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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인 듯 트레킹인 듯…토박이도 몰랐던 수원화성 성곽 걷기

문화포털 기자단 2016-05-06
산책인 듯 트레킹인 듯…토박이도 몰랐던 수원화성 성곽 걷기


문을 나서니 성가퀴 사이로 넓은 통로가 이어져 있고 울창한 소나무 숲이 길을 감싸 짙은 솔향기가 기분을 상쾌하게 합니다. 오붓한 길을 걸으니 절로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혼자 걸어도 좋고 친구와 걸어도 좋고 연인과 걸어도 좋은 길로 서남암문(西南暗門)을 나서면 펼쳐지는 용도(甬道)길 200여 m의 풍경입니다. 길 끝에는 서남각루(西南角樓)가 있는데 각루는 성곽의 비교적 높은 위치에 세워져 주변을 감시하고 병사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비상시에는 각 방면의 군사지휘소 역할을 하는 곳으로 이곳이 바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 화양루(華陽樓)입니다.


수원화성 용도, 화양루 가는 길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수원화성 용도, 화양루 가는 길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수원화성은 정조 대왕이 뒤주 속에 갇혀 생을 마감한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침을 1789년 양주 배봉산에서 수원 화산으로 천봉하고(현재 현륭원) 화산 부근에 있던 읍치를 수원 팔달산 아래로 옮긴 이후 1794년 1월 축성이 시작되어 1796년 9월 완성 되었습니다. 수원화성은 정조 대왕의 효심이 축성의 근본이 되었고 당쟁에 의한 당파정치 근절과 강력한 왕도정치 실현을 위한 원대한 정치적 포부가 담긴 정치구상의 중심지로 지어진 것이며 수도 남쪽의 국방요새로 활용하기 위해 축성한 것입니다.


수원화성 축성 때의 전체적인 규모를 보면 둘레는 약 5.4㎞이며 4대문의 옹성 둘레 약 191m, 용도 둘레 약 430m 입니다. 성벽과 연결되었거나 부속 시설물은 수원화성의 정문이며 북쪽 대문인 장안문(長安門), 남쪽 대문인 팔달문(八達門), 동쪽 대문인 창룡문(蒼龍門), 서쪽 대문인 화서문(華西門)등 4곳이 있고, 암문(暗門) 5, 수문(水門) 2, 포루(鋪樓) 5, 포루(砲樓) 5, 각루(角樓) 4, 치(雉) 10, 공심돈(空心墩) 3, 적대(敵臺) 4, 장대(將臺) 2, 노대(弩臺) 2, 봉돈(烽墩) 1, 포사(鋪舍) 3, 은구(隱溝) 2, 북지(北池)1, 동지(東池) 2, 남지(南池) 2곳 등이 있었습니다.


수원화성 가을, 용연에서 바라본 동북포루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수원화성 가을, 용연에서 바라본 동북포루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수원화성은 축성이후 수해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대부분의 시설물이 파괴되었다가 1975년부터 1979년까지 복원되었는데 화성성역의궤가 있어 완벽한 복원이 가능했습니다. 10권 9책인 화성성역의궤는 수원화성 공사를 끝낸 후 의궤청이 조직되어 공사 기간 동안의 각종 기록과 담당자 명단, 주요 건축물과 도구들을 그림으로 설명한 도설, 공사에 투입된 돌, 벽돌, 목재의 수요 등과 예산 결산 내역 등이 자세히 기록된 종합보고서로 동서고금에 전례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가치가 인정되어 수원화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화성성역의궤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었습니다.


수원화성 정문인 장안문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수원화성 정문인 장안문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수원화성이 축성된 이후 본래의 모습을 간직한 남쪽 대문인 팔달문, 서쪽 대문인 화서문, 서북공심돈, 방화수류정은 독창적인 건축형태와 역사적, 학술적, 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팔달문은 돌로 쌓은 아래 부분은 홍예로 된 대문이 있고 석축 위에 2층의 누를 세운 모습입니다. 성 밖으로 반달 모양의 옹성을 세워 성문을 보호하게 하였고 옹성의 대문도 홍예로 되어있으며 홍예 위에는 오성지란 특수한 시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오성지는 성문이 불로 공격받을 때 불을 끄기 위해 물을 저장하고 있던 오성지에서 물을 쏟아내는 시설이며 장안문, 팔달문 옹성 홍예 위와 북암문, 동암문, 서남암문 홍예 위에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수원화성 화서문, 서북공심돈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수원화성 화서문, 서북공심돈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화서문은 화성 서쪽 지방과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했고, 아래 부분은 석축으로 위 1층은 문루로 되어있고 반달형태의 옹성이 있지만 한쪽을 터지게 만들어 사람이 출입할 수 있게 지었습니다. 문루에는 초대 화성유수였던 채제공이 쓴 화서문이란 현판이 붙어있고, 옹성 안 홍예문 좌측 석벽에는 성문공사를 담당했던 사람과 책임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어 공사실명제가 시행되었음을 증명하며 화성성역의궤의 기록과도 일치하고 있습니다. 


