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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작품/자료명
금강
초연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작/연출
신동엽 / 문호근
장르구분
1990년대 이후
출연 / 스태프
출연 시인/안치환,김영남 신하늬/이정열,이명훈 인진아/황후령,김은정 명학/기희용,안효영 전봉준/강창식 홍대균/성석주 달래/정영미 환관/원창연 방돌개/이준호 말뚝/강은영 성혁/김선진 이초시/김신기 동학아줌마/전경옥 천주학쟁이/김호종 방물장수/김미정 농민군어머니/전송임 이황당/이삼헌 동학포교사/이우영 궁녀/박은래 산매댁/구은정 상궁/이상은 춤/조광묵,이상희 춤/진영주,서정숙 경당무술/박희정 스태프 원작/신동엽 극본/김봉석,원창연,문호근 작곡/이현관,이건,김철호,김상철,안치환 지휘/이상훈 음악지도/정은숙,전경옥 연출/문호근 조연출/손문숙,권대일 안무/오세란 기술감독/이주경 무대미술/신학철,김희재 무대감독/장윤경,박정률 무대/김명훈 의상/최보경 음향/강호정 조명/신은섭 영상/여균동,정윤철,강호준 분장/김종환
내용
서막 가수 2명이 등장 인사와 함께 자연스러운 진행으로 칼노래를 함께 부른다. 노래가 끝난 후 신동엽 시인의 서사시 금강을 소개하면서 두 사람은 시인이 되어 작품을 여는 서막의 노래를 시작한다. 배경으로 오늘날의 종로 5가의 모습이 나타나고 시인과 소년의 대화가 끝나면서 1막 1장의 하늬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흉년과 돌림병의 노래가 불리워지고 하늬와 달래의 모습이 보인다. 시인의 이야기로 달래의 고백이 이루어지고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가 불리워지면서 시인들이 사라진다. 1막 1장 하늬의 이야기 오랜 흉년과 돌림병으로 병이 든 하늬. 하늬를 살리기 위해 김진사에게 몸을 파는 달래. 그 사실을 눈치 챈 하늬. 병석에서 일어난 하늬는 길 앞에 나가 달래를 기다린다. 조기와 약 꾸러미를 들고 오는 달래. 하늬를 발견하고 벼랑에서 뛰어내리는 달래. 망연자실하게 벼랑아래를 내려다보던 하늬는 김진사 집에 불을 지르고 달아난다. 2장 진아의 이야기 몰락해 가는 조선왕조와 외세의 등장 청·일의 대사들이 거들먹거리고 있는 궁의 연희 모습이 스치듯 지나간다. 대원군과의 내통 혐의로 고문당하는 상궁. 고문장면. 두려워하는 궁녀들. 심문하는 홍대균. 겁에 질린 진아. 왕비를 음해하려는 죄명으로 상궁과 궁녀를 고문한다. 평소 진아를 딸처럼 아끼던 환관이 진아를 불러낸다. 죽음이 임박했음을 알려주고 탈출을 권유한다. 탈출을 결심하는 진아. 환관이 진아의 탈출을 도와준다. 3장 하늬와 진아의 만남 활발한 장터(한쪽에서는 줄타기나 재주넘기 같은 것을 하는 사당패. 한쪽에서는 동학도인이 선동을 하고 있다)에서 하늬와 명학이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진아가 홍대균과 보부상 같은 사람들에 쫓겨 등장. 하늬의 옆에서 넘어지면서 붙잡힌다. 강력히 저항하는 진아를 심하게 다루는 홍대균패. 하늬가 유심히 바라보다가 일어서서 홍대균에게 항의한다. 홍대균패와 싸움이 붙고 하늬를 돕는 군중들. 크게 싸움이 벌어지고 데리고 빠져나오는 하늬와 명학. 명학이 진아를 전라도로 데려다 주기로 한다. 하늬에게 뒷일을 부탁하는 명학. 아쉽게 하늬를 떠나는 진아. 4장 원평집회 각지에서 몰려든 농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하고 있다. 지도부들이 한데 모여 봉기문제를 놓고 대립하던 중 경거망동을 삼가라는 해월의 친서가 도착한다. 지도부의 격론에도 불구하고 모여든 농민들은 칼노래를 부르면서 군무를 추며 봉기를 준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입심 센 아낙네와 한 많은 젊은 처자가 등장, 군중들의 열기와 분노는 더욱 커져간다. 