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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우물이 있는 풍경

작품명
낡은 우물이 있는 풍경
저자
김종한(金鍾漢)
구분
1930년대
저자
김종한(金鍾漢)
생애와 작품세계(1916~1944)
호는 을파소(乙巴素). 1916년 함북 경성 출생. 니혼대학(日本大學) 예술과를 졸업했다. 193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민요풍의 시 <낡은 우물이 있는 풍경>이 당선되었고, 1939년 <문장>에 시 <할아버지>, <계보> 등이 정지용에 의해 추천되어 등단하였다. 그의 시는 표현주의 감각을 보이는데, 이에 대해 정지용은 “솔직하고 명쾌하고 단순하기 때문에 절로 쉬운 말과 적절한 센텐스와 표일한 스타일을 가지며 비애를 기지로 표상하는 기술도 좋다”고 평한 바 있다. 주요 작품으로 <해협의 달>(1938), <하기휴가>·<길>(1939), <연봉제설>(1940) 등이 있으며, 시집으로 <수유근지가(垂乳根之歌)>·<설백집(雪白集)>(1943) 등을 간행했다. 작품 못지않은 비평활동도 했는데, 시론인 <나의 작시설계도>(1939)에서는 정치나 사상에 예속된 작품이나 문명비판을 기도하는 주지적 경향을 비판하면서 이른바 ‘최고의 순간’을 표현하는 ‘단시(短詩)’를 주장했다. <시문학의 정도(正道)>(1939)에서는 시적인 상황을 그 자체로서 파악해 시화해야 한다는 순수시론을 펴기도 했다. 이효석의 작품 <황제>를 일어로 번역하기도 했으며, 일본 도쿄에서 <이인(二人)>이라는 시동인지를 발간하며 민요풍의 서정시를 쓰기도 했다. <국민문학>의 편집을 담당하면서 친일문학적 색채가 뚜렷해졌으며, 28세의 젊은 나이로 별세하였다.
리뷰
(……) <문장> 출신의 다른 시인들이 그러하듯 그 역시 조숙한 시인이었다. 대학재학 시절, 1937년에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응모하여 민요풍의 시 <낡은 우물이 있는 풍경>이 당선되었다. 1939년에는 <문장>지에 <할아버지>와 <계보(系譜)>가, 그리고 1940년에는 <연봉제설(連峯霽雪)>과 <살구꽃처럼>이 정지용에 의해 추천되었다. 이때 선자는 그의 시에 대해 “당신의 시는 솔직하고 명쾌하고 단순하기 때문에 절로 쉬운 말로 직절(直截)한 센텐스와 표일(飄逸)한 스타일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비애를 기지(機智)로 포장하는 기술도 좋습니다”라고 평했다. (……) 그는 시작뿐만 아니라 시론에도 일가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밝힌 <나의 작시설계도(作詩設計圖)>에 의하면 정치나 사상에 예속된 작품이나 문명비평을 기도하는 주지시를 비판하면서 소위 ‘최고의 순간’을 표현하는 표현주의 입장을 표방하고 나섰지만, 실상 그의 시작은 한 가지 경향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하였다. 그는 민요에도 손을 대어 전통적 서정을 추구했는가 하면 T.E. 흄 등의 영향이 보이는 이미지즘에 집착한 흔적도 뚜렷하다. 한편 전쟁을 예찬하는 입장에 선 것으로 봐서는 전쟁을 이 세상의 유일한 청소기관으로 생각한 미래파와 맥락이 닿아 있는 것도 같다. 다만 미래파는 전통을 파괴하는 데서 출발했지만 그는 애써 전통을 수용하려 한 점이 다르다. (……) 작품 <낡은 우물이 있는 풍경>은 전통성을 민요조로 발상하고 있다. ‘뻐꾸기 울음’이나 ‘황소 울음’은 우리 농촌의 전형적인 분위기이며 ‘능수버들’, ‘우물’, ‘드레박’, ‘박꽃’ 등의 토속적인 사물에서 그것을 진하게 풍기고 있다. 특히 ‘박꽃 같은 웃음’에서 그리 예쁠 것도 없는 순박하고 수줍은 시골 아낙네의 품성이 잘 드러난다. 