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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되고 귀한 문단의 별 초판본을 만나다!

문화포털 기자단 2016-05-04
오래되고 귀한 문단의 별 초판본을 만나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 ‘한국문학 속의 은평展-윤동주 정지용, 최인훈’


최근 서점에서 문학인들의 초판본 책을 구매하는 게 유행입니다. 저 역시 윤동주와 김소월의 초판본 책을 구매 하였는데요, 그 시절 책이 어떻게 발간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소장하고 싶어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이 열풍으로 인해 서점에서는 윤동주 시인의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독자들의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작년 윤동주 서거 70주년과 함께 최근 영화 ‘동주’의 개봉으로 다시 한 번 윤동주 시인을 재조명하는 바람이 일었습니다. 그와 더불어 관련된 시집과 책의 판매가 늘어난 것입니다. 초판본이라는 아날로그적 감성과 함께 저렴한 가격, 다양한 패키지의 책 구성을 만날 수 있어 독자들은 더욱 더 만족해하며, 구매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서점으로 구매한 윤동주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55년 증보판)(왼쪽) 과 김소월 1925년 진달래꽃 초판본(오른쪽) ⓒ문화포털 기자단 장은진

온라인 서점으로 구매한 윤동주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55년 증보판)」 (왼쪽) 

김소월 1925년 진달래꽃 초판본(오른쪽) ⓒ 문화포털 기자단 장은진  


이외에 한용운 시인의 「초판본 님의 침묵: 한용운 시집」 과 백석 시인의 「초판본 사슴」 등 다양한 문인들의 초판본 구매가 꾸준히 인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열풍과 함께 제가 윤동주, 정지용, 최인훈 등 문인들의 초판본을 실제로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를 하나 소개하고자 합니다. 서울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서 해방 전후 은평구에 살았고, 현재도 거주하고 있는 문인들의 초판본과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전시회를 개최하였습니다. 미세먼지로 뿌옇게 뒤덮은 서울 시내를 뚫고, 고즈넉한 북악산과 진관사 근처에 위치한 은평구역사박물관을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가 보았습니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입구 ⓒ 문화포털 기자단 장은진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입구 ⓒ 문화포털 기자단 장은진


박물관 입구로 들어가는 길에 은평뉴타운 발굴 당시 발견된 유적들이 저를 반겨주고 있었습니다. 무덤 앞에 세우는 돌인 석물과 함께 은평구 진관동에서 발굴된 통일신라 기와 가마를 복원하여 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의 교육 자료로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은평구에서 발견된 유물을 지나 전시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만났습니다. 첫 소절부터 뭉클해지는 서시를 되새겨보며, 전시장 입구로 향하였습니다.


전시장 들어가기 전 입구에 마련된 문학인의 벽과 한국문학의 기둥 ⓒ 문화포털 기자단 장은진

전시장 들어가기 전 입구에 마련된 ‘문학인의 벽’과 ‘한국문학의 기둥‘ ⓒ 문화포털 기자단 장은진


계단을 지나 전시장 입구에 들어가기 전 은평 마당에서는 은평구 출신의 작가 100여명의 약력과 주요 작품이 새겨진 55m의 ‘문학인의 벽’과 5명의 작가를 소개하는 ‘한국문학의 기둥’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전시회를 관람하기 전, 은평구에 살았던, 혹은 지금 살고 있는 문인들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열린 공간에서 전시물을 만나니, 매우 색달랐는데요.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자유롭게 전시 내용을 볼 수 있어 더욱 좋았습니다. 


은평작가의 서재 김애란, 박범신, 신경숙 등 은평의 문학인 700여 권의 초간본 ⓒ 문화포털 기자단 장은진

 ‘은평작가의 서재’ 김애란, 박범신, 신경숙 등 은평의 문학인 700여 권의 초간본 ⓒ 문화포털 기자단 장은진


삼각산(북한산) 기슭에 위치한 은평구는 조선 초기 신숙주, 성삼문, 박팽년 등이 책을 읽었던 ‘진관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맑은 산의 기운으로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좋은 터전을 제공하면서 많은 문인들이 모여들게 되었습니다. 해방이후 상당수의 문인들이 은평구에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은평구는 서울의 문인촌(文人村)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한국문학 속의 은평展 전시장 내부 ⓒ 문화포털 기자단 장은진