이때 모든 것을 결심한 모습으로 봉준이 나타나고 봉준을 본 군중들은 그와 함께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갈 것을 결심한다. 군중들속에 함께 있던 하늬는 굳은 결의를 다지고 봉기를 조직하기 위해 남원으로 가는 명학을 뒤따른다. 5장 남원 – 이초시의 집 넓다란 대청마루에 동네 아낙들이 모여 옷을 만들면서 동학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들과 같이 일하고 있는 진아의 모습이 보인다. 마당에서는 짚신을 삼는 사람들이 있고 한쪽 정자에서는 이초시가 일하스님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전체적으로 무엇에인가 들떠있는 분위기이다. 대문을 젖히고 들어오는 명학과 하늬. 반갑게 맞이하는 이초시와 일하스님. 인사치레가 끝나고 두리번거리는 하늬를 보고 스님과 명학, 이초시가 하늬를 골려준다. 동네 아낙들의 눈총이 모아지고 진아를 부르는 이초시의 말을 듣고 뛰어나가는 진아. 오랫동안 그려온 것 같은 마음으로 만나는 두 사람. 그러나 서로에게 느끼는 두려움과 불안감. 하지만 지금 우리는 남남북녀. 고구려의 밭 백제의 씨임을 확인하는 두 사람. 훗날 진아의 고향 해주에서 만날 것을 약속 하면서… 6장 전주성 승리의 노래가 울려퍼지고, 여러 농민들이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그 중엔, 어린 소년, 망나니, 훈장, 노인, 대장장이, 농민 등이 있다. 그중 예인 부대가 탈춤과 재주를 넘자. 무인들이 일사분란하게 칼춤을 춘다. 그때 전령이 전주화약으로 집강소를 설치하게 됐다고 알려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격하고 갑자기 화약을 반대하는 흥분한 무인들이 일어서 나간다. 한쪽에서 장군들이 모여 치열하게 논쟁을 벌인다. 한양까지 공격하자는 하늬와 희생을 줄이고 싸움을 끝내자는 명학은 심하게 다툰다. 그때 밖에서 환소 소리가 들리고 폐정개혁안이 발표되자 이미 끝난 일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집강소 일을 도와달라는 명학을 뒤로 하고 하늬는 해주로 떠난다. 막간극 해주와 청일전쟁 막이 열리면 ‘껍데기는 가라’를 부르는 시인이 있다. 노래가 끝나면 1894년부터 현재에 이르는 우리들의 역사가 화면으로 펼쳐지고 시를 낭송한다. 아득한 과거와 미래의 우리민족을 말하면서 낭송이 끝나고 “우리들에게도 생활의 시대는 있었다”라는 아름다운 삶의 모습이 음악과 함께 춤으로 펼쳐진다. 갑자기 대포소리, 총소리가 나며 어이없이 무너지는 평화. 폐허가 되는 해주와 청일전쟁. 무너진 평화와 외세의 모습이 느껴진다. 2막 1장 하늬와 진아의 이별 봉화가 오르고 2차 봉기를 위해 모여드는 농민들.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 명학. 집강소로 명학을 찾아온 진아와 하늬. 전투를 앞두고 작전을 세우며 걱정하던 명학은 두 사람을 반갑게 맞이한다. 패배를 예감하던 명학은 떠났던 하늬가 다시 돌아와 흔들리던 자신을 되찾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심하게 싸웠던 지난날에 대해 하늬가 옳았음을 인정하고 후일을 부탁하며 떠나는 명학. 예상치 못한 명학의 말과 속속들이 모여드는 과거의 동료들을 보면서 진아를 바라보는 하늬. 하늬의 결심을 눈치챈 진아는 이별을 예감한다. 태어나는 아이의 이름을 하늬라고 불러달라고 진아에게 부탁하는 하늬. 2장 우금치 전투 농민군들의 작전회의와 일본군의 작전회의가 긴박하게 펼쳐진다. 농민군들이 전투에 임하는 결연한 의지를 이야기한다. 한쪽에선 아낙네들이 밥을 짓거나 돌을 나르고 있다. 