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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에 숨결을 더하는 음악들

문화포털 기자단 2015-10-19
공연에 숨결을 더하는 음악들

공연에 숨결을 더하는 음악들 

 

 

공연에서 음악은 그 내용을 더욱 극적으로 강조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어떤 공연은 내용보다 돋보이는 음악으로 입소문을 타서 인기를 끄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반으로 뮤지컬은 오케스트라, 연극에서는 미리 녹음되어있는 음악이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발휘하는데요. 요즘 공연계에서는 조금은 독특한 장르의 음악들이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평범한 음악에서 벗어나, 90년대 가요, 클래식, 국악에 이르기까지. 기호에 맞는 음악에 따라 공연을 선택하여 관람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특이한 음악으로 관객들을 유혹하는 공연은 어떤 매력을 지니고 있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올드 위키드 송> - 작곡가 슈만의 클래식처럼 따뜻한 교감

 

 

 

레슨 중인 마슈칸 교수와 제자 스티븐 ⓒ 컬쳐마인

 

 

<올드 위키드 송>은 선생과 제자가 레슨을 통해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첫 레슨에서 슈만의 ‘시인의 사랑’이 독일어 가사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부터 둘은 삐걱거립니다. 미국에서 살다 온 제자 스티븐은 독일어 발음으로 노래를 부르기 싫다며 거부하지만 결국 마슈칸의 뜻대로시인의 사랑을 부르게 됩니다. 첫 레슨에선 한 소절을 끝내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더 완전하고 아름다운 ‘시인의 사랑’을 듣게 됩니다. 슈만의 시인의 사랑은 전부 2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기쁨과 슬픔을 가르치고 배우며 또 경험하는 마슈칸과 스티븐의 모습을 보면 암울한 사회 속에서 희로애락을 느끼는 주인공들에 깊이 공감하게 됩니다.

 

공연 전반에 흐르는 음악 뿐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 인상적입니다. 특히 음악에 대한 기호가 좁은 스티븐이 과제로 오페라 ‘팔리아치’를 보고 온 후 오페라를 보고 흥분에 휩싸여 열변을 토하는 스티븐의 모습은, 마치 함께 오페라를 보고 온 것 처럼 함께 즐거워하게 됩니다. ‘아, 이래서 예술을 즐기고 공연을 보는 거구나’라는 사실을 공연을 보며 자연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열연을 펼치는 스티븐 역의 배우들 ⓒ 컬쳐마인

 

 

등장인물이 마슈칸 교수와 제자 스티븐 둘 뿐인데도 이 극이 전혀 지루하지 않은 것은 풍부한 이야기와 아름다운 연출이라는 두 가지 매력을 모두 갖추었기 때문입니다. 무대 한가운데 자리한 피아노에서 배우들은 실제로 연주를 하는 것 같은 열연을 펼치는데요. 그 중 몇 장면은 연기가 아닌 배우들 실제 연주이지만, 어느 곡이 연기이고 어느 곡이 실제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연주가 자연스럽습니다.

 

 

 

 

 

통창이 인상적인 <올드 위키드 송> 무대 ⓒ 컬쳐마인

 

 

통유리창을 이용한 무대효과 역시 인상적입니다. 이 창은 맑은 날을 표현할 때에는 마치 야외 객석에 앉아있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햇빛을 선사합니다. 압권은 비 오는 날인데요. 비 오는 날연출하기 위해 실제로 물 5톤을 준비해서 흘려보내기 때문에 마치 비오는 날 연극을 감상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합니다.

 

 

 

 

 

신라시대 가상의 공간 운루 ⓒ (주)창작컴퍼니다

 

 

 

2. <풍월주> - 국악으로 그려내는 기쁨과 슬픔

 

뮤지컬 <풍월주>는 조선시대에 비해 자유연애가 비교적 활발했다는 신라시대의 사실을 기반으로, 남자 기생이 있었을 것이라는 상상력을 더한 뮤지컬입니다. 얼굴에 큰 흉터가 있는 여왕이 마음의 안식을 얻기 위해 운루라는 기생집에 방문하고, 그곳에서 담이라는 남자를 사랑하게 됩니다. 그러나 담은 어릴 때부터 자신과 함께 자라온 운루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열에 대해 애틋한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슬픈 삼각관계는 아름다운 국악과 함께 어우러집니다.

