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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맥에서 바다까지 걸어서 즐기는 강릉여행

문화포털 기자단 2015-08-13
산맥에서 바다까지 걸어서 즐기는 강릉여행

산맥에서 바다까지 걸어서 즐기는 강릉여행

 

 

어느덧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들면서 회사 일에 지친 직장인, 공부에 지친 학생 등 많은 사람들은 산, 바다, 계곡 등 저마다의 피서지에서 휴양을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휴가를 떠나는 만큼 오히려 도심보다 많은 사람들이 피서지에 몰려 기분 전환을 하려다가 되레 기분만 나빠지기도 합니다. 온종일 차를 타고 가는 데다가 막상 피서지에 도착해도 사람들에게 치이기 때문에 짜증이 나는 것이죠.

 
특히나 활동적인 사람인 경우, 엉덩이에 땀이 차게 차를 타는 일은 평소보다 더더욱 좀이 쑤시는 일입니다. 이렇게 방해받지 않는 휴가를 즐기면서도 좀 더 활동적인 여행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동해안의 대표적인 피서지 강릉에서는 자연 친화적인 트레킹 코스 ‘바우길’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우길 사진 ⓒ (사)강릉바우길
 
 
바우길이란, 강원도 말로 바위를 가리키는 ‘바우’에서 따온 이름으로 자연적이며 인간 친화적인 길을 모토로 하는 트레킹 코스입니다. 코스는 백두대간에서 경포, 정동진까지 총연장 350km로 이어져 있는데, 산맥에서 바다까지 걸어서 갈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짧게는 3시간에서 길게는 7시간까지 걸리는 16개 구간의 바우길, 1박 2일의 계곡 바우길, 4박 5일의 울트라 바우길 등 참가자의 수준에 따라 다양한 코스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길이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여건상 해당 코스를 완주할 수 없더라도 누구나 자신만의 코스를 만들어 여행할 수 있습니다. 
 
 
 


‘걸어서 바다가길’ 약도 ⓒ 문화포털 기자단 배승진

 
바우길의 여러 코스를 조합해 직접 만든 이 길은 ‘걸어서 바다가길’이라는 이름처럼 걸어서 바닷길까지 가는 코스입니다. 코스는 강릉 터미널부터 안목 해변까지 이어져 있는데, 시작 지점인 강릉 터미널부터 강문해변 전까지는 내륙의 정취를, 강문 해변부터 안목 해변까지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비교적 도심에 있는 강릉 터미널부터 강릉 원주 대학교까지의 길을 제외하면 모두 바우길이 지향하는 자연 친화적인 길이기 때문에 도보 여행의 묘미인 트래킹코스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 오죽헌 



오죽헌으로 가는 이정표 ⓒ 문화포털 기자단 배승진

 
터미널에서 출발해 강릉 원주 대학교를 지나면 길 건너편에 버스정류장이 하나 있는데, 그곳에서 처음으로 바우길의 이정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첫 이정표를 따라 지하도를 지나 직진하면 강릉의 대표적인 명소인 오죽헌을 만나게 됩니다. 
 

 


오죽헌 내에서 율곡이이의 영정을 모시는 사당인 문성사 ⓒ 문화포털 기자단 배승진

 
보물 제165호인 오죽헌은 세계최초로 모자가 화폐에 등장하는 어머니 신사임당(1504∼1551)과 그의 아들 율곡 이이(1536∼1584)가 태어난 유서 깊은 곳입니다. 오죽헌이라는 이름은 본래 이 집을 물려받은 권처균이 집 주위에 까마귀처럼 검은 대나무가 많은 것을 보고 자신의 호를 ‘오죽헌’으로 지은 것이 후에 집의 이름으로 불리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리고 이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오죽헌의 주위에는 아직도 검은 대나무들이 무성하게 자생하고 있었습니다.
 

 


오죽헌을 둘러싸고 있는 검은 대나무 ‘오죽’ ⓒ 문화포털 기자단 배승진

 
또한, 내부에 박물관도 있고 문화관광해설사의 해설을 들을 수도 있기 때문에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삶을 더 자세하게 알 수 있기도 합니다. 
 