풍물, 함성, 총소리가 한데 섞여 빗발친다. 언덕을 뛰어오르는 농민군들이 꽃잎처럼 쓰러진다. 후퇴했던 농민군들의 시체가 산처럼 쌓여간다. 농민군들의 피와 시체는 강물처럼 흘러내린다. 한데 모인 시체들은 하나 둘 승천하듯 하늘로 올라간다. 핏빛으로 물들었던 하늘이 점차 파래진다. 하늬가 미친듯이 시체 사이를 뛰어다니며 울부짖는다. 3장 금강에서 또 다시 만나지리라 분홍빛 하늘이 흐려지며 비가 쏟아진다. 비는 진아의 몸을 흠뻑 적신다. 진아의 반대편에서 두 아낙이 등장하여 녹두장군이 교수형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진아의 몸을 적시던 비는 어느덧 강물이 되어 흐른다. 진아의 옆에는 아기 하늬가 서 있다. 하늬를 그리워하며 진아는 어린 하늬의 손을 꼭 잡는다. 나룻배가 다다르고 진아는 배에 오르려다 하늘을 본다. 사공과 진아와 아기 하늬를 태운 배는 금강을 따라 말 없이 흘러가고, 시인과 농민들 그리고 현대의 우리들이 무대로 나오면서 합창을 한다. 칼노래 때가 왔네 때가 왔네 다시 못올 때가 왔네 뜻을 품은 장부로써 기다렸던 때가 왔네 용천검 드는 칼을 아니쓰고 무엇하리 잘맞는 옷 떨쳐입고 이칼저칼 넌즛들어 호호망망 넓은 천지 홀몸으로 비껴서서 칼노래 한곡조를 때가왔네 불러내니 용천검 날랜 칼은 일월을 희롱하고 소매없는 장삼이 우주에 덮여 있네 좋을시고 좋을시고 때가왔네 좋을시고
평론
94년 이래 뮤지컬의 경향과 <금강> 1. 들어가는 말 현재 우리 나라의 음악극은 각기 다른 여러 분야에 속한 여러 종류가 있다. 고급음악계(서양음악계)의 오페라, 오페레타, 국악계의 창극, 연극계의 뮤지컬, 그리고 연극계와 가장 긴밀하게 관련있지만 완전히 다른 작품적 관행을 가지고 있는 민족예술계의 노래극 등이 그것이다. 또한 극적 구조가 비교적 약하거나 없으며 춤과 다른 분야 예술의 비중이 높은 양식, 그래서 온전히 음악극이라 부를 수는 없지만 음악극과 긴밀한 관련을 가지는 양식으로는, 음악극과 긴밀한 관련을 지니는 것으로는, 주로 서울예술단이 공연하는 총체극, 민족예술계의 노래판굿, 집체극 등이 있다. 가극단 금강의 첫 작품 <금강>은, 이 중 고급음악계와 연극계, 민족예술계(진보적 예술운동계)의 음악극 성과들의 영향 속에서 만들어졌다. 그럼으로써 <금강>의 평가가 까다로운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이 글에서는 94년과 95년 상반기까지 이른바 뮤지컬이라는 이름으로 연극계에서 올려진 음악극들을 일별하고, 그 속에서 <금강>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되짚어 보려 한다. 2. 94년 본격적인 뮤지컬 붐의 의미 연극계에는 94년 이전에도 이미 뮤지컬 붐의 조짐이 있었다. 80년대 중반 <아가씨와 건달들>의 대히트를 비롯하여, <가스펠>과 <캬바레>, <피핀>, <캐츠> 등 주로 민중, 대중, 광장 등을 중심으로 했던 히트작들이 계속되었다. 91,92년 이후에도 <넌센스>의 초장기공연을 비롯하여, <캐츠>, <코러스라인> 등 브로드웨이에서 성공한 작품의 번역물을 중심으로 하여 대규모의 장기공연이 성공함으로써 뮤지컬 분야는 점점 달아오르고 있었다. 93년 연말 <번지 없는 주막>, <어메이징 드림코트>으로부터 시작하여, 94년 봄 <아가씨와 건달들>과 이른바 본토 뮤지컬 <캐츠>의 내한공연으로 뮤지컬은 그야말로 붐이라고 부를 수 있는 절정에 도달한다. 대중들의 이목이 뮤지컬에 집중하고 흥행에 성공하였고, 이에 고무받은 여러 극단들이 뒤를 좇아 뮤지컬을 제작함으로써(<마지막 춤을 나와 함께>, <타오르는 불길>, <지하철1호선>, <동숭동연가>의 재공연 등) 뮤지컬 작품의 양이 늘어났다. 그 붐은 6월이 지나면서 수그러들었으나, 그 여파는 남아 그 해 서울연극제에 뮤지컬이 출품되기에 이르렀다.