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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인터뷰 21] ‘한 걸음 더 천천히 간다해도, 그리 늦는 것은 아냐~♬’

문화포털 기자단 2015-12-15
[릴레이 인터뷰 21] ‘한 걸음 더 천천히 간다해도, 그리 늦는 것은 아냐~♬’

 한 걸음 더 천천히 간다해도, 그리 늦는 것은 아냐~

  

 

릴레이 인터뷰 21 - 문화포털 기자단 3기 김현정 기자
2015년 문화포털 기자단 3기 ‘릴레이 인터뷰’입니다.
기자단 3기의 활약상과 각자가 뿜어내는 매력 넘치는 개성을 보실 수 있습니다.
문화포털 기자단이 궁금하시다면, 릴레이 인터뷰를 봐 주세요.

 

 

김현정 기자에게 눈길이 간 것은 기자단 활동에서 발견한 그의 수줍은 듯 잔잔한 미소 덕분이었습니다. 그러다 인터뷰를 위해 대학로 한 커피숍에서 만났던 당시 김현정 기자는 참으로 앳돼 보였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세 번 놀랬습니다. 앳된 얼굴만 보고 대학생일 거라고 생각했다가 대학 졸업 후 직장 경력도 꽤 있다는 것에 처음 놀랐고, 문학소녀의 감성을 가진 분이 회계사로 근무했었다는 것에 두 번 놀랐고, 경험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삶을 대하는 태도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지금부터 들어볼까요?

   

 

김현정 취재기자와 함께 한 인터뷰

   


   

 수줍은 듯 한 김현정 기자 ⓒ 문화포털 기자단 김현정

 

 

Q1. 자신을 소개한다면?

   

저는 문화예술을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회계사로 회계법인과 경영기획실에서 근무하다 지금은 쉬고 있습니다. 덕분에 그동안 쪼개서 하던 문화생활을 마음껏 누리고 있습니다. 전시회나 공연을 보고 글을 남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자 문화예술과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입니다.

 

 

Q2. 문화포털 기자단에 지원하게 된 동기는?

 

올해 초에 우연히 문화포털 기자단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지원하는 것은 꿈도 못 꿀만큼 바쁜 직장인이었지만, 그 당시엔 일을 하지 않았던 터라 상대적으로 여가시간이 많아져 편한 마음으로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 제 취미 중 하나가 문화생활을 하고 나서 그에 대한 감상을 일기나 블로그에만 작성하는 것이었는데, 문화포털 기자단 활동을 통해서 더 많은 사람과 문화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싶어서 지원하게 됐습니다.

 

 

Q3. 김현정 기자를 소개하는 문구인 즐기고, 누리고, 나누는 문화생활이라는 말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 그럼 김현정 기자에게 문화란?

 

평소에 좋은 공연이나 전시를 보면 남에게 소개해주지 못해 안달이 나곤 했습니다. ‘이렇게 좋은 작품인데 사람이 없다니!’하는 안타까운 마음이랄까요. 처음에는 주변 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다니다 블로그에 글을 적기 시작했습니다. 제 글을 보고 전시나 공연을 보게 된 분들을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더라고요.

 

저에게 문화란 !”하고 무언가를 깨닫게 되는 모든 순간인 것 같습니다. 독서, 공연 등 기타 여러 가지 문화행사를 통해 일상생활에선 깨닫지 못하게 되는 색다른 무언가를 깨달으며 희열을 느끼는 것이요. 아주 사소한 깨달음이라도 그 사소함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관람했던 공연들 문화포털 기자단 김현정

 

 

Q4. 문화포털 기사 중에 연극, 뮤지컬과 같은 공연 기사가 많다. 다수 작품을 경험하면서 체득한 기사 작성 노하우가 있을 것 같은데, 알려준다면?

 

공연의 재미를 찾아내려고 노력합니다. 재미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말이나 몸짓으로 사람들을 웃게 하는 것, 관객들이 내용을 곱씹을 수 있게 만드는 각본, 화려하거나 의미가 있는 무대장치 등 공연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다 재미라고 생각해요. 공연마다 주는 재미를 찾아내서 글이나 기사에 반영하려고 노력합니다.

 

 

Q5. 최근에 본 공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소개한다면?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사실 뮤지컬의 내용은 별것 없습니다. 평범한 남자가 벽을 뚫는 능력을 갖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이죠. 복잡하게 꼬지 않고 그냥 결말을 향해 쭉 달려가는 이야기예요. 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아름다운 넘버들을 듣고 있자니 너무 황홀했습니다. 배우들의 가창력도 대단해서 소름이 돋았어요. 무대도 매우 아름다웠고요. 뮤지컬을 보는 동안 동화 속에 들어간 기분이 들어서 보고 난 후에 여러 번이나 흐뭇하게 곱씹었던 공연이었어요. 인상적인 장면은 우체국 공무원들이 퇴근 시간만을 기다리며 일은 대충 하자!’하며 노래 부르던 장면이에요. 노래 자체도 좋을 뿐 아니라, 그 상황이 세상 모든 직장인이 공감할 수 있는 감성이라서 한참이나 웃으면서 공연을 보았던 기억이 나요.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에 벽을 뚫는 남자의 동상이 있다는 데 꼭 가보고 싶어질 정도로 기억에 남는 공연이었습니다.  