공심돈은 적의 동향을 살피면서 공격할 수 있는 시설로 수원화성에서만 볼 수 있는 시설입니다. 화서문 옆에 서있는 서북공심돈은 3층으로 되어있는데 아래쪽 치성은 석재로 쌓았고, 위쪽은 벽돌로 쌓았는데 내부는 전투를 하기에 편리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1797년(정조 21) 1월에 화성을 방문한 정조는 서북공심돈을 보고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만든 것이니 마음껏 구경하라”며 만족스러워 했다고 합니다. 독창적인 건축형태와 200여년의 세월을 견뎌낸 고풍스런 아름다움이 있어 오늘날 가장 사랑받는 수원화성 건축물중 하나입니다.


수원화성 서북공심돈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수원화성 서북공심돈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성곽 내에서 밖을 조망하기 가장 좋은 곳에 위치한 것이 각루인데 동북쪽의 요충지에 세워진 것이 동북각루인 방화수류정(訪花隨柳亭)입니다. 꽃을 찾고 버들을 따라 노닌다는 뜻이 담긴 것처럼 건축물의 이름도 아름답지만 건축물의 형태도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지어져 화성 건축물 중에서 가장 독창적이기도 합니다. 방화수류정에 앉아 밖을 보면 장쾌하게 펼쳐진 성벽이 멀리 이어지고 바로 아래에는 용연이란 연못이 운치를 더하는데 용연에 비친 방화수류정을 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풍광입니다. 정조 대왕은 화성을 축성하고 화성 춘8경 추8경을 정했는데 추8경 중 용연에서 바라본 달 모습을 용연제월(龍淵霽月)이라고 할 정도로 화성 축성 당시부터 아름다운 명소였습니다. 1797년 1월 방화수류정을 방문한 정조 대왕이 시 한수를 지었는데 화성성역의궤와 정조 대왕 문집인 홍재전서에 실려 있어 감상해 봅니다.


수원화성 용연과 방화수류정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수원화성 용연과 방화수류정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ㅅㅅㅅ


수원화성은 광교산에서 발원한 수원천을 가로질러 축성하였기 때문에 화성에는 북수문, 남수문 두 개의 수문이 있습니다. 북쪽 수문인 북수문이 화홍문인데 화성의 무지개 문이란 예쁜 이름을 가졌지요. 7개 홍예로 된 석교를 만들고 그 위에는 누각을 세운 구조입니다. 상류방향 석교 아래 선단석은 밖으로 마름모꼴로 튀어나와 있는데 물가름돌 이라고도 합니다. 홍수 때 다리가 받는 수압을 분산시켜 다리의 안전을 확보한 과학적인 설계가 돋보이는 시설입니다. 7간 수문으로 쏟아지는 물보라는 과거에는 화성 추8경인 홍저소련(虹渚素練)이라 했고, 오늘날 수원8경인 화홍관창(華虹觀漲)이라고 하지요. 1909년 발행된 1원권 지폐에 화홍문이 도안으로 들어가 있어 당시에도 국내 최고의 경승지 중 하나였음을 보여줍니다. 수원화성을 답사할 때 반드시 봐야할 가장 아름다운 한곳을 추천한다면 방화수류정, 용연, 화홍문이 한곳에 모여 있는 화홍문 부근입니다.


수원화성 북수문인 화홍문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수원화성 북수문인 화홍문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수원화성은 동쪽은 평지와 낮은 언덕에 서쪽은 산에 세워진 독특한 구조의 평산성 인데요. 성곽 일대를 한눈에 바라보며 화성에 주둔했던 장용외영 군사들을 지휘하던 지휘소인 장대를 설치했습니다. 팔달산 정상에 있는 서장대가 화성장대인데 정조 대왕은 1795년 윤 2월 12일 현륭원 참배를 마치고 화성장대에서 성을 수비하고 공격하는 주간훈련인 성조식과 야간훈련인 야조식을 직접 지휘하였습니다. 정조 대왕이 직접 쓴 화성장대(華城將臺)란 현판글씨를 보면 왕권강화에 대한 자신감으로 글씨 획 하나 하나에 혼이 들어가 있어 장대한 걸작을 탄생시켰습니다. 


