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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지만 괜찮아, 우리는 사랑하니까 닮는 거야

편집팀 2016-05-03

5월 11일은 입양의 날이다. 매년 가정의 달 5월에 1가정이 1아동을 입양해 새로운 가정(1+1)을 이루자는 소원을 담아 만들어진 날이다. 그러나 과연 입양의 날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또 우리는 입양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가슴으로 품은 사랑, 입양에 대한 이야기.

2016년 5월 - ‘新 가족의 탄생’ 다르지만 괜찮아, 우리는 사랑하니까 닮는 거야 2016-05-03  다르지만 괜찮아  ‘우리는 사랑하니까 닮는 거야’ -  5월 11일은 입양의 날이다. 매년 가정의 달 5월에 1가정이 1아동을 입양해 새로운 가정(1+1)을 이루자는 소원을 담아 만들어진 날이다. 그러나 과연 입양의 날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또 우리는 입양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가슴으로 품은 사랑, 입양에 대한 이야기.  1958년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해외입양의 역사가 50년을 넘었다. 국내입양아동이 해외입양아동을 처음 앞지른 것은 2007년.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07년 전체 입양아동 2,652명 중 국내 입양아동이 52.3%인 1,388명이고, 국외로 입양된 아동은 47.7%인 1,264명이었다. 아동수출국이란 오명까지 얻었던 우리나라는 어느덧 해외 입양의 수가 줄면서 국내 입양률이 2013년에는 73.3%까지 올라가는 등 꾸준히 증가해왔다. 그렇지만 공개입양, 입양특례법 등 아직도 ‘입양’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조금 낯설고, 멀기만 하다. 하지만 조금만 더 알면 이해하기 쉬운 법. 우리들의 작은 관심이 버려진 천사들에게는 큰 위로가 될 수 있다.   인류의 기록과 궤를 같이 한 입양의 역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입양의 기록을 살펴보면 고대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로마제국의 아우구스투스 황제,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 비잔틴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 1세 역시 양자였다. 우리나라도 삼국시대에 양자제도가 확립됐을 만큼 입양 역사의 뿌리가 깊다. 입양이 먼 나라의 이야기만은 아니었던 셈이다. 조선시대에 입양은 종가에 있어서는 한 집안의 대를 이어가게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아들과 딸이 똑같이 재산을 나누는 ‘균분상속제’가 ‘장자상속’으로 바뀌어가면서 점차 부계중심의 가족제도가 굳어졌다. 그 후 장자입양이 빠르게 늘어나게 됐는데 이는 나라에서 허락한 문서로 남아있다. 조선시대 양자로 입양한 사실을 문서로 결재한 것을 보면 입양이 임의대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일정한 절차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장자의 혈통을 증명하고 재산을 지키기 위해 입양이 이뤄졌던 것이다.    가슴으로 낳은 아이의 공개입양, 우리 입양했어요! 이처럼 과거에는 대를 잇기 위한 목적으로 아들을 몰래 입양하던 ‘비밀입양’이 주를 이뤘지만 요즘은 ‘공개입양’이 대세다. 차인표·신애라 부부, 조영남 등 국내 유명 스타들이 입양했다는 사실을 당당하게 밝히며 과거 비밀스럽게 숨겨왔던 입양이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핏줄을 중심 문화 속에서 비밀입양을 선호하던 경향도 변해 지난 10년간 1만3000여 명의 아이들이 국내 가정으로 공개 입양됐다. 또한 홀트아동복지회에 따르면 첫째를 입양한 후 둘째, 셋째를 입양하는 경우가 매년 10%~20%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첫 입양할 때 가졌던 두려움이 양육하면서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실제로 입양가족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입양에 대해 만족하고 있을까?  못 말리는 부자의 커플룩 입양부모 정다운 씨는 처음 아이의 입양을 결정했을 때 두려움이 컸다. 자신이 낳은 아이도 키우기 힘든 세상에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지, 잘 클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하지만 아이 얼굴을 본 순간 순식간에 마음을 뺏겼고, 어느 새 엄마가 되어있었다. 아들바보 정 씨의 남편은 동네슈퍼에 갈 때도 꼭 챙기는 것이 있는데, 엉뚱하게도 바로 커플티셔츠다. 아들에게 닮았다는 말을 자주 들려주고 싶어 아주 어릴 때부터 늘 가족커플티를 입고 함께 다녔다. 