가 느낀 야릇한 감흥을 다룬 요염한 독사 주제의 소품들은 1950년대 초기의 화단에 뜻 아니 했던 야릇한 매혹의 아름다움을 일깨워 주었는데, 이로써 장차 이 작가의 예술이 번져 나갈 앞길을 이미 점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훗날 대작 <대사(大蛇)>(1969)를 발표함으로써 그 어리던 뱀이 탈피하고 또 탈피하고 자라고 또 자라서 정리가 황홀하게 트인 큰 뱀으로 승화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것은 인간 천경자가 다다른 예술가적인 깊고도 벅찬 정념의 원숙한 성장을 보여 주는 한 모습이었다고 할 수 있다. 30대에 들어서면서 그의 작품에는 이미 간절하고 외롭고 또 두려운 환상의 나래가 짙게 내려지기 시작했는데, 그 시초의 작업으로 주의를 끈 것은 1955년(31세) 가을 미협전에서 대상을 받았던 <정(靜)>이었다. 이 작품이야말로 그의 작가적인 역량의 순도가 성큼 전진하는 단계를 보여 준 주목할 만한 작업이었다. 30대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그의 화폭에 아롱지는 꽃구름과 호젓한 나비들과 이름 모를 새들, 그리고 오붓한 애인들을 꽃 너울처럼 너울너울 드리우는 즐겁고도 아름다운 환상의 세계가 전개되게 되었다. 그러나 그 아름답고 즐거워 보이는 이 환상의 세계에는 화려한 슬픔의 숨결 같은 것이 조용히 넘나드는 느낌이었다. 40대에 들어서면서 그의 이러한 우수의 아름다움은 한층 심화된 느낌을 보여 주게 되었고, 꽃과 꽃너울 속에 번민하는 한 인간상이 차차 눈에 띄게 되었다. 1969년과 1974년, 남태평양과 아프리카·유럽을 돌아보고 온 두 번의 큰 여행에서 그는 보다 더 풍부하고도 선명한 색채의 구사력과 폭 넓은 소묘력의 새로운 솜씨에 자신을 한층 굳히게 되었다. 1972년에는 전화 속의 베트남 전장에서 <꽃과 병사> 등 일련의 전쟁기록화를 제작했는데, 이들 기록화는 미처 누구도 짐작할 수 없었던 그의 신기한 감흥을 구현한 작품이다. 이러한 착상은 그의 특이한 감성이 성숙함으로써 비로소 표현할 수 있었던 아름다운 전쟁시 같은 것이었다. 이제 50대에 들어선 그의 예술에 대한 대결은 어찌 보면 기도 같기도 하고, 신들린 사람처럼 간절하기도 해서 고독의 즐거움과 슬픔의 아름다움이 그의 작품에 한층 승화될 것임이 분명하다. - ‘천경자의 예술 아름다운 환상의 세계’, 최순우(국립중앙박물관장)
관련도서
<千鏡子: 꿈과 情恨의 세계>, 천경자, 호암미술관, 1995 <꿈과 바람의 세계: 千鏡子 畵文集>, 천경자, 경미문화사, 1980 <千鏡子>, 문선호, 금성출판사, 1975
관련사이트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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