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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작가상 2015

문화포털 기자단 2015-10-27
올해의 작가상 2015

올해의 작가상 2015

 

 

<올해의 작가상>이 올해로 어느덧 4년째를 맞았습니다. <올해의 작가상 2015>는 한국 현대미술의 지평을 넓혀갈 신인 작가를 발굴하고 예술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수상제도입니다. 원래는 현대미술관이 독자적으로 1995년부터 2010년까지 진행했던 <올해의 작가 Artist of the Year>SBS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운영하게 되면서 <올해의 작가상>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올해의 작가상>1차 심사를 통해 4(혹은 팀)을 선발합니다. 선발된 4명의 작가들은 전시 지원금 4천만 원을 후원받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전시회에 전시를 하게 되고, 2차 심사를 거쳐 최종 1인만이 올해의 작가로 선정됩니다.

 

2015111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도 쟁쟁한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올해의 작가 최종 후보인 김기라, 나현, 오인환, 하태범의 예술 세계를 만나보겠습니다.

    

 

 

김기라, 떠다니는 마을

 


 

작품 설치 전경 문화포털 기자단 온다예

 

 

조명이 꺼진 캄캄한 전시장을 들어서자 영상으로 만들어진 설치미술이 눈에 띕니다. 김기라 작가는 퍼포먼스와 영상작업을 통해 예술과 예술인이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김기라 작가의 작품 주제는 플로팅 빌리지(Floating village)입니다. 일반적으로 수상가옥을 가리키기도 하죠. ‘플로팅은 정보와 이야기의 흐름을, ‘빌리지는 성경 구절에서 개개인을 집이라고 명명한 것을 착안하여 마을 공동체를 뜻한다고 합니다.

    

 


 

김기라, 이념의 무게-한낮의 어둠 문화포털 기자단 온다예

 

 

오늘날 미디어는 다양한 정보와 이야기를 수없이 쏟아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같이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높은 취업난에 허덕이는 취업 준비생, 갈 곳 없이 떠도는 재개발 지역 원주민들 등 자본주의와 권력의 수레바퀴에 깔려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빠르게 흘러가는 미디어의 흐름에 정처 없이 떠다니게 되고 사회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 합니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가변적이고 불확실한 플로팅 빌리지 즉, 현대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보다 넓은 시각으로 현재 상황을 함께 고민해보도록 제안하고 있습니다.

    

 

 

나현, 바벨탑 프로젝트-난지도

 

모든 인간들이 하나의 언어를 사용했을 때, 마치 하늘까지 닿을 것 같은 높은 탑을 쌓았다.
그러나 신은 폭풍 바람을 보내어 그 탑을 무너뜨렸다.

그리고 모두에게 각각의 고유한 언어를 주었다.

그런 이유로 그 도시는 바빌론이라 불렀다.

- Antiquities of the Jews 1.4.3 -

   

  


나현
, 바벨탑 프로젝트-난지도 문화포털 기자단 온다예

 

 

마치 탑을 연상하게 하는 거대한 이 설치 작품은 관객을 압도합니다. 실제 흙과 꽃과 나무로 장식되어 있는 작품 위에 올라와 있으면 이곳이 전시장인지 아님 실제 난지도에 온 건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나현 작가는 역사적 사건과 기록을 바탕으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바로 <바벨탑 프로젝트-난지도>입니다. 서울의 난지도와 베를린에 있는 악마의 산을 바벨탑의 유적이라고 추정하는 것이죠.

 

베를린의 악마의 산이란 제2차 세계대전 후 전쟁 쓰레기를 한 곳에 모아둔 곳으로, 평지였던 베를린에 높이 120m의 거대한 쓰레기 산을 이룬 것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악마의 산과 비슷한 역사를 가진 곳이 있습니다. 서울의 난지도 역시 쓰레기 매립장으로 유명세를 떨쳤던 곳입니다. 서울 도심의 급속한 산업화가 이루어지면서 오갈 데 없는 쓰레기들이 난지도로 모이게 된 것이지요. 난지도에는 불과 20년 전만 해도 쓰레기로 이루어진 약 100m의 산이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은 초목이 무성하고 새가 날아다니는 어여쁜 공원으로 태어났습니다.

