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유 역사 중 하나인 백제,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백제의 왕성 공산성을 중심으로 외지인에게 어필할 수 있는 웅진 백제 이야기를 전한다.
내레이션 > 전성기를 지나 고구려에 밀려 한강 아래로 내려온 백제는 공주로 수도를 옮기며 웅진백제시대를 열게 된다. 공주에 오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두 가지, 시내를 가로지르는 커다란 강줄기와 그 너머로 보이는 웅장한 석성이다. 본래 웅진성이라 불렸던 이곳은 고려 시대 이후로 공산성이라 불렸으며 백제 시절엔 흙으로 축조되었으나 이후 조선 때 석성으로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 주위 산세와 커다란 금강 줄기를 활용하여 세워진 공산성은 북쪽에서 내려오는 고구려군을 막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또 커다란 금강 줄기를 앞에 두고 있어 농업과 교역에도 유리한 장소였다.
공산성의 주문 중 하나인 공북루는 금강을 바로 보고 있어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다. 공산정에서 성벽을 따라 내려가며 공북루로 향하는 길은 절경이란 말이 아깝지 않다. 금강철교와 미르섬, 금강, 공주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공북루에서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백제시대때부터 조선시대까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연못과 누각이 나온다. 그 뒤편에는 세조시절 때 세워진 사찰 영은사가 있다. 임진왜란 때 승병의 합숙소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공산성 내 서쪽 정상부‘쌍수정’앞에는 백제 왕궁지로 추정되는 유적지가 있다. 쌍수정은 1624년 이괄의 난을 피해 공산성에서 머문 조선의 왕, 인조를 기리기 위해 세운 정자다. 당시 공산성에서 6일을 머문 인조는 공산성 내 두 그루의 나무에 기대에 시름을 달래곤 했는데 이후 반란이 진압되고, 이 두 나무에 정3품의 벼슬을 내리고 금대를 걸어주었다. 훗날 이곳에 정자를 지었는데 두 그루의 나무(쌍수)에서 이름을 따 쌍수정이 되었다. 쌍수정에서 성벽을 따라 내려오는 길에선 공주 시내와 백제 왕릉이 한눈에 보인다. 공북루와 다른 모습의 공주를 감상할 수 있다. 난공불략의 공산성과 풍요로운 금강은 한강 유역을 빼앗기고 전염병으로 혼란에 빠진 백제를 서서히 안정시켰다. 갑작스레 닥친 혼란은 무령왕 시대를 맞이해 크게 안정되기 시작했다. 무령왕은 북방정책을 통해 고구려와 말갈과 싸웠고 대민정책을 통해 흉년으로 지친 백성들에게 곡식을 풀었다. 523년 62세의 나이로 승하한 무령왕은 2년 뒤, 공주 송산리에 안장되었다. 무령왕릉의 발견은 우연한 기회에 이뤄졌다. 1971년 7월, 벽돌무덤 내부에 물이 스며들어 배수로 공사를 하던 와중 왕릉의 입구가 발견되었다. 무령왕릉은 주인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백제 왕릉으로 발굴되거나 도난당하지 않은 채 1500년이라는 시간을 견뎌냈다. 오랜 시간을 지켜낸 무령왕릉은 백제 문화를 알려주는 매우 중요한 유물이며 고고학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사건 중 하나다. 백제의 능은 입구가 간단하여 제 상태로 발견된 능이 거의 없고, 문헌적으로도 신라에 비해 많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진묘수는 왕의 무덤을 지키는 동물로 그 앞에는 무덤 주인의 정보가 적혀있는 두 개의 지석이 놓여있다. 지석에는 무령왕과 왕비가 살아있을 때 사용했던 이름, 사망한 해, 나이 등이 적혀있다. 무덤안은 벽돌로 층층이 쌓아올려진 구조로 되어있다. 무령왕릉은 다른 백제의 무덤과는 다르게 중국 남조 양식으로 지어졌고 일본 남부 지역에서만 자라는 금송으로 지어졌다. 백제의 국제적 위상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곳에서 총 108종 2906점의 유물이 출토되어 백제 시대의 뛰어난 문화를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동쪽으로는 공산성이 서쪽으로는 곰나루와 금강이 남쪽으로는 계룡산에 둘러싸인 송산리고분군은 묘를 자리하기에 최적인 명당이다. 송산리고분군에는 백제 시기의 고분 7기가 전시되고 있다. 무령왕릉을 제외한 나머지 고분의 경우 주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지금은 코로나로 그 규모가 축소되었지만 2년에 한 번씩 이곳에서 백제 문화제가 열린다. 백제 문화제 시기가 오면 다리를 만들어 공산성과 금강 한 가운데 떠 있는 미르섬을 연결하고 다양한 백제 축제와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백제문화제는 문주왕의 공주 천도 시기에 맞춰 10월에 개최된다. 오는 2021년 10월에도 다시 한번 백제 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다. 축제의 개막을 알리는 불꽃과 함께 지난 백제의 전성기가 떠오르는 웅진의 밤이 시작된다. 미르섬과 공산성은 빛나고, 화려한 백제의 밤은 그칠 줄 모르고 계속된다. 공산성과 송산리고분군을 걸어며 되짚어본 백제의 시간, 올해도 찾아올 백제의 밤이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