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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루(문화후기)

진짜 슬프고 마음 따뜻해지는 극입니다.ㅠㅠ

작성자
mar * * * * * *
작성일
2019-01-05(토) 02:22
국희이야기

국희이야기

작성자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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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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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연극 - 중학생 이상 관람가
기간
2018-11-30~2018-12-09
시간
평일 8시/ 토 4시 7시/ 일 4시 **12월 9일 (공연마지막날임) 만 3시 휴무없음
장소

1. 국희 역 배우님이 실제로 연변에서 오셨다는 이야기 하나 듣고 너무 궁금해서 보게 되었다. 은정 배우님 캐스트였는데, 연기를 너무 잘하시고 말투가 진짜 실감 나서 와.. 역시 최고다ㅠㅠ 라고 생각했는데 연변 출신 배우님은 아라 배우님이셨다.ㅠㅠ 아니 은정 배우님 연기 실환가요...????? 뼛속까지 국희 그 자체인데...???

2. 극이 끝나고, 제목은 <국희이야기>인데 꼭 국희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연출님 글을 보니.. '이 작품은 주인공이 없다. 연극이라는 것이 사건과 사고를 중심으로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보통인데, 그렇지 않은 공연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씀하셨다. 덧붙여 모두가 주인공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완전 공감했던 게, 소극장이고 무대와 객석이 굉장히 '한 공간'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주고 있어 관객보다는 정말 근처 살며 그쪽 옥탑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는 것 같았다. 새로운 느낌이라 신선했는데.. 연출님의 의도가 딱 맞아떨어졌다.

3. 극장 이름이 '스카이 씨어터'다. 말 그대로 건물 꼭대기, 6층에 위치해 있기도 하고. 극 중 배경은 이발소 건물 옥탑이다. 처음 딱 들어갔을 때부터 옥탑 느낌 물씬 나서 뭔가 <빨래>랑 비슷한 느낌이기도 하고.. 아무튼 되게 정감 느껴지는 구성이었다. 꼭대기 층 극장에서 보는 옥탑방 이야기라니. 별거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뭔가 사실성 있어 보이고 더 이입되는 면도 있어서 좋았다.

4. 소극장 치고 출연 배우분들이 굉장히 많다. 덕분에 무대가 비는 느낌 없이 북적북적, 사건이 빵빵 터지는 것이 자연스럽다. 비속어와 사투리로 찰진 대사들이 오가는 것도 참 재미있다. 앞서 언급한 은정 배우님을 비롯해 정말 다들 그렇게 사는 사람들 마냥 완벽해서 진짜 감탄했다. 특히 똥근역 주환 배우님 맨날 하시면 목 상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내내 소리 지르고 맞고ㅠㅠ

5. 작은 극장과 많은 배우들, 적당한 관객.. 비록 혼공이었지만 엄청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 소극장이라고 무조건 다 그런 건 아닌데, 국희 덕분인지 아무튼 공기가 되게 따뜻했다.

6. TV 드라마는 판타지를 판다. 상류층, 우리가 잘 모르는 세계에 대해 떠든다. 그런데 연극은 이런 날것의 이야기도 다룬다. 물론 요즘 대학로도 상업성 짙은 공연이 많기는 하다만 이런 사회 밑바닥 사람들의 이야기, 필터링 없이 현장을 만들어 내는 건 연극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강렬하면서도 처연한 이야기들. 그 슬픈 눈들에 작게나마 공감한다.

7. 도무지 변할 것 같지 않은, 문란하고 타락한 공간에 작은 국희가 들어와 날갯짓한다. 그 날갯짓 한 번은 큰 바람이 되어 조금은, 썩어가는 나뭇잎을 치운다. 깨질 듯 여리고 순수한 영혼 한 방울에 모두의 온도가 1도씩은 올랐겠지..

8. 몸이 안 좋아져 결국 입원까지 하게 된 국희가 허공에 대고 이야기한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언니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았지만, 말할 수가 없었다요.. 내가 말하면 언니가 나 여기서 쫓아낼까 봐, 같이 지내지 못하게 될까 봐.. 모르는 척 했습디다." ... 진짜 마음이 엄청 아픈 장면이다. 이게 말로 표현하기가 참 힘든데 실제로 국희 보며 이 대사 들으면 억장이 무너지는 듯 가슴 아프다...

9. 대학로에서 좀 새로운 공연을 찾는다면 추천한다. 게다가 오픈런이니 여유 가지고 보아도 될 것 같다. 지금 인터파크에서 기대평 이벤트를 하고 있으니 참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