'한국문학 속의 은평展‘ 전시장 내부 ⓒ 문화포털 기자단 장은진


전시장 내부는 총 4개의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장 먼저 해방 이전 은평구에서 활동했던 정지용과 숭실학교 출신의 윤동주, 김동인, 황순원의 희귀한 초판본을 볼 수 있는 부분과, 은평클럽에 대한 소개와 활동하는 문인들의 초간본, 이어 분단 문학의 거장 이호철, 최인훈의 작품과 초간본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70년대 조성된 ‘언론인 기자촌’에서는 언론인 문인출신 김광주와 그의 아들 김 훈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간본 1948년 (정음사) ⓒ 문화포털 기자단 장은진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간본 1948년 (정음사) ⓒ 문화포털 기자단 장은진

정지용 시인의 초판본과 1950년 집필에 전념했던 녹번리 초당 복원 모형 ⓒ 문화포털 기자단 장은진

정지용 시인의 초판본과 1950년 집필에 전념했던 녹번리 초당 복원 모형 ⓒ 문화포털 기자단 장은진


해방 전후 은평 문인들을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1948년부터 1950년까지 가족들과 함께 은평구 녹번동에서 거주하면서 집필에 전념했던 정지용 시인의 초당과 1935년 시집의 초간본을 소개하고 있으며,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윤동주, 김동인, 황순원 문인들은 1975년 은평구 신사동에 자리 잡은 숭실학교 출신이었으며, 이들 작품의 초간본도 같이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최인훈 작가의 초간본이 전시된 모습 ⓒ문화포털 기자단 장은진

최인훈 작가의 초간본이 전시된 모습 ⓒ 문화포털 기자단 장은진


1980년대에 은평클럽은 ‘은평지역 불우이웃 돕기’의 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구성원의 자격요건은 은평구에 거주한 기간이 15년 이상이며, 문단 데뷔 20년 이상의 현재 활발하게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문인들로 한정지었습니다. 지역의 문인들을 한데 모이게 하는 장을 마련했으며, 아직까지도 그 명맥을 이어 계승하고 있다고 합니다.


분단문학의 거장인 두 분의 작품세계와 연대기를 살펴보고, 초간본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해방이후 이호철과 최인훈은 분단과 계층이라는 당시 시대문제에 대면하였고, 이러한 시각으로 그려냈던 장소가 바로 은평구라고 합니다. 이곳에서 이호철은「남과 북」을 최인훈은「광장」을 집필했다고 합니다. 

 

이후 언론인 기자촌을 조성했던 배경과 함께 기자출신의 문인 김광주 작과와 그의 아들 김훈의 작품과 <칼의 노래> 육필 원고를 모두 둘러본 뒤 전시관을 빠져나왔습니다. 전시관 관람을 마친 후 은평구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박물관의 주요 전시시설도 둘러보았습니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주요 전시실 ⓒ문화포털 기자단 장은진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주요 전시실 ⓒ문화포털 기자단 장은진


1층 전시실에는 파발과 역참의 역사를 지닌 은평구에 대한 내용이 전시되었으며, 2층에는 한옥의 건축방법과 과정을 알 수 있는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관람객들이 관람 후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은평 연못과 삼각산 전망뜰도 함께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삼각산 전망을 한 눈에 들여다보며, 은평구의 역사와 우리의 전통주거 공간인 한옥과 전시회와 함께 만나볼 수 있어 다채로운 문화유산을 향유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물관을 빠져나와 주변 은평한옥마을 한 바퀴를 둘러보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곳에서 그 당시 문인들이 다양한 작품을 집필하면서,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전해주고자 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는데요, 기분 좋은 전시 관람을 마친 후 은평구에서 즐거운 이야기책 한 권을 마음속에 써 내려 가며 추억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오는 6월 19일까지 진행되며, 전시 관람과 함께 박물관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교육 및 행사도 마련되어 있어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전시회 관람도 하고 즐거운 문화 활동도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전시 정보

- 홈페이지 : http://museum.ep.go.kr/

- 문의 : 은평역사한옥박물관 (02-351-8523~4)

- 찾아가는 길 : 서울특별시 은평구 연서로 50길 8 

- 대중교통 이용 시 : 버스 701, 7211, 7723 탑승 후 ‘하나고·진관사·삼천사’ 입구에서 하차

- 관람료 : 성인 1,000원  청소년 및 군경 500원, 영유아·노인(65세 이상) 무료  

- 주  차 : 소형(20인승 미만) : 2,000원(기본 2시간) / 초과 10분당 500원

              대형(20인승 이상) : 5,000원(기본 2시간) / 초과 10분당 1,000원 

- 관람시간 : 오전 9시~오후6시 (입장시간은 9시~오후5시(종료 1시간 전까지)

                   휴관일 1월 1일, 설날 연휴, 추석 연휴, 매주 월요일, 은평구청장이 정하는 휴관일 


* 참고 자료

-  ‘한국문학 속의 은평展’ 전시 팸플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