수원화성 화성장대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수원화성 화성장대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성 동쪽에는 동장대(東將臺)가 있는데 지형이 높지 않지만 사방이 트여있고 넓어서 장용외영 군사들이 무예를 수련하는 공간이라 연무대(鍊武臺)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연무대 앞 넓은 공터는 국궁 체험장이 있어 어린이 답사객들에게 인기가 많으며 주변에 동북공심돈, 동북노대, 창룡문이 있고 화성열차가 출발하는 곳이며 연을 날리기에도 적당해 화성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장소입니다. 


수원화성은 적이 볼 수 없게 치성위에 군사들이 몸을 숨길 수 있도록 지은 포루(鋪樓), 돌출시킨 성벽의 내부에서 적을 대포로 공격하는 막강한 시설인 포루(砲樓), 성벽을 돌출시켜 성벽에 접근하는 적을 전면과 좌우 양 측면에서 공격할 수 있는 시설인 치(雉), 성문과 옹성을 공격하는 적을 방어하기위한 시설인 적대(敵臺), 화성 성곽 곳곳으로 명령을 전달하거나 쇠뇌라는 큰 화살을 쏠 수 있는 시설인 노대(弩臺), 통신수단이었던 봉돈(烽墩) 등 18세기에 가장 과학적이고 건축적으로도 아름다운 성곽건축물을 볼 수 있습니다. 


수원화성 북서포루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수원화성 북서포루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제대로 보려면 성을 지키는 군사의 입장이 되어 성 안으로 한 바퀴 돌면서 공격시설과 방어시설의 완벽함을 느껴보고, 성 밖으로 한 바퀴 돌면서는 적군의 입장이 되어 화성의 견고함과 아름다운 시설물을 바라보면 문화재답사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습니다.


수원화성 축성 220주년을 맞이해 2016년은 수원화성 방문의 해입니다. 수원시와 카카오톡 친구를 맺으면 2016년 한 해 동안 연중 주요행사 정보와 수원화성, 화성행궁, 수원박물관, 수원광교박물관, 수원화성박물관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은 한 바퀴를 돌면서 답사를 해야 18세기 후반의 역사적이고 과학적인 성곽건축물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렇지만 수원화성은 약 5.4km로 짧지 않기에 꼭 둘러봐야할 추천코스를 소개합니다.


첫 번째 코스는 수원화성의 정문인 장안문에서 출발해 서쪽으로 팔달산 정상으로 가는 답사 길인데 팔달산 정상에서 수원시내와 수원화성 전체를 조망할 수 있습니다.

장안문  서북공심돈, 화서문  서북각루  서포루  서장대(화성장대) → 서남암문  용도  화양루  남포루  → 팔달문


두 번째 코스는 수원화성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홍문, 용연, 방화수류정 주변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화홍문(북수문)  용연, 방화수류정  동북포루  연무대(동장대)  동북공심돈  창룡문  봉돈  동남각루  남수문


* 수원방문의해 무료 입장 방법

- 기간 : 2016. 4. 15 ~ 2016. 12. 31

- 제공범위 : 스마트폰 소지자 본인 및 미성년 자녀 2명까지

- 카카오톡 친구맺기 방법

  1. 카카오톡 친구탭을 터치한 후 우측상단 친구추가 아이콘 터치

  2. 아이디 검색창에서 ‘수원시’ 입력하여 친구찾기

  3. ‘수원시’ 우측의 친구추가 아이콘 터치


* 수원화성 관람안내

- 위치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일원

- 관람시간

  1) 하절기(3월 - 10월) : 09:00 ~ 18:00

  2) 동절기(11월 - 2월) : 09:00 ~ 17:00

- 입장료

  1) 어린이 500원, 청소년 및 군인 700원, 어른 1,000원

  2) 단체(20인 이상) 어린이 300원, 청소년 및 군인 500원, 어른 700원

  3) 무료 : 만 6세 이하 아동, 만 65세 이상 어르신, 장애인 수첩 소지자

  4) 한복(개량한복 포함) 착용시 수원화성, 화성행궁 무료입장

- 문의 : 수원문화재단(031-290-3600, http://www.swcf.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