(맥토 <번데기>) 이 시기의 뮤지컬 붐은 몇 가지 특징을 보이고 있다. (1) 91,92년 이후 연극계의 변화, 즉 진지한 고급연극으로부터 상업적 대중연극으로의 연극계의 주도적 흐름의 변화의 한 양상. 대중연극의 흐름이 정착되면서, 일년 중 계절상품으로서의 특성을 가지게 됨. (2) 이윤 추구 중심의 기획, 회사 형태의 제작기획사, 스타시스템, 대대적 홍보와 이를 위한 언론사와의 결합. 익숙하고 유명한 레퍼토리 선정과 대중문화적 내용. (특히 몇몇 작품은 화려한 극장, 고가의 입장료) : 기획적으로만 성공한 <아가씨와 건달들> (3) 영국과 미국 의존성. 번역 뮤지컬 중심. 본토 뮤지컬 수입. 결국 번역과 모방이, 우리의 자생성을 키워주기보다는, 관객으로 하여금 본토 뮤지컬을 보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그 뮤지컬들의 권위와 명성을 선전해 줌으로써, 본토 뮤지컬의 터닦기의 역할을 하였음. (4) 아직도 시작 단계인 창작뮤지컬: 안정된 기술적 수준에도 불구하고, 브로드웨이식의 상투적인, 그러면서도 우리 관객에게 아무런 느낌을 주지 못하는 내용과 구성, 연극적이지 못한 아리아를 지닌 맥토의 작품들 - 이미 일정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텔레비전 드라마의 역량이 투여되어 만들어진 <마지막 춤을 나와 함께>. 90년대 한국 작품다운 핵심을 가지고 있지만, 텔레비전 드라마와 공연예술로서의 뮤지컬이라는 예술형태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를 극복하지 못함. 결국 창작뮤지컬은 극작, 연출, 작편곡에서, 기본적인 안정감과 우리 나라 뮤지컬 다움을 확보하지 못함. 이러한 상반기 뮤지컬들에 이어 하반기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수의 뮤지컬들이, 이러한 경향으로부터 많이 벗어난 작품들이 올려졌다. <징게맹게 너른 들>, <번데기>, <성춘향> 등이 그러한 작품들이다. 또한 일본의 뮤지컬이 국립극장 무대에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로 처음 우리 관객들에게 보여졌다는 점도 기억할 만하다. 하반기 뮤지컬들은 연말연시로부터 봄에 이르는 뮤지컬 붐 속의 작품들처럼, 대중드라마적인 특성을 비교적 덜 가지고 있는 작품들이지만, 적지 않게 봄의 영향을 받고 있었으며, 그 문제점도 여전하였다. 비율로 보자면 창작뮤지컬이 많았다고 할 수 있는데, 튼튼한 내러티브가 이미 갖추어져 있는 <성춘향>이 가장 완성도가 높았으나 이러한 고전물 각색이 우리 창작뮤지컬의 출구라고 이야기할 수 없는 형편이며, <번데기>는 여전히 맥토의 이전 작품의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다. 동학농민전쟁 100주년 기념 공연이었던 <징게맹게 너른 들>은 동학농민전쟁의 핵심적 내용을 잡아내지 못하고 뮤지컬적이지도 못한 극본, 동학농민전쟁과는 어울리지 않는 안무, 스펙타클한 분위기의 작곡은 되지만 인물에 관객을 몰입시킬 수 있는 아리아에서는 무력했던 작곡 등알맹이가 부실한 채 연출적 기술만이 돋보였다. 3. 95년 뮤지컬의 경향 이러한 뮤지컬 붐은 1년 후, 조금은 약화된 형태이기는 하지만 그대로 재현되었다. 연말의 악극 <홍도야 우지마라>로부터 시작하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그리스 록큰롤>, 번역극이면서 뮤지컬로의 각색이 이루어진 <우리집 식구는 아무도 못 말려>, 창작뮤지컬 <심수일과 이순애>, 재공연된 <마지막 춤을 나와 함께>, 그리고 수입된 브로드웨이 뮤지컬 <코러스라인> 등 94년 뮤지컬 시즌과 상당히 흡사한 구도를 보여주었다. (1) 연기, 노래, 춤, 음향, 안무 등 기술 수준의 현격한 발전 :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그리스 로큰롤> 등 (2) 열기는 가라앉았으나 기획의 노하우는 안정되어 가는 추세. 