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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 1910년대의 소설문학

우리 근대문학사의 성립에서 맨 처음 독자적인 서사장르로서 그 지위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단연 ‘신소설’이다. 우선 그 명칭에서 보여지듯 ‘고대소설’과 맞서 있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도 1906년 이인직의 <혈의 누>에서 출발하여 1917년 이광수의 <무정>이 발표되기까지 존속하면서 근대전환기의 여러 징후들을 대표할 만한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밖의 것들은 개화기의 시대정신을 구현한 서사형태들 가운데 신소설류와는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는 ‘애국·계몽문학’으로 크게 묶을 수 있다. (1) 신소설 신소설은 갑오경장 이전의 소설에 대하여 새로운 내용·형식·문체로 이루어진 소설로 <대한매일신보>(1906. 2)에 게재된 <중앙신보>의 광고문에서 용어가 비롯되었으며, 1917년 이광수의 <무정>이 발표되기 전까지의 소설을 말한다. 1906년 만세보에 연재된 이인직의 <혈의 누>가 최초의 신소설이다. 신소설은 일반적으로 작품의 서두가 종래의 전기체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장면 묘사로 시작되고, 언문일치 문체에 접근하고 있으며, 표면에 묘사성을 띠고 있고, 역순행적 구성을 취하고 있다. 또한 신소설은 소재를 당시의 현실에서 취재하고, 당시의 현실적 인물을 등장시켜 자주 독립, 신교육, 남녀 평등, 자유 결혼, 미신 타파 등 개화사상을 고취하였다. 그러나 등장 인물의 성격이 평면적이고 사건이 우연성을 띠며, 상투적 종결어미가 사용되었고, 또한 권선징악적 요소가 남아 있는 등 고대 소설의 잔재도 남아 있어 고대소설과 현대소설을 연결하는 교량적 구실에 그 의미를 두거나 혹은 과도기적 형태로 위치를 부여하고 있다. 최초의 신소설 작가는 <혈의 누>를 쓴 이인직이었고, 가장 많은 작품을 쓴 사람은 이해조였다. 그 외에도 최찬식, 안국선, 김교제 등이 있다 (2) 애국·계몽문학 애국·계몽문학은 대체로 1900년을 전후한 시기로부터 1910년 무렵까지에 걸쳐 있다. 우리의 과거 역사적 사실과 인물을 제재로 한 역사·전기 문학과, 시사적 성격을 띤 단편토론체 문학, 그리고 외국의 역사서 및 전기의 번역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이들 문학은 모두 당대의 사회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애국·계몽이라는 주제를 강렬히 표출한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아울러 거기에는 당대에 활발하게 전개되었던 애국·계몽운동과 맥이 닿아 있다. ① 역사·전기 문학은 신소설의 유행과 함께 당시의 암울한 시대적 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객관적 사실이나 역사상 실재했던 인물들을 작품에 도입하여 전기체(傳記體) 형식으로 엮어나간 역사상의 영웅과 일생을 그린 소설이다. 신채호의 <을지문덕>·<이태리 건국 삼걸전>, 장지연의 <애국 부인전>, 우기선의 <강감찬>, 유원표의 <몽견제갈량> 등과 작자 미상의 <이순신전> 등이 그 대표작이다. ② 단편토론체 문학은 흔히 ‘토론체 소설’로도 불리우나 짤막한 이야기체의 대화들이라는 점에서 소설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따라서 미학적인 측면에서는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민족적 각성을 의도한 시대적 사명의식에는 어떤 문학형태들보다 뚜렷하여 애국·계몽적 문학으로서 중심 역할을 한 장르이다. <소경과 안즘방이 문답>(1905), <거부오해>(l906) 등이 그 대표작이다. ③ 번역은 주로 외국의 역사를 번역한 것과 독립을 이룩한 과정 및 독립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인물들의 전기를 번역한 것으로 크게 나뉘어진다. 그 가운데 <월남망국사>와 <이태리 건국 삼걸전>, <서사건국지> 등이 큰 관심을 끌었다. (3) 현대소설 1910년 이광수에 의해 단편 <어린 희생>이 <소년>지에 발표되고, 또 <무정>·<헌신자>(1910) 등이 이어지면서 우리의 현대소설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또 이광수는 1917년 <매일신보>에 최초의 현대 장편소설인 <무정>을 연재하여 명실공히 근대소설의 개척자가 되었다. 그 외에 1910년대 중·후반에 접어들어 현상윤, 양건식, 신채호 등과 함께 최초의 여성작가인 나혜석 등이 비교적 활발히 창작하여 근대소설사의 첫 문을 활짝 열어젖히기 시작했다. 현상윤의 <한의 일생>·<핍박>, 양건식의 <슬픈 모순>, 신채호의 <꿈하늘>, 그리고 나혜석의 <경희> 등이 이 시기의 대표작으로 거론된다. 임규찬(문학평론가, 성공회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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