 

 

 

 

 

뮤지컬 <풍월주> 배우들의 합창 장면 ⓒ (주)창작컴퍼니다

 

 

국악이라고 하면 흔히, 한(恨)같은 슬픈 감정을 노래한다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 뮤지컬에서 국악은 슬픈 가락 못지않게 신나는 가락을 자유자재로 들려줍니다. 피아노와 함께 연주되는 해금과 대금이 그렇게 신나는 소리를 가지고 있는지 처음 깨닫게 되었습니다. 심심한 음역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편견 때문에 지금껏 국악에 대한 관심이 전무했다는 사실에 반성하게 되기도 합니다.

 

대형 뮤지컬에 비해 극장의 규모가 작은 편이라 배우들의 가창력이 극장 전체를 쩌렁쩌렁 울려 알 수 없는 감동이 밀려옵니다. 국악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안겨주었기에 커튼콜 때 2층에서 나오는 대금과 해금 연주자들에게는 더욱 뜨거운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비단 음악뿐 아니라 2층의 무대까지 적절하게 활용하고, 상황에 맞게 조명과 불빛이 마치 음악처럼 감정이입을 도와주는 아름다운 뮤지컬입니다.

 

 

 

3. <뜨거운 여름> - 응답하라, 90년대 가요!

 

 

 

주인공 재희의 학창 시절 ⓒ StoryP

 


연극 <뜨거운 여름>은 주인공 재희가 자신의 첫사랑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며, 20여 년전 첫사랑은 물론 그 시절 청춘에 대해 회상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아마 90년대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는 분들, 그중에서도 특히 남자분들이 특히 이 연극에 더 열광하는데요. 당시에 인기 있었던 게임기나 쉬는 시간에 즐겨 하던 놀이 등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랑과 우정 사이’나 ‘꿈에’ 등
90년 대에 인기 있었던 가요가 여기저기에서 흘러나오면서 기억 속에 묻혀있었던 추억을 꺼냅니다. 신나는 가요가 배경음악으로 깔릴 때면 들썩거리는 어깨를 참아야 하는 즐거운 고통의 시간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음악과 무용을 접목한 연출의 <뜨거운 여름> ⓒ StoryP

 

 

<뜨거운 여름>은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던 무용가와 연출가가 만나 연극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그들의 우정이 연극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가요에 맞추어 아름답게 춤추는 배우들의 몸짓을 보면 가요가 이렇게 사람의 감정을 세심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장르였는지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공연에서 음악은 극을 도와주는 보조처럼 느껴질 때가 대부분인데요. 잘 살펴보면 위의 공연들처럼 마치 음악이 극의 주인공인 듯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공연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가을바람으로 마음 한구석이 허전한 것 같은 10월. 음악과 함께 하는 공연 한 편으로 마음을 달래 보시기 바랍니다.

 

 

 

 

 

 

(왼쪽부터) 올드 위키드 송, 풍월주, 뜨거운 여름 포스터 ⓒ 컬쳐마인, (주)창작컴퍼니다, StoryP

 

 

* 공연 안내

 

- 공연명 : 음악극 <올드 위키드 송>

- 기간 : 2015년 9월 8일(화) ~ 11월 22일(일)

- 장소 :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 주최 : 주식회사 쇼앤뉴

 

- 공연명 : 뮤지컬 <풍월주>

- 기간 : 2015년 9월 8일(화) ~ 11월 22일(일)

- 장소 : 쁘띠첼 씨어터

- 주최 : CJ E&M

 

- 공연명 : 연극 <뜨거운 여름>

- 기간 : 2015년 8월 11일(화) ~11월 1일(일)

- 장소 : 대학로 자유극장

- 주최 :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창작하는 공간

 

 

- 작성자 : 문화포털 기자단 김현정(글) / 정미리(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