계절상품이자 대중적 공연물이라는 성격이 확인됨. (3) 여전히 번역뮤지컬이 주도 : 번역 뮤지컬로 우리 관객을 정서적으로 장악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실감하게 함. (4) 극작, 작곡, 연출이 오히려 문제임이 드러남 : 음악극다운 안정감을 확보하고 있는 작품은, 신파악극인 <홍도야 우지마라>. <번지 없는 주막>과는 달리 신파성을 희화화하지 않고 비극성을 살리는 정공법을 씀. 현대의 관객이 신파적 색깔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공감을 얻어내는 데에 성공. 하지만 신파는 어쩔 수 없이 퇴락하는 양식이어서, 우리 창작뮤지컬의 출구라고 할 수는 없음. - <심수일과 이순애>, 대중문화적 외양에도 불구하고 이와 괴리된 작품적 핵심. 뮤지컬다운 극작과 작곡에 실패. <우리집 식구는 아무도 못 말려> 역시 뮤지컬 넘버로서의 실패. 노래가 오히려 극의 흐름을 갉아먹는 현상. - 연출의 작품 해석이 부실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 결국 94년의 한계가 극복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문제의 정확한 지점이 어디인가를 확인시켜 줌. 4. <금강>의 의의와 한계 이렇게 최근 연극계의 음악극 흐름은 대중연극적인 흐름의 한가운데에 있다. 대중문화적 발상과 인물과 사건, 음악, 안무 등 작품 내적으로도 대중문화적 특성을 지닌다. 그런 점에서 <금강>은 기획적인 측면에서 뮤지컬 붐의 영향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작품 경향으로 볼 때 현재 연극계의 음악극의 흐름의 중심적인 작품이라고는 할 수 없다. 대작 역사물이며, 대중문화적 발상이나 사건 구조는 이 작품에 없다. 오히려 이 작품은 대중연극적 뮤지컬 붐의 밖에 있을 수밖에 없는 서울예술단의 작품이나 소극장에서 이루어진 <지하철 1호선> 같은 새로운 시도 등, 외곽의 의미 있는 작업들과 한 묶음으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러나 91년 이후 연극계의 음악극 흐름이, 이렇게 브로드웨이를 전범으로 하는 상업적이며 대중문화적인 작품을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또 한편 아직 한국적인 대중적 음악극의 개화를 이야기하기에는 기본적인 창작역량의 축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런 점에서 중심적 흐름 밖의 시도들이 중요하게 평가되어야 한다. 관제적 작품의 한계를 근본적으로 뛰어넘기 힘들다는 난점을 가지고 있지만 우수한 연기자를 확보하고 있고 적자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과감한 창작극을 시도할 수도 있는 서울예술단의 작업, 극단 학전을 비롯하여 음악극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작은 극단에서의 실험적인 작업들, 그리고 가극단 ‘금강’의 작업 성과들은, 우리 음악극 발전의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신동엽의 서사시를 바탕으로 한 <금강>에서 높이 사줄 만한 점은, 동학농민전쟁이라는 역사적 사건 전모를 요약적으로 보여주며 그 사건의 여러 층위들을 균형 있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 뮤지컬 넘버로서 극적 흐름에 기여하는 노래의 작사·작곡, 고급음악적이지 않으면서도 대중음악의 어떤 양식에 묶이지 않고 이지리스닝풍이면서도 브로드웨이적이지 않아 폭넓은 수용과 의미전달을 가능하게 하는 음악적 주조, 일반적인 뮤지컬 안무와는 전혀 질감이 다른 한국 농민 분위기의 춤과 연극적인 안무, 이 전체를 아우르며 스케일 큰 작품을 성공적으로 연출한 것 등이다. 