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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한글, '문자' 아닌 '디자인'이 되다!

문화포털 기자단 2015-10-29
우리의 한글, '문자' 아닌 '디자인'이 되다!

우리의 한글, '문자' 아닌 '디자인'이 되다!


 

 

거리를 걷다 보면 마주하는 수많은 외국어 간판들. 이리저리 남발하는 외국어들은 때때로 우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데요. 거리가 아닌 집안 사정도 크게 다르지만은 않습니다. 영어로 된 로고가 크게 박혀있는 티, 하나쯤 다들 갖고 계실 텐데요. 외국어로 장식된 옷들은 여러 벌인 반면, 한글로 장식된 옷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일상생활부터 거리 한복판까지, 한글은 제 자리를 잃은 채 낯선 글씨들만이 그 자리를 꿰차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 주위에서 글자가 아닌 디자인으로 ‘한글’을 마주하는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데요. 한글은 ‘촌스럽다’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여전히 한글로 디자인한다는 건 낯설기만 합니다. 하지만 우리 눈에 투박한 한글이 오히려 외국인들의 눈에는 작고 예쁜 그림처럼 여겨진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우리의 것이라는 인식이 오히려 때로는 그 가치를 저평가하기도 합니다.

 

촌스러운 한글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바로 디자인과 한글의 만남인데요. 아름다운 디자인 속에 빠져든 한글은 어느 외국어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뿜어내고 있습니다. 화려한 한글의 세계, 한글과 디자인의 만남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한글, 그 자체로 디자인되다

 

깔끔하고 단정한 필체를 선호하던 예전과는 달리 오늘날에는 다양한 손글씨 필체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바로 예쁜 글씨 ‘캘리그라피’인데요. 대충 흘려 쓴 듯한 글씨처럼 보이는 이 작품들은 한국적인 감성을 거쳐 무궁무진한 디자인들로 재탄생됩니다. 평범한 제품도 캘리그라피 장식만 더해지면 화려한 작품으로 탈바꿈하는데요. 이처럼 한글은 소통의 수단을 떠나 그 자체로 디자인이 되었습니다.

 

* 캘리그라피(Calligraphy) : ‘손으로 그린 그림문자’라는 뜻으로 의미 전달 수단으로서의 글자를 떠나, 아름다운 조형미를 가진 대상으로 글자를 바라보는 것

 


 

 

한글 멋글씨전 ‘한글 꽃이 피었습니다’ 포스터 ⓒ 한글사랑운동본부

 

 

지난 한글날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아름다운 캘리그라피 작품들을 전시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작가가 참여한 이 전시에서는 한 편의 그림 같은 캘리그라피 작품들이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아름다운 시를 써 내려간 작품부터, 그림처럼 보이는 한글 작품들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촌스럽고 단조롭다고만 생각했던 한글이 청초하고, 화려하게 변신한 전시였습니다.

 

우리가 가장 자주 마주하는 한글의 모습은 정형화된 한글 폰트입니다. 삐뚤빼뚤하고 제각각인 손글씨의 단점을 보완한 한글 폰트들은, 시각적으로 깔끔하고 가독성이 좋다는 장점 때문에 디지털 사회의 필수 요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거꾸로 기능적인 측면이 아닌, 미적인 측면에서 한글을 바라보고자 노력하는데요. 기존의 딱딱하고 정형화된 모습을 떠나, 한글의 개성 있는 모습을 폰트 속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한글박물관 전시, 한글디자인 ‘꼴꼴꼴’ 포스터 ⓒ 한글박물관

 

 


 

 

 

전시 ‘꼴꼴꼴’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다양한 작품들 ⓒ 한글박물관

 

 

지난 한글날에는 한글박물관에서 한글디자인 ‘꼴꼴꼴’ 전시가 있었습니다. 매일 같이 사용해오던 굴림체, 명조체, 바탕체 등의 익숙한 폰트뿐만이 아닌 특색 있고 다양한 한글의 모습을 엿볼 기회였는데요. 따뜻한 감성에는 따뜻한 폰트를, 귀엽고 깜찍한 감성에는 톡톡 튀는 폰트를, 글씨체만 바꿨을 뿐인데 디자인이 확 살아나는 게 느껴지시나요? 이제 한글은 개성을 나타내는 수단입니다.


