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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계 이민자들, 그들의 이야기

문화포털 기자단 2015-12-01
라틴계 이민자들, 그들의 이야기

라틴계 이민자들, 그들의 이야기
- 뮤지컬 인 더 하이츠 (Musical In The Heights) -


더 나은 삶을 찾아 새로운 터전으로 향하는 이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각 나라에서도 이민자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경제 성장동력으로 확보하려는 정책도 발표했습니다. 여러 가지 지원에도 불구하고, 다른 언어와 문화, 사회적 배경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는 게 녹록지만은 않습니다.

 

뮤지컬 <인 더 하이츠 In The Heights>에서 미국 워싱턴 하이츠에 새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라틴계 이민자들의 삶을 노래와 춤, 이야기로 엮어냈습니다. 극 중 인물에 담긴 라틴계 이민자들의 사연을 들어보겠습니다.


조지 워싱턴 다리

워싱턴 하이츠의 경계인 조지 워싱턴 다리(George Washington Bridge) ⓒ 위키피디아


뮤지컬 <인 더 하이츠>의 배경은 맨해튼 북서부의 ‘워싱턴 하이츠’로, 뉴욕의 라틴할렘으로도 불립니다. 도미니카 공화국, 쿠바, 멕시코, 푸에르토리코 등지에서 온 이민자들이 터를 잡은 곳입니다. 이들은 거주비가 비싼 뉴욕항 근처를 벗어나 맨해튼 외곽 쪽으로 정착했습니다. 지리적으로 흑인들이 중심이 된 뉴욕 할렘보다도 북쪽 위 외곽에 있습니다.

 

뉴욕 첫 번째 라틴계 시장으로 선출된 피오렐로 라구아디아(Fiorello Laguardia) 시장은 청렴하면서도 나눔과 기부 문화를 확산시켜 많은 존경을 받았습니다. 시민들의 지지를 얻어 1943년부터 3번이나 시장직을 역임하며 수많은 정책을 폈습니다. 그중 이민자 수용 정책을 추진하여, 이때 많은 수의 중남미 라틴계 노동자들이 이민을 왔습니다. 아메리칸 드림의 꿈을 가지고 뉴욕에 도착한 이민 1세대들은 소위 3D 업종을 맡으며 미국 노동 시장의 한 축을 이루게 됩니다.

 

워싱턴 하이츠는 라틴계 이민자 1세대부터 현세대까지 모여서 마을을 이루어 살고 있습니다. 마을에서 보이는 조지 워싱턴 다리(George Washington Bridge) 를 건너면 뉴저지 부촌입니다. 뮤지컬 <인 더 하이츠 In The Heights> 무대 뒤편에 보이는 이미지가 바로 이 조지 워싱턴 다리입니다. 이 다리는 빈부를 가르는 경계가 되어, 실제 거리보다 정서적 거리가 더 멀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라틴계 국가가 있는 카리브해 주변국 지도

도미니카공화국, 푸에르트리코, 쿠바, 멕시코 등 라틴계 국가가 있는 카리브해 주변국 지도

ⓒ 위키피디아


뮤지컬 <인 더 하이츠>는 각지에서 모여든 라틴계 이민자들의 사연을 품은 인물들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의 인물 구성을 출신 국가별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뮤지컬 <인 더 하이츠 In The Heights>의 극 중에서는 작은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는 우스나비(Usnavi)와 미용실에서 일하는 바네사(Vanessa), 우스나비의 사촌동생인 소니(Sonny)가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도미니카 공화국(Dominican Republic)은 1844년 아이티로부터 독립했고, 한반도의 약 4분의 1 크기이며, 스페인어를 사용합니다.

 


인 더 하이츠 공연 사진

인 더 하이츠 공연 사진 - 우스나비와 친구들, 바네사와 소니 ⓒ 마케팅컴퍼니 아침 제공


우스나비(Usnavi)는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왔습니다. 부모님이 미국에서 와서 US NAVY(미 해군)라는 단어를 처음 보고, 그의 이름으로 붙여주었습니다. 어릴 적 부모님이 돌아가셨고, 사촌동생 소니와 함께 그를 거둬준 클라우디아 할머니 손에 자랐습니다. 언젠가 고향인 도미니카 공화국에 돌아갈 것을 꿈꾸는 청년입니다.

 

바네사(Vanessa)는 바깥세상을 동경하여 항상 워싱턴 하이츠를 떠나고 싶어 합니다. 맨해튼에 아파트를 마련하고픈 꿈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은 암울합니다. 집세와 생활비에 허덕이며 미용실에서 일하며 받는 푼돈으로 알코올중독자 어머니와 살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외모로 워싱턴 하이츠 모든 남자들을 사로잡지만, 그녀의 마음 속에는 우스나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스나비의 사촌동생인 소니(Sonny)는 우스나비의 식료품 가게에서 함께 일합니다. 똑똑하고 야망 있는 청년으로, 연상의 여인 바네사를 짝사랑하지요.


인더하이츠공연사진

인 더 하이츠 공연 사진 - 베니와 니나 ⓒ 마케팅컴퍼니 아침 제공


한편 극 중 워싱턴 하이츠에서 콜택시 회사를 운영하는 니나의 가족은 푸에르토리코 출신입니다. 푸에르토리코(Puerto Rico)는 카리브해에 있는 미국의 자치령으로 1508년 스페인 식민지가 된 이래, 1898년 미국 ·스페인전쟁 후 미국령이 되었습니다. 인구 과잉으로 미국 본토로 향한 이민자가 늘었고, 주로 빈민가에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니나(Nina)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인 케빈과 카밀라의 딸로 푸에르토리칸 2세입니다. 우수한 성적으로 스탠포드 대학을 입학하여 워싱턴 하이츠 자랑이 되지만, 금전적 문제로 결국 학업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아버지의 택시 회사에서 일하는 흑인 베니와 사랑에 빠집니다.

