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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별신제

작품/자료명
은산별신제
지정여부
차진용(車鎭龍, 대장), 박창규(朴昌奎, 화주), 황남희(黃南姬, 무녀)
구분
무속의례
흐름
충청남도 부여군 은산면에서는 매년 정초에 산신제를 지내고 격년제로 별신제를 지내고 있다. 은산 시장의 북쪽에 당산이라 불리는 높이 7~80m의 야산이 있고 그 산 남쪽 기슭에 신당(神堂)이 자리한다. 신당 안에는 정면에 산신(山神) 내외가 주신(主神)으로 모셔져 있고 그 우측에 복신(福神)장군, 좌측 벽에는 토진대사(土進大師, 도침)가 탱화 형태로 봉안되어 있다. 복신장군은 백제 무왕(武王)의 종자(從子)인 귀실복신(鬼室福信)이다. 복신과 도침은 백제를 재건하기 위하여 일본에 가 있는 왕자 풍(豊)을 불러와 왕으로 세우고 오랫동안 임존성을 근거로 함께 투쟁한 인물이다. 나중에 두 사람 사이에 간격이 생겨 복신이 도침을 죽이고 복신은 왕자 풍에게 죽임을 당하고 만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은산의 지리적 조건, 은산별신제의 유래전설 등과 부합한다. 은산별신제에 관한 문헌기록은 전하지 않고 다만 유래와 관련하여 두어 가지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전설에 따르면 옛날 은산 지방에 유행병이 돌아 많은 사람이 죽어 갔는데 특히 젊은이들이 희생이 심했다. 그러던 중 한 노인이 낮잠에 들었을 때 꿈에 한 신선이 백마를 타고 와서는 마을의 병마를 풀어주겠으니 청을 들어 달라 하였다. 그 신선과 그의 부하들이 억울하게 죽었으나 아무도 돌보는 사람이 없어 풍우에 시달리고 있으니 잘 매장해 달라는 것이 그 청의 내용이었다. 노인이 꿈에서 깨 마을 사람들에게 그 꿈 이야기를 하고 신선이 가르쳐 준 장소를 찾아가 보니 과연 수많은 전사의 백골들이 산재해 있었다. 마을사람들이 이에 그 백골들을 잘 매장하고 그 원귀를 위해 위령제를 지냈더니 병마가 사라지고 마을은 다시 평화로워 졌다 한다. 다른 전설에는 노인의 꿈에 나타난 노장군(老將軍)이 스스로를 백제의 장군이라 하거나 옛날 은산이 진터라거나 혹은 큰 난리가 나서 그 곳에서 수많은 장병이 전사했다는 등의 차이를 보일 뿐 전설의 구조는 대개 유사하다. 여하튼 그래서 전사한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그로부터 별신제를 지내 온다는 것이다. 한편 당집의 중수기(重修記)에서 은산별신제의 유래를 찾을 수 있는데, 현지 노인들은 중수기가 오랜 옛날부터 전해 왔다고 하고 은산별신제의 주무(主巫)인 이어인년은 수백 년 된 것이라 하였다고 하나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다. 중수기의 내용은 은산이 백제 때 전쟁터였는데 전몰한 장병의 원혼이 남아 흔히 불시로 풍우와 전염병을 일으켜 사람과 가축이 재해를 입어 오기로 신당을 세웠다는 것으로 이미 언급한 전설과 같다.
내용
은산별신제는 격년제로 거행되며, 별신당에서 매년 올리는 제사는 산제(山祭)라 하여 대제(大祭)인 별신제와는 달리 소제(小祭)로 치러진다. 제의 시기는 산제나 별신제 모두 신춘에 거행하는데, 정월 중순경 기성회에서 좋은 날을 잡아 월동한 뱀이 밖으로 나오기 전의 날로 택일한다. 제일이 결정되면 그 날을 중심으로 전후에 행사가 펼쳐진다. 별신제는 예전에는 보름 동안 놀았으나 근래에는 8일정도 걸려 진행한다. 연희는 별신당을 중심으로 하고 시내 행군이 많으며, 진대베기는 10리 이내 좋은 산에서, 그리고 꽃받기는 부여 고란사나 적곡 정혜사 또는 부여 삼충사(三忠祠)에서 행하여진다. 은산별신제의 전체 구성은 진대베기, 꽃받기, 별신 올리기, 행군과 축원, 별신 내리기, 화주만의 독산제(獨山齊), 장승 세우기로 이루어져 있다. 별신이 워낙 큰 행사이므로 행사에 참여하는 임원이 매우 많다. 대장, 중군(中軍), 사령집사와 선배패장(稗將) 2인, 후배패장(稗將) 2인, 화주와 육화주, 별좌(別座) 3인, 축관 등이 있고 이 밖에 무당, 조화자(造花者), 공인(工人), 농악수, 기수, 제물운반자 등이 동원된다. 무당은 단골무당으로 별신당 앞과 하당굿 때 굿을 주관하고, 조화자는 사찰의 승려나 솜씨 있는 사람이 맡는다. 공인 6명은 삼현육각을갖추고, 농악대는 꽹과리, 징, 장고, 북으로 구성되며, 기수는 31명에 달한다. 별신제 첫날 먼저 제수 및 제주로 쓰는 물을 보호하는 물봉[수봉(水封)]의 의례가 치러진다. 