 

 


한글, 디자인을 입다

 

한동안 인터넷 유머사이트에서는 외국인들이 한글 모자, 한글 가방, 한글 티셔츠 등을 입은 모습의 사진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난 멋져, 난 섹시해, 난 젊어’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 ‘꽃미남’, ‘꽃미녀’라는 자수가 박힌 모자, 재미있는 문구를 입은 외국인들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냈는데요. 이처럼 한글이 들어간 옷이 낯설다 보니 ‘예쁘다’라는 인식보다는 ‘웃기다’라는 인식이 많은데요.이러한 인식을 벗어나기 위해 한글을 이용한 디자인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한글로 장식된 티셔츠부터 시작해 화려한 장식품들까지 한글을 각양각색으로 꾸려낸 상품들을 만나봅시다.

 

 


 

 

 

한글을 통한 새로운 시도, ‘입는 한글’의 작품들 ⓒ 십년후연구소


 

 

‘십년후연구소’가 기획한 ‘입는 한글’은 시각적으로 아름답고, 의미도 있는 한글 로고의 티셔츠들을 만들어 내 외국인들에게 소개하는 프로젝트인데요. 한글의 그래픽적인 아름다움과 다양한 변주에 초점을 두고, ‘입을 수 있는 한글, 알릴 수 있는 한글’로서의 한글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외국인들과의 만남의 자리에서 한글이 박힌 티셔츠를 입고 나간다면 단숨에 세계인들과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단순한 티셔츠에 불과하지만, 한글의 창조와 소통의 가치를 느껴볼 수 작품입니다.

 

 


 

 

한글을 무늬처럼 승화시킨 브랜드 'LEE GEON MAAN'의 제품들 ⓒ (주)이건만A&F

 

 

이번에는 한글 자모 하나하나를 하나의 디자인처럼 승화시킨 곳이 있습니다. 바로 한글을 사랑하는 이건만 디자이너의 제품들인데요. 한 편의 작품 같은 이 제품들은 한글에 고급스러움을 더해 많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한국적, 동양적 정신과 문화를 패션 액세서리를 통해 형상화하고자 하는 이건만 디자이너의 노력은 한글과 전통문화의 혁신이라는 새로운 디자인을 탄생시켰는데요. 아름다운 한글이 상품이 되어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간다니 참 뿌듯한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한글의 팔색조 같은 모습, 정말 새롭지 않나요?

 


 


한글, 아름다운 건축물이 되다

 

2010년 상하이 엑스포를 방문했던 방문객들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은 건물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관의 모습인데요. 커다란 건물을 가득 둘러싼 알록달록한 한글 자모의 모습은 한글을 처음 보는 외국인들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글자로만 인식했던 한글을 건축에 사용하는 이 창의적인 시도는 건축계의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2010 상하이 엑스포 한국관의 전경 ⓒ 김용관

 

 

상하이 엑스포 한국관은 건축사무소 ‘매스스터디스’에 의해 지어졌는데요. 한글이 가진 수직선, 수평선, 원형이라는 기하학적인 특성을 건축적으로 재해석해내고자 노력했습니다. 특히 한글 자모의 건축적인 특성은 독특한 건축 구조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였다고 하는데요. 단순히 한글 자모를 나열하는 방법이 아니라, 한글을 이루는 기본 기하학적 요소들로 해체하고 재구성하여 하나의 건축 작품이 되었습니다.

 

 


 

 

 

2010 상하이 엑스포 한국관의 내부 ⓒ 김용관

 

 

건축물 안쪽에는 설치된 알록달록한 한글 블록들은 외벽에 설치된 한글 조형물들과 함께 어우러져, 빛에 따라 낮과 밤, 서로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고 합니다. ‘매스스터디스’는 대륙문화와 해양 문화를 함께 접할 수 있었던 한국의 지리적인 특성에서 영감을 얻어, 풍부한 문화라는 한국 문화의 특성을 한국관을 통해 부각하고자 했다고 하는데요. 그들의 이러한 아이디어는 문자와 공간이 융합하는 하나의 건축물로 재탄생했습니다.



 

* 참고 자료
[네이버 백과] 캘리그라피

 

* 참고 사이트
국립한글박물관
- url : http://www.hangeul.go.kr/main.do
십년후연구소
- url : http://blog.naver.com/10year_after
입는한글
- url : http://blog.naver.com/10year_after
이건만
- url : http://www.lgmmall.com/
매스스터디스
- url : http://www.massstudies.com/


 

 

- 작성자 : 문화포털 기자단 한지현(글) / 정미리(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