 

* 참고 : 월드컵 공원 100배 즐기기 - 12일 투어 -

http://www.culture.go.kr/culture/themeView.do?seq=663

 

나현 작가는 악마의 산과 난지도, 이 두 장소가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역사에서 바벨탑을 끄집어냅니다. 특히 민족의 의미에 집중하는데 독일제국의회에서 열린 차별 법제화 논의와 단일민족임을 자부하던 대한민국 사회를 작품을 통해 보여줍니다. 그리고 작품 내에 설치된 외국인과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한민족들의 인터뷰를 보여줌으로써, 이제 한국 사회가 다양한 민족과 언어로 이루어진 사회로 변화됐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여러 언어와 민족의 기원인 바벨탑은 결코 과거의 전설이나 환상이 아닌 현재에도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오인환, 사각지대 찾기

 


 

오인환, 사각지대 찾기 전시전경 오인환

 

 

커다란 방이 온통 분홍빛으로 덮여있습니다. 오인환 작가의 작품은 공간을 활용하여 관객의 참여를 유도합니다. 느 사회에나 문화 권력은 존재합니다. 문화 권력은 특정 사회의 문화를 지배하는 가치체계를 일방적으로 수용하도록 합니다. 마이너와 메이저로 양분되는 대중가요 시장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지금은 힙합이나 록이 대중의 인기를 많이 받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힙합과 록은 주류 음악시장에서 배제된 장르였습니다. 음악시장의 문화 권력은 아이돌이 주도하는 대중음악에 집중되어 있었죠. 실제로 록이나 힙합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도 유행 따라 아이돌 음악을 챙겨듣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이처럼 문화 권력은 개인의 정체성이나 욕망을 바꾸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남들 눈에 튀지 않는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하여 사회적으로 안전을 보장받고자 합니다.

    

 


 

오인환, 상호감상체계 오인환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지배가치에 순응하며 사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보존하고 욕망을 실현할 수 있는 대안적인 영역을 찾게 됩니다. 그 대안적인 영역이란 바로 탈 권력화 된 문화의 사각지대입니다. 동성애자를 엄격히 금지하는 사회에서도 동성애자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그들만의 커뮤니티 공간을 존재합니다. 마치 아이들이 부모님의 눈을 피해 자신만의 아지트를 발견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커다란 방이 온통 분홍빛으로 덮여있습니다. 오인환 작가의 작품은 공간을 활용하여 관객의 참여를 유도합니다. 오인환 작가의 <사각지대 찾기> 프로젝트에선 개인들의 다양한 사각지대를 보여주고 문화적 사각지대가 관념적인 것이 아니라 엄연히 존재하는 일상의 한 단면이라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하태범,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

    


 

하태범, 시선 문화포털 기자단 온다예

 

 

모든 것이 흰색입니다. 하태범 작가의 전시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하얀 천장과 벽, 그리고 작품들이 관객을 압도합니다. 작가는 왜 모든 작품을 흰색으로 표현한 것일까요? 작가는 매일 아침 인터넷에 올라오는 수많은 사건을 다룬 기사를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내전으로 힘들어하는 분쟁지역이나, 재해를 다룬 기사 말입니다. 작가는 기사 속 사진의 파괴된 건물과 피로 얼룩진 사람들의 모습에서 배경을 의도적으로 삭제합니다. 인물에 묻어있는 상처와 피 역시 말끔하게 지워버립니다. 이러한 것들을 삭제했을 때 생기는 여백을 이용하여 방관적 시각을 극대화합니다.

    

 


 

하태범, 작업실 문화포털 기자단 온다예

 

 

우리들은 뉴스를 통해 폭탄 테러로 인해 10명 사망”, “선박 침몰로 20명 사망등 누군가 죽거나 다쳤다는 말을 너무나 쉽게 듣습니다. 안타까움과 동정이 드는 것도 잠시, 어느덧 일상에 휩쓸려 방금 들었던 고통스러운 소식은 금방 잊게 됩니다. 작가는 흰색을 통해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방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태범 작가는 사건사고를 쉴 새 없이 전달하는 미디어와 이를 소비하고 있는 우리 사회를 작품을 통해 비판하고 있습니다. 미디어를 생산하는 주체나 이를 소비하는 소비자 모두, 사회의 문제를 방관하는 공범자로 간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현대 예술을 이끌어갈 4인의 작가를 만나보았습니다. 작가 개인의 예술 세계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전시회입니다.

 

<올해의 작가상>은 과연 누구에게 돌아갔을까요? 그 대망의 주인공은 바로 문화적 사각지대를 설치미술로 보여준 오인환 작가입니다. SBS문화재단은 올해 12월에 후원 작가와 최종 수상자의 작품 세계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방영할 예정이라 합니다. <올해의 작가상 2015> 전시회도 보고 TV에 방영될 다큐멘터리까지 본다면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가 한층 쉬워질 것입니다.

 

 

* 전시 정보

-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 기간 : 2015. 08. 04()~2015. 11. 01()

- 관람시간

1) , , , 일요일 : 오전 10~오후 6

2) , 토요일 : 오전 10~오후 9(야간개장 오후 6~ 9시 무료 관람)

3) 매주 월요일과 11일은 휴관

- 공식홈페이지 : http://www.mmca.go.kr/

 

 

- 작성자 : 문화포털 기자단 온다예() / 정미리(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