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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재다능한 아티스트, 헨릭 빕스코브

문화포털 기자단 2015-08-19
다재다능한 아티스트, 헨릭 빕스코브

다재다능한 아티스트, 헨릭 빕스코브

- 패션과 예술, 경계를 허물다 -

 

 

 

헨릭 빕스코브, 한국인에겐 낯설기만 한 이름입니다. 헨릭은 190cm가 넘는 키에 준수한 외모를 가진 덴마크의 패션 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입니다. 북유럽 패션 디자이너로서는 유일하게 2003년부터 매년 파리 컬렉션에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패션 디자인뿐만 아니라 사진, 영상, 설치미술 등의 순수예술 작업부터 그래픽 디자인, 세트 디자인 등 다방면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일렉트로닉 음악 밴드인 트렌트모러의 드러머로도 활동하며 뮤지션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패션 디자인부터 예술 그리고 음악까지 섭렵한 헨릭의 열정과 끼가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헨릭 빕스코브 Henrik Vibskov

 

 

다재다능한 아티스트, 헨릭 빕스코브가 한국을 찾아왔습니다. 대림미술관에서 12월까지 열리는 <헨릭 빕스코브-패션과 예술, 경계를 허무는 아티스트>는 관람객의 오감을 자극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 15년간 선보였던 그의 작품과 최신작 총 300여 점, 그리고 그의 대표 컬렉션을 위해 새롭게 연출된 런웨이와 백스테이지를 모두 만나볼 수 있습니다.

 

 

  

The Big Wet Shiny Boobies

 

 

<The Big Wet Shiny Boobies SS 2007 Collection> 런웨이를 재현한 전시장

Henrik Vibskov

 

 

관람객들이 발길을 멈춘 채 시선을 거두지 못 합니다. 까만 벽 전체가 희한한 조형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여성의 가슴이군요. 헨릭의 S/S 2007 컬렉션의 런웨이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이 전시장은 기존의 형식을 파괴한 혁신을 보여주었습니다. 헨릭은 런웨이 바닥에 여성의 가슴을 연상시키는 조형물을 가득 설치한 뒤 모델들을 가슴 사이사이에 눕혔습니다. 모델 대신 관객이 런웨이를 걷도록 한 것입니다. 워킹하는 모델과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의 모습이 기존 패션쇼의 형식이었지만 헨릭은 이를 완벽하게 깨버렸습니다.

 

이 작품은 우리가 가슴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여성의 가슴은 성적인 매력을 지닌 여성의 신체 부위이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 먹는 음식인 모유를 제공하는 신체 부위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상징성을 지닌 가슴과 독특한 디자인의 옷이 조화를 이룬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SS 2007 Collection>에서 선보였던 작품 문화포털 기자단 온다예

 

 

 

The Stiff Neck Chamber

 

 

<The Stiff Neck Chamber AW 2013 Collection> 런웨이를 재현한 전시장 Henrik Vibskov

   

 

천으로 만든 검정 기둥이 천장에서 바닥까지 축 늘어져 있습니다. 이 작품을 만들 당시 헨릭은 죽음에 대해 깊은 고찰을 하고 있었습니다. 과테말라에서는 죽은 자를 기릴 때 화려한 색채의 아름다운 연을 날립니다. 이는 한없이 슬픔으로만 바라보던 기존의 시각과 달리 죽음을 또 다른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테말라의 풍습에 큰 감명을 받은 헨릭은 <The Stiff Neck Chmaber A/W 2013 collection>을 탄생시킵니다. 천장에는 연을 형상화한 검은 천이, 천장에 매달린 기둥은 도살장에 매달린 닭의 목을 참고하여 창작한 새의 목을 뜻합니다. 2013년에 처음 이 컬렉션을 선보일 당시에는 런웨이 중앙에 작품이 설치되고 모델들은 그 가장자리를 따라 워킹했다고 합니다.

 

 

 

 

   <The Stiff Neck Chamber AW 2013 Collection> 실제 런웨이 장면 Henrik Vibskov

  

 

 

Facial Jigsaw Puzzle

 

 

 Facial Jigsaw Puzzle Henrik Vibskov

 

 

얼핏 봤을 땐 종이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 것 같이 보이는 이 작품은 사실 나무 블록을 끼워 맞춘 퍼즐입니다. 최근 헨릭이 몰두하고 있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다양한 형태의 나뭇조각에 화려한 색감을 덧입혀서 비슷하지만 개성이 강한 작품들을 계속 창작하고 있습니다.