별좌가 농악대를 거느리고 은산내에 가서 일정한 곳에 금줄을 치고 절한다. 물을 봉하고 나면 그 상류의 물을 긷거나 더럽혀서는 안된다. 둘째 날 진대[진목(陳木)]베기를 행한다. 십리 이내 좋은 방향의 산에 가서 신간목(神竿木)인 진대 4본을 베어 온다. 임원 일동이 기를 앞세우고 현지에 도착해서, 사람을 시켜 미리 물색하고 금줄과 색지로 표시해 둔 참나무 앞에서 벌목을 알리는 고사를 지내고 별좌 2인이 나무를 벤다. 이들 진대로 신을 맞아오는 것인데, 은산으로 돌아와 진대를 화주집 뜰에 제사기간 동안 세워 둔다. 셋째 날은 꽃을 받는 날이다. 정초에 종이꽃 만들 사람을 선정하는데 대개 인근 사찰이나 정한 장소의 부정이 없는 사람으로 정한다. 그는 목욕제계하고 독방에 들어가 한 달쯤 걸려 술이 달린 화등(花燈) 8개와 병 안에 꽃을 만들어 다발을 한 화등 6개를 만든다. 진대베기와 마찬가지로 행렬을 이루어 가서 꽃을 받아 온다. 넷째 날 제물을 올리고 본제를 지낸다. 각종 기가 열을 짓고 제물 운반인 이삼십 명이 제물 접시를 하나씩 정중히 들고 화주집으로부터 별신당으로 향하는데, 각자 입에는 말을 하여 부정을 타지 않도록 흰 종이를 문다. 이어 상당에서 밤에 무당이 굿을 하거나 아니면 이튿날 오전에 상당굿을 벌인다. 기 위에 매달아 놓은 방울이 울려 강신을 알리면 굿이 끝난다. 오후에는 시장터에 내려와 시장 발전을 위한 하당굿이 놀아 진다. 다음날 저녁 화주 혼자 별신당을 찾아가 별신제가 끝났음을 고하는 독산제를 올린다. 그 다음날 시장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뻗은 구도로변의 장승터에서 묵은 장승을 제사 형식으로 거행한다. 이로써 일주일 넘어 은산 일대를 축제의 분위기로 몰아간 별신제가 막을 내린다. 별신제는 대규모의 행사기 떄문에 의상과 소도구 및 장비가 매우 다양하다. 우선 대장, 중군 이하 통인에 이르기까지 타야 할 말이 8필 소요된다. 각기 전통의상 차림인 것은 물론이며 공인은 황의(黃衣)에 털모자를 쓰고, 제물을 운반하는 약 30명의 청소년은 청의(靑衣)를 입는다. 제물은 날[생(生)] 것을 사용하며, 술, 백병(白餠), 쌀, 콩, 팥, 감, 밤, 고사리, 도라지, 녹두나물, 두부, 기투각, 닭, 돼지 등이 사용된다. 제주(祭酒)인 조라주는 신의 도움으로 사흘간에 족히 빚는다고 한다. 제구(祭具)와 쌀을 이는 대바구리, 조리, 자리, 바가지 등은 별신제를 지낼 때마다 새로 장만한다. 별신제에서 열리는 행군은 진대베기, 꽃받기 외에 별신 올리고 내릴 때, 하당굿을 놀 때와 별신을 올렸다가 내리는 동안 매일 한두 차례씩 시내를 돌고 별신당 앞까지 실시되므로 많으면 7~8회 정도 이루어진다. 특히 별신이 오르고 내릴 때의 행군이 가장 큰 규모의 행군이 되며, 행렬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영기(令旗) 2인, 나팔수 3인, 농기 2인, 사령기 2인, 24방기(二十四方旗) 24인, 음양기(陰陽旗) 4인, 구등(球燈) 6인, 하등 6인(청소년이 머리에 이고 감), 화주 1인(축문과 지폐를 담은 고리짝을 지고 감), 제물 운반대, 농악대 6인, 사령 1인, 집사 1인, 선배패장 1인(승마), 통인 1인(승마), 대장 1인(백마), 통인 1인(승마), 삼현육각 6인, 중장(中將) 1인(승마), 후배패장 1인(승마), 육화주(肉火主) 1인, 축관 1인 ,별좌 1인, 이렇게 백여 명 일행 뒤로 지방 관서의 장들과 동민 다수가 따랐다고 한다.
전승자 정보
은산별신제 역시 대부분의 마을축제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일제 강점기에 전승이 거의 중단되었다가 해방 이후에 다시 연행되었다. 1966년에 은산별신제가 무형문화재 지정을 받을 때에는 유상렬(남, 대장), 백남룡(남,대장), 심인길(남, 화주), 한상철(남, 별좌), 유용길(남, 중군), 석태종(남, 집사), 안중기(남, 축관), 이택구(남, 육화주), 한선량(남, 통인), 이어인년(여, 무녀) 등이 예능보유자 인정을 받았다. 이후 대장 차진용(車鎭龍), 화주 박창규(朴昌奎), 무녀 황남희(黃南嬉) 등이 추가로 인정받아 현재까지 은산별신제를 보존, 전승하고 있다.
연계정보
· 재구성 <한국의 전통예술>, 심우성 외, 한국문화재보호재단, 1997
관련도서
<한국의 전통예술>, 심우성 외, 한국문화재보호재단, 1997 <은산별신제 종합실측조사 보고서>, 문화재관리국, 1998
관련사이트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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