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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여름 사이, 괴산 산막이 옛길에 반하다

문화포털 기자단 2016-06-09
봄과 여름 사이, 괴산 산막이 옛길에 반하다


볕이 좋은 느즈막한 봄. 그래서 바람도 별도 좋은 봄과 여름 사이. 저는 댐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왜 굳이 댐일지 의아해하시는 분들의 모습이 멀찌감치 그려집니다. 하지만 직접 다녀온 기자도 뜻밖의 경치에 놀랐고, 글과 사진으로 간접적으로나마 여행할 여러분들도 조금은 공감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이번에 다녀온 괴산댐이 한 경치를 한 폭의 그림마냥 담아봤습니다.


괴산댐 전경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괴산댐 전경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보통 댐을 떠올리면 자연경관이 파괴되는 모습을 상상하기 마련입니다. 환경공학을 전공하는 기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댐 안의 고인 물을 깨끗이 유지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괴산댐의 물은 한눈에 보기에도 꽤나 맑았습니다. 보는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왼쪽부터) 산막이 옛길 안내 ⓒ 괴산군청 / 산막이 옛길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왼쪽부터) 산막이 옛길 안내 ⓒ 괴산군청 / 산막이 옛길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댐에 대해 주구절절 얘기했지만, 사실 오늘의 주인공은 괴산댐이 아닌 괴산댐이 만들어낸 괴산 산막이 옛길입니다. 1957년 남한강 지류인 달천에 우리 순수 기술로는 최초로 준공된 괴산댐으로 칠성면 일대가 잠겼지만, 외부와의 연결 및 관리 차원으로 산막이옛길을 복원하였습니다. 자연 훼손을 최소화시키면서 이를 가꾸었다는 점에서 자연을 아끼는 개인으로 또 여행자이자 기자로서 괴산군 여러분들께 큰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럼 이제 산막이옛길로 떠나볼까요?


산막이옛길 표지석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산막이옛길 표지석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산과 물이 주는 특유의 선선한 기운을 맞고자 아침 일찍이 길을 나섰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큰 표지석이 눈에 들어옵니다. 웅장한 크기부터가 차근차근 구경할 산막이 옛길의 기대감을 키워주었습니다. 표지석을 따라 길을 내려가니 괴산댐으로 이루어진 칠성호의 경치가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아침 햇살이 호숫가에 비쳐 내뿜는 에메랄드 빛깔은 아름답다는 말만으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왼쪽부터) 소나무길 / 산막이옛길 산책로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왼쪽부터) 소나무길 / 산막이옛길 산책로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왼쪽부터) 야생화 / 수련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왼쪽부터) 야생화 / 수련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아름다움은 물가뿐만이 아닙니다. 산막이 옛길은 나무받침(데크)으로 4㎞에 이르는 산책로로 정비되어 산세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전국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산막이옛길만큼이나 산과 물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을 듯 싶습니다. 산책로를 따라가면서도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주변 명소 하나하나에 눈길을 주다 보면 금세 산책로 끝에 다다르게 됩니다. 


정사목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정사목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가장 먼저 저를 반기는 명소는 서로 다른 나무가 붙어 한 나무를 이룬 ‘연리지’와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남녀의 모습을 한 ‘정사목’이었습니다. ‘연리지’와 ‘정사목’에 사랑하는 연인을 데려오면 그 사랑이 영원하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덕분(?)인지 이른 아침에도 많은 연인들이 보였습니다. 저도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찾을 날이 오면 좋을 텐데 말이죠.


(왼쪽부터) 꾀꼬리 전망대 / 꾀꼬리 전망대에서 바라 본 경관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왼쪽부터) 꾀꼬리 전망대 / 꾀꼬리 전망대에서 바라 본 경관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산책로의 중반부에 이르면 절벽 앞으로 나와 있는 ‘꾀꼬리 전망대’가 있습니다. 유리바닥으로 이루어진 전망대에 조심스럽게 앞으로 발을 내딛으니 말 그대로 절경이 펼쳐졌습니다. 무협소설에서나 펼쳐질만한 배경이었습니다. 한 번 볼 때 놀라고 다시 한 번 봐도 경이로운  장관이었습니다. 전망대를 기점으로 그 아름다움은 배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저 너머로 보이는 유람선만이 이곳이 한폭의 그림이 아니라 살아있는 자연임을 알려 주는 장치인것 같았습니다. 자연과 인간이 함께 빚어낸 아름다운 이곳의 조화는 직접 눈으로 본 여행자에게만 보여주는 선물인지도 모릅니다. 


