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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2.21.

일년의 마지막 달인 12월이 눈 앞이다. 곧 병신년(丙申年) 원숭이의 해가 뜰 것이다. 해야 늘 뜨고 지지만 신년 첫 일출을 보러 가는 여행에 큰 의미를 두는 것은 아마도 새해를 기점으로 더욱 행복하기를 바라는 인간들의 소망이 깃들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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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해돋이 명소 3




 

일년의 마지막 달인 12월이 눈 앞이다. 곧 병신년(丙申年) 원숭이의 해가 뜰 것이다. 해야 늘 뜨고 지지만 신년 첫 일출을 보러 가는 여행에 큰 의미를 두는 것은 아마도 새해를 기점으로 더욱 행복하기를 바라는 인간들의 소망이 깃들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연말이면 순례코스처럼 신년일출 행렬이 이어진다. 그런데 봄꽃을 보러,가을단풍을 보러 다니는 것과는 좀 다르다. 본래 화무는 십일홍이고 단풍 역시 열흘 내내 붉으니 그 기간 안에서는 어느 순간에 가더라도 한결 같은 풍경을 볼 수 있지만, 이날의 해는 한번 보기가 참 어렵기도 해서이다. 일년에 몇 번만 뜨는 것도 아니고 365일 태양은 뜰 것인데도 하필 1월1일의 해는 유독 보기가 쉽지 않다. 부지런도 떨어야 하지만 일기도 맞아떨어져야 한다. 그래서 삼대가 덕을 쌓아야 *오메가(Ω) 한번 볼 수 있다 했던가.


물론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방귀가 잦으면 뭐가 나온다고 자주 나가면 볼 확률이 오른다. 특히 꼭두새벽에 나서야 하는 여름과는 달리 밤이 긴 겨울철에 조금만 자주, 그리고 부지런히 나서면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분명히 생긴다. 신년 일출이지만 꼭 1월1일에 보러 가야 하는 것을 포기한다면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저무는 한 해를 마감하며 연말과 연초에 여러 번 도전하면 '식지 않는 청춘'을 볼 수 있다.


태양은 지구 어디서나 똑같은 태양일 텐데 일출 명소는 따로 있다는 것. 문제는 배경(Background)과 그 배경(Setting)이다. 새해의 첫 태양이 단 몇십 분이라도 가장 먼저 뜨는 곳이냐, 아니라면 그 주변이 근사한 곳이냐. 뭐 이런 차이다. 보배와 같은 해가 떠오르는 일출 명소 세 군데를 추천한다. 일출의 으뜸 명소로 손꼽히는 포항 호미곶과 영덕 해맞이 공원 등 경상북도 동해안 여행에는 벅찬 감동과 맛난 겨울철 별미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 아름다운 여명의 서곡을 먼저 보여주고 환히 빛나는 금싸라기처럼 조금씩 물 위로 솟는 태양은 웅장함 그 자체다. 2016년 첫 태양을 맞는 이들의 가슴 뜨거운 감동 앞에서는 겨울 아침의 바닷바람도 차갑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 오메가 : 해가 수평선이나 지평선에 맞닿아 늘어져 나타내는 모양을 이르는 말.


 

 

1. 호랑이 꼬리에서 보는 해돋이, 영일만 호미곶 일출



호미곶 일출 ⓒ 한국관광공사



일출하면 역시 동해안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기다란 동해안 해안선은 거의 특색 없이 부산까지 뻗는데, 이중 가장 특이한 지형은 바로 영일만을 끼고 도는 영일반도다. 푸른 바다 너머로 일렁이는 파도가 쉴새 없이 부딪혀오는 호미곶은 영일반도에서도 가장 튀어나와 있는 곳. 즉 경도상으로 가장 동쪽으로 치우친 곳이다. 이곳은 흔히 호랑이 모습의 한반도로 이야기된다. 그래서인지 동해바다 한복판 독도나 울산 간절곶에 비해 신년 일출이 약간 늦지만 가장 많은 해맞이 행렬이 이어지는 곳이다.


