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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수많은 엄마, 그리고 딸의 이야기

문화포털 기자단 2015-07-20
이 세상 수많은 엄마, 그리고 딸의 이야기

이 세상 수많은 엄마, 그리고 딸의 이야기
- 김수로프로젝트, 연극 <친정엄마> -

 

 

무더운 여름입니다. 이맘때 즈음이면, 고향 집 거실에 누워 시원한 선풍기 바람에 땀을 식히며, 게으른 몸으로 엄마가 해주신 밥상을 맞이하던 지난날이 그리워집니다. 대학로에서는 5월 말부터 ‘엄마’와 ‘딸’의 관계를 재연하는 연극이 한창 공연 중입니다. 바로 연극 <친정엄마>입니다. 이들이 그린 ‘모녀’의 모습은 어떨까요?


 


* ‘딸’과 엄마

 

 

ⓒ 마케팅컴퍼니 아침

 

 

"아버지 같은 사람 안 만나려고, 엄마처럼은 안 살려고 죽기 살기로 공부하는 거예요!“

 

 

딸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서울로 상경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여자가 뭐하러 그리 많이 배우냐, 학비는 누가 대주냐 등의 이유로 딸의 상경을 가로막습니다.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가로막으며, 딸의 편에 섭니다. 그러나 부모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딸의 저 한 마디가 그만, 모든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맙니다.

 

“엄마처럼 안 살려고”라는 말을 해보지 않은 ‘딸’이 얼마나 될까요. 작가, 연출, 주연까지 모두가 ‘여자’여서 그럴까요. 연극 <친정엄마>는 어느 모녀 관계보다 사실적이고 적나라한 대사들을 통해 수많은 딸들의 가슴 속을 후벼 팝니다. 꼭 자신이 했던 말인 것 같고, 자신이 생각했던 말들이라, 혹은 미처 인지하지 못했어도 어느새 동의하고 있었던 말들이라, 딸의 입장에 있는 관객들은 조용히 눈물을 훔칠 뿐이었습니다.

 

 

 

 

 

ⓒ 마케팅컴퍼니 아침


 

"미안해. 가장 미안한 것은,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나인데,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엄마가 아니라서 미안해.“



 

더불어 친정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하늘에 계신 엄마를 향해 울부짖는 딸의 대사는 아이러니한 딸과 엄마의 관계를 여실히 드러냅니다. 끝까지 사랑을 ‘받기’만 하는 딸, 그리고 끝까지 사랑을 ‘주기’만 하는 엄마. 자식의 입장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오던, 아주 불평등한 관계였습니다.

 


* ‘엄마’와 딸


 

 

 

ⓒ 마케팅컴퍼니 아침


 

“딸아,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잘한 일은 너를 낳은 일이야.
그런데 이 세상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 또한 너를 낳은 일이야”


 

엄마는 아이러니한 대사를 내뱉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잘한 일’도 ‘세상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도 모두 딸을 낳은 일이라 얘기합니다. 어쩌면 딸들은 엄마의 일생일대 순간을 제공한 사람들인가 봅니다. 엄마의 인생 최고의 기쁨과 최악의 후회를 동시에 선사한 존재니까요. 아직 제가 ‘엄마’가 되지 않아서일까요. 엄마의 기쁨은 짐작이 가지만, 엄마의 후회는 짐작이 안 됩니다.

 

 

 

 

 

ⓒ 마케팅컴퍼니 아침


 

그래서인지 연극의 제목은 그냥 ‘엄마’가 아니라, ‘친정엄마’입니다. 그냥 딸이기만 했을 때는 알 수 없었던 복잡 미묘한 감정들과 의미였겠지요. 딸은 자신의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엄마의 존재와 감정들을 깨달아갑니다. 엄마가 아닌 ‘친정엄마’로 부르는 게 익숙해질 때 즈음, 엄마를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는, 엄마라는 의미를 깨달아갈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오는 것입니다.

 

 

 

 

 

ⓒ 마케팅컴퍼니 아침


 

 

연극은 엄마와 딸의 관계를 너무 적나라하게 사실적으로 그립니다. 행복하고 따뜻하기만 하지는 않은 모녀의 모습이었습니다. 지지고 볶고 언성이 드높아지는 장면들이 즐비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언제나 딸을 향하고, 딸을 위하고 계신 엄마의 모습을 무대에서 보면서, 딸들은 후회와 죄송함의 눈물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엄마의 헌신적인 사랑을 늘 어림짐작하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무대에 올라 관객의 입장으로서 재현된 모습을 노골적으로 지켜보고 있노라니, 수많은 여성 관객들은 가슴을 부여잡을 수밖에요. 수많은 엄마와 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연극 <친정엄마>를 통해 따스한 대학로의 햇살을 받으며, 오랜만에 엄마와의 데이트를 즐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단, 손수건은 반드시 챙겨 가시기 바랍니다!



 

* 공연 정보
- 공연명 : 연극 <친정엄마>
- 기간 : 2015년 5월 30일(토)~08월 30일(일)
- 장소 : 대학로 예술마당 1관
- 관람시간 : 90분
- 공연시간
  1) 화, 목, 금 오후 8시
  2) 수 오후 4시, 8시
  3) 토 오후 3시, 7시
  4) 일 오후 3시
- 공연요금 : 전석 44,000원(중·고·대학생 30,800원 / 만 60세 이상 22,000원)
- 관람등급 : 만 7세 이상
- 찾아가기 : 지하철 4호선 혜화역 2번 출구 도보 10분
- 홈페이지 : http://www.abcontents.com



 

- 작성자 : 문화포털 기자단 장기영(글) / 장수영(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