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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피족들

작품/자료명
지피족들
초연장소
대학로 극장
작/연출
공동구성 / 기국서, 박근형
장르구분
1990년대 이후
출연/스태프
출연 (1997년 9월 1일~6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 공연) 제작자/이봉규 영화감독/기주봉 지피족/주진모 엑스트라1/오광록 행려1,점쟁이/이휴태 두칠/전수환 동일,영식/엄효섭 조감독/송경의 엑스트라2/이돈용 행려2,약장수/이용규 엑스트라여1,미준/정미설 미친여자,순자/김은희 꿈꾸는여자,화정/나자명 엑스트라여2,깨순/이은숙 여배우,점례/박미연 엑스트라여3,지영/김성미 여자행려,장포주/문경희 엑스트라여4,경선/이현경 스태프 (1997년 9월 1일~6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 공연) 무대미술/김동경 무대설치/송기선 조명디자인/서정호 조명/김태학 작곡/백성호 음향/김동수 무대/임영빈,천원욱 사진/이은경 무대감독/김현호 의상/황소영 소품/허태경
내용
1990년도에 들어서면서 지하철 구내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났다. 집이 없는 사람들도 있지만 집을 두고도 거기에서 사는 사람들도 많았다. 서울 뿐만 아니라 동경에서도 그런 사람들이 많았다. 그 당시 신문에서는 지피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지피족은 신조어로 지하철의 지(地)와 히피족이니 여피족이니 하는 단어의 피(-ppie)를 합성해서 만들었다. 초연 당시 자유주의적인 생활 또는 소외된 자들이라는 뜻으로 제목을 붙였다. 이 연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는 존재들이다. 그들은 우연히 이 장소에 나와있는 것처럼 보인다. 인물들은 제각기 자기의 말을 한다. 이 사람들의 좌충우돌이 관객들에게 상상력의 열린 공간을 제공한다. 한 청년이 서서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를 혼자 소리로 장시간 읊조린다. 그는 자신의 생각이 올라오는 대로 말한다. 그는 지구의 어떤 장소에 24시간 서있으면서 하루를 음미해 보려는 것이다. 그동안 어떤 사색을 할 것인가가 그의 실험이 된다. 그의 읊조림이 무선스피커로 관객에게 들린다. 인질극이 벌어진다. 그것은 영화촬영을 하는 것이다. 감독은 장면이 마음에 안들어서 신경질적으로 연출을 진행하고 뭔가 더 자극적인 장면을 욕망한다. 해서 보다 확대된 인질극이 다시 연출된다. 감독은 즉흥과 우연성을 중시한다. 주연여배우가 늦게 나타나고 돈을 대는 제작자도 나타난다. 제작자는 여배우에게 추근댄다. 감독은 그것을 지켜보면서 궤변으로 일관한다. 조감독은 조감독대로 배우들에게 호통을 친다. 엑스트라들만 고생을 한다. 엑스트라 중의 한 사람이 과거를 회상한다. 그는 막가파의 일원으로 자기가 저지른 어떤 살인사건을 떠올린다. 그들은 외제승용차를 탄 중소기업 사장을 끌고 다니다가 땅에 파묻어버린다. 그들은 양심의 가책과 공포심을 없애기 위하여 마약을 투약하지만 약기운이 그들의 공포심을 더욱 부채질한다. 다시 영화촬영을 한다. 이번에는 폭력장면을 찍는다. 배우들은 사람을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연기를 주문받는다. 점차 여배우들도 사나워져 여성폭력이 등장한다. 만족한 감독과 스태프들. 엑스트라들이 휴식기간에 헛소리들과 귀신이야기를 하면서 논다. 다음 장면은 정사씬이다. 그 장면을 찍으러 가는 사이에 한 여배우가 자기의 창녀시절을 회상한다. 미아리 텍사스가 펼쳐지고 창녀들의 호객행위와 싸움질이 벌어진다. 이 와중에 얼굴 성형수술을 한 창녀가 우연히 어렸을 적 헤어진 남동생과 섹스를 한다. 남동생은 누나를 찾으러 다니는 중이다. 그것을 알게 된 누나는 자살한다. 그날 촬영이 끝나고 갈 곳 없는 엑스트라들과 부랑인들이 깊은 밤의 환상을 만들어낸다. 그 환상 속에 파노라마처럼 현실이 지나간다.