 

 

 

Face Wool Explosion

 

 

Face Wool Explosion Henrik Vibskov

 

 

헨릭의 주특기 중 하나가 바로 낯설게 하기입니다. 익숙한 소재를 굉장히 크게 확대하거나 변형시켜서 낯설게 느껴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헨릭이 울 제조 공장에 간 적이 있었는데 공장 여기저기에서 산더미같이 쌓인 울이 마치 쏟아질 것처럼 제각기 엉켜있는 모습을 보고 매우 인상 깊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울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던 헨릭은 섬유 구조를 분석하고 또 해체해 보면서 울을 여러 모습으로 변형시켜 보았습니다. 많은 울을 대상으로 오랜 시간 동안 실험을 거듭했던 헨릭은 ‘Face Wool Explosion’을 탄생시킵니다.

 

 

 

Fragile Soap Bodies

 

 

 

Fragile Soap Bodies 문화포털 기자단 온다예

 

 

사진 기법을 이용한 순수미술 작품입니다. 초점은 흐릿하고 피사체는 무지개빛스펙트럼에 왜곡되어 있습니다. 헨릭은 리샤르 빈트라는 덴마크 사진작가에게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리샤르는 카메라를 직접 만들어서 사진을 찍곤 하였는데 그 중에 어떤 카메라는 사진이 확산되어 보이는 효과를 주는 카메라도 있었다고 합니다. 헨릭은 ‘Fragile Soap Bodies’에서 확산 효과를 가진 카메라와 비눗방울을 이용합니다. 이 작품 이름이 ‘Fragile [부서지기 쉬운]’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건 바로 비눗방울 때문입니다. 30초 정도 밖에 버티지 못하는 비눗방울의 속성을 그대로 이름에 반영시켰습니다. 무지갯빛으로 빛나지만 왜곡된 인체의 모습이 초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The Mint Institute

 

 

The Mint Institute AW 2008 Collection Henrik Vibskov

 

 

전시회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 작품은 2008 A/W 컬렉션의 무대를 재현했습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직원이 민트 맛 사탕을 관람객 한 명 한 명에게 나누어줍니다. 민트 맛 사탕을 먹자마자 입안 가득히 상쾌한 민트향이 퍼집니다. 전시장 천장과 벽은 온통 민트색 조형물로 가득하고 민트를 연상시키는 시원한 음악과 냄새가 관람객을 반깁니다. 단지 패션쇼를 보는 것이 아니라 맛을 느끼고, 귀로 듣고, 냄새까지 맡는, 그야말로 오감을 모두 이용한 체험 공간인 셈입니다.

 

 

 

   

 

<The Mint Institute AW 2008 Collection> 런웨이를 재현한 전시장 Henrik Vibskov

 

 

2008 A/W 컬렉션 당시, 무대 공간을 어떻게 연출할지 고민하던 헨릭은 자신의 팀원들이 몰라요. 아이디어가 없네요.”라는 말을 반복하는 걸 보면서 민트색 구조물을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민트가 무엇이고 그 의미는 어떤지 고민을 한 후, 민트 맛 음료와 민트 느낌의 음악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합니다. 치열하고 심각하게 고민하기보다는 창작 자체를 즐기는 마음으로 임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머릿속에 맴도는 아이디어를 현실로 멋지게 표현할 수 있는 아티스트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아티스트, 헨릭 빕스코브. 그는 그의 작품을 통해 발상의 전환과 예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일상에 치여 다른 곳을 볼 여유가 없는 우리들에게 헨릭의 전시회가 큰 의미를 갖는 이유입니다.

  

 

* 전시 정보

- 전시명 : <헨릭 빕스코브 - 패션과 예술, 경계를 허무는 아티스트>

- 장소 : 대림미술관(서울 종로구 통의동)

- 기간 : 2015. 07. 09() ~ 2015. 12. 31()

- 관람시간 : ~일 오전 10:00~오후 6:00 / , (연장개관) 오전 10:00~오후 8:00

매주 월요일, ·추석 연휴는 휴관

- 공식 홈페이지 : www.daelimmuseum.org

 

* 참고 자료

- 대림미술관 공식홈페이지 www.daelimmuseum.org

- 대림미술관 어플리케이션 모바일 투어

 

 

- 작성자 : 문화포털 기자단 온다예() / 정미리(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