(왼쪽부터) 병풍루 / 앉은뱅이약수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왼쪽부터) 병풍루 / 앉은뱅이약수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왼쪽부터) 병풍루에서 바라 본 경관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왼쪽부터) 병풍루에서 바라 본 경관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해가 중천에 떠오르니 몸 안에도 슬슬 땀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은 강했던 햇살을 피하고자 정자에 앉아 잠시 쉬었습니다. 이 정자는 병풍바위 위에 지어졌다 해서 ‘병풍루’라고 이름이 붙여졌는데, 그 위로 부는 산들바람은 땀을 식히기에 더없이 상쾌하였습니다. 그리고 앉은뱅이 약수 한 사발. 그야말로 꿀맛이었습니다. 물맛이 이렇게 달달할 줄이야. 역시 몸을 움직여 땀흘리고 먹는 물만큼 맛있는 건 없나봅니다.


굴피나무림 길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굴피나무림 길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굴피나무림 길을 따라 칠성호에 경치에 넋을 놓다가 누르스름한 것에 깜짝 놀라 정신을 찾았습니다. 누르스름한 것은 바로 호랑이 동상이었습니다. 옛날 옛적 산신령 바위 밑 작은 동굴에 호랑이가 살았다고 하네요. 물론, 지금은 야생 호랑이를 볼 수 없지만 호랑이의 존재를 관광객들에게 설명해주고자 호랑이 동상을 만들게 되었답니다. 놀란 가슴을 추스르고 다시 보니 다시 본 호랑이는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었습니다.


인절미 만들기 체험 공간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인절미 만들기 체험 공간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산책로에 끝에 다다르니 나무집 하나가 나뭇잎 사이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나무집은 인절미를 만드는 체험공간이었는데,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떡메질 한 번하고 떡 한 입. 쫀득쫀득한 인절미의 맛은 지금도 침이 고일정도로 생생합니다. 이젠 도시에서 사라진 물레방아와 소머리 모양을 한 떡방아는 재밌기도 했지만, 선조들의 유머와 지혜를 느낄 수 있는 짧지만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선착장 뒤의 바위 경관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선착장 뒤의 바위 경관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그리고 마지막 명소인 선착장에 도착하였습니다. 육지 사람은 배를 좋아한다고…. 돌아올 땐, 유람선을 타고 돌아왔습니다. 산책로를 따라 느끼는 산막이 옛길과 유람선을 타고 느끼는 산막이 옛길은 또 다른 매력을 보여 주었습니다. 유람선의 왼쪽에는 기자가 걸어왔던 산책로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멀리서 보니 아기자기했지만, 그 소소한 매력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신기하게도 사과밭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마도 산막이 마을에서 재배허는 것으로 보이는데, 물가 위의 사과밭도 독특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한 켠에서는는 카약을 즐기는 일행이 또다른 방식으로 동적인 정취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선착장 옆 조형물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선착장 옆 조형물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반대편 선착장이 멀리서 보일 즈음에 양 옆으로 서 있는 조형물도 어느 한 곳 지루할 틈 없 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대략 서너시간이 소요되었지만, 체감한 시간은 훨씬 적게 느껴질 정도로 볼 것도, 즐길 것도 많았습니다. 돌아오는 길 몸은 노곤하였지만, 마음만은 풍성하였습니다.


산막이옛길은 2011년에 개방된 이후,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을 만큼 인기있는 곳 중 하나입니다. 베스트셀러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에 가능하겠지요. 산막이 옛길 또한 마찬가지인 듯 싶었습니다. 안 온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올 사람은 없을 만한 그런 곳입니다. 기자인 저 또한 함께 하고픈 누군가와 꼭 다시 찾을 예정입니다. 여러분들도 바쁜 일상 속에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막이옛길을 찾으시는 건 어떨까요?


칠성호 경관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칠성호 경관 ⓒ 문화포털 기자단 김훈기


제가 한 가지 팁을 드리면, 저처럼 아침 일찍 길을 나서는 걸 적극 추천해드려요. 최근에 산막이옛길이 유명세를 타면서 주말 대낮에는 주차할 자리 찾는 것도 고생 아닌 고생이랍니다. 저도 산막이옛길을 막 나오면서 끝없이 이어지는 방문객들의 줄을 보고는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숲의 내음새를 돋궈주는데 ‘조용’만한 게 없죠.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유유자적 해볼까요?


* 괴산 산막이옛길 안내

- 주소 : 충북 괴산군 칠성면 사온리 546-1

- 찾아오시는 길 : 증평IC – 괴산(20분) - 칠성 소재지(10분) - 괴산댐(5분)

                           괴산IC·연풍IC – 칠성 소재지(20분) - 괴산댐(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