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 문화공감 > 공감마당 공감리포트

공감리포트

최신 문화이슈와 문화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문화공감

아직도, 여전히 ‘셰익스피어’

문화포털 기자단 2015-12-01
아직도, 여전히 ‘셰익스피어’

아직도, 여전히 ‘셰익스피어’
- 올해 다시 돌아온 셰익스피어 작품들 -



세상을 떠난 지 400여 년이 흐른 지금, 아직도 수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대단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입니다. 16세기 영국에서 살았던 한 작가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사는 우리의 머리와 가슴에도 여전히 ‘위대한’ 작가로 새겨져 있는 사람입니다.

 

셰익스피어는 <햄릿>, <맥베스>, <오셀로>, <리어왕>의 4대 비극을 비롯해 <한여름 밤의 꿈>, <로미오와 줄리엣>, <베니스의 상인> 등의 숱한 명작을 남겼는데요. 고전은 시대와 공간에 따라 해석이 달라집니다. 한 가지의 해석만을 열어놓는 작품이란, 그 시대와 공간에서 향유되고 더 이상은 다른 시공간으로의 전승 혹은 이동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자유로운 해석의 여지를 열어놓는 고전은 수백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곤 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새롭게 재창작됐습니다. 다시 태어난 셰익스피어의 명작들을 살펴볼까요?


 

 

고민 대신 위로를, <햄릿>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혹은 “존재냐 비존재냐, 그것이 문제로다”라고 해석되는 명대사가 있습니다. 고뇌의 아이콘 ‘햄릿’의 대사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햄릿>은 재창작의 러브콜을 많이 받은 작품 중 하나입니다.

 

 

 

 


 

연극 <노래하듯이 햄릿> 포스터와 공연사진 ⓒ 창작집단 뛰다


 

지난 6월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 극장에서는 <노래하듯이 햄릿>이라는 이름으로 거듭났습니다. 창작집단 ‘뛰다’에 의해 다시 무대에 서게 된 것입니다. 무대에서 햄릿의 모습은 탈과 막대기, 그리고 천으로만 재현됩니다. 노래하는 광대 4명이 햄릿의 맺힌 한을 풀어주기 위해 책을 펴고, 노래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여기서 광대들의 노래는 죽은 오필리아와 햄릿의 혼을 위로합니다.

 

 



 

연극 <햄릿_아바따> 공연 사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얼마 전 폐막한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에서 국내초청작으로 극단 ‘서울공장’의 햄릿이 초대됐습니다. 그들의 햄릿은 <햄릿_아바따>였습니다. 아바따는 인도의 화신입니다. 각 배우들은 영혼, 실재 인물, 아바따를 오가며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넘나듭니다. 연극은 이 과정에서 인도와 한국의 몸짓, 그리고 소리로 햄릿을 위로합니다. 불안과 분노로 휩싸이는 아바따를 마주하는 관객들은, 그 몸짓과 소리를 통해 햄릿의 시대를 넘어 분노의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며 스스로 위로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두 연극은 죽은 햄릿을 위로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각색의 방향은 비슷했습니다. 죽은 햄릿의 이야기를 무대에 그대로 가져와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햄릿은 ‘죽었음’을 관객들에게 먼저 인지시켜, 우리가 그를 위로하며 그 과정에서 우리 또한 위로받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광대들의 해학과 위로라는 커다란 틀을 갖추었던 <노래하듯이 햄릿>과는 달리, <햄릿_아바따>는 인도와 한국의 몸짓과 소리, 그리고 아바따의 등장, 더구나 광대들의 애환까지 담아내려고 하니 산만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대한민국의 <템페스트>

 

셰익스피어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작품이 바로 <템페스트>입니다. 이야기 중심에는 배신을 당한 이후 아무도 살지 않는 섬에 유배생활을 하다 마침내 마법이라는 절대 권력을 갖게 된 ‘프로스페로’가 있습니다. 그는 마법으로 폭풍우를 일으켜 그를 추방한 동생 일행에게 복수하고자 하지만, 결국 복수 대신 모든 것을 제자리에 되돌려 놓고 마법도 그만두고 맙니다.

 

 

 

 


 

연극 <템페스트> 포스터 ⓒ 서울남산국악당


 

지난 8월에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재연된 <템페스트>는 한국 연극계의 거장 오태석 연출에 의해 다시 태어난 작품입니다. 연극은 셰익스피어가 배경으로 설정한 밀라노에서 벗어나, 5세기 한반도의 남해안 섬에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프로스페로를 비롯한 모든 인물들에는 희극적 요소가 가미됐고 우리의 소리와 몸짓으로 신명나게 무대가 꾸며집니다.

 

 


 


 

연극 <태풍기담> 포스터와 공연사진 ⓒ 서울문화재단


 

2015년 11월 8일까지 서울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공연된 연극 <태풍기담> 역시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원작으로 합니다. 타다 준노스케와 성기웅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배경을 20세기 초 아시아로 설정합니다. 원작의 ‘프로스페로’는 나라를 잃어버리고 피신해 온 조선의 어느 황제로 설정되며, 일본에 의해 빼앗긴 나라를 되찾겠다며 복수를 꿈꾸는 인물로 각색됩니다. 공연을 통해 20세기의 대한민국과 일본을 통해 불행했던 과거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 현재 모습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해외에서도 여전히 ‘셰익스피어’


 


 

뮤지컬 <로미오앤 줄리엣> 포스터와 공연사진 ⓒ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이 외에도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재연됐습니다. 특히나 셰익스피어의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해 해외에서 내한한 팀들도 있었습니다. 2015년 9월 블루스퀘어에서 공연된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은 프랑스 오리지널팀이 직접 내한해 국내 팬들에게 아름다운 넘버들을 선물해주었습니다. 특이한 점은 로미오 옆에 ‘죽음’이라는 존재가 붙어 다니며, 비극적인 몸짓을 반복한다는 점입니다. 현대의 관객들에게 비극성을 퍼포먼스로 부여했다는 점이 색다릅니다.

 

 


 


 

연극 <셰익스피어 소네트> 공연사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해외초청작으로 초대된 베를린 앙상블의 <셰익스피어 소네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2009년 셰익스피어 소네트 발간 400주년을 맞아 베를린 앙상블이 제작한 것으로, 1609년 셰익스피어가 발표한 154편의 소네트를 가지고, 연극계의 뒤샹으로 불리는 이미지 연극의 대가, 로버트 윌슨이 강렬한 색채를 띠며 무대에 올린 것입니다. 어떤 줄거리도 없이 셰익스피어의 시어로 빚어낸 이미지들로 표현이 되는 연극입니다.

 

2015년을 살아가는 현재까지도, 우리는 아직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들을 불러냅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의 작품을 그저 불러오기만 할 뿐 아니라, 자신의 독특한 시선과 살아가는 시대에 걸맞게 탈바꿈합니다. 시대에 따라, 공간에 따라 색다르게 각색되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보며 여러분은 어떤 감상을 하셨나요? 자유로운 해석과 각색이 가능한 고전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에, 현재를 있게 해준 과거와의 연결을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고전 작품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새로운 모습을 뽐낼지 기대가 됩니다.


* 참고 자료
- 네이버캐스트, 검색어 : 셰익스피어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75&contents_id=2250)
-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공식 사이트 (http://spaf.or.kr/2015)
- 남산예술센터 사이트 (http://www.nsartscenter.or.kr/)
- 국립극단 사이트 (http://www.ntck.or.kr/)
- 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 , 민음사, 2005



- 작성자 : 문화포털 기자단 장기영(글) / 장수영(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