해돋이 풍경은 원래 주변에 이렇다 할 사물이 있어야 돋보인다. 섬이나 하다못해 배 한 척이라도 있어야 좋다. 덩그라니 해만 떠오르는 풍경보다 낫다. 하지만 망망대해 만이 시야에 펼쳐지는 호미곶의 일출은 그다지 심심하지 않다. 바다에서 불쑥 튀어나온 '상생의 손'이 있기 때문이다. 인류가 서로 손을 맞잡고 희망찬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의미를 지닌 상생의 손이기에 손가락 사이로 떠오르는 신년 첫해는 더욱 의미 있다. 참고로 영일반도는 동해에선 드물게 바다로 지는 해넘이도 볼 수 있다. 오천에서 구룡포 방면이 아닌 호미곶 쪽으로 좌회전해서 달려가면 독수리 바위 부근에서 바다를 향해 떨어지는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그래서 송년일몰과 신년일출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 1월1일 신년 일출 예상시간 오전 7시 31분.

 

 


2. 바다에서 뜨는 해를 보다, 선상 일출 강구항 일출

 


강구항 일출 ⓒ 이우석



매년 연말연시에는 강릉으로 가는 영동고속도로가 꽉막힌다. 출퇴근 시간 강남역처럼 인산인해를 이루는 정동진이 버겁다면 한참 내려와 경상북도 쪽을 찾으면 한적한 명소들이 많다. 경북은 울진 고포에서 경주 지경까지 이르는 335㎞의 긴 해안선이 있는데 울진 망양정, 월송정, 후포항 등대, 영덕 고래불 해변, 삼사해맞이공원, 포항 호미곶, 경주 감포 문무대왕릉 등 금쪽같은 일출명소들이 많아 인파를 피해 여러 곳으로 나뉘어 일출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대게 집산지로 유명한 영덕군 강구항에서 배를 타고 나가서 보는 선상 일출은 때마침 조업에 나선 대게잡이 배 위로 떠오는 태양을 만날 수 있다. 이보다 더 남쪽 경주 양남 읍천리에선 얼마 전 공개된 주상절리를 배경으로 떠오는 해를 볼 수 있다. 경주시 양남면 읍천리 405-7번지 해병대 옛 해변 초소 아래 해변에 위치한 주상절리는 우뚝 서있는 제주도의 것과는 달리 연필모양의 육각 기둥이 방사형태로 누워있는 느낌이 색다르다.

* 1월1일 신년 일출 예상시간 오전 7시 34분.

 

 


3. 다도해에서 고요히 떠오는 태양을! 정남진 장흥 소등섬의 일출



장흥 소등섬 ⓒ 이우석



동진이 유명하지만 정남진 역시 일출명소로 소문났다. 전남 장흥은 정남진(正南津.장흥 관산읍 신동리 518-15)이다. 서울 한복판 광화문으로부터 정남쪽에 있다. 멀리 득량만 다도해로부터 고요히 떠오는 태양을 바라볼 수 있는 정남진 전망대가 있고, 남포마을 외로운 소등섬에선 자갈투성이 해변길과 이어지는 작은 섬 옆으로 붉게 떠오는 신년 일출을 만끽할 수 있다.


동해안의 거친 파도와는 달리 남해안의 새벽 바다는 장판처럼 잔잔한 가운에 스멀스멀 붉은 기운이 올라 서정적인 분위기를 낸다. 소의 등처럼 생겼다 해서 붙은 이름이지만 미니어처처럼 앙증맞은 소등섬은, 곧고 직선투성이인 건물 숲에 이미 지쳐버린 도시민들에게 잠시나마 숨통을 틔워준다.
* 1월1일 신년 일출 예상시간 오전 7시 39분.


- 작성자 : 이우석(스포츠서울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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