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양설명
신안 앞바다에 600여년간 침몰되어 있던 원대(元代)의 무역선에서 인양된 유물이다. 이것은 추부(樞府) 백자로, 추부백자란 눈같이 흰 백자 대접이나 접시의 내면에 ‘樞(추)’와 ‘府(부)’자가 있는 것을 말한다. 또 이런 글자는 없지만 백자의 질과 색깔 및 제작방법이 유사한 것을 추부계 백자라 한다. 추부는 일반적으로 추밀원(樞密院)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추부백자는 원대(元代:1279~1368)에 완성되었으며, 기벽은 청백자보다 약간 두껍지만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백자와 같이 매우 단단하다. 문양은 대개 도형(陶型)으로 찍어 나타내며, 신안해저유물에서와 같이 접시의 안바닥에 소와 달, 토끼와 국화문을 철화안료로 그린 흑갈색 문양도 있다. 이 백자 접시 안바닥에는 철화(鐵畵)로 사슴과 초생달을 그려넣었다. 사슴은 미려한 외형과 온순한 성격을 가진 동물로 예로부터 신령스러운 동물로 인식되어 왔다. 사슴은 무리를 지어 살기 때문에 자리를 옮길 때마다 머리를 높이 들어 뒤에 낙오자가 없는지 살피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하는데 이에 연유하여 우애의 상징으로 간주되었다. 또 사슴은 불멸의 신성한 순간을 포착해낼 수 있는 유일한 동물로 여겨왔다. 종종 관리들의 벼슬(祿)을 상징하는데, 사슴 녹(鹿)자와 벼슬 (祿)자는 같은 음이기 때문이다. 또한 불행과 질병을 막아주는 주술적인 힘을 가진 동물로 여겨져 왔다. 때문에 민간신앙 및 도교에서 불로장생을 상징하는 열 가지의 사물인 십장생에도 속한다. 사슴을 한 마리만 그릴 때는 보통 흰사슴을 그려놓고 읽을 때는 독음대로 ‘백록도(白鹿圖)’라고 한다. 비록 한 마리의 사슴이 그려졌을 뿐이지만 백마리의 사슴을 그린 ‘백록도(百鹿圖)’, 여러 마리의 사슴을 그린 ‘군록도(群鹿圖)’와 같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사슴도 학처럼 흔히 신선들이 타고 다니는 영물로 나타난다. 뿔이 봄에 돋아 자라서 굳어 떨어지고 다시 봄에 돋아나기를 거듭하므로 장수와 재생, 영생을 상징하여, 베갯모나 주머니 등에 무늬로 수놓아졌다. 달은 일찍이 중국에서는 양(陽)을 상징하는 해와 함께 음(陰)을 상징하는 오행(五行)의 기본적인 요소로서 인식되었다. 동양미술에 있어서 달에 대한 상징적인 표현은 매우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에서는 한 대(漢代) 이후 와당, 동경, 청동기, 칠기 등에서 나타나기 시작하여서 화상석과 고분벽화, 또는 고분에서 출토되는 각종 공예품에 나타나게 되고 후일에 와서는 불교미술과 십장생(十長生)의 한 요소로서 나타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유사(三國遺事)』의 연오랑(延烏郞)과 세오녀(細烏女)에 관한 이야기에서 해와 달에 관한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다. 이 이야기에서 연오와 세오는 일정(日精)과 월정(月精)을 상징하여 달이 오래전부터 여성적인 원리를 상징해왔음을 알 수 있다. 한편 각종 유물과 고분벽화에서 달은 두꺼비와 함께 표현되어 있는데 이러한 형태는 『회남자(淮南子)』에서 전하는 “해에는 까마귀가 있고 달에는 두꺼비가 있다”라는 말과 『춘추원명포(春秋元命苞)』에서 “해에는 세발까마귀(삼족오)가 있고 달에는 두꺼비가 있다”라는 말과 일치한다. 한편 유교에서는 임금이 백성을 잘 다스리기 위해 갖추어야할 밝은 식견 또는 품성을 상징하며, 불교에서는 무지를 벗어나게 하는 불교 교리의 힘을 상징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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