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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영화를 응원해주세요!

문화포털 기자단 2015-10-19
퀴어 영화를 응원해주세요!

퀴어 영화를 응원해주세요!

- 99필름 대표 백인규 씨 인터뷰 -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그러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플랫폼 또한 다양하게 개발됨에 따라, 영화도 점점 극장을 벗어나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인터넷의 발달에 따라 신규 온라인 플랫폼으로 급속도로 이동 중인 영화 콘텐츠는,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다운로드, IPTV , VOD 등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즐기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수많은 플랫폼의 형태를 통해, 어쩌면 콘텐츠가 전달되는 배급망보단 콘텐츠 그 자체의 힘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여럿 영화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작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콘텐츠 제작사가 있습니다. 바로 ‘퀴어영화제작사 99film’인데요. 현재까지 정식 개봉한 단 2편의 영화로 국내 여럿 영화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주목할 만한 기록을 세웠습니다. 더불어 대중적이지 않은 소재를 다루는 ‘퀴어’라는 장르의 영화를 통해 의미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작은 독립 영화제작사 99필름의 대표이자, 영화 감독 백인규 씨를 만나 그가 만들어낸 킬러 콘텐츠와 영화 콘텐츠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 퀴어 영화 : 성 소수자의 권익을 보호하거나 동성애를 주제로 다룬 영화


 

 

 


 

영화감독 백인규 ⓒ 문화포털 기자단 김태엽


 

 

Q1. 어떤 계기로 영화감독이 되셨는지?

 

대학원을 졸업 하고 우연치 않게 단편영화 만들기 실습 워크숍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워크숍을 통해 영화를 만들었던 과정에서 상당히 재미도 느꼈고, 나름의 성과도 있었어요. 그래서 워크숍이 끝난 후, 영화를 한번 제대로 만들어보자 하는 마음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Q2. 제작사가 퀴어 영화만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이유는?  


사실 우리나라에서 퀴어 영화는 정말 간헐적으로 제작되는 편이거든요. 절대적인 양 자체도 부족하고, 그래서 ‘왜 한국 퀴어 영화는 많이 볼 수 없는 걸까?’ 라는 생각을 하다가, 내가 한번 만들면 좋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어요. 그러다 훗날 일이 착착 진행되면서 실제로 영화를 만들게 되었고, 지금 이렇게 99필름이란 영화 제작사를 운영하며 직접 퀴어 영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99필름 제작 영화 포스터 ⓒ 99필름


 

 

Q3. 극장이 아닌 온라인 플랫폼에서 배급한 영화를 통해 주 수익을 얻는 99필름의 수익 구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저희 제작사가 거창한 수익을 얘기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수익보단, 만든 영화를 통해 적자를 보지는 않는 서선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어느 정도 조금씩의 성과를 내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방식으로 꾸준히 영화를 만들어 간다면, 한국에서의 퀴어 콘텐츠 모델로 의미 있는 길을 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그런 콘텐츠 시장의 측면에서 보면, 합법적인 제휴 콘텐츠를 구입하시는 분들이 저희 같은 작은 영화사의 성장에 큰 일조를 하고 계시다고 생각해요.

 

 


 

 

 

대표적인 독립 영화 전문 다운로드 사이트 인디플러그 ⓒ 인디플러그


 

 

Q4. 그렇다면 불법 복제 파일 문제에 대해선 어떻게 대처하시는지?

 

예전보단 콘텐츠 다운로드 관련된 제도도 개선이 많이 되고, 웹하드 운영과 관련해서 법적인 제재도 가해지다 보니 여러모로 온라인 플랫폼 환경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물론 어떻게든 불법으로 영화를 보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들까진 저희가 어떻게 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꾸준히 단속은 하고 있습니다. 다행인 건, 그래도 이제는 콘텐츠를 사서 보는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Q5. 99필름의 영화들이 국내와 더불어 해외 팬들의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네. 물론 아직 많진 않지만, 주로 유튜브나 텀블러 같은 SNS를 통해서 해외 팬들이 저희 영화를 알게 되시는 것 같아요. 요즘은 SNS가 글로벌화되다 보니, 굳이 저희가 직접 홍보를 하지 않아도 해외에서 직접 관심을 가져주시고 계십니다. 현재는 온라인을 통해 해외 배급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Q6.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 관객들로부터 큰 관심과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일종의 캐릭터 상품을 만들어 팬들과 소통하실 생각은 없는지?