남편과 아들을 보면 정 씨는 마음 한 곳이 뭉클해진다고 한다. 물론 세상의 눈으로 보자면 닮지 않은 둘이지만, 누가 뭐래도 정 씨에게 둘은 붕어빵 부자다.                 입양동화를 아시나요? 주위에 아직도 입양을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입양그림책’을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 낯선 문화인 입양에 대한 선입견을 허무는데 재미있는 입양동화는 큰 도움을 준다. 외국에서는 일찌감치 입양을 다룬 소설이 등장했다. 동화로 접한 (빨강 머리 앤)과 (피노키오) 역시 입양 가정의 이야기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은 번역서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아름다운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실제 입양부모인 박현정 씨가 2015년  영국의 그림책작가 데비 글리오리의 작품을 번역해 출간한 (펭귄엄마 드래곤)도 그 과정 중 하나에 해당한다. 책의 주인공 ‘빕’에게 엄마는 얼음나라에서 모여 사는 드래곤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느 날 ‘알’을 낳지 못한 한 드래곤이 차가운 얼음 위에 놓인 작은 알은 발견하고, 따뜻하게 그 알을 품게 된다. 그런데 그 알에서는 드래곤이 아닌 펭귄이 태어난다. 하지만 작가는 한 번도 펭귄이라 직접 말하지 않고 그저 ‘조그만 아가(The Little One)’라고 표현하며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그리고 모습은 다르지만 한 가족이 되어 살아가는 드래곤 가족의 이야기는 ‘다르지만 같음’의 의미를 쉽게 들려주고 있다.  진정한 가족애를 전하는 저자, 박현정  편견 없이 입양가족을 볼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펭귄엄마 드래곤)을 기획·번역한 박현정 씨는 두 아이를 품은 입양부모다. 2008년 입양을 통해 첫 아이를 품에 안았지만 처음부터 행복이 찾아온 건 아니었다. 장남인 남편은 핏줄에 강한 애착을 보여 갈등의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랑스러운 아이를 함께 키우며 입양에 관한 모든 선입견을 없앨 수 있었다. 결국 이 가족은 기쁜 마음으로 2010년 1살 터울의 둘째를 입양했다. 6세, 5세 아이들이 한창 그림책을 재밌게 보던 시기에 현정 씨는 그림책을 통한 입양교육의 중요성을 느꼈고, 독서교육을 공부한 그녀는 부모의 마음으로 출판을 기획하고 번역하게 되었다.  특별한 만남, 또 다른 가족의 탄생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자신의 뿌리를 궁금해 할 때마다 현정 씨는 아들을 안아주며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맞아, 엄마도 무척 궁금하단다. 나중에 꼭 찾아가보자.” 성장하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입양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이 현정 씨 가족에게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다. “알은 자신을 품어 줄 엄마가 필요했고, 드래곤은 알을 갖고 싶어 했어. 둘은 정말로 잘 만난 거야.” (펭귄엄마 드래곤) 중 한 장면이다. 지금도 우리의 가족 개념은 확장되고 있다. 입양은 선행이나 미담이 아니라 출산과 같이 가족을 형성하는 하나의 방법일 뿐이다. 입양가족에게는 그들만의 소중한 이야기가 있다. 그들이 만드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또 다른 가족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친근하게 다가서게 될 것이다. 사랑하면 닮는다는 말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는 기쁜 일은 물론, 힘든 일이 있을 때에도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감정을 나누기 때문이다. 출산과 입양이라는 길은 다르지만 가족이라는 목적지는 같다. 그렇기에 입양가족 역시 서로를 닮는다. 피를 나누어서가 아니라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INFO 5월 11일은 ”입양의 날“) 매년 5월 11일은 ‘입양의 날’, 그리고 입양의 날부터 1주일을 ‘입양주간’이다. 기존의 혈연 중심 가족문화나 비밀입양 세태 등을 극복하고 입양의 날을 통하여 입양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여 국내입양을 장려하고자 2006년부터 보건복지부에서 제정한 날이다. 매년 5월 11일에만 기념행사를 진행해오다 몇 년 전부터 입양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입양의 날이 있는 주말에 각종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스 링크> 중앙입양원 https://www.kadoption.or.kr/