기국서 (1952~ )
중앙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77년 ‘극단 76단’에 입단하여 1998년까지 대표 및 상임연출을 맡았다. 1970년대 <마지막 테이프>, <관객모독>, 1980년대 <기국서의 햄릿>, <햄릿Ⅱ>, <햄릿과 오레스테스> 등 햄릿 시리즈, 1990년대 <고도를 기다리며>, <햄릿Ⅴ>, <지피족들>, <미친 리어>, <훼미리 바게트> 등, 2000년대 들어 <나 하늘로 돌아가리>, <로베르토 쥬코>, <타이거>, <선(禪)> 등을 연출, 제작하고 있다. 현재 극단 단막극장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대표작품 <마지막 테이프> <관객모독> <고도를 기다리며> <훼밀리 바게트> <햄릿>
재공연
1996년 11월 21일~12월 17일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극단 76단 창단 20주년 기념공연 1997년 9월 1일~6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
평론
(……) 뭔가 권태롭고 단조롭다고 느낄 즈음 건널목 저쪽을 보니 미치광이 하나가 서서 앙천대소하고 있지 않은가? 갑자기 그 도시가 풍요로워 보이고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서 정신적으로 생기가 돌았다. 미치광이 한 사람이 얼마나 거리를 윤택하게 하는가? 그들은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을까? 그들의 세계관은 무엇일까? 그들은 어쨌든 이 인류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그들은 결코 소외되어 바깥으로 떠밀려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의 무의식 깊은 곳에 있는 완전한 해방의 늪 속에 자신의 발을 들여놓고 있다. 그들의 고행으로 다른 사람들이 배설 같은 숨을 쉴 수가 있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들의 밑바닥이며 그들의 토양 위에 우리가 자라난다. 어설픈 세계를 완강한 것인 양 구축해가며. 이 시대의 연극은 어떤 모습인가? 영화와 텔레비전이 문화적 코드로 대중을 장악하고 있는 이 시대에 연극은 어떤 환상을 제공할 것인가? (……) 대형참사가 줄을 이었다. 신문 지상을 장식한 끔찍한 주검들의 모습들. 어처구니 없이 생때같은 목숨들이 시체 냄새를 풍기고 그 원혼들이 사회에 암세포처럼 널려있다. 술 취한 주정뱅이가 그 사건을 정치 상황과 연결시켜 주저리주저리 엮어내는 것을 들으면 차라리 블랙코미디처럼 느껴져 모골이 송연해지고 잠자리가 편치 않아진다. 그 암울함은 당분간 이어진다. <지피족들>은 이러한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시적인 풍경으로 스케치되기를 희망하며……. - 참고: 1997년 공연 프로그램 중 연출노트 (……) 이 연극에는 일정한 줄거리도, 특기할만한 사건도, 기승전결의 구성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단편적인 상황들과 그 상황 속에 던져진 인물들이 물 흐르듯 지나갈 뿐이다. 이처럼 철저히 해체된 구성과 지극히 무의미하고 비논리적인 언어 및 행동의 유희들 속에서 야릇한 쾌감을 느끼는 것은 이 작품이 우리 시대의 한 문학적 징후를 날카롭게 포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 <지피족들>은 해체된 구성과 파편화된 언어들 속에서도 극 전체를 일관되게 관통하는 총체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즉 폭력과 광기로 황폐화된 세계, 자아와 사랑을 상실한 인간들, 대화의 단절과 의상소통의 곤란, 이 모든 것들로 인한 뼈저린 소외감 등이다. 이 작품에서는 특히 공허한 말들의 유희가 심각한 허탈감을 안겨준다. 단역배우들 사이에 오가는 말들은 그 이야기 자체가 무의미한 내용일 뿐 아니라 그 말을 들어주는 상대자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이제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는 어떤 자율적인 시니피에, 즉 사물의 본질 같은 개념이 설 자리를 잃고 다만 언어기호의 물적 현상인 시니피앙의 순수하고 우연적인 유희들이 겉돌 뿐이다. 이러한 무의미함 속에서 그나마의 의미를 갖는 것은 영화에 엑스트라로 출연하는 두 낭인(이봉규, 기주봉)들의 선문답 같은 대화들이다. 그들은 “너는 누구냐?”라는 질문을 던지며 “왜 한 인간을 포용할 수 없을까?” 고민한다. 이는 바로 20세기 말의 광포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스스로의 내면으로 향하는 물음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공연은 소재의 신선함과 그에 걸맞는 극적 구성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너무 흐트러지고 느슨한 전개를 보여 모호한 이미지들이 다시 미로 속으로 달아나는 듯했다. 영화촬영 장면의 급박하고 소란스러운 진행과 두 낭인의 본질적이고 잔잔한 대화, 그리고 지하철역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 던져주는 섬광 같은 이미지가 각각 보다 구체화되는 동시에 서로 강렬한 대비를 이루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지하철 주변 소외된 군상이야기-지피족’, 김미도, <월간 객석>, 1991년 4월호 (……) 극단 76단의 연륜에 특히 관심이 가는 이유는 그들이 1970년대 이후 급증한 상업적인 공연들의 폭주 속에서도 새로운 연극을 실험해온 대표적인 아방가르드 극단으로 불린다는 점이다. (……) 극단을 창단하면서 기국서와 그의 동료들이 발표한 일종의 선언서 ‘76단의 기본성격과 방향’에는 이러한 아방가르드적 성향의 틀이 잡혀있다. 현실을 관조하거나 분석, 비평하기보다는 관점을 주관성에 고정시키며 날카로운 손과 이빨로 새로운 연극적 행위를 창조하고 파괴하겠다는 그들의 의지는 이후 76단 연극행위의 뿌리가 되어왔다. 극단 76단의 이념은 <햄릿 시리즈>, <관객모독>, <미아리 텍사스>, <지피족들>, <리어왕> 등의 대표작들과 일련의 행위예술들에서 구체적 연극언어로 드러난다. 이들 공연 속에서 76단은 연극의 전통적 서술방식을 해체하고 파편적 이미지들을 조합하면서 욕설과 성희롱 등으로 관객만이 아니라 연극과 사회를 모독하면서 총체적 감각에 다가가는 연극을 지향해왔다. 1996년도 저물어가는 이때 창단 20주년을 기념하면서 극단 76단은 지난날들의 대표적 작품장면들을 편집해서 <지피족들­세기말의 인간들을 위하여>라는 공연을 통해 문득 앞서가던 걸음을 멈추고 자신들의 족적을 뒤돌아보고 있다. (……) - 문화일보, 1996년 12월 13일, 이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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