 

니나의 아버지인 케빈(Kevin)은 워싱턴 하이츠의 콜택시 회사 사장입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인 그는 집안 대대로 농부였지만 이를 거부한 채 미국으로 건너왔고, 독하게 돈을 모아 로사리오라는 택시회사를 세웠습니다. 니나의 엄마이자 케빈의 아내인 카밀라(Camila)는 남편 케빈과 함께 푸에르토리코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왔습니다. 니나의 의견을 잘 들어주며, 남편의 지나친 고집을 유일하게 꺾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 외 극 중 감초 역할을 맡는 피라구에로(Piraguero)라는 캐릭터도 푸에르토리코 출신인데, 그곳의 대표적 빙수인 피라구이를 만들어 팔고 있으며, 아이스크림 가게 피라구아 스탠드(Piragua stand)의 사장입니다.



인더하이츠공연사진

인 더 하이츠 공연 사진 - 클라우디아 할머니와 니나 ⓒ 마케팅컴퍼니 아침 제공

 

 

미국 이민자 비율 중 쿠바 출신도 상당합니다. 쿠바((Republic of Cuba)는  미국과 남아메리카 대륙 사이에 있고, 오랫동안 스페인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스페인어를 사용합니다.

 

극 중에서 쿠바 출신인 클라우디아(Claudia) 할머니는 워싱턴 하이츠의 기둥 같은 존재입니다. 모든 이들에게 정을 나누어주고 사랑과 존경을 받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부모를 잃고 길에서 방황하던 어린 우스나비와 소니를 데려다 키워냈습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쿠바에서 미국 뉴욕으로 이민을 왔고, 메이드 생활을 하며 워싱턴 하이츠에 터를 닦았습니다.

 

바네사가 일하는 미용실의 주인인 다니엘라 (Daniela) 또한 쿠바 출신입니다. 워싱턴 하이츠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간섭하기를 좋아합니다.


인더하이츠공연사진

인 더 하이츠 공연 사진 - 우스나비와 바네사 외 ⓒ 마케팅컴퍼니 아침 제공


그 외 극 중에서 베니(Benny)는 동네에서 유일하게 라틴계 미국 이주민이 아니며, 스페인어를 구사하지 못합니다. 브로드웨이 원작에서는 중남미계의 다른 인물들과 달리 흑인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국내 공연에서는 중국인 혼혈 쪽이 가깝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니나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로사리오 콜택시 회사에서 일하고 있으며, 니나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그는 비즈니스 스쿨에 입학해 자신의 사업을 차리는 것이 꿈입니다.

 

바네사의 오랜 친구인 칼라 (Carla)는 함께 다니엘라의 미용실에서 일합니다. 퀸즈(뉴욕 동부의 롱아일랜드 지역 중 하나)출신이지만, 엄마의 고향은 도미니카 공화국, 아빠의 고향은 칠레입니다.


뮤지컬 <인 더 하이츠>는 워싱턴 하이츠에 살고 있는 이민자들이 서로 인연을 맺고 여러 고난을 함께 헤쳐가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그립니다. 그간 뮤지컬 장르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랩, 힙합, 라틴음악 등을 풍부하게 구사했고, 스트릿 댄스를 도입해 감각적인 무대를 만들었습니다. 새로운 실험과 도전이 박수를 받으며 21세기형 뮤지컬로 평가받습니다.

 

극작, 작곡, 작사를 하고 주연까지 맡은 ‘린 마뉴엘 미란다(Lin-Manuel Miranda)’은 이 작품을 1999년 대학 시절부터 써왔다고 합니다. 2007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막을 올리고 수정 및 보완을 거쳐 2008년 리처드 로저스 극장에서 본 공연을 하며 브로드웨이에 입성했습니다. 백인 중심의 소재 일색인 브로드웨이에서 색다르게 라틴계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풍성한 음악적 표현으로 풀어낸 재능을 인정받았습니다.

 

제62회 토니 어워즈(Tony Awards) 1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고, 그 중 ‘최우수 작품상’, ‘작곡·작사상’, ‘안무상’, ‘오케스트라상’ 등 총 4개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2009년 제51회 그래미 어워즈에서는 ‘최우수 뮤지컬 앨범상’ 수상을 받았습니다.

 

 


 

인더하이츠공연사진

 

인 더 하이츠 공연 사진 ⓒ 마케팅컴퍼니 아침 제공


라틴계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노래와 춤으로 담아낸 뮤지컬 <인 더 하이츠>를 통해 타국에서 새로운 터전을 일구려 애쓰는 이들의 삶이 보입니다. 그 삶이 결코 만만치는 않지만, 내일을 향한 희망과 꿈이 있기에 웃을 수 있습니다. 그 곳이 어디든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곳이니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공연 안내
- 공 연 명 : 뮤지컬 인 더 하이츠 (Musical In The Heights)
- 공연일정 : 2015년 9월 4일(금)~11월 22일(일)
- 공연시간 : 화~금 오후 8시 / 토, 일, 공휴일 오후 2시, 6시 30분 (월요일 공연없음)
- 공연장소 :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 사진 제공
공연사진 - 마케팅컴퍼니 아침
지도 사진 - 위키피디아

* 참고 자료
- 중미통합체제(SICA)회원국 및 기구 개황, 외교부, 2010.
- 푸에르토리코,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2013.
- 쿠바에서 보물찾기, 아이세움, 2009.


- 작성자 : 문화포털 기자단 권라희(글) / 장수영(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