‘캐릭터 상품’ 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현재 저희 영화사 주관 하에 ‘굿즈’(아이돌 팬덤용어로, 스타 공식 상품을 뜻함)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영화를 꾸준히 만들면서 팬에 대한 수요와 데이터가 좀 더 명확해지고 팬층도 두터워진다면, 조금 더 적극적인 형태의 캐릭터 사업이나 상품 개발을 추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팬들과의 축하파티 및 판매 중인 굿즈 ⓒ 99필름


 

 

Q7. 점찍어둔 배우 혹은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딱 떠오르는 건 박보검 배우! 작품도 인상 깊게 봤었고, 눈빛이 너무 초롱초롱한 것 같아요. 사실 꼭 배우가 아니더라도 연기적 소양을 갖춘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좋습니다. 아직은 구체적으로 누구를 염두에 두고 영화를 만든 다기보단, ‘퀴어’라는 장르에 기대서 영화를 만들고 있는 것 같아요. ‘퀴어 영화’라고 했을 때 인지도 있는 배우들은 출연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있고, 실제로 배우가 캐스팅되고 중간에 하차한 경우도 몇 번 있었고요.

 

 


 

 

 

퀴어 영화 나비: 어른들의 일 상영회 현장 ⓒ 99필름


 

 

Q8. 지금까지의 영화가 모두 남성들의 이야기였는데, 여성이 주체가 되는 영화도 만들 생각이 있는지?

 

아직 여성 성소수자 이야기를 안한 건, 사실 잘 모르는 분야이기도 하고 쉽게 건드릴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만들게 되면 정말 잘 만들고 싶단 욕심이 들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요. 하지만 언젠가 꼭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Q9. 마지막으로 99필름의 앞으로의 각오와 퀴어 영화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그동안의 퀴어 영화가 국내에서 어느 정도의 수요는 있었다고 하지만, 그 사람들을 팬덤화하여 결집시키는 시도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가 그런 부분을 공략하여 국내 퀴어 영화 마니아층을 꾸준하게 안고간다면, 꽤 괜찮은 영화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더불어 저희 영화를 비롯한 국내 퀴어 영화 좋아해 주시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일단 저희 99필름의 영화가 아직은 외국의 훌륭한 퀴어 영화에 비해 많이 부족하단 것을 알고 있어요. 영화 제작에 있어 예산의 규모를 포함하여 여러모로 많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죠. 하지만 분명한 건 여러분들이 꾸준하게 좋아해 주시고 응원해주시면, 차차 앞으로 저희 영화와 더불어 국내의 많은 퀴어 영화가 해외의 유명한 걸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영화로 발전해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항상 감사드리고 변함없이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99필름과 같은 작은 독립영화제작사가 주목받기까지 그들의 콘텐츠가 갖고 있는 힘도 물론 중요했지만, 정직하게 콘텐츠를 구매하는 향유자들의 몫도 컸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극장이 아닌 온라인에서도 영화를 즐기는 문화가 보편화되는 가운데, 그만큼이나 ‘굿 다운로더’ 즉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제휴 콘텐츠 구매 문화 또한 중요해지는 시기입니다.

 

 

* 참고 자료

[네이버 지식 백과] 시사상식 사전 -퀴어 영화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935689&cid=43667&categoryId=43667

[네이버 국어 사전] 굿즈

- http://dic.naver.com/search.nhn?dicQuery=%EA%B5%BF%EC%A6%88&query=%EA%B5%BF%EC%A6%88&target=dic&ie=utf8&query_utf=&isOnlyViewEE=



 

- 작성자 : 문화포털 기자단 김태엽(글) / 정미리(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