반면 가창과 연기, 음향과 무대미술 등, 그야말로 기술적인 측면이 뒤떨어져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그러나 앞에서 지적한 우리 뮤지컬의 문제점, 즉 외국 뮤지컬의 충격이 주로 기술적 측면의 급격한 향상으로 이어지는 대신, 극작과 작곡 등 작품의 핵심이 채워지지 않는 현상을 생각할 때, 이러한 성과는 소중하다 아니할 수 없다. 왜냐하면 기술의 축적이란 것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반복적인 공연과 연습량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라면, 작품의 핵심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금강>은 고급음악의 오페라가 지닌 품위와 스케일, 연극과 뮤지컬이 지니는 연극적 밀도, 진보적 예술운동 진영이 축적해 온 사회적 현실과 역사적 사건의 형상화의 노하우 등이 고루 결합되어 있다는 점이 또 하나의 장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그러나 바로 이 점이 다양한 관객들의 다양한 불만을 초래한 측면이 있음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즉 오페라로 보는 관객들의 음악적 불만족, 연극으로 보는 관객들의 연기와 가창의 연극적 처리에 대한 불만족, 예술운동 진영의 새로운 대형 작품을 기대하는 관객들의 불만족 등이 한 작품에 몰리는 것이다.(예를 들자면 음악인들은 음악이 단순하고 유치하다거나 노래를 못한다는 불만을 터뜨리는 것에 비해 서양음악에 익숙지 않은 다른 관객들은 오페라 같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그만큼 이 작품의 관객들이 다양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고급음악계의 음악인으로부터 시작하여 노동자 관객까지), 그만큼 여러 집단에 각기 다른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어느 한쪽에 확실한 영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분야 성과의 결합은, 연출자 문호근의 경험과 역량에 의해 가능한 것이었는데, 그대신 이를 모두 충족시켜 주는 연기자, 기술진 등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어서, 기술적 역량의 미흡함을 더욱 부채질하였다. 5. 맺음 올해 다시 <백두산>을 계획함으로써 가극단 ‘금강’은 작년의 역사물 대작 공연의 흐름을 계속 밀고 나가고 있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러한 작업은, 어떤 하나의 흐름에 속하지 않고, 어떤 하나의 흐름에만 영향을 미치고자 하지 않기 때문에, 작업에 많은 어려움이 뒤따른다. 따라서 어찌 보면 이 작업의 성패는 이 작품들이 얼마나 많은 관객들에게 호응을 받는가, 또한 다른 흐름의 여러 음악극 작업들에 얼마만한 좋은 영향을 미치느냐로 판가름날 것이다. 그리고 이는 애써서 만든 이들 작품들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살아남아 계속 다듬어지고 많은 관객에게 보여질 기회를 갖느냐에 좌우될 것이다. (이영미, 한국음악극연구소 심포지움, 1995년 8월 9일)
관련도서
<맨발로 부른 연가>, 문호근, 벨로체, 2002
관련사이트
문호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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