 
- 경포 가시연습지

오죽헌을 나오면 바로 앞에 경포 생태 저류지가 있는데, 이곳을 가로지르면 300여 년 된 고택인 선교장과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를 쓴 김시습 기념관이 나타납니다. 두 곳 모두 역사적으로나 교육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 곳이기에 가본다면 좋겠지만, 이후의 일정상 어쩔 수 없이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아쉬운 발걸음을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다 보면 커다란 습지가 나오는데 그곳이 바로 경포 가시연습지입니다. 경포 가시연습지는 과거 경포호를 매워 농경지로 활용했던 지역을 다시 생태 습지로 복원한 곳으로, 멸종위기종인 가시연이 대량으로 서식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면적이 경포호의 30%를 차지할 만큼 크기 때문에 가시연 외에도 다양한 수중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지루할 틈이 없는 길이기도 합니다.
 

 


연꽃이 피어있는 경포 가시 연습지 ⓒ 문화포털 기자단 배승진
 

 
- 허균, 허난설헌 기념공원

경포호의 둘레를 도는 산책길을 지나면 또 다른 이정표가 가리키는 곳, ‘허균, 허난설헌 기념 공원’이 나타납니다. 기념공원은 생가터, 기념관, 전통 차 체험관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주위로는 소나무가 많아 한여름에도 시원한 그늘을 제공합니다. 
 

 


허난설헌의 생가 입구 ⓒ 문화포털 기자단 배승진

 
공원 내에 있는 생가에서는 전통적인 한옥의 양식을 볼 수 있고, 기념관에서는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과 그의 누이 허난설헌의 삶을 엿볼 수 있는데, 특히 허균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여류시인 허난설헌의 안타까운 인생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문장가인 두 남매의 아버지인 허엽의 호를 딴 ‘초당’순두부 마을이 근처에 있어 강릉의 유명한 먹거리인 초두부를 맛볼 수도 있습니다.

 
 
- 강문 해변부터 안목 해변까지

순두부 마을을 지나 해변 쪽으로 향하면 총 길이 400m에 이르는 백사장을 가진 강문 해변이 나타나는데, 바로 위에 유명한 경포 해변이 있어서 성수기임에도 상대적으로 인파가 적어 해수욕을 즐기기 좋습니다. 그리고 안목해변으로 가는 길을 따라 긴 해송 솔길이 마련되어 있어 숲과 바다를 동시에 느끼면서 걷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해변을 따라 늘어선 해송들 ⓒ 문화포털 기자단 배승진

 
그렇게 솔 향 가득한 강릉의 내음을 맡으며 기분 좋게 걷다 보면 해변을 둘러싸고 2~3층 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곳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이 바로 안목 해변입니다. 안목 해변은 조용한 해변이기도 하지만 커피 거리가 있는 것 또한 특징인데, 특히 해변 쪽에 있는 카페 2층에 가면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도 있습니다. 
 

 


2층 카페에서 바라보는 안목해변 ⓒ 문화포털 기자단 배승진

 
또한, 주변으로 게스트 하우스나 민박집도 많기 때문에 잠자리를 해결하기에 좋고, 일출 명소인 해맞이 공원이 있어 아침에 떠오르는 해를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유가 된다면 다시 카페를 찾아가 브런치와 함께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도 여행의 좋은 마무리가 될 것입니다. 

강릉시의 도시 브랜드는 ‘솔향 강릉’입니다. 마음의 평안과 휴식을 주는 소나무의 이미지를 통해 관광휴양도시와 소나무 고장 강릉의 가치를 표현하고자 브랜드를 솔향으로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강릉에는 소나무가 참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소나무가 만들어주는 그늘 덕분에 한여름의 도보 여행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의 흔적을 간직한 율곡 이이와 허씨 집안의 생가터, 가시연이 자라고 있는 경포호, 해송이 자라고 있는 해변 길, 그리고 이제는 강릉이라는 이름과 함께 떠오르는 커피까지, 모두 두 다리로 보고 즐길 수 있었습니다. 걸을수록 다리는 아파지지만, 그만큼 얻는 것이 많은 도보여행. 

강릉, 그리고 바우길은 언제나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바우길 코스 정보
 
- 문의 : (033)645-0990, 070-4218-0990


 
- 작성자 : 문화포털 기자단 배승진(글) / 장수영(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