 

 


 

최근에 다녀온 미국 플로리다주 키웨스트에서 찍은 모습 문화포털 기자단 김현정

 

 

Q6. 최근 흥미를 느끼고 있는 취미가 있다면?

 

근래에 여행을 많이 다녀왔는데, 여행지에서 경험했던 일과 느낌을 에세이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바로바로 여행이야기를 기록해두지 않으면 그때 어떤 생각을 했는지 잊어버려서요. 되도록 그 순간을 자세하게 묘사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새롭게 흥미를 가지게 된 맥주 문화포털 기자단 김현정

* (윗줄 왼쪽부터) 미국 워터멜론(일명 수박맥주), 캐나다 블루문과 파나마 탈링고, 태국 창
* (아랫줄 왼쪽) 한국 대동강 맥주와 한국 남산 필스너(* 각각 다른 국내 매장의 수제맥주)

 

 

또 한 가지는 맥주 마시기에요. 맥주는 목 넘김 때문에 좋아하는데, 특히 새로운 종류의 맥주를 마실 때 그 느낌이 아주 좋아요. 그래서 시간이 나면 맥주에 대한 책을 읽고, 수제 맥주 만드는 수업을 들은 적도 있어요. 그러다보니 어느새 세상 모든 맥주를 마셔보고 싶은 게 제 꿈 중의 하나에요. 불가능한 꿈이지만 최대한 달성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Q7. 삶에 대한 철학이 있다면?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노력을 다한 후에 하늘의 뜻을 기다림)’을 항상 마음에 두고 살려고 노력합니다. 대학생 때까지만 해도 노력하면 반드시 그만큼의 대가가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더라고요. 어렸을 때는 실패를 하면 내 노력이 부족해서 실패했구나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은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자책하지 않아요. 스스로 최선을 다했지만, 불가능한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며 조금은 마음을 편하게 먹었어요. 그렇다고하늘의 뜻이려니 하고 노력을 게을리 하지도 않아요.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노력하는 것을 잊으면 안 되겠죠.

 

 


 

화려한 매력을 보여주는 뉴욕의 야경 문화포털 기자단 김현정

   

 

Q8. 세상의 모든 맥주 마셔보기 외에 다른 꿈이 있다면?

 

제너럴리스트(generalist, 다방면에 걸쳐 많이 아는 사람)’가 되고 싶어요. 예전에는 한 가지를 깊게 좋아하지 못하는 점이 불만족스러웠거든요. 마니아나 덕후가 되고 싶었는데 성격상 한 가지만 깊게 파고들지 못해서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저의 성격을 받아들였어요. 세상을 얕지만 넓고 얕게 볼 줄 아는 사람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 방면을 조금씩 파고들다 보면 먼 훗날에는 그것들이 쌓이고 쌓여 삶에 대한 통찰력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올해 새로 생긴 꿈은 소설을 써 보는 것이에요. 그전까지는 글 쓰는 것을 좋아했지만 한 번도 소설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어요. ‘평범한 내가 비범한 소설을 쓸 수 있을까?’하는 마음이었죠. 올해 활동한 문화포털 기자단을 통해서 공연을 보고 기사를 쓰면서 어떤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일을 해보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정말 대단하고 아름다운 일 같아요. 금방 되지는 않겠지만 10년쯤 갈고닦으면 그런 소설 한 편 정도는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Q9. 10개월 동안의 문화포털 기자단 활동이 갖는 의미는?

 

한 해는 제게 여러모로 전환점 같은 일 년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문화포털 기자단에서 여러 색깔로 살아가는 기자분들과 만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인상 깊은 일이었어요. 한 분 한 분의 이야기를 기사로, 오프라인 모임으로 읽고, 들을 때마다 제 생각이 더 넓어졌어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요. 아마 아주 긴 시간이 흐른 후에도 이 기억은 제게 아주 선명하게 남아있을 것 같아요.

 

바쁘게 살아가는 세상에서 한 박자 느리게 사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그의 이야기가 겨울의 하얀 눈처럼 포근하게 마음을 감싸줬습니다.

 

 

2015년 문화포털 기자단 3기 ‘릴레이 인터뷰’가 21회로 모두 끝났습니다.
3기의 더 많은 인터뷰를 보시려면, '릴레이 인터뷰'라고 검색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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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 정미리(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