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집은 안경을 깨지지 않도록 보호하고, 휴대하기 편리하도록 만든 작은 갑을 말한다. 형태는 둥글고 납작한 타원형이 대부분이며, 안경이 유행함에 따라 다양한 재질과 문양의 안경집이 만들어졌다. 이것은 어피(魚皮)로 만든 안경집이다. 보통 어피(魚皮)는 상어 껍질을 뜻하는 것으로, 거친 비늘 부분을 숫돌에 매끈하게 갈아내면 작은 점무늬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이것을 조금 더 갈아내면 투명해진다. 이렇게 손질한 어피에 붉은색, 흰색, 청색 등을 칠하기도 하는데, 한국에는 흰색 어피가 많고, 붉은 색은 극히 드물다. 이 유물의 경우도 흰색 어피에 속하며 내부는 종이로 되어 있다. 안경집의 상부와 하부에는 각각 은(銀)으로 된 풀꽃문 장식이 있다. 점무늬는 농경문화의 상징의 하나로 선사시대 토기에서부터 나타나는 원시문양의 일종이며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를 가진다. 풀꽃문은 화목·다복·다손·다남자·여인 등 다복을 기원하는 의미로 쓰인다. 꽃은 아름다운 것, 혹은 아름다운 여자, 아름답고 화려한 시절 등을 비유한다. 꽃의 특질에 의하여 상징적 의미를 내포시킨 말은 ‘꽃말’이라 한다. 말하자면 꽃을 인간에 비유하여 의미를 부여한 말이다. 장미의 꽃말은 순정, 월계수는 영광을 뜻하고, 연꽃은 군자, 살구꽃은 소인 혹은 요염한 자태에서 여인과 비유되었으며, 해바라기는 충신이요, 모란은 꽃 중의 꽃이라 하였다. 우리 선조들은 모든 기물에 각종 꽃 덩굴무늬를 새겨 장식하였는데 덩굴은 인동초 혹은 인동당초라 하여 장수를 기원하는 뜻을 지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