그리고 드레박이 푸른 하늘을 길어올린다든가 전설을 길어올린다든가 혹은 물동이에 푸른 하늘이 넘쳐 흐른다는 발상은 감각적이고 신선하다. (……) 작품 <살구꽃처럼>의 도입부에서 “전쟁은 살구꽃처럼 만발했소”나 “살구꽃처럼 흩날리는 낙하산 부대” 같은 발상은 그의 재치를 한껏 나타내보인 감각적이고도 재미나는 비유이긴 하지만 전쟁을 미화시키고 있는 그의 의식상태는 아무래도 전쟁찬미쪽에 기울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후 김종한의 전쟁 협력의 황홀한 비극성은 이로부터 비롯된 듯하다(여기에서 말하는 ‘황홀한’이란 그가 얼마나 전쟁에 매혹되었으면 전쟁을 비참이나 악에 몰아붙이지 않고 미화시키기에 이르렀을까 싶어 이런 표현을 쓴다). (……) 일문으로 쓴 <풍속>, <합창에 대하여>, <유년> 등 이 땅에 제국주의의 징병제도가 실시된 시기를 전후해서 씌어진 일련의 작품들이 그러하다. (……) 우리는 김종한이라는 우리의 재주있는 한 시인의 작품을 통해 제국주의의 망상이 어떤 것이며 또 그들은 우리의 얼과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고 현혹시켰는지를 반성하게 된다. 그래서 필자는 젊어서 아깝게 요절한 김종한을 황홀한 비극의 시인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시어와 존재’, 김광림, <한국현대시대계 21 : 박남수·김종한>, 지식산업사, 1980
작가의 말
시에 요구할 사상성(思想性) 대저(大低) 데모크라시를 연설하던 시로 맑시즘을 연설하고 다시 그것으로 지성을 연설했다고 제군(諸君)은 그런 것을 시 자체의 진화라고 생각할 수 있는가. 우리가 ‘시에 요구할 사상성’은 본질적으로 그러한 산문으로서도 가능한 관념은 아니다. 그것은 사상이 너무도 생동하는, 또는 선율적인 내지는 비반성적인 운동에서만 가능한, ‘그러한 관념’(사상)이어야 한다. (발레리) 다시 말하면 산문이 될 수 없는, ‘그러한 관념’을 가진 부분이 시가 된다. 거기서 시문학의 독자성과 자율성이 분화되는 것이다. 최재서(崔載瑞) 씨의 시에 대한 인식부족은 산문에 요구할 사상성을 시에 요구하였고 다시 시의 목적성을 ‘사상의 도구’로 타락시키고 말았다. 그러한 견해에 의하면 시의 구극(究極)은 크로포트킨의 <청년에게 주노라>라는 명문연설과 같은 것이라는 종결이 될 것이다. 단순미의 작시설계 최씨는 다시 <주제(主題)의 시>를 주장하여 그의 시문학에 대한 무지를 폭로하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주제를 가진 ‘길다란’ 시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경애하는 건축가 부루우너·타우트 박사는 확실히 최씨보다는 예술을 이해한 사람이었다. - 동양예술의 특질의 하나는, 예술관이나 세계관을 적은 대상중(對象中)에 우주적인 정신으로서 감수(感受)하는 것이었다. 기림(起林)의 <기상도(氣象圖)> 1권의 세계와, ‘벌목정정(伐木丁丁)’ 4자가 내포하고 암시하는 세계와, 제군은 그 어느 것에서 더 큰 세계를 느끼는가. 호프만·스타아르의 광대무변한 감수성은 시작(詩作)의 심리적 과정을 다음과 같이도 설명한다. 시인은 그의 인상(印象)을 그의 ‘최고’의 순간에서 다만 배열(配列)하면 그만이다. 그가 배열한 것에는 스스로 조화가 있을 것이다. 이 최고의 순간은, 시간적으로 순간이기 때문에 참된 시는 항상 ‘적은 형태’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맘모스라는 동물의 명사(名詞)는 거대(巨大)에 대한 경탄(驚嘆)보다 허대(虛大)하다는 조소(嘲笑)의 대상이 될 때가 더 많다. - ‘추천 완료 소감: 나의 작시설계도’, 김종한, <한국현대시요람>, 박영사, 1974
관련도서
<한국현대시대계 21 : 박남수·김종한>, 김광림 편, 지식산업사, 1980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출판부, 2004 <한국현대문학작은사전>, 가람